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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인사청문회, 현재로선 확답하기 어려워"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2/19] 통합민주당 신계륜 사무총장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의 합당으로 생겨난 통합민주당이 지난 일요일 공식적으로 출범했습니다. 제18대 총선이 50일 앞으로 다가온 지금.. 갈 길이 바쁜 만큼, 통합민주당은 공천심사위원회 구성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공천절차에 착수할 계획인데요 이런 가운데.. 정부조직개편안 협상 결렬과 새 정부측의 전격적인 조각발표로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후폭풍이 일고 있습니다.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통합민주당 신계륜 사무총장을 초대해 양당 통합이후의 공천심사를 비롯한 총선 전략과 현재 난항을 겪고 있는 새 정부 조직개편안에 대한 입장을 들어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통합민주당 신계륜 사무총장입니다. 신계륜 사무총장은 1954년 전남 함평 출생으로 85년 고려대 법과대행정학과를 졸업했습니다.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전민련 등에서 노동운동을 했으며 1992년 제14대 총선에서 민주당 의원으로 당선돼 정계에 입문한 뒤 16,17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했습니다. 새정치국민회의 청년위원장과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비롯해 새천년민주당 조직위원장과 2003년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 비서실장 및 인사특보를 지냈으며 지난 1월부터 통합민주당 사무총장과 총선기획단장을 맡고 있습니다.

박인규 : 한동안 현직에서 물러나 계시다가 지난달부터 민주당 사무총장과 총선기획단장 맡고 계신데 너무 여러 가지 감투를 쓰셔서 어깨가 무거우실 것 같은데, 지난 한 달 동안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신계륜 : 감투라기보다는 잘 아시겠지만 지금 우리 당의 형편과 사정이 너무 안 좋습니다. 마치 황량한 벌판에 선 느낌이 들죠. 그 속에서 일한다는 건 특별한 사명감 없이는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두 어깨가 무척 무겁고요, 과연 어떻게 해야 이 난관을 돌파하면서 우리 국민의 사랑을 다시 받을 수 있을 것인가, 이렇게 생각만 하고 지내고 있습니다.

▲ ⓒ프레시안

박인규 :
지난 2002년 말, 2003년 초에 노무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셨고 그때 활약하셨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한데, 또 새로운 정부를 눈앞에 두고 있어요. 새 정부 출범이 일주일도 안 남았는데 아직 조각이 안 됐고, 조직개편안을 둘러싼 협상결렬. 굉장히 시끄럽게 됐는데, 인수위 쪽에선 일단 기다릴 수 없기 때문에 현행 조직법대로 일단 장관들을 임명했고 협상은 협상대로 하겠다고 했는데 협상 전망 어떻게 보십니까?

신계륜 : 저는 어제 6시에 있었던 내각 인선발표를 보고 너무나 놀랐습니다. 의외였습니다. 그리고 전혀 상상치 못한 일이 벌어진 겁니다. 어떻게 저런 사고가 가능한 것인가 하는 느낌이 들었죠. 왜냐면 우리는 협상을 진행하려고 하고 있었고 협상실무팀에게 지침을 줬습니다. 어떻게 협상하고 어떻게 해야 된다는 지침을 주고 협상장에 갔습니다. 갔는데 들려온 소식이 협상이 무너지고 그야 말로 인선이 발표된 상황이었습니다. 굉장히 당황스런 일이죠. 어째서 저런 일이 가능할까... 당은 협상에 나서고 대통령은 일방적으로 인선을 발표하고, 인수위는 인수위대로 말하는 이런 상황이 과연 우리 민주사회에 맞는 그런 질서일까. 그런 방침일까 하는 강한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만약 계속 그런 식으로 나간다면 과연 나라가 온전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박인규 : 신총장님 말씀은 한 마디로 이명박 새 정부측에서 협상의 자세가 안 돼있다는 말씀이신데, 또 저쪽 입장에서는 원래는 주말까지 협상이 끝나야 준비가 가능하다는 입장 아니었습니까?

