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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운하 함정에 빠질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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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이명박, 대운하 함정에 빠질수도"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1/17] 환경재단 최열 대표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지난해 연말.. 태안반도에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한 후 수십만의 자원봉사자들의 현장을 찾으면서 우리는 환경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됐습니다. 하지만 차기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한반도 대운하와 새만금 사업 등 개발이냐 환경보존이냐를 두고 논란이 한층 거세질 전망인데요.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그동안 환경운동에 앞장서온 환경재단 최열 대표와 함께,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국내 환경문제들을 짚어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들에 대해 알아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환경재단 최열 대표입니다. 최 열 대표는 1949년 대구 출생으로 75년 강원대 농화학과를 졸업했고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서 수학했습니다. 1982년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한국공해문제연구소 설립해 소장으로 일했고,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과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과학분과위원으로 활동했습니다. 현재 생명의 숲 공동대표와 환경재단 대표를 맡고 있고 유엔환경계획이 주는 <글로벌 500인 상>과 환경운동의 노벨상으로 일컬어지는 <골드만 환경상>을 수상했습니다.

박인규 : 환경문제가 계속 일어나고 있어서 요즘도 바쁘시죠?

최열 : 네. 저는 개인적으로 바쁘다는 말을 쓰고 있지 않지만 21세기 들어와서 우리가 생각하는 환경이 전 지구적으로 또 우리나라에도 굉장히 중요한 문제로 대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박인규 : 단적인 예로 지난해 연말 태안앞바다에서 엄청난 기름유출사고가 일어났는데 최열 대표께서도 태안에 여러 번 갔다오셨죠?

최열 : 네. 제가 발리 기후변화회의 다녀온 다음에 다녀오고 지난번에도 다녀왔는데 우선 느낀 건, 지금 한 110만 명이 자원봉사활동을 했습니다. 아마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들이 다녀온 것 같고요, 또 피해도 서산과 태안만으로도 1500만 평. 부천 면적이 1700만 평이니까요 거의 부천시 만큼이고, 또 거기가 제주도까지 확산된 걸 보면 굉장히 심각하다고 생각되고요. 그래도 하여튼 우리 국민들이 직접 현장에서 가서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지금은 섬에 가서 많은 사람들이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어떤 분들이 태안이 이젠 우리나라 환경운동의 성지처럼 돼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태안에 안 갔다 오면 국민이 아니라는 말까지 할 정도로, 자원봉사자들의 뜨거운 손길에 많은 감격 같은 걸 느꼈다고 하는데. 그 이전에 지금 상황이 어떻고 사고 이후에 방제사업을 보시면서 좀 아쉬웠던 부분은 없으셨나요?

▲ ⓒ프레시안

최열 :
우선 95년에 씨프린스 사파이어호 사고가 났을 때 유화제를 굉장히 많이 뿌려서 훨씬 더 악화됐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좀 적게 뿌렸으면 했는데 초기방제를 할 때 많이 뿌렸어요. 그래서 유화제를 뿌리면 기름하고 유화제가 섞여서 기름이 잘게 쪼개져서 멀리까지 확산되고 또 상당 부분 밑에 가라앉습니다. 그래서 밑에 가라앉아 있는 부분이 앞으로 문제가 된다고 보고요. 현재 유출된 게 약 12500kg 정도인데 그 중 한 3분의 1이 수거됐습니다. 4천 정도가 수거됐는데요, 나머지는 증발되고 기름 덩어리가 됐는데 제 생각엔 상당기간 동안 후유증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박인규 : 지금 어떤 분들은 태안반도의 생태계가 복원되려면 최소 10년, 20년에서 어떤 분들은 100년까지 이야기하던데, 어느 정도가 걸릴 것 같습니까?

