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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한 스트레스는 '약', 과도한 스트레스는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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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적당한 스트레스는 '약', 과도한 스트레스는 '독'"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1/29] 한국스트레스협회 초대 회장 김동구 교수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흔히 만병의 근원이라고 불리는 스트레스, 현대인 가운데 스트레스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거의 없을 텐데요 특히 몇 년 전 한국,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10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 사람들은 5명 중 4명이 스트레스를 호소해 조사 대상국 가운데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심지어는 한국형 스트레스라는 말까지 등장을 했는데요 이런 가운데 스트레스를 한국인 상황에 맞게 연구하고 치료하기 위한 한국 스트레스협회가 오늘 창립식을 갖습니다.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한국 스트레스협회 초대 회장을 맡은 연세대 의대 김동구 교수를 초대해 한국형 스트레스가 얼마나 심각한지 또, 이를 해소하고 관리하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한국스트레스협회 초대회장 김동구 교숩니다. 김동구 교수는1955년 서울 출생으로 79년 연세대 의대를 졸업했고 88년 같은 대학에서 의학박사학위를, 그리고 92년도엔 미국 University of Minnesota에서 이학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85년부터 연세대 의대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며 현재 한국뇌신경과학회 이사장과 대한스트레스학회 상임이사, 그리고 식품의약품안전청 오·남용 약물관리사업 자문위원과 대한의학회 이사 등을 맡고 있습니다.

박인규 : 우선 미리 축하드리겠습니다. 오늘 저녁에 한국스트레스협회가 창립식을 갖죠?

김동구 : 그렇습니다.

박인규 : 제가 소개하다 보니 대한스트레스학회라는 게 있는데 오늘 창립하는 건 한국스트레스협회에요. 한국스트레스협회는 앞으로 어떤 일을 하십니까?

김동구 : 대한스트레스학회는 10년이 넘은 전문가들이 모인 학회입니다.

박인규 : 의사 분들의 모임이고

김동구 : 그렇습니다. 대한스트레스학회는 의사뿐만 아니고 간호사, 한의사, 사회복지사, 심리학자, 여러 분들이 모여서 스트레스를 연구하는 곳입니다. 이번에 창립하게 된 한국스트레스협회는 전문가들만의 모임은 아니고 전문가와 함께 일반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임입니다. 그래서 우리 한국스트레스협회는 일반 국민들께 스트레스를 올바로 관리하시면서 건강하게 사는 방법을 보급하고 또한 회원 자신도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 탄생했습니다.

박인규 : 대한스트레스학회에서 스트레스가 뭔지, 어떻게 고칠 것인지를 연구한다면 한국스트레스협회는 이걸 일반인들에게 확산하고 보급시키는 역할을 하는 거군요

김동구 : 그렇습니다. 그래서 저희 한국스트레스협회의 비전을 말씀드리면 우리 국민 모두가 내 건강은 스스로 지킨다는 차원에서 한국인에게 맞는 맞춤형 스트레스관리기법을 개발하고 전 국민에게 널리 알리는 데 있습니다. 협회의 활동으로 스트레스로 인한 사회적 경제적 손실이 줄고 국민 개개인의 삶이 좀 더 행복해져서 우리나라가 좀 더 건강한 가족, 사회로 나갈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오늘 창립식을 갖는 한국스트레스협회에는 어떤 분들이 참여하십니까?

김동구 : 한국스트레스협회는 학자들만의 모임이 아니고 일반 국민 여러분과 함께합니다. 또 특히 우리 자신의 건강을 다루는 단체기 때문에 참여에 제한은 없습니다. 특히 스트레스가 많으신 분을 환영합니다.

박인규 : 말하자면 환자분들도 참여할 수 있는 거네요.

▲ ⓒ프레시안

김동구 :
그렇습니다. 현재 회원구성은 뜻을 같이하시는 전문가도 계시고 일반 회원도 계시고, 또 특히 연세사회교육원에서 스트레스관리 전문가과정을 수료하신 분들로 이뤄져 있습니다. 저희 협회를 이끌어가시는 이사 분들은 상당히 다양하게 구성돼 있는데요, 의료인, 언론인, 교육자, 법조인, 사회복지전문가 등 다양하게 구성돼 있어서 사회 각 분야에서 빠른 변화를 수렴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어떻게 보면 스트레스가 범국민, 범국가적 문제라는 얘기도 되겠네요.
제가 모두에도 소개해 드렸습니다만 한국사람 5명 중 한 명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호소하고 있고 세계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한국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걸로 알고 있는데 왜 그렇죠?