신계륜 : 그런 한나라당에서 정한 일정일 것이고 실제로는 협상일정이란 것은 딱 정해진 일정은 없을 겁니다. 인사청문회가 물론 눈앞에 있긴 하지만 다소간 늦어진다 하더라도 중요한 것은 여야간 협의와 합의를 통해서 국민들이 불안하지 않게 드는 게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또 이미 협상을 진행 중에 있었고, 여성과학부나 해수부 문제를 밀고 당기면서 서로 장단점을 비교하고 뭔가 고칠 점은 고치려고 하고 타협할 태세를 갖추고 있는 바로 그 시점에 내각이 발표됐다는 건 대단히 놀라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어쨌든 국민 입장에서는 2월 25일 새 정부 출범이 좀 깔끔하게 됐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이 많이 드실 텐데요, 지금이라도 협상을... 계속 하고 계십니까?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신계륜 : 전 지금도 협성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협상을 하는 과정에서 양자의 입장은 있겠지만 국민들이 불안하게 생각하지 않도록 할 의무와 책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도 그걸 자각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협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저희는 협상에 응할 태세를 갖추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다른 의미에서 보면 그렇게 협상을 원하고 주장하면서도 일방적으로 각료를 발표하는 걸 보면 과연 저게 진심일까 하는 의구심이 들고 혹시 밀어붙이기 식으로 가야 이것이 된다고 하는 구태의연한 생각을 내부에서 하고 있는 건 아닌가 그런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새 정부 출범이 일주일도 안 남았는데 이거 참 걱정이네요. 일단, 일방적으로라는 표현을 쓰셨습니다만 새 정부측에서 발표한 국무위원 내정자들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하실 계획이십니까? 일부 보도로는 거부한다는 보도도 있던데

신계륜 : 지금 여야간 합의가 돼야 인사청문회도 가능할 겁니다. 그래서 여야 간에 서로 위원장도 뽑고 자료도 요구하고 서로 질문할 내용도 교류하고 이렇게 해서 과연 인사청문회를 제대로 진행시킬 수 있을 것인지를 검토해야 할 텐데, 지금 형편으로는 확답하기 어려울 정도로 혼란스럽습니다.

박인규 : 그렇다면 청문회 개최에 관한 양당 간의 합의나 논의도 아직 없다는 말씀이신가요?

신계륜 : 저쪽에서 일방적으로 각료를 발표했기 때문에 청문회가 어떻게 될지 여부에 대해선 현재로는 불투명합니다. 다만 총리청문회는 열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다만 아까 말씀드린 대로 장관 부분의 청문회는, 이건 어떻게 봐야 할지 정말 저로서도 혼란스럽습니다.

박인규 : 일단 총리 청문회는 열 수 있다. 국민들 입장에서는 뭐가 그렇게 쟁점이기에 치열한 다툼을 하고 있는가 궁금하실 텐데요, 해양수산부 문제가 가장 큰 쟁점인가요?

신계륜 : 해양수산부 문제가 현실에서는 가장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지만 그보다 더 큰 것이 있죠. 그건 뭐냐면 우리가 가져왔던 이른바 민주주의적 가치에 관한 여러 가지 관행과 관습 제도가 정부 틀 안에 녹여져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통일부가 매우 중요한 부서로 떠올랐던 것처럼.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는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불행하게도 인수위 과정에서 전면적 개편을 시행하려고 하는 데서 불행한 일이 시작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자신의 정부를 출범시키고 그 속에서 자신의 가치와 맞는 형태를 택했다면 오늘과 같은 좀 어려운 일은 생기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일각에선 협상에 관한 손학규, 박상천 공동대표 분들의 약간 뉘앙스 차이가 좀 있다. 박대표께서는 빨리 끝내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하셨다는 말씀을 들어서는 좀 의견차이가 있지 않느냐는 관측도 있는데요.

신계륜 : 약간 뉘앙스 차이가 있는 건 사실이었습니다. 그러나 뉘앙스 차이라는 것은 이 사태를 바라보는 본질의 눈에서의 차이라기보다는 지금 현 시점에서 우리가 집중해야 될 점에 대한 어떤 선택의, 약간의 차이에서 나온 거라고 생각하고 근본적인 차이는 없습니다. 그 이후 두 분이 오늘 발표하신 내용을 보면 두 분의 어떤 차이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박인규 : 어쨌든 새 정부 출범이 좀 매끄럽게 됐으면 좋겠다는 게 제가 느끼기에 많은 국민들의 기대일 것 같은데, 정부조직개편안에 관한 협상, 또 이미 발표된 국무위원회 등에 대한 인사청문회 이런 것들이 원만하게 되기 위해서 지금 통합민주당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고 한나라당이 요구하는 건 어떤 겁니까?

