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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복 많이 쟁취하십시오!"

[프레시안TV]끝 모를 싸움 속에 세밑을 준비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

비정규직의 수는 이미 전체 노동자의 50%를 넘은 지 오래다. '한 집 걸러 한 집이 비정규직' 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러나 차기 정부의 비정규직 문제 해결 의지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제기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때문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한숨은 날로 깊어만 간다.

세밑이다. 이번 설은 휴일과 겹쳐 5일 간의 황금연휴로 되어 더욱 풍성한 느낌이다. 그러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설 준비는커녕 더욱 외로워진다고 말한다. 끝 모를 싸움 속에 설을 쇠는 이랜드·뉴코아노조, 코스콤 비정규지회, 삼성SDI 하이비트 해직노동자들, GM대우 비정규지회 노동자들을 만나봤다.



서울의 한 대형 할인매장. 민족의 명절인 설을 앞두고 물건을 고르는 손님들의 손놀림이 분주합니다.

그런데 밖에서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바로 이랜드노조 노동자들입니다.
▲ ⓒ인디코

"비정규직 철페하라!"

이들은 작년 7월 비정규직보호법이 시행되면서 천 명 가까이 대량해고되기 전까지 이곳에서 80만 원을 받으며 매장관리, 계산원 등으로 일해왔습니다.

윤수미(이랜드노조 조합원): "많이 힘들죠. 저희가 지금 8개월째 접어들고 있고요.

2008년 새해가 됐는데 더 갑갑하고 암울한 게 지금 손배가압류 계속 날아오고 있고요. 생계때문에 어려워서 하나 둘씩 떠나가는 동지들 때문에 너무 가슴이 아프고요. 날씨가 굉장히 추우니까 몇 시간씩 길거리에서 투쟁하면서 싸워야 되니까 그게 제일 문제죠.

올해 새해 소망은 해결 돼서 빨리 현장으로 돌아가서 열심히 일했으면 좋겠습니다."

거리에서 구정을 맞이하는 노동자들도 있습니다. 코스콤 비정규직 노동자들입니다. 코스콤은 증권거래소의 전산망을 관리하는 회사로, 이곳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코스콤이 자신들을 불법파견 내지 위장도급으로 사용해 왔으니 사용자성을 인정하라며 노숙투쟁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정인열(코스콤 비정규지부 부지부장): "농성장 생활은 추운 게 걱정이고요. 지금 143일째인데요. 파업이 오래 지속되니까 조합원들이 많이 힘들어해요. 심적으로. 가족들 생계도 돌봐야 되는데 생계비도 안 나오고…"

이들은 그 동안 단식도 해 보고 삭발도 해 봤지만 상황은 답답하기만 하다며 한숨을 쉽니다.

정인열(코스콤 비정규지부 부지부장): "노동부나 국회, 법원에서도 이미 그 동안 코스콤이 긴 세월 동안 위장도급을 했고 불법파견을 했다는 것이 다 드러났는데도 코스콤은 시간 끌기로 만 일관하고 있고, 정권이 바뀌면 더 싸우기가 힘들어 질 것으로 예상이 되요.

싸움도 설날이 있는 건 아니잖아요. 설날에는 여기서 다같이 떡국도 끓여먹을 예정입니다. 새해 소망이 있다면 내년에는 여기서 떡국 안 먹는 거죠. 또 가정으로 돌아가고 일터로 돌아가서 열심히 일했으면 좋겠습니다."

고향을 등지고 서울로 올라와 1인 시위를 전개 중인 사람들도 있습니다. 삼성SDI 하이비트 해직 노동자들입니다. 삼성SDI는 사내하청 기업으로 비정규직노동자들을 전환배치시킨 뒤 업체를 폐업시키는 수법으로 지난 2년 간 3000명의 노동자들을 조용히 정리해고했습니다.

김경연(삼성SDI 하이비트 해직노동자): "7년을 제가 일 했는데…되게 억울했죠. 순식간에 일자리를 잃었으니까.

집은 부산 거제리인데요. 엄마도 그렇고 언니도 그렇고 해결하고 내려오라고 그렇게 말을 하는데…솔직히…

하루 빨리 해결이 돼서 전부 다 같이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요. 올해는 그게 소망인 것 같아요. 다른 것 필요 없고."

땅이 아닌 곳에서 구정을 쇠는 사람도 있습니다. GM대우 비정규지회 노동자 박현상씨입니다. GM대우 비정규지회 노동자들은 노조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해고된 후 41일째 고공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 ⓒ인디코

박현상(GM대우 비정규지회 노동자): "끝이 보이면 참고 가겠는데 이게 끝이 안 보이니까…

법적으로 보장된 정상적인 노동조합 활동이 안 되니까 어쩔 수 없이 이런 방식을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내몰린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울고 싶을 때도 많았고…

연말연시를 여기서 보낼 때는 그런 게 크지 않았는데 설날이라는 것은 좀 다르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답답하죠. 내가 왜 한국이라는 사회에 살아야 되나, 이런 생각도 사실 들죠."
▲ ⓒ인디코

비정규직 문제는 이제 우리 사회 양극화와 노동 부분에 있어 핵심 문제로 자리잡았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당선인은 대부분의 비정규직 투쟁 사업장이 소속돼 있는 민주노총과의 면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등 문제 해결의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입니다.

이명박(대통령 당선인): "기업이 수지가 안 맞으면 뭐…강제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하라고 하겠습니까?"

김종진(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부실장): "지금 현재 노동소득분배율이 OECED국가 중에서 한국이 미국보다도 더 안 좋거든요. 그러니까 실제적으로 노동자들에게 돌려야 될 몫이 한국이 제일 낮은 상황입니다. 그래서 기업이 더 잘 벌어도 노동자들에게 일한 몫을 나눠줄 것 같지는 않고요.

이명박 정부가 지금 대단히 친 재벌적인. 지금의 비정규직법보다 더 유연화를 재벌에서 요구했기 때문에, 앞으로 더 악화일로로 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이들은 결코 싸움을 멈출 수 없다고 말합니다.

박양수(뉴코아노조 위원장): "제가 노조가 뭔지 어떻게 알았겠습니까. 또 파업이 뭔지 어떻게 알았겠습니까. 투쟁도 몰랐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처한 현실이 투쟁을 하게 만들고 노동조합을 만들게 하고 그리고 파업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제가 왜 이 투쟁을 하고 이렇게 힘들게 싸우고 있는지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복이라는 것은 받는 것이 아니고 그 복도 쟁취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인디코

일터에서 일을 하고, 법에 보장된 대로 노조활동을 하고, 가족들과 함께 떡국을 먹고. 이들의 새해 소망이 이뤄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쟁취하십시오!"

기획: 박사야
영상취재: 김도성
편집: 김도성
제작: 인디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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