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자 언론은 일제히 전날 새벽 화마로 잿더미가 된 숭례문에 대한 기사와 사설을 내보냈다. 이 가운데 <중앙일보>는 숭례문 화재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상정 무산을 엮어 다소 '억지스러운' 사설을 내보냈다.
이 신문은 '과거는 태우고, 미래는 방치하고'라는 사설에서 "숭례문이 잿더미로 변한 날, 국회에선 다른 우울하고 갑갑한 소식이 날아들었다"면서 "통외통위가 한미 FTA 비준 동의안을 전체회의에 상정하려 하자 민주노동당 의원 8명이 물리적으로 막은 것"이라며 상호 관련이 없는 두 사건을 엮어냈다.
이 신문은 "민노당은 소위 자주파와 평등파가 싸워 당이 쪼개질 위기에 처해있다. 그러나 비준안 저지에는 자주도 평등도 없었다. 오직 반대만이 있었다"고 비꼬면서 "지금의 경제 상황에서는 한미 FTA는 더 긴요하다. 한국 경제는 한미 FTA로 활로를 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한국 국회가 먼저 FTA를 비준해 미국 측을 압박하는 것이 효율적인 전략"이라며 "갈 길은 급하고 먼데 소수의 근시안 세력이 누워서 길을 막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급진 진보세력 정당은 서울에서, 노조는 미국에서 한미 FTA에 불을 지르고 있다"며 "숭례문이 무너졌다. 한국은 과거는 태워버리고 미래는 방치하고 있다"고 강변하기도 했다.
또 "새 대통령과 새 정부를 맞아 새로운 기운으로 도약을 모색해보자는 마당에 이런 일들이 벌어지니 대다수 국민의 마음은 답답할 것"이라며 "국회는 경호권을 발동해서라도 위원회의 질서를 회복하고 비준안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했다.
이 신문은 지도부를 미국에 파견해 한미 FTA 비준 저지 운동을 벌이겠다는 계획을 밝힌 민주노총에 대해서도 "세상을 크게 봐야 한다. FTA로 수출이 늘고 일자리가 늘어나야 노동자들의 복지가 향상된다. FTA는 노동자의 밥그릇이다"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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