김동구 :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역사상 가장 빠른 변화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변화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부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고 특히 인구의 고령화 추세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리 선조들 어느 분보다도 지금 이 시대를 사시는 우리 국민이 가장 빠른 변화를 경험하고 있는 거죠. 그래서 이렇게 급변하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데서 발생하는 스트레스와 이 스트레스로 인한 각종 질병, 따라서 여기에 대한 관리가 상당히 시급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선진국에서는 스트레스가 가장 중요한 건강 및 복지문제로 대두된 지 오래입니다.

박인규 : 스트레스를 보통 만병의 근원이라고 흔히들 말하는데, 의학적으로 봤을 때 스트레스 왜 그렇게 문제가 되는 겁니까?

김동구 : 스트레스가 뭐냐라고 얘기했을 때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모든 환경자극은 다 스트레스다, 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모든 환경자극이 다 스트레스고 외부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환경들, 물리적인 것, 기압이나 기후. 화학적인 것, 공해. 또 인간관계에서 만들어지는 심리적인 것, 다 스트레스입니다.

박인규 : 좋든 나쁘든.

김동구 : 네. 또 외부만 아니고 신체 내부에서도 변화하는 우리 생리적인 현상도 다 스트레스입니다. 심지어는 있지도 않은 것이 스트레스가 될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은 허상에서 스트레스를 느낍니다. 실제 존재하지도 않는데. 그래서 어쨌거나 이런 여러 가지 환경자극을 우리가 어떠한 식으로 분류하게 되냐면, 조절 가능한 스트레스와 조절 불가능한 스트레스로 나누게 됩니다. 이렇게 나누는 학문적 근거는, 우리가 조절할 수 있는 스트레스는 우리 몸에 이롭고 조절할 수 없는 스트레스는 우리 몸에 해롭기 때문입니다. 그럼 조절할 수 없는 스트레스가 제대로 관리가 안 돼서 이것이 지속되면 어떻게 되느냐. 우울증, 또 각종 생활습관병으로 대표되는 스트레스와 관련된 질환으로 발전하게 되고 또 본인이 갖고 계시는 여러 가지 질환을 더 악화시키게 됩니다. 심지어는 스트레스로 인해서 뇌세포가 파괴됩니다. 그러니까 스트레스라는 게 그냥 왔다가 가는 게 아니고 내 몸에 흔적을 남기게 됩니다. 스트레스 관리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겁니다.

박인규 : 그렇다면 조절할 수 없는 스트레스를 조절할 수 있도록 도와준달까, 그런 일을 하시는 거군요.
좀 전에 한국형 스트레스를 얘기하면서 우리나라가 예를 들면 서구가 한 200년 동안 이룩한 산업화를 40년 동안 이루다 보니 워낙 사회변화가 빠르다, 스트레스가 크다고 말씀하셨는데 한국형 스트레스의 특징이라면 한두 마디로 설명할 수 있을까요?

김동구 : 이렇게 말씀드릴 수가 있습니다. 우선 우리나라 국민성이라고 얘기할 수 있죠. 빨리빨리 문화, 배고픈 것은 참아도 배 아픈 건 못 참는 특성.

박인규 : 남 잘 되는 거 못 본다.

김동구 : 그런데 이 두 가지가 사실 굉장히 좋은 면입니다. 이 두 가지 우리나라 민족의 특성 때문에 우리나라가 엄청난 경제성장을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그 반대급부로 실제로 그 경제성장을 이룬 주체들의 스트레스가 많이 늘어나게 된 거죠. 그리고 또 하나 짚고 넘어가야 될 부분이 우리나라의 사회 경제적인 압축성장으로 인해서 지금 굉장한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가족이 문제가 되는데요, 우리나라 가족이 벌써 핵가족이 중심이 돼 있고, 또 최근에는 젊은 친구들은 결혼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해서 싱글패밀리를 또 이루고 있고, 기러기아빠도 무시할 수 없고. 그리고 약 40%가 이혼하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결손가정 문제, 이런 것들이 굉장히 문제가 심각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박인규 : 스트레스의 많은 원인이 가족으로부터 시작하는 군요. 가족의 비정상적인 문제랄까

김동구 : 네. 그리고 우리가 관계보다도 외부에서 구조적으로 오는 스트레스. 그게 바로 경제적인 건데요, 우리가 IMF를 겪으면서 여러 가지 경제적 스트레스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이태백이다 사오정, 오륙도다 하는 신조어도 유행시키기도 했죠.

