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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 주류로 돌아가게 하는 것이 복지의 본 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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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생산 주류로 돌아가게 하는 것이 복지의 본 업무"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1/14] 이명박정부의 복지정책 - 김성이 이화여대 교수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가장 이상적인 사회보장제도나 복지제도를 말할 때 자주 쓰는 표현인데요 우리 사회가 고령화사회로 접어들고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사회복지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차기 정부 역시 출산부터 사망까지 연령대별로 국가가 책임지는, 이른바 생애 희망 디딤돌 7대 복지프로젝트를 제시하는 등 복지를 강조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일부에선 이명박 당선인의 복지정책이 너무 시장 중심적인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습니다.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이번 대통령선거 당시 이명박 당선인의 사회복지 분야 정책입안을 맡았던 이화여대 김성이 교수를 초대해 이명박 당선인의 복지철학과 정책방향은 뭔지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이화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김성이 교수입니다. 김성이 교수는 1946년 평안북도 신의주 출생으로 69년 서울대 사회사업학과를 졸업했고 79년 미국 유타 주립대학교에서 사회사업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같은 해 성신여대 교수를 거쳐 86년부터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한국 청소년학회 회장과 국무총리 산하 청소년보호위원회 위원장, 한국복지문화학회와 한국사회복지사협회 회장을 역임했습니다. 또 제 17대 대통령 선거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사회복지분야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활동했습니다.

박인규 : 거의 40년 이상 사회복지 분야에서 활동해오신 분이고 특히 이번엔 이명박 당선인의 사회복지 분야 선대위원장을 맡으셨어요. 다른 어떤 사람보다도 우리나라 사회복지제도의 현황이랄까 문제점을 잘 아실 것 같은데요. 우리나라에서 현재 사회복지정책에서 가장 큰 현안이랄까 해결해야 될 과제는 어떤 거라고 보십니까?

▲ ⓒ프레시안

김성이 :
사실 최근 많은 정부가 복지 쪽에 관심을 가져왔죠. 그래서 복지가 장족의 발전을 한 건 사실입니다. 그래서 모든 국민들도 이제는 복지 이야기를 하는 수준으로 발달됐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사회복지제도가 발달하면서 많은 경우에 너무 제도 중심적이고 돈 중심적인 사고로 흐르는 문제를 갖게 됐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지난번에 보면 사회복지시설의 투명성이라든지 사회복지전달체계의 효율성 문제라든지 이런 것을 많이 거론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시설장들마 놓고서는 투명성 협약을 하자, 이래서 투명성 얘기도 했고요. 그 다음에 너무 복지예산이 이중적으로 잘못돼 있는 게 아니냐 해서 효율성 얘기도 많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문제가 다 가만히 살펴보면 사회복지를 너무 제도적으로 운영하면서 경직화돼서 나온 문제가 아닌가 이런 생각을 갖습니다. 예를 들어보면 경제수준에서 소득이 낮은 분들을 보호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초생활보호대상자라고 하는데 이런 기초생활보호대상자들은 일반적으로 집이 없거나 또 소득이 없을 경우 정부가 한 월 40만원 정도 지원하고 있죠. 그런데 일단 이 조건에 맞아서 40만원을 받게 되면 사람들은 거기에 안주하려고 합니다. 거기서부터 빈곤으로부터 사실 탈출하려는 시도를 해야 되는데 더 돈을 벌려고 하지도 않고 더 집을 넓혀가려고 하지도 않아요.

박인규 : 결과적으로 좋은 영향을 못 미치게 된다는 말씀이시군요.

김성이 : 그렇죠. 잘못하면 스스로 낙인을 찍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하고 또 정부 차원에서 보면 예산이 증가해서 소위 선진국에서 말하는 복지병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이러한 선진국이 겪고 있었던 복지병을 미리 예방하기 위해선 이런 경직성의 문제, 또 제도 중심 돈 중심 복지를 탈피해야 되지 않겠는가. 그런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박인규 : 복지제도의 틀과 예산은 많이 늘어났지만 그것이 원래 목적까지는 좀 못 가는 측면이 있다. 그런 말씀으로 이해되는데요, 많은 분들이 우리나라 복지제도가 김대중 정부 들어서 확충되기 시작했고 노무현 정부에서도 상당히 많은 역할을 했다고 일단은 평가하시는 것 같은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의 복지정책의 공과 과라고 할까요...