신계륜 : 한나라당은 지금 애당초 태도에서 보여줬던 것처럼 협상으로 돌아와서 다시 얘기를 시작해야 되고, 다시 늦었지만 늦는다고 생각하는 순간 빠를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다시 협상해야 되고 우리 국민이 불안하지 않게 생각하도록 하는 심정 다 똑같습니다. 협상을 바로 시작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한나라당에서 좀 더 진지한 자세로 나오면 협상할 수가 있다.

신계륜 : 그렇습니다. 언제든지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의 합당에 대해서 질문 드려보도록 하죠. 정말 우여곡절 끝에 합당이 성사됐는데요, 이번 양당 통합의 의미를 어떻게 보십니까?

신계륜 : 아까 제가 표현했다시피 정말 폐허 위에서 무거운 책임감 아니면 이 일을 할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요, 잘 아시겠지만 이것은 한나라당을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분산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잘 아시겠지만 우리나라는 87년 6월항쟁 이래로 양당제도의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한쪽에 힘을 너무 크게 실어주지 않는 역사를 갖고 있는데 이것은 견제와 균형 원리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합당이 견제와 균형세력으로서의 출발을 의미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자체는 아니지만 출발을 의미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좀 늦은 감이 있긴 하지만 합당이 성사됐는데, 일각에서는 도로민주당이라는 시선도 있고요, 합당을 통해서 어떤 시너지라고 할까요? 지지율 상승이랄까, 어떤 효과를 기대하고 계십니까?

신계륜 : 도로민주당이 돼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도로민주당이라는 뜻은 지역주의에 안주하는 걸 도로민주당으로 이해합니다. 지역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부단한 자기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걸 전제로 해야 하고 그런 것을 위한 여러 가지 자기혁신과 쇄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런 점에서 우리가 각별한 결심을 갖고 있고요. 또 새로운 비전을 보여주는데 과연 이 정당이 한나라당을 견제할 수 있는 안정성과 힘을 갖고 있는 것인가에 대해서 각별한 이념을 가지고 준비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지금 신총장께서는 총선기획단장도 맡고 계신데요, 대선 직후에는 한나라당이 과반은 물론 3분의 2 의석까지도 가능하다는 예측도 나왔는데, 현재 상황에서 성급한 질문이긴 합니다만 이번 총선에서 몇 석까지를 기대하고 계십니까?

▲ ⓒ프레시안

신계륜 :
정말 어려운 질문이고 또 앞으로 남은 시간이 변화를 크게 일으킬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시간이 남아있습니다. 그래서 예측은 어렵지만, 현재 상태로 보면 저희의 예측은 참으로 암담하고 비관적입니다. 과연 우리가 정말 한나라당의 일당독주, 그것도 200석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한나라당의 의석을 과연 맞서 싸워서 최소한 개헌저지선이라도 저지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엄청난 압박과 두려움이 있습니다.

박인규 : 아직 정확하게 의석수를 말씀하시긴 어려우신가보죠?

신계륜 : 정말 어렵습니다.

박인규 : 민주당, 통합민주당의 정치적 텃밭은 호남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호남에서도 민주당에 대한 지지세가 예전 같지 않다. 무소속 바람이 일고 있다. 호남도 안전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데 호남의 민심은 어떻게 보십니까?

신계륜 : 아마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이 통합을 했기 때문에 무소속으로 나오기는 그 전보다 좀 어려워졌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역시 중요한 것은 새로운 당 민주당이 정말 유권자가 바라는 사람을 올바로 자신의 당의 후보로 선택할 수 있는 능력과 기준을 갖고 있느냐가 중요하겠죠. 그래서 정말 유권자라 바라는 사람을 중심으로 선택이 이뤄진다면 아무리 무소속이 많이 나온다고 해도 아마 낙선되긴 어려울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 문제에 관해선 정말 우리가 공천을 제대로 했을 때 그 때는 무소속 후보가 나온다 해도 어려울 것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박인규 : 제대로 했을 때 뭔가 이뤄질 수 있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박재승 전 변협회장을 공심위원장으로 초빙하셔서 공천혁명을 이루겠다는 게 손학규 대표나 신총장님 다짐인 걸로 알고 있고요, 오늘 오전에 공천심사위원회가 발표됐죠? 어떤 분인지 소개 좀 해주시겠습니까?