박인규 : 한국형 스트레스를 말씀하시면서 대표적으로 명절증후군, 또 입시에 대한 부담,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대표적인 것으로 꼽으셨어요. 곧 명절도 다가오는데 특히 주부들이 명절증후군 때문에 고생하시는 것 같은데요.

김동구 : 그렇습니다. 일반적으로, 그런 낱개의 경우에 대한 스트레스에 관한 얘기를 풀어나가기 전에, 가장 전 세계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업이 뭐냐고 얘기했을 때 마감이 있는 직업입니다. 언론인, 방송인이 여기 속하십니다. 그런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얘기할 때 마감도 없이 계속되는 스트레스가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 굉장히 많은데요. 이것이 끝도 없는 스트레스입니다. 우리나라가 고령화사회가 되면서 각 가정마다 만성 장기 환자들이 한 분씩은 거의 계십니다. 치매, 뇌졸중, 이런 부분들이 거의 다 들어가는데요, 이런 장기 환자들을 갖고 있는 가족들의, 환자 자신과 가족들의 스트레스는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굉장히 이 부분에 대해서 저희 협회가 특히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명절 말씀하셨는데요, 명절은 결국은, 간병 스트레스를 제가 말씀드렸는데 가족간병인에 대한 스트레스인데 가족이 굉장히 문젭니다. 명절이라는 건 가족이 모이는 날이거든요. 가족이 모이면 어떤 일이 발생하냐. 우선 며느님들은 일을 많이 하셔야 되고, 그 다음에 여러분들을 만나셔야 됩니다. 그래서 일에 대한 스트레스와 만남.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스트레스가 주된 스트레스라고 얘기할 수 있는데요, 실제로 명절스트레스증후군에서 스트레스가 많은 분들에게 여쭤보면, 일은 아무 것도 아니다, 관계가 가장 중요한 스트레스의 원인이라고 얘기합니다.

박인규 : 제가 언론보도를 보면 젊은이들이 제일 싫어하는 질문은, 너 취직 언제 하냐, 여자분들은 너 시집 언제 가냐. 굉장히 싫어한다던데요

▲ ⓒ프레시안

김동구 :
굉장히 싫어하죠. 우리나라도 현대화되면서 젊은이들이 자기 프라이버시를 침해받고 싶지 않아하는 경향이 상당히 많아졌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고부 간, 형제 간, 시누 올케 간의 관계, 최근에는 사위와 장모와의 관계에서 스트레스가 상당히 많이 일어나는 관계로 보고 있습니다. 관계에 의해서, 특히 가족 간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스트레스는, 내가 분노가 일어나는데 그걸 표출할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특히 고부 간의 관계가 그렇죠. 그래서 고부 간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며느리병을 화병이라고 옛날부터 얘기했는데, 화병을 '화병' 해갖고 1995년도에 미국 정신과학회에 정식으로 병명으로 등록을 했습니다. 우리나라의 한의학자와 의학자들이 같이 모여서 화병이라고 등록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이게 며느리병이다 분노를 참아서 생기는 병이라고 저희가 등록했는데, 세계적인 병이 된 거죠. 요새 와서는 이게 좀 바뀌어야 되겠다고 고민거리가 좀 있습니다. 요새는 남자들이 화병이 많거든요.

박인규 : 여성들이 오히려 자유스러워졌고.

김동구 : 예. 그렇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어떡할 거냐. 결국 답은 대화에 있습니다.

박인규 : 서로를 이해해라.

김동구 : 그래서, 대화를 하십시오, 하고 제가 권하면, 대화를 하시다가 1분 이내에 다시 또 싸움이 벌어집니다. 이런 경우가 대부분인데, 그 이유는 대화의 기술이 부족해서 그렇습니다. 대화의 기술은 훈련이 필요합니다. 이런 대화의 기술도 저희 협회에서 많이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박인규 : 앞으로 그런 일을 하시겠군요. 지금 말씀하신 며느리화병 이런 것들은 가족 친지 간에, 도저히 싫으면 안 보는 관계가 아니라 언젠가 만나는 관계기 때문에 결국은 대화를 통해서 풀라는 말씀이신데, 그것과 비슷한 스트레스가 직장인 스트레스가 아닌가 싶어요. 직장을 안 나갈 수도 없는 거고, 나가면 동료 간의 경쟁, 상사로부터의 압력, 이걸 도대체 어떻게 풀어야 되는 겁니까?