최열 : 제가 알래스카 액선 발데스호 사고 현장을 98년에 다녀왔어요. 그게 89년에 났는데 제가 10년 후에 갔는데도 기름 유분이 남아있었습니다. 흔적이 있었고, 씨프린스호 사고가 95년에 났는데 거기도 우리가 10년 후에 갔는데 아직 일부가 남아있었어요. 그런 걸 보면 10년 동안에도 잘 해결되지 않는데요, 저는 기초적인 순환체계를 복원하는데는 약 10년 정도, 완전히 복원되려면 적어도 20년 이상 걸린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플랑크톤이나 갯지렁이 같은 경우는 다시 출현하는데 1년 정도 걸리고 조개나 저서생물은 한 5년 정도 내지 10년 이상 돼야 출현하게 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완전히 복원되려면 최하 20년 이상 걸린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어찌됐던 엄청난 환경재앙은 환경재앙이었군요. 100만 명 넘는 분들이 열심히 찾아와서 방제작업을 한 건 대단한 일이긴 한데, 그렇지만 정부라든가 지자체에서 좀 더 환경보건을 위해서 좀 더 지혜롭게 해야 될 게 있을 것 같은데 그런 것과 관련해서 건의하실 부분은 없습니까?

최열 : 95년에 씨프린스 사파이어호 사고가 났을 때 배가 단일선체입니다. 이중선체가 아니고요. 이중이 되면 20센티 간격으로 안에 철이 또 들어가기 때문에 웬만한 사고는 방지가 되거든요. 그래서 그때 이중선체로 다 바꿔달라고 요구했고 또 빨리 교체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다시 단일선체가 난 거예요. 그 당시 씨프린스호 사고하고 거의 비슷한 125000톤의 배가 사고가 났거든요. 그래서 저희들이 확인해 보니까 지금 현재도 단일선체가 56퍼센트입니다. 반 이상이 단일선체로 가니까 언제든지 사고가 날 수 있고, 또 하나는 안전. 그 당시에도 태풍이 나서 그렇고 이번에도 파도가 많은데도 갔기 때문에 그렇거든요. 결국은 돈을 아끼려고 하다가 더 천문학적인 비용과 천문학적인 생태적 피해가 왔기 때문에 이제는 가장 중요한 것이 안전으로 생각하고요. 그 다음에 방제조합이 만들어졌습니다 씨프린스호 사고 이후에. 이 조합이 실제로 적극적인 역할을 하지 못한 건 아쉽죠. 그러니까 하루만에 바로 육지로 들어왔는데 관계 당국은 한 2일 내지 3일 후에 올 거라고 생각해서 초기방제가 좀 느슨하게 된 거죠

박인규 : 씨프린스호 사고가 난 이후에 재발방지를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면 어떻게 보면 이번 사건은 안 일어났을 수도 있겠네요?

최열 : 그렇죠. 제일 중요한 건 그런 정도의 기상조건에선 배가 움직이지 않도록 하는 게 제일 좋은 거죠.

박인규 : 다음달이면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는데, 이명박 당선인 자체가 건설회사 CEO 출신이시고 성장동력을 말씀하시다 보니 이 분은 또 환경에 대해서 별로 관심없는 거 아니냐는 일반적인 우려가 있는 것 같아요. 이명박 당선인의 환경정책을 어떻게 보십니까?

최열 : 환경정책을 보면 정책 자체로는 굉장히 그럴듯하게 나옵니다. 예를 들어 푸른 한반도 만들기, 그래서 도시숲도 만들어내고 북한에도 나무 심고 공기를 맑게 해서 아토피도 없애고,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도 공급하고 지구온난화도 대책을 세우고 환경기술, 산업을 외국에 수출한다. 이렇게 공약을 했는데 제일 지금 대두된 게 뭐냐 하면 경부대운하공약을 빨리 이행하기 위한, 그걸로 나타난 거거든요. 그래서 저는 환경운동을 하는 사람으로서 이명박 당선자가 서울시장 할 때 그 분이 청계천 복원사업을 할 때 그 분이 위원장 하고 제가 부위원장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시멘트로 덮은 것을 다시 걷어냈기 때문에, 지금 하는 경부대운하라는 건 그런데 자연상태에 있는 것을 다시 시멘트를 채워서 직강하해서 배가 다니게 하는 거거든요. 그건 옛날로 말하면 청계전을 복개공사하는 겁니다. 거꾸로 하는 것에 대해서 제가 이해가 안 되고, 전 세계적으로 운하는 사양산업이 됐습니다. 몇 백 년 전에는 그게 많이 이용됐지만 지금은 철도와 고속도로라든지 다양한 교통수단이 만들어진 상태에선 그것보다는 다른 데로 가는데 우리나라가 국토의 60%가 산인데 산을 넘어서 가는 그런 공사를 한다는 건 21세기에 저는 맞지 않다고 봅니다.

