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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밀자"… 슈퍼대의원· 노조 '커밍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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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밀자"… 슈퍼대의원· 노조 '커밍아웃'

"우리가 8월 전당대회 전에 승부 내주자"

미국 대선 민주당 경선에서 초접전을 벌여온 두 후보 중 버락 오바마가 '슈퍼화요일' 이후 치러진 경선에서 8연승을 거두면서 힐러리 클린턴을 대의원 경쟁에서 앞서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오바마는 전체 대의원 확보수가 1262명으로 1213명에 그친 힐러리를 소폭 앞서고 있다. 하지만 남은 경선에서 오바마가 모두 승리한다고 해도 경선지마다 압도적인 차이로 이기지 못하면 8월 전당대회 지명전에 필요한 '매직넘버'(대의원 과반수) 2025명에는 도달하지 못할 것으로 계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선 결과에 구애받지 않는 '슈퍼대의원'들의 표심이 최종 결과를 좌우할 변수로 주목받고 있다. 전체 796명의 슈퍼대의원 중 지금까지 특정 후보지지를 밝힌 슈퍼대의원은 절반 정도로 현재까지는 힐러리가 235명으로 160명을 얻은 오바마에 75명 정도 많다.
▲ 19일 위스콘신 주 경선 승리가 확실시되는 버락 오바마가 유세를 펼치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슈퍼대의원' 역할 둘러싼 공방

또한 민주당 내에는 남편 클린턴이 8년간 대통령을 지내면서 형성된 '클린턴 가문'의 정치적 자본을 무시할 수 없어 '슈퍼대의원' 경쟁에서 힐러리가 우위에 앞서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힐러리는 아직까지 침묵하고 있는 슈퍼대의원들을 겨냥해 '커밍아웃'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슈퍼대의원들이 경선 결과에 따른 승자를 추인해주는 '원로원' 역할에 머물지 말고 본선 승리와 당의 앞날을 위해 적극적으로 향후 경선 결과에 영향을 미쳐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오바마는 '민의'가 반영된 경선 결과가 슈퍼대의원들에 의해 뒤집어진다면 '반민주적인 횡포'가 될 것이라며 슈퍼대의원들을 압박하고 나섰다.

이런 논란 속에서 주목되는 것은 슈퍼대의원들의 표심이 급속도로 오바마 쪽으로 선회하고 있다는 점이다. 만일 이러한 추세가 확산된다면 오바마는 백인과 여성 등 힐러리의 지지기반을 무너뜨리며 연전연승을 거둔 데 이어 힐러리가 '최후의 지지기반'으로 믿어온 '슈퍼대의원'마저 허물어지는 것이다.(☞관련 기사:허커비는 '허깨비', 힐러리는 '들러리'로 )

오바마 지지 압력받는 흑인 슈퍼대의원들

이미 흑인 슈퍼대의원들은 크게 동요하고 있다. 특히 일찌감치 힐러리 지지를 선언했던 흑인 의원들마저 속속 오바마 지지로 선회하거나, 입장을 바꾸라는 선거구민들의 엄청난 압력에 직면해 있다.

16일 <워싱턴포스트(WP)>는 "주지사, 상.하원 의원 등으로 구성돼 '슈퍼대의원'으로 불리는 당연직 대의원들 중 애초 힐러리 지지를 선언했던 흑인 의원들이 최근 들어 선거구민들로부터 오바마 지지로 입장을 바꾸라는 엄청난 압력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흑인 의원들은 대부분 흑인 유권자가 다수인 지역에서 당선됐는데, 최근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꿈꾸는 오바마가 흑인 유권자가 많은 지역에서 압도적으로 힐러리를 이기면서 이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 대표'라는 의원이 대통령 후보를 결정하는 데 있어 '민의'와 반대되는 선택을 할 수 있느냐는 논리다.

영국의 <가디언>지도 흑인 인권운동의 대표적 인물로 11선인 존 루이스 하원의원(조지아 주)가 전날 힐러리 지지에서 오바마 지지로 입장을 바꾸겠다는 발언으로 슈퍼대의원에 의존하려던 힐러리의 선거전략이 위기에 처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힐러리를 지지한 가장 유력한 흑인 지지자인 루이스 의원의 입장 선회는 다른 흑인지도자와 슈퍼대의원들이 지지 후보를 바꾸는 움직임을 촉발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3선의 조지아 주 하원의원 데이비드 스캇은 "지난 5일 치러진 슈퍼화요일 경선에서 지역구 유권자의 80% 이상이 오바마 후보를 지지했다. 유권자의 표심을 존중하겠다"며 오바마 지지를 선언했다.

그뿐만이 아니라 일부 선거 전문가들은 3월 4일 이후 일어날 변화를 더욱 주목하고 있다. 오바마가 8연승에 2승을 추가할 것으로 확실시되는 19일 위스콘신과 하와이 2연전으로 더욱 궁지에 몰릴 힐러리가 '재역전의 배수진'을 친 3월 4일 텍사스와, 오하이오 주 등 '미니슈퍼화요일' 4연전에서도 고전할 경우 그동안 침묵하던 슈퍼대의원들마저 속속 오바마 지지로 '커밍아웃'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대형 노조들의 오바마 지지로 '히스패닉' 표도 동요

미국의 주요 노동조합들도 오바마의 '원군'으로 나서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5일(현지시간) "미국 최대 노조 가운데 하나인 식품상업연합노조(UFCW)가 오바마 지지를 선언한 데 이어, 정치적 영향력이 큰 서비스노조국제연맹(SEIU)도 곧 오바마 지지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슈퍼마켓과 창고, 육가공업체 노조원으로 구성된 110만 명 규모의 UFCW는 전날 오바마를 지지키로 했고, 건물관리인, 간호사, 가정건강보조원 등 190만 명으로 구성된 SEIU도 오바마 지지를 목전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특히 "두 노조의 오바마 지지는 경쟁자인 힐러리에 대한 대표적인 흑인 정치지도자들의 지지가 퇴조하는 가운데 오바마가 힐러리에 비해 열세였던 히스패닉계의 표심까지 모으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두 노조에는 많은 이민자가 노조원으로 있고, 특히 SEIU는 불법 이민자의 합법화를 달성하기 위한 운동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함으로써 미 전역의 히스패닉 지도자들과 강한 유대관계를 맺고 있어 오바마가 히스패닉계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어내는데 힘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들 노조는 그동안 오바마와 힐러리 및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을 놓고 조직 내부의 의견이 모아지지 않아 특정 후보 지지를 표명하지 못했었으나 에드워즈 전 의원이 경선에서 사퇴하고 오바마가 연승행진을 하면서 노조 지도자들이 오바마 쪽으로 기울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SEIU의 한 고위 관계자는 후보 지명이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격렬한 싸움없이 결정될 수 있기를 많은 노조 지도자가 희망하고 있다면서 노조가 오바마 지지 쪽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은 존 루이스 의원이 오바마 지지를 선언하면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싸움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오바마를 지지키로 했다"는 발언과 일맥상통하는 것이어서 '8월 전당대회 결정설'을 회피하려는 노력이 힘을 받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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