김성이 : 많은 사람들은 김대중 정권에 들어와서 복지가 확장됐다고 인정을 합니다. 왜 그러냐면, 앞서 말씀드린 기초생활보호대상자 숫자가 전에는 50만 명이 못 됐거든요. 그런데 150만으로 늘였죠. 그러니까 3배나 기초생활보호대상자를 현실화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당시에는 또 생산적 복지라는 개념도 만들면서 복지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습니다. 많은 경우 자활사업도 하고 거기 예산도 투입하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노무현 정권에 들어와서는 노동자 복지 쪽에 많이 관심을 가졌죠.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비정규직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한 점은 높이 평가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그러나 이런 복지가 확장되는 면에서 상당히 기여도 했지만 또 사각지대의 문제가 더 두드러지는 문제도 나오게 되죠. 앞서 얘기한 대로 경직화 현상이 강화되고 그런 속에서 사각지대 때문에 차상위계층의 문제라든지 돌발적인 보호대상자들을 제 때 보호 못하는 문제점들을 갖게 됐습니다.

박인규 : 그렇게 보신다면 앞으로 이명박 당선인의 복지정책은 그런 경직성을 극복하고 사각지대에도 손길이 미치는 방향으로 나간다고 봐도 되겠네요

김성이 : 그렇죠. 지금까지 복지를 좀 사후적이다. 또 선택적으로 특수계층에 제한적이었다고 하면 보다 예방적이고 보편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야 될 거라고 봅니다. 특히 새 정부에선 앞으로 인간 중심적인, 말하자면 그 보호대상자 중심이 돼야 되지 않겠냐. 시설장의 투명성 문제라든지, 또 보호대상자들에게 제대로 잘 전달했느냐 하는 문제는 사실 직원이라든지 이런 문제에 초점을 맞춰두고 있잖아요. 그게 아니라 정말 보호대상자가 자기 정체성을 확보하고 자립할 수 있게 했는가에, 최종의 성과. 복지의 본질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된다고 애기할 수 있겠죠

박인규 : 현재 투여되고 있는 자원이 보다 더 효율적으로, 진짜 필요한 곳에 갈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다. 그런데 지금 선거가 끝난 이후 인수위원회 활동에 굉장히 관심이 많고 거의 모든 언론보도가 인수위에 집중되고 있는데요, 실제로 인수위원회에는 사회복지분과가 없다고 하고, 언론보도에도 사회복지 얘기가 별로 안 나와서 차기 정부는 사회복지에 별로 관심이 없는 거 아니냐, 이런 지적도 있는 것 같습니다.

김성이 : 분과 명칭만 보면 그렇게 얘기할 수도 있겠죠. 분과 명칭에 사회, 교육, 문화분과가 있지 않습니까? 여기서 사회에서 사회복지를 다루고 있는데, 왜 복지라는 단어가 빠졌느냐, 이런 말씀을 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그 자체는 저도 아쉽다고 보는데

박인규 : 실제로 하고는 있다. 명칭만 없을 뿐이다.

김성이 : 네. 그렇지만 그 안의 구성원, 위원에는 사회복지 전문가들이 많이 들어와 있습니다. 오히려 보건이나 위생 이런 쪽에 계시는 분들은 사회복지 분야 사람들이 너무 많이 들어온 거 아니냐 할 정도로 인적 구성에선 문제가 없습니다. 그래서 국민들은 새 정부가 복지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믿어도 됩니다.

박인규 : 이건 또 대부분 사람들의 선입관인지는 몰라도 이명박 당선인이 대기업 CEO출신이시고 경제성장을 강조하시고 시장 중심으로 보여지다 보니, 혹시 빈곤층에 대한 정책이라든가 양극화에 대해선 좀 소홀한 게 아니냐,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김성이 : 제가 선거캠프에서 자원봉사로 일하면서 후보님을 가까이서 뵐 기회가 좀 많았습니다. 또 연설하실 때 내용도 제가 들었고요. 그걸 보면 국민들도 다 아시는 것처럼 항상 그 당시 후보님 시절에도 말씀하시는 내용을 보면 정말 본인이 초,중,고등학교 과정, 특히 대학교 다닐 때 훌륭한 선생님들이 이끌어 줘서 내가 고등학교, 대학교를 갈 수 있었다. 이런 말씀을 하셨고요. 또 대학 다닐 때는 환경미화원들이 일자리를 줘서 일할 수 있었다.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그래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기본철학은 바깥으로 보기엔 경제로 돼 있지만 내심 본질적인 문제는 정말 교육으로 빈곤의 대물림을 끊자 하는 의지가 담겨있습니다. 그래서 항상 말씀하시는 게 정말 본인이 교육의 기회가 없었으면 내가 어떻게 빈곤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었겠는가. 이 말씀을 하고 계시는 거죠. 그런 차원에서 복지를 결코 가볍게 보고 계시진 않는다는 확신을 제가 갖게 됐습니다.