박인규 : 경부대운하 추진만 빼놓으면 그런대로 괜찮을 것 같다.

최열 : 네. 저는 경부운하를, 저 개인적으로 서울시 오세훈 시장 할 때 인수위원장을 했거든요. 인수위가 하는 가장 큰 역할은 후보가 당선되기 위해서 공약을 많이 냅니다. 그걸 인수위에서 합리적인 것을 걸러내고 돈이 많이 들고 불합리한 것을 잘라내는 게 인수위의 역할인데 도리어 인수위에서 대운하TF팀을 만들어서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건 잘못하면 가다가 굉장히 그 사람 스스로도 함정에 빠집니다.

박인규 : 공약을 100% 다 이행하는 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경부대운하 이야기에 들어가기에 앞서서 지금 이명박 당선인 인수위원회에 새만금 TF팀이 만들어졌어요. 작년 11월에도 새만금 특별법이 만들어졌고. 지금 환경단체에서 가장 우려하는 게 새만금의 수질, 생태악화인데. 새만금 방조제가 최종 물막이 공사가 끝났죠?

최열 : 네. 1년 6개월 전에 끝났죠.

박인규 : 그 이후에 현장의 생태라든가 수질은 변화가 없습니까?

최열 : 그게 뭐냐면 바다를 막아서 안에 육지로 1억2천만 평이 생기거든요. 그건 서울 면적의 3분의 1입니다. 어마어마하게 많은 그게 생기는데 거기에 물이 안 들어가니까 그쪽에 가에서부터 갯바닥이 거북이등처럼 갈라지고, 거기 염분이 없으니까 원래 거기 있는 생명체들이 죽어가고 있는 거죠. 그리고 거기서 어업을 하는 어민들은 생활하기가 힘들어서 다른 외지로 나가기도 하고, 또 거기서 사는 분들은 생활이 점점 어려워지는, 그리고 마을공동체도 파괴되는 거죠. 그게 들어와야 된다 안 된다, 이런 걸로 해서 환경만 나빠지는 게 아니라 마을공동체까지 나빠지는 겁니다.

박인규 : 새만금 TF팀에서는 새만금 개발에 대해서, 기존에는 농지 중심으로 하는데 농지 중심을 탈피하고 두바이식으로 개발하겠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어요. 그런데 원래 법원에서 물막이공사 재개를 허용할 때는 농지개발을 전제로 한 거 아닙니까? 이 부분에 대해서 환경단체에서는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최열 : 저희들이 재판을, 제가 청구한 사람인데요, 새만금을 원래 개발할 때는 농지를 목적으로 해서 농특세로 세금을 계속 집중적으로 넣은 겁니다. 용도변경을 할 수 없는 거죠. 그런데 용도변경을 해서 지금은 30%만 농지로 하고 70%는 경제자유도시라든지 개발을 한다는 건데 저는 두바이도 다녀왔습니다. 두바이 모래벌판에 어마어마하게 많은 건물을 지은 걸 봤는데요 거기는 석유가 있고 자본을 끌어들이는 힘이 있어요. 저는 거기도 언젠가는 망합니다. 석유가 끝나면 망하게 돼 있어요 더운 지방이.

박인규 : 두바이도 우리가 따라가야 할 사례는 아니다.