신계륜 : 일일이 소개하긴 제가 그렇고요, 정당과 무관하신 분이 우선 박재승 위원장이시고 박재승 위원장이 어느 누구와도 상의하지 않고, 이건 진심입니다. 오로지 자신의 양심과 기준만 가지고 시민대표라고 할 수 있는 분을 여섯 분 선정하셨고. 그리고 민주당에서는 민주당 나름대로 세 명을 선택했고, 우리 당에선 두 명을 선택했습니다. 이 공천심사위원회 구성의 특징은 한 마디로 정말 과반수가 넘는 외부인사가 채웠고 정치권 인사는 아주 소수로 구성됐다는 게 중요할 것이고. 이것은 계파나 지분을 전혀 인정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로 해석할 수 있습니.

박인규 : 앞으로의 공천 일정은 어떻게 됩니까?

신계륜 : 오늘부터 공천신청자를 접수받습니다. 오늘, 내일 모레, 그래서 이번주 토요일까지 받고. 그리고 다음주 월요일에 공천심사에 착수합니다. 한나라당보다는 한박자 늦었지만 통합 때문에 불가피한 것이었고 아무튼 이번주 접수 다음주 심사라는 큰 흐름은 변함없을 겁니다.

박인규 : 박재승 공심위원장께서는 50% 이상 물갈이도 가능하다고 말씀하셨고. 또 일각에선 외부인사에게 공천 전권을 주는 것은 정말 어떻게 보면 정당 사상 유례가 없는 정치실험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요. 그것과 관련해서 보도를 보면, 박재승 위원장께서 비례대표 추천권까지도 나에게 일임해 달라고 요구하셨다고 알고 있는데 그 부분은 어떻게 해결됐습니까?

신계륜 : 공천심사위원이 확정되고 외부인사들이 온 것은 혁명적인 일이죠. 저희들도 무척 걱정도 하고 기대도 합니다. 기대 반 우려 반입니다. 과연 그 분들이 정답을 쓸 것인가 이런 걱정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로선 어떠한 모험과 도전도 감수해야 됩니다. 그래야 국민들이 아 저 사람들이 노력하고 있구나 생각할 것이기 때문에 다소 어려운 예측이 된다 할지라도 그 속에 과감히 몸을 던져보임으로써 국민들에게 자기혁신과 실현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비례대표 문제는 현재 구성된 공천심사위원회에서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현재의 정확한 입장이고요, 다만 현재의 당헌당규와 별도로 구성해서 하라고 하고 있기 때문에 그때 상황을 봐서 당헌을 고쳐서 지금 공천심사위원회에서 결정할 것인지, 아니면 별도로 비례대표선정위에서 결정할 것인지는 그때 가서 결정할 문제라고 생각하고, 현재까지는 굳이 당헌을 개정해서 그렇게 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박인규 : 일단 그렇다면 비례대표 부분은 당 지도부에서 결정하는 쪽으로 정리가 된 거네요.

신계륜 : 당 지도부에서 결정하더라도 이것도 아마도 비례대표위원회에서 객관적으로 잘 선정해야 할 겁니다. 이중의 작업이 되기 때문에 일원화시키자는 견해도 있습니다. 한나라당은 그렇게 하고 있죠. 그러나 저희 당규는 분명히 분리해서 따로 구성하게 돼 있습니다.

박인규 : 외부인사 위주의 공천심사위원회를 결성한 것은 말하자면 민심을 최대한 반영해서 공정한 공천을 하자는 취지이실 텐데요. 당 지도부가 바라보는 공천의 기준이랄까 방향과 공천심사위원회가 달라질 경우 조정장치 같은 건 있습니까?

신계륜 : 거의 공천심사위원회에서 결정하면 거의 결정되게 돼 있습니다. 박재승 위원장이 이걸 매우 강조했는데요. 예를 들면 공천심사위에서 결정한 것에 대해서 일부 이견이 있으면 최고위원들과... 재심의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재심의에 대해서 다시 의결하면 최고위원의 재심신청효력을 상실하게 되죠. 그 숫자가 과반수입니다. 한나라당은 3분의 2죠. 그래서 훨씬 더 원안을 관철시키기 용이하게 돼 있다고 생각하시면 되고요.

박인규 : 사소한 것일 수도 있지만 오늘 공천심사위원회 구성 발표를 당초에는 박재승 위원장이 하신다고 했다가 우상호 대변인이 했어요. 그래서 뭔가 공천심사위의 인선이나 방법에 대해서 위원장과 당 지도부 간에 이견이 있는 거 아니냐는 관측도 있는 것 같은데요.