김동구 : 저희가 직장 내 스트레스를 직무스트레스라고 얘기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 대한직무스트레스학회도 따로 있습니다. 직무스트레스만 전담해서 연구하시는 게 있습니다. 그 이유는 직무스트레스가 워낙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경우 약 직장인의 40%가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하고 일본의 경우 63%, 우리나라는 2년 전에 대한직무스트레스학회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93%가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합니다.

박인규 : 세계 최고겠네요.

김동구 : 최고죠.

박인규 : 대한민국 남성들 참 불쌍합니다.

김동구 : 그런데 미국의 경우 통계를 보면 직장인 8명 중 한 명이 직무스트레스가 원인이 돼서 병이 생긴다고 하고요. 직장을 떠나는 5명 중 한 사람이 직무스트레스 때문에 이직을 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것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미국의 경우 약 1년에 200조원이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국민소득 3만 불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개인, 가족, 직장 내 스트레스를 해결해야 된다고 봅니다.

박인규 : 김동구 교수님의 연대 사회교육원에서 직장인 카운슬러들을 상대로 직무스트레스에 관한 교육을 많이 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스트레스라는 걸 한두 마디로 풀 수 있는 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간단한 비결이랄까 그런 게 있을까요?

김동구 :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몸 관리. 건강하게. 주어진 몸에서 최대로 건강하게. 두 번째는 마음관리. 마음관리는 생각 바꾸기입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세 번째는 깨닫기입니다. 예를 하나 들어서 말씀드리면, 어떤 분이 자기가 생긴 것이 잘 못생겼다고 생각해서 남들 앞에 나서지도 못하고 취직도 못하고 방구석에만 틀어박혀 있는 경우가 있다고 치면 이 분들에게 생각 바꾸기를 저희가 권유할 때는 나는 잘 생겼다, 하고 하루에 100번씩 외십시오. 이렇게 얘기합니다. 그런데 이 분이 밖에 나가서 그래서 활동을 잘 했는데 집에 와서 거울을 보니까 진짜 못생긴 겁니다. 그럼 어떡할 거냐. 그럼 깨우쳐야 되는 거죠. 인생에 생긴 게 무슨 그렇게 큰 문제냐, 그건 인생에서 그렇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인생에서 나의 존재의 이유를 깨우치는 것이 마지막 단계가 되겠습니다.

박인규 : 마음을 다스리는 거네요 어떻게 보면.
모든 환경 속에서 스트레스를 받긴 합니다만, 유전적으로 스트레스를 잘 받고 못 받는 체질의 차이가 있습니까?

김동구 : 그렇습니다. 사실 유전적으로 스트레스를 선천적으로 잘 받는 체질이 있습니다.

박인규 : 스트레스에 민감한 체질이 있군요.

김동구 : 그렇습니다. 타고난 기질이 결국 성격으로 표시가 되는데요 제 자신이 스트레스를 가장 잘 느끼는 스타일입니다.

박인규 : 김동구 회장께서요?

김동구 : 그렇습니다. 선천적으로 스트레스를 가장 잘 느끼고 온갖 남의 걱정 다하고, 온갖 것 다 의심하고

박인규 : 우리가 흔히 예민한 성격, 민감한 성격이라고 하는 그런 분들이 스트레스를 잘 받는군요.

김동구 : 그렇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몇 가지로 그런 성격의 특징을 보면, 우선 자신에 대해서 과도한 기대가 있는 분들. 그리고 융통성이 없고 남한테 도움을 청하지 않는 분들.

박인규 : 이른바 유들유들하지 못한 사람들.

김동구 : 그렇습니다.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덮어두는 사람들. 결정을 못하고 우유부단하게 이럴까 저럴까 항상 고민하시는 분들

박인규 : 말씀을 듣고 보니까 저한테도 많이 해당되는 것 같습니다.

김동구 : 심지어 우리가 점심 먹으러 갈 때도 자장면을 먹으러 가려고 마음을 결정했다가 가는 도중에 비빔밥으로 바뀌도, 비빔밥을 드시다가, 아, 자장면을 먹어야 했었는데. 이렇게 결정을 못하시는 분들이 사실 많이 계십니다.

박인규 : 그런 분들은 특히 스트레스에 관해서 나름대로 연구를 많이 해야 될 것 같습니다.