최열 : 아닙니다. 절대 아니에요. 그런데 그걸 첫 번째 할 때는 어쨌든 잘 되든 안 되든 성공할 수가 있는데 두 번째로 모방해서 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두 번째 똑같은 걸 두 번째 해서 성공한 적이 없어요. 그 다음 중국이라는 거대한 흡입력을 갖고 있는 나라가 있는데 우리가 여기다가 그런 시설을 만들어서 하는 건 맞지도 않다고 보고요. 거기에 어마어마하게 많은 땅을 조성하려면 그 주변에 있는 산을 전부 다 메꿔야 됩니다. 메꿔가지고 하면 우리나라 전체 산업공단의 3분의 1 조금 넘게, 한 절반 정도의 토지가 조성돼요. 그럼 지금 우리가 공장 용지가 부족해서 경쟁력이 없는 게 아니거든요. 지식중심의 산업을 만들어내는 건데 그럼 지식중심의 산업이 들어갈 수 있는 인프라와 전문가들이 살고 있지 않은데, 거기에 인위적으로 많은 사람이 가서 한다는 건 그렇게 쉽지 않습니다.

박인규 : 어쨌거나 지금 이명박 신정부에서는 새만금 지역을 농지 중심이 아니라 산업관광단지로 대폭 개발하겠다, 또 전북 도민들도 상당수는 찬성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이 계획을 강행할 경우 환경연합이라든가 환경단체에선 어떻게 대응하실 생각이십니까?

▲ ⓒ프레시안

최열 :
저희들은 그 지역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걸 막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단지 주민들이 실제로 가능성 없는 것에 대한 환상이 깨질 때 더 허탈감에 빠지거든요. 그래서 그런 개발이 과연 한국 현실에 적합한가. 주민들의 생활이나 삶에 도움이 되는가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국민들, 지역 주민에게 알려야 된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 많은 돈을 그것이 아닌 더 효율적인 방법으로 투입될 수 있는 방법은 뭔가, 그런 것도 저희들이 같이 연구해야 된다고 봅니다.

박인규 : 그럼 환경단체들의 입장은 새만금에 새로 조성되는 토지가 농지로 활용되는 게 가장 맞다고 보시는 겁니까?

최열 : 아니, 저희들은, 그러니까 제일 중요한 건

박인규 : 원상태로 복원하는 게 좋다?

최열 : 막고 난 다음에 복원은 불가능하거든요. 그렇잖아요. 500년 된 나무를 자르고 난 다음에 붙일 수가 없는데, 그러니까 그걸 막은 사람이 진짜 무식한 사람이죠. 나무 자르고 난 다음에 어떡하냐 하는데, 그래서 전 이런 걸 보면서 국민들의 의견을 사전에 충분히 수렴하지 않고 가면 결국 이런 국가적인 손실과 재난이 온다는 걸 보여준 하나의 사례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박인규 : 다시 대운하로 돌아와서 이명박 정부에선 대운하가 물론 일자리 창출이라든가 성장동력이란 측면도 있고. 또 환경보호 관련해서도 강바닥에 쌓인 썩은 토사라든가 오염물질을 준설하면 수질이 개선된다고 해서 오히려 환경보호효과가 있다고 주장하는데 어떤 입장이십니까?

최열 : 제가 환경운동을 우리나라에서 제일 오래 한 사람인데요, 환경을 개선한다는 걸 우리가 그렇게 반대할 이유가 있습니까? 그렇잖아요. 그러니까 우리가 지금 현재 계획에 대해서 국민들이 정확히 모릅니다. 한강과 낙동강은 완전히 다른 강이에요. 다른 강을...

박인규 : 이어서 경부대운하를 만든다.

최열 : 산을 40km 터널을 뚫어서 거기로 컨테이너선이 가는데 한 5천톤의 컨테이너선이 가는 거거든요. 한강에서부터 부산까지 쭉 내려가는데 그걸 그대로 놔두면 물이 쫙 빠지니까 배가 다닐 수 있는 물을 채워야 되잖아요. 그래서 다 6미터씩 파는 겁니다. 파서 일정한 댐을, 보를 19개를 만드는 거예요. 거기 가면 보를 만든 데는 물이 고이면 썩을 거 아닙니까. 그 다음에 배가 가다가 차이가 나면 배를 다시 들어올려서 내려가야 될 거 아니에요? 그런데 물을 다 채워놨는데 여름에 한꺼번에 비가 많이 온다, 그럼 홍수가 날 거 아닙니까. 모아왔기 때문에. 그 다음 거기 있는 물을 가지고 전부 다 식수원으로 사용하는데 공사할 때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리고 식수 문제가 만약 더 악화될지 누가 책임을 집니까? 91년 페놀 사건 때 제가 그 문제를 제기해서 국민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했는데, 저는 지금은 모르지만 한 번 파헤쳐서 물이 막 심각하게 식수가 나빠질 때는 우리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박인규 : 이명박 신정부에서는 환경단체에 대해서, 한반도 대운하, 경부대운하가 그렇게 문제라면 같이 함께 예정지를 공동탐사하자는 제안을 했는데 응하실 생각이 있으신 겁니까?