신계륜 : 전혀 모든 게 똑같다고 말할 순 없을 겁니다. 상당히 이견도 있을 수 있고 지금까지 이견도 있어왔습니다. 그러나 그 이견을 해소하는 과정이었죠. 지금까지는. 지금 공천심사위원들 명단을 확정하는 것은 최고위원회 권한입니다. 오늘 최고위원회에서 제출된 명단을 심의해서 확정했던 것이죠. 박재승 위원장이 제출한 명단을 하나도 수정 없이 그대로 채택했고 민주당이 제출한 명단도 모두 수용했고 이렇게 해서 모두 수용된 겁니다. 그것이 중요한 겁니다.

박인규 : 당 외부의 독립적 인사에 의한 공정한 공천심사, 물론 중요하지만 구체적인 공천 기준이 뭐냐. 더 근본적으로는 통합된 통합민주당이 지향하는 정치적 가치가 무엇이냐. 말하자면 유권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슬로건이랄까, 그런 것도 중요할 것 같은데요. 우선 공천 기준 같은 건 나름대로 정하셨습니까?

신계륜 : 공천 기준은 정해져 있습니다. 공천 기준이라는 것은 우리 당헌당규에 명시돼 있는 여러 가지가 있죠. 도덕성, 청렴성, 의정활동을 잘 하는 정도, 당의 정체성 확립에 기여하는 것들, 기타 등등 몇 가지 추상적인 것들이 정해져 있습니다. 그런 것을 판단의 기준으로 삼을 것이고. 제가 볼 땐 결국 선거기 때문에 유권자가 어느 후보자, 어떤 사람을 좋아하냐 이것을 잘 추출해내는 것이 공천심사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당선 가능성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신계륜 : 당선 가능성이라고 볼 순 없고 다른 것인데, 이를테면 정말 저런 사람이 나왔으면 좋겠다, 저런 사람이 안 나왔으면 좋겠다 하는 선호가 현재 뚜렷합니다. 그런 걸 잘 추출해서 공천심사위원들이 결정하는 게 중요하다는 거죠. 단순히 간단한 여론조사가 아니라 여러 가지 지표들을 개발해서 그런 유권자들의 심리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방법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여러 가지 지표를 말씀하셨는데, 그 중에 지금 합당이 되고 그러다 보니, 손학규 대표께서는 모바일 여론조사를 실시하고자 하신다는데 그 부분에 관해서는 약간 이견이 있는 것 같습니다.

신계륜 : 모바일선거를 실시하려고 했는데 실무적으로 법률적으로 검토해 보니 문제가 많아서 이것은 철회했습니다. 왜냐면 대통령 선거 같은 전국적 범위는 괜찮지만 지역구 선거에서는 이게 지역구 주민인지 아닌지 확인할 방법이 없고. 핸드폰을 꼭 자기가 자기 핸드폰을 쓴다는 보장이 없어서 다소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모바일 투표는 포기했습니다.

박인규 : 또 하나 문제는 예를 들면 박지원 전 장관이라든가 김홍일 전 의원 같은 분들. 그 분들을 일각에선 옛 정치인 아니냐는 평가들도 있고 DJ정부와 연관도 시키고 하는데, 이런 분들의 공천 부분에 관해선 어떤 나름대로의 기준을 세우고 계십니까?

▲ ⓒ프레시안

신계륜 :
그것에 대한 구체적 판단은 공천심사위원회가 할 것입니다. 저희가 세운 것은 몇 가지 추상적이고 원론적인 원칙만 세웠을 뿐이고. 그 추상적이고 원론적인 원칙에 의거해서 구체적인 사람에 대한 대비나 판단을 하는 것은 공천심사위원회인데, 저는 공심위가 방금 말씀하신 것과 같은 그런 기준을 잘 판단해서 결정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김대중 정부 이후 10년 동안 말하자면 진보개혁세력이 정권을 잡았다가 10년 만에 보수정권으로 다시 돌아서게 됐는데요. 2002년 대선에서 크게 활약하신 분으로서 노무현 정부의 공과 과에 대해서 평가하라면 어떻게 평가하시겠습니까?