김동구 : 그렇습니다.

박인규 : 아까도 스트레스라는 것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하셨는데, 스트레스를 전혀 안 받는 생활은 좋은 겁니까 그럼?

김동구 :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아까 조절 가능한 스트레스와 조절 불가능한 스트레스라고 말씀을 드렸고 조절 가능한 스트레스는 우리 건강에 별볼일 없다가 아니고 건강에 좋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 얘기는 무슨 얘기냐면, 실제로 70 세 이후에 아주 풍족한 연금으로 일 없이 사시는 분보다, 70세 이후에 동일한 나이인데 일하시는 분들이 사망률이 훨씬 적습니다. 이 얘기는 뭐냐면 스트레스가 없는 것보다 조절할 수 있는 스트레스가 있는 것이 훨씬 더 건강에 좋단 말씀입니다.

박인규 : 적당한 스트레스, 또는 적당한 자극이 필요한 거군요. 삶에서는

▲ ⓒ프레시안

김동구 :
그렇습니다. 이 방면에 대해서 2년 전에 저희가 과학적으로 증명이 됐는데요, 우리가 우리 마음의 상태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심박동인데, 내 마음속에서 막 화가 나면 심박이 막 올라갑니다. 불규칙하게. 그런데 그 화낼 건수가 사라지면 심박동수는 안정돼서 유지됩니다. 그런데 이 상태보다도 우리가 사랑, 긍정, 긍휼, 동정, 이러한 여러 가지 긍정적인 마음상태에 있을 때는 심박동이 더 조화된 아름다운 모습이 됩니다. 따라서 우리가 화낼 건수가 없다는 것, 스트레스가 없다는 것이 우리 신체에 좋은 게 아니라, 우리 사람의 몸은 긍정적으로 활동하는 것이 가장 좋게끔 설계돼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박인규 : 스트레스가 문제가 아니라 과도한 스트레스가 문제군요 그렇다면.
과도한 스트레스가 문제라도 말씀을 나눴는데요 지금 한국스트레스협회에서는 직종별 스트레스 관리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밝히셨는데요. 구체적으로 설명 좀 해주시죠.

김동구 : 직종별로 특히 취약한 직업이 있습니다. 소방서, 굉장히 소방대원들은 어려운 환경에서 일하고 계시죠. 그리고 경찰, 특히 전철기사나 버스기사 분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마감시간이 있는 직종에 계신 언론인들. 특히 법조인들. 한 자도 틀리면 안 되는 그런 직종에 사시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그래서 저희가, 일단 스트레스 관리프로그램을 개발할 때 한국에서 특히 스트레스에 취약한 직종

박인규 :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는 직종에 계신 분들.

김동구 : 전에 말씀드렸지만 가족 내에 만성 환자가 있는 경우에 가족 간병인들, 이런 데 대해서 저희가 집중적으로 관리를 시작할 생각입니다.

박인규 : 말하자면 그 부분에 관한 조언, 도움이 될 수 있는...
스트레스가 문제라는 건 많이들 알고 있지만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해서 병원에 가시는 분들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본인이 너무 과도한 스트레스가 있다, 그러면 병원에 가서 도움을 받을 수가 있나요?

김동구 : 이게 그렇습니다. 우리나라 분들이 굉장히 잘 참으십니다. 그래서 사실 저희가 보릿고개가 우리 뇌리에서 사라진 지도 별로 얼마 안 됐고. 그래서 그냥 참고 사는 거다, 라는 생활태도가 굉장히 많은데요. 스트레스라는 게 그냥 왔다 가는 게 아니고 내 몸에 굉장히 나쁜 흔적을 남기기 때문에 이건 반드시 치료를 하셔야 됩니다. 관리를 하셔야 되는데요, 실제로 일본의 경우에 보면, 내과에서 '심요내과'라고 해서 스트레스만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내과 전문의가 계십니다. 우리나라도 정신과, 또 가정의학과, 이런 의료계에서 많이 다루고 계십니다. 따라서 이 스트레스는 마음의 질병일 뿐만 아니고 신체적 질환을 야기시키기 때문에 내과적으로도 많은 도움이 필요하게 되는 거죠. 특히 근로자의 정신건강은 기업경쟁력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끼칩니다. 작업손실, 또 생산성 저하가 따라오게 되죠. 그래서 최근에 세계 선진기업들은 근로자의 스트레스 해소, 정신건강을 위해서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IBM, 제네럴모터스, 존슨앤존슨, 소니, 이런 유수한 기업들이 다 하고 있고요, 우리나라에서도 삼성전자, 유한킴벌리 등이 이런 프로그램을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우리나라에서는 본인이, 너무 스트레스가 심해서 못살겠다, 그러면 정신과를 가야 됩니까?