최열 : 저희들이 지난번 후보 당시에 그쪽에서 환경단체에 토론회를 제안했어요. 그래서 우리가 좋다고 토론을 했더니 또 안 하는 거예요. 지금도 토론회를 제안을 했는데 실제로 토론회 제아한 건 언론보도를 통해서 들었지 우리한테 공식적으로 온 게 없습니다. 그 다음에 저희들한테 제안이 오면 들러리가 되지 않는다면 당당하게 같이 공동으로 조사해서 국민들에게 정확하게 알려서, 국민들이 저런 방법으로 그렇게 천문학적인 돈을 쓰는 것보다도 우리 국민들에게 더 좋은 질 좋은 고용을 가져올 수 있는 쪽으로 갈 수 있는 그런 방안을 내는 게 저희들은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요. 대운하 부분은 우리나라가 아니라 독일이나 유럽에서도 했거든요. 독일 같은 경우는 라인, 마인, 다뉴브강을 연결하는, RMD운하를 했는데 그게 32년 걸렸어요. 그런데 결국 원래 목표와는 전혀 다르게 나타났거든요. 비용은 많이 들고, 보수공사 해마다 하고. 그 다음 플로리다도 1920년대에 공사를 했는데 완공된 그 해 홍수가 나서 2000명이 죽었습니다. 대운하라는 건 물을 가둬놔야 되기 때문에 비가 한꺼번에 오면 확 빠지지 않아서 전연 예측할 수 없는 큰 피해가 나타나는데 우리나라는 여름에 비가 집중적으로 오기 때문에 유럽보다도 훨씬 위험한 조건을 갖고 있습니다.

박인규 : 그렇지만 어쨌든 지금 이명박 신정부의 기세는 어떻게든, 여론수렴을 하더라도 강행을 할 것 같은 기세인데요. 환경단체에서는 대운하건설추진과 관련해서 어떤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습니까?

최열 : 현재는 경부운하저지국민행동이라는 단체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 해서 181개 단체로 만들어졌고요. 거기서는 이것이 왜 문제가 되는가도 알리지만, 저희들 차원에서는 훨씬 더 국민들이 잘 알아야 되기 때문에 실제로 대운하의 계획을 조그맣게 축소한 모형도를 만들어서 실제로 국민이 한 번 봐야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것도 하고 외국에 있는 전문가도 초청해서 국제심포지엄도 하고, 또 강행한다고 하면 백만인 천만인 서명운동도 하고. 그 다음 이것이 되려면, 계획안이 만들어지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요 환경영향평가를 하는 데 또 2년 정도 걸립니다. 그러니까 임기 내에 만들어진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데, 외국 같은 경우 30년도 걸리고 20년이 걸렸는데 우리가 왜 꼭 5년 만에 이걸 완공하려고 하느냐. 그것도 우리나라가 생긴 이래 가장 큰 규모의 건설공사입니다.