아까 말씀하신 대로 성장과 분배 얘기에서 보면, 많은 사람들은 성장과 분배를 좀 이분법으로 보는 분들도 있어요. 그런데 이런 건 학자 계층에서 많이 얘기하는 게 아닌가 저는 생각하고요. 국민들은 사실 성장과 분배를 하나로 보고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저 역시 성장과 분배라는 건 선순환구조지 그게 양분화된 대립적 개념이 아니라고 봅니다. 말하자면 성장의 목적은 복지의 발달, 다시 말해 분배의 향상에 있는 거고, 또한 분배 역시 성장을 위한 투자죠 그래서 이게 하나가 돼야 됩니다. 과거의 복지개념을 보면 복지대상자가 따로 있고 복지를 위해서 돈을 지불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 그래서 경제 하는 사람들이 돈을 벌어서 복지 대상자에게 돈을 나눠주는 개념으로 봤는데 저는 그 개념은 잘못되고 시정돼야 된다고 봅니다.

박인규 : 말하자면 자활을 강조하시는 거군요.

김성이 : 그렇죠. 그러니까 복지의 본질은 성장 과정에서 탈락되거나 탈락될 염려가 있는 사람들을 원래 성장궤도로 재진입시키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는 거죠. 말하자면 생활패턴에서의 어떤 리턴이랄까요? 생산 주류로 돌아가게 하는 것이 복지의 본 업무다.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박인규 : 차기 이명박 정부의 구체적인 복지정책 내용을 좀 봐야 될 것 같은데요, 생애희망디딤돌 7대 복지프로젝트라는 걸 공약으로 내세우셨어요. 어떤 내용인지 소개 좀 해주시죠.

▲ ⓒ프레시안

김성이 :
생애희망디딤돌 복지정책은 한 마디로 얘기하면 정말 개인을 발전시키고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서 강한 국가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거라고 보면 됩니다. 첫째는 건강하고 튼튼한 아이들 낳아서 잘 기르자는 정책이 되겠고요. 그 다음엔 이들을 정말 사교육비로부터 해방시켜서 잘 교육시키는가의 문제가 되겠고. 셋째는 청년들, 2,30대가 정말 일자리를 제대로 찾아서 청년실업문제를 극복하자는 거죠. 그 다음에 4,50대의 재취업 문제, 이런 것이 네 가지가 중요한 골자가 되겠고. 그리고 노인이나 빈곤층, 장애인에 대한 국가의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다시 말해서 전체적으로 보면 정말 일을 통해서 국민들이 자신감을 갖고 사회통합을 이뤄내자고 하는 철학이 담겨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박인규 : 김성이 교수님께서는 이명박 차기 정부의 복지정책의 핵심이 자활... 제가 해석하기에는.
스스로 일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 결국 가장 중요한 건 청년실업 얘기도 많이 나오고 하는데 일자리 창출이 가장 중요한 거 아닙니까?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많은 이태백 이구백... 이 분들에게 일자리가 갈 수 있을 정도로 가능할까요?

김성이 : 앞으로 경제성장이 될 거라고 모든 국민이 얘기하지만

박인규 : 기대를 하고 있죠.

김성이 : 경제성장 과정에서 일자리가 만들어지겠고요. 또 정부가 의도적으로 공적으로나 민간기업에서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노력할 거라고 봅니다. 그래서 약속했던 300만 개의 일자리 이런 건 충분히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저는 갖고 있습니다.

박인규 : 아무리 자활을 강조하더라도 도저히 자활을 할 수 없는 분들이 계실 거 아닙니까? 장애인이라든가 아주 노령층이라든가, 그런 분들에 대해서 진짜 제대로 된 의미에서 복지가 중요할 것 같은데. 아까 말씀하신 것 중에서 저소득층에게 40만원을 계속 주기만 하면 오히려 본인들의 자활의지를 꺾는다는 말씀도 하셨는데 예를 들면 저소득층을 위한 정책, 국민기초생활보장제, 이런 것들도 달라지게 되는 겁니까? 나름대로 어떤 구상이 있으신가요