김동구 : 정신과를 찾으시면 좋습니다.

박인규 : 잘 안 가시려고 하죠 그런데.

김동구 : 네. 정신과를 잘 안 가시려고 해서 최근에는 가정의학과에서 많이 관리를 하고 있고요. 대부분의 일반 국민들은 명상센터나 아니면 각종 수련원에 가서 도움을 받으십니다. 그래서 사실은 좀 더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관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박인규 : 한국인들 거의 대부분이 크고 작은 일로 마음이 상하고 심적 부담을 갖고, 그게 사실은 스트레스가 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이런 병원이나 명상센터를 가지 않고 스스로 그런 부분을 다스릴 수 있는 요령이랄까요? 10계명, 9계명 그런 게 있다던데요. 소개 좀 해주시죠.

김동구 : 네. 저희가 스트레스 관리는, 우선 몸 관리와 마음 관리는 본인이 하실 수 있습니다. 이런 부분을 저희 한국스트레스협회에서 앞으로 일반 국민에게 많이 보급을 해드릴 거고요. 내 자신이 할 수 없을 정도의, 어떻게 관리가 안 되는 정도의 심각한 스트레스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면 다 해결하실 수 있습니다. 그런 부분도 저희 협회에서 관심을 갖고 많이 보급하려고 합니다. 우선 평소에 우리가 살아가면서 할 수 있는 수칙. 미국의 메이어클리닉이라고 굉장히 유명한 병원이 있습니다. 이 병원에서 얘기한 것이 한 아홉 가지 정도 됩니다. 우선 첫 번째는 스트레스를 빨리 알아차려라.

박인규 : 이게 스트레스다.

김동구 : 네. 나는 스트레스가 없습니다, 라고 얘기하는데 몸에선 스트레스성 질환이 막 발생하고 있어요. 이런 분들이 스트레스성 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굉장히 많습니다.

박인규 : 한 마디로 참지 말라는 얘기네요.

김동구 : 그렇습니다. 운동하셔야 되죠. 운동은 만병에 다 좋습니다. 영양섭취 충분하게 하십시오. 골고루. 일의 한계를 정하시는 게 좋습니다. 이 말은, 내가 한 주일 뒤에 세미나에서 발표할 게 있다면 매일 매일의 일의 한계를 정해 놓고 그 날의 할 일을 다 끝냈으면 나는 해방됐다라고 즐거워질 수가 있는 겁니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그 세미나가 끝날 때까지 내내 스트레스를 안고 살거든요. 그래서 그날 그날의 일의 한계를 정하는 것이 좋고. 또 자기를 지지해 줄 수 있는 친구를 만나는 것이 좋고, 여유시간을 좀 즐기시고요. 여유시간이 생기시면 그 다음에 무슨 일을 할까 걱정하시는 분이 계세요. 그렇게 사시지 말고 여유시간은 그냥 여유시간대로 즐기시고. 그 다음 좀 쉬십시오. 쉬는 것과 노는 것은 다릅니다. 좀 쉬십시오. 쉬는 방법 중에 호흡운동을 한다든지 명상을 한다든지 그런 것도 다 여기 들어갑니다. 그리고 긍정적인 생각이 중요하고요. 마지막으로, 필요하면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하십시오. 일반 국민들을 위해서 가장 간단한 방법 하나, 오늘부터 실행하실 수 있는 것 하나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심호흡입니다. 저희가 4초 숨을 들이키고 6초 내쉬라고 하는데 그 말은 깊에 들이쉬고 천천히 길게 내쉬라는 겁니다. 여러분 운전을 하시다가 앞차가 갑자기 서면 화가 확 치밀어오르죠. 화가 확 치밀어오르기 바로 직전에 숨을 한 번 쉬시고 그 다음에 화를 내보십시오. 그러면 그 효과를 알 수 있습니다.

박인규 : 마음이 편해야 모든 것이 편안해진다.
앞으로 한국스트레스협회의 활동을 많이 기대해 보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김동구 :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한국 스트레스협회 초대 회장을 맡은 연세대 의대 김동구 교수를 초대해 한국형 스트레스의 해소와 관리 방안에 대해 말씀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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