박인규 : 추진하더라도 충분히 전후좌우를 살펴본 다음에 추진하자. 환경단체의 생태보존운동에 대해서 일부에서는 생태를 생각하는 마음은 좋으나 개발 자체를 원천적으로 반대하는 건 좀 문제가 있지 않느냐. 개발도 원하는데. 개발을 좀 허용하되 그 안에서 생태를 보존하는 그런 건강한 대안이 됐으면 좋겠다는 지적을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최열 : 환경단체가 굉장히 많습니다. 그 중엔 아주 원칙주의자도 있어요. 아주 극단적으로 말하면 촛불 켜고도 살자는 사람도 있지만, 저희들 환경운동연합이나 환경재단, 녹색연합은 그런 게 아닙니다. 국미의 삶의 질도 높이면서 환경도 살리는 정책으로 가자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이제는 환경이 바로 경제다. 예를 들어 서울숲을 조성했잖아요. 그러니까 환경이 좋아지고 그 주변에 땅값도 오르고 훨씬 더 삶의 질이 높아진 거죠. 환경이란 것이 경제성장의 걸림돌이 아니고 경제발전의 지름길이란 생각을 해야 된다고 보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환경이 예를 들어 정부가 아까 얘기한 상품이 이동하는데 경부운하를 놓는다는데 저는 상품의 이동보다 정보의 이동이 훨씬 많아지고 있습니다. 정보는 아무리 많이 이동해도 환경오염이 안 생기잖아요. 그러니까 정보의 이동과 지식의 이동을 통해서 우리가 21세기 선진국이 돼야지, 공사를 하고 물동량이 많아져서 선진국이 된다는 건, 그건 선진국으로 가는 데에 바람직하지 않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21세기형 지식경제를 실현하는 것이 좋다.
최열 대표께서는 우리나라 환경운동의 선구자라고도 할 수 있는데, 지난 가을인가 '최열 아저씨가 말하는 지구온난화 이야기' 이런 책을 내셨어요. 작년에 굉장히 지구온난화에 대한 전 세계적인 경각심이 높아졌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좀 아닌 것 같다, 그런 진단도 하신 것 같은데요.

최열 :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지구온난화가 가장 빨리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난 20세기 100년 동안 전 세계는 0.74도가 올라갔고 우리나라는 1.5도가 올라갔고 서울과 울산은 3도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겨울의 기온은 우리나라가 100년 동안 2.9도가 올라갔어요. 그래서 30년 전엔 해마다 겨울이 되면 한강이 얼었는데 지금 한강이 안 얼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가장 심각한데도 불구하고 지구온난화운동의 섬지대가 됐습니다. 완전히 섬지대가 됐습니다. 그래서 어린이를 직접, 지구온난화가 얼마나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는가를 보자 해서 지난 여름에 어린이들과 록키산맥에 직접 갔는데 거기에 얼음이 빙하가 녹아서 막 하천에서 괄괄 괄괄 흐르는 걸 보면서 어린이들이 그때 그 생각을 글로 썼는데 너무나 감동적이고, 어른들이 진짜 어린이들이 갖고 있는 생각을 한 번이라도 들어야 된다. 또 어린이가 어린이들에게 이르는 전달을 들어야 된다. 그래서 제가 어린이 글도 같이 소개하면서 최열 아저씨의 지구온난화 이야기를 썼는데요, 저는 21세기에, 작년에 전 세계 어린이들의 인터넷 검색어 1위가 지구온난화입니다. 왜냐하면 남극이나 북극의 얼음이 녹아서 곰이 갈 데가 없어서 얼음 위에서 막 울부짖는 거, 이런 걸 본 어린이들은 다 지구온난화에 관심을 갖거든요.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우리가 갖고 있는 모든 걸 잃을 수밖에 없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갖지 않은 개발주의는 저는 지속 가능한 개발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프레시안

박인규 :
경각심을 좀 깨우치기 위해서 책을 내셨는데, 어린이들은 관심이 많은데 어른들은 별로인 것 같고. 특히 외국은 그런데 우리나라가 좀 상대적으로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올해 같은 경우 교토의정서가 발효되는 해 아닙니까? 우리나라는 그동안 개발도상국이라고 해서 탄산가스의무감축에서 제외됐는데, 곧 아마 우리나라도 의무배출량 적용이 된다고 해요. 그런데 우리나라 정부나 기업계의 온실가스배출 감축을 위한 노력들, 어떻게 보십니까?