신계륜 : 글쎄, 지난번 대통령선거가 노무현 대통령의 정부로 상징되는 세력에 대한 국민적 심판이었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노무현 대통령은 현재 이 시점에 국민들로부터는 평가를 부정적으로 받았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이 점은 현재의 상황에선 분명한 것 같고 받아들여야 할 것 같고요. 그러나 다만 노무현 정부가 어떤 정책, ABCD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는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재벌정책, 주택정책, 토지정책, 세금정책, 정치자금에 관한 여러 관행의 확립, 또 다른 여러 가지 구체적인 정책들을 하나하나 떼어내서 평가해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시시비비를 가려서 잘한 것은 잘한 것대로 계승하고 못한 것은 못한 것대로 버리는 지혜가 우리에게 필요한 것 아닌가 생각하고. 지금 자칫 잘못해서 모든 게 잘못됐다, 참여정부의 참자 비슷한 건 모두 잘못됐다고 판단하거나 또는 그와 반대로 판단하는 일정한 경향에 대해서는 대단히 우려할 만하고. 우리 국민들이 지난 과거로부터 어떤 것도 배울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르게 될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박인규 : 새 정부가 아직 출범을 안 했습니다만, 노무현 정부의 경우 구체적인 정책보다는 지나친 소신이랄까 발언의 문제를 많이 지적했는데. 일각에선 인수위 시절의 이명박 정부를 보면서 닮아가고 있다는 지적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인수위 시절의 여러 가지 풀어나가는 방식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신계륜 : 저도 무척 걱정이 됩니다. 과연 그게 즉흥적으로 그렇게 돼서 마치 일각에서 희화적으로 얘기하는 것처럼 노무현 대통령을 닮아가는 것 아닌가라는 그 말이 매우 부정적으로 비유되는 것에 대해서 우려를 갖고 있고, 그렇게 되면 국민들이 무척 힘들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인규 : 폐허에 섰다는 입장으로 새 통합민주당의 사무총장을 맡으셨는데요. 야당 생활을 앞으로 최소한 5년을 하셔야 될 텐데, 어떤 각오로 하실 생각이신지요?

신계륜 : 저희는 원래 야당에서 출범했고 민주화 투쟁과정에서 정치에 입문했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또 많은 세대가 그런 경험을 공유했습니다. 그것은 지난 10년간의 상당히 중요한 민주적 가치를 사회 요소요소에 뿌리내리는 데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또 그것이 기반이 돼서 어떤 의미에선 오늘날 이명박 정부도 탄생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살아온 삶과 가치에 대해서 순결하고 아름답고 고결한 것은 계속 지켜나가야 할 것이고. 그런 자세로 살아간다면, 다시 말해 옛날 야당 시절 민주화운동 하던 초심으로 돌아가서 생활한다면 우리 야당 생활이 험난하지만 외롭지만은 않을 것이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저희는 거듭 다짐하고 또 다짐하면서 겸손하고 겸허한 마음으로 야당 생활을 준비하고 있고 더 낮은 자세로 임할 준비를 하루하루 갖춰가고 있습니다.

박인규 : 초심으로 돌아가서 새로 시작한다. 통합민주당의 정치적 영향력이랄까 정치적 활동폭은 4월 9일 총선에서 크게 결정될 텐데요. 총선기획단장으로서 마지막으로 유권자들에게 당부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간단하게 부탁드리겠습니다.

신계륜 : 잘 아시겠지만, 지금 한국의 민주주의는 큰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그것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87년 6월항쟁 이후부터 우리 국민에게 형성돼 있던 여야의 견제와 균형의 이치입니다. 그런데 지금 현재 형편으로 본다면 한나라당에 대항하는 견제세력으로서의 의미가 상실될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이것은 양당제도의 붕괴를 의미하는 것이고 양당제도의 붕괴는 지금까지 형성됐던 민주주의의 붕괴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다소간 우리가 문제가 많고 어렵지만 그래도 더 중요한 것은 견제와 균형세력을 키워줘서 만약 한나라당이 잘못됐을 때 다른 견제세력이 있음을 항상 예비해 두는 그런 지혜로운 선택이 꼭 필요한 것 아닌가 생각하고. 저희는 그렇게 선택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되는 방향이 있다면 저희의 모든 걸 다 바치고 희생해서라도 그런 대안세력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박인규 : 민주화운동을 하던 초심으로 돌아가서 우리나라 민주정치가 한 단계 더 발전하는데 기여해 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신계륜 :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통합민주당 신계륜 사무총장과 함께했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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