최열 : 지난번 12월에 발리에서 기후변화회의가 있었거든요. 저도 갔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정부 대표는 우리나라의 감축목표량을 발표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끝나고 난 다음에 우우우 하는 야유를 했는데요. 저는 우리나라가 지금 CO2... 이산화탄소 세계 10위고 1인당 석유소비량 세계 5위고 OECD중에서 석유량, CO2 증가량이 1위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2013년에 할당을 받거든요. 이때까지 정부는 자기네 임기 기간이 아니기 때문에 관심이 없는 거예요. 그런데 이번에는 새로운 이명박 정부의 정권 말기 때 우리가 할당을 마치지 못하면 할당보다 더 많은 건 우리가 돈을 내든지 아니면 수출을 제한받는 겁니다.

박인규 : 감축 의무량을 2013년도에 할당받는다.

최열 : 2013년에 배당받는 거죠. 그런데 우리가 90년에 비해서 벌써 배가 넘었거든요. 90년에 CO2가 2억5천만 톤인데 벌써 5억 톤을 넘었는데 지금도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만약 맞추지 않으면 우리가 97년도의 IMF위기 같은 환경IMF를 겪을 수밖에 없는 거죠.

박인규 : 이대로 나가다가는 또 다른 환경위기, 환경IMF를 맞을 수가 있다. 저희가 정부나 기업에 대고 탄산가스 배출을 줄이라고 요구할 수 있습니다만 일반 시민 차원에서도 탄산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는 나름대로, 지적할 수가 있나요?

최열 : 그럼요. 제일 중요한 것이, 출퇴근에 자가용을 타고 다니면 CO2가 제일 많이 나오거든요. 그래서 저는 출퇴근은 대중교통으로 가야 된다고 보고, 겨울에 내복 입고요. 저도 지금 내복 입고 있잖아요.

박인규 : 저도 입었습니다. 추워서

최열 : 그 다음에 에너지 소비 등급이 있어요. 1등급부터 5등급이 있는데 상품을 구입할 땐 1등급으로 구입하고 소고기도 적게 먹고. 소고기 1kg 생산하려면 7kg의 곡물이 필요합니다. 곡물은 굉장히 많은 에너지와 물이 필요하거든요. 그러니까 결국 소고기를 많이 먹는 건 간접적으로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삶의 양식을 바꿔서 지구는 안 커지는데 우리가 소비하는 양이 많아지면 지구의 환경용량을 초과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절제, 절약, 리사이클이 생활화돼야 되고 이것이 저희들은 하나의 국민운동으로 하기 위해서 저희들이 지금 지구온난화센터를 창립해서 그런 걸 실천하는 캠페인을 할 계획입니다.

박인규 : 예전에는 소비가 미덕이라고 했는데 앞으로는 다시 절약이 미덕이 되는 시대가 왔군요.
그동안 이십몇년 동안 환경운동을 위해서 애써오셨는데요, 앞으로의 계획이라든가 못하신 말씀 있으면 부탁드리겠습니다.

최열 : 저는 앞으로 10년간 지구온난화 문제에 대해서 노력할 계획입니다. 왜냐면 2015년 되면 환경대재앙이 온다, 이런 경고도 있고 실제로 그걸 막지 못하면 우리가 있는 것 다 잃는다고 봅니다. 세계에서 매출이 가장 많은 기업이 월마트인데요, 월마트 회장이 카트리나 허리케인이 덮쳐서 뉴올리언즈가 완전히 물에 잠겼을 때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환경은 카트리나 허리케인이 슬로모션으로 오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모르고 있다. 그런데 분명히 피해를 본다. 그 다음 엘 고어도 제가 지난번에 만났지만, 엘 고어도 우리가 하고 있는 것은 개구기를 찬물에서 서서히 가열하면 개구리가 더워도 모르듯이

박인규 : 자기가 죽는지도 모르고

최열 : 모르듯이 죽는데 이러한 정신으로 해야 되기 때문에 저 개인적으로는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지구촌을 돌아다니고 실제로 심각한 것을 보여주고 또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걸 보여주고, 우리 정부나 기업이 구체적인 할당량을 정해서 할당량을 맞출 수 있도록 저희들이 노력할 계획입니다.

박인규 : 많은 분들이 먹고 사는 문제에 고민을 하고 있는데 이제는 그야 말로 사는 문제에 또 고민이 많을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최열 : 고맙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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