김성이 : 그렇죠. 지금 우리가 일반적으로 국민들을 셋으로 나누는 개념이 있어요. 일 잘 하고 있는 국민들은 더 일을 잘 하게 해주자, 이런 게 있고. 일할 능력을 갖고 있지만 기회가 없는 분들에게는 여러 가지 지원책을 만들어서 일을 할 수 있도록 해드리자. 그 다음 세 번째는 정말 여러 가지 능력에 한계가 있으셔서 국가의 지원이 꼭 필요한 분들로 나눠질 수 있죠. 그러면서 우리가 복지대상자를 둘로 나눠봐요. 후자인 일을 하려는, 할 수 있는 분들. 할 수 없는 분들로 나누는데 앞으로는 우리가 모든 국민을 볼 때 다 일할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다는 긍정적 자세가 필요할 거라고 봅니다. 왜 그러냐면 과거 영국의 복지를 보면 양분화하는 경향이 있었거든요. 보호대상자가 따로 있고 또 일을 시켜서 노동을 권장하는 층이 나눠지는데 그런 것이 아니라 하나로 봐가지고, 모든 사람들은 사실 태어날 때부터 일을 하려고 태어나는 거 아닙니까. 그 일을 통해 자기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일을 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 것이고요. 그러나 그 중에서도 노인이라든지 특수, 중증장애인, 그래서 어려운 경우도 있겠죠. 그런 사람들은, 노인들을 위해서는 노인들을 위한 임금피크제라든지 노인들이 일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제도가 마련돼야겠죠. 장애인들도 중증 장애인의 경우 기초생활보호대상자로서의 소득을 지원하는 문제는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이들도 어떻게우리가 사회를 다 통합시키냐, 한 가족을 만드냐 하는 시각으로 복지정책이 펴져나가야 된다고 봅니다.

박인규 : 일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서도 일을 못하는 사람, 또 상대적으로 일하는 능력이 적은 사람까지도 다 일할 수 있게 만든다는 게 목표라고 말씀하셨는데, 사실 지금 일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사람이 많은 거 아닙니까? 어렵지 않을까, 라는 느낌이 들어서 말씀인데요...

김성이 : 우리가 뭐 3D업종이다 해서 그쪽은 사실 자리가 많은데 안 가는 경향도 있었고. 또 일자리도 정말 제대로 맞춤형, 수준에 맞는 일자리가 있느냐 하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전반적인 문제는 한 번 우리가 국민들로 하여금 같이 합의하는 절차가 필요할 거라고 봅니다.

박인규 : 가급적이면 일하실 수 있는 기회를 드리겠다, 만들어내겠다는 게 기본적인 철학 아닙니까? 그런 가운데서도, 아까 제가 질문 드린 것 중 하나가 저소득층에 대한 국민기초생활보장제가 계속 가는 거냐, 아니면 그 부분에 중대한 변화가 있을 거냐. 물론 단정적으로 말씀하시긴 어렵겠습니다만 혹시 그 부분에 대한 구상은 좀 있으신 건지요.

김성이 : 그렇죠. 지금까지 만들어낸 사회복지, 또 사회보장제도는 지속돼야 되죠. 이 근간을 흔들어선 안 됩니다. 이건 기본적으로 가는 거고, 지금 얘기되는 차상위계층... 보호대상자로서의 요건은 못 갖췄지만 보호가 필요한 분들, 이런 사람들을 위한 연계. 특히 노동과 일과 연계되는 프로그램 이런 것들은 계속 확장돼나가야 한다는 개념이 되겠죠.

박인규 : 말하자면 노동의 기회는 많이 제공하더라도 지금 기존 틀을 크게 바꾸는 일은 아마 없을 것이다.

김성이 : 그렇죠. 이건 우리가 OECD국가들 중에서도 아직 사회보장비가 약한 나라 아닙니까. 기본적으로 갈 건 가야 되고요. 그 다음에 거기에 일을 통해서 보다 만족도를 높여주자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가 보통 그런 얘길 하죠. welfare to work. 그냥 돈만 주는 게 아니라 일을 시키자.

박인규 : 복지를 하면서 일을 할 수 있도록

김성이 : 네. 그런데 그것보다 더 발전된 개념이 welfare in work죠. 노동을 통해서 일을 통해서 복지향상을 기하자, 이런 뜻으로 확대되는 개념이다라고 보시면 됩니다.

박인규 : 갈수록 고령화가 되면서 특히 노인 문제에 대한 관심이 많은데요, 노인문제에 대해서는 이전과는 다른 접근방법이 좀 있으십니까?

김성이 : 지금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은 두 가지라고 많이들 얘기하지 않습니까? 하나는 저출산이고 또 하나는 고령화죠. 그런데 고령화 문제 중 가장 큰 문제는 노인의 자살입니다. 노인들을 보면 지금 통계로는 천 명 중 한 분이 자살을 한다고 돼 있죠.

박인규 : 우리나라가 상당히 높다고 들었습니다.

김성이 : 높은 정도가 아니라 세계 최고입니다.

박인규 : 세계 또 1등입니까? 부끄러운 건데요

▲ ⓒ프레시안

김성이 :
네. 1등이에요. 그러니까 노인들이 이렇게 왜 많은 수가 자살을 하는가. 노인의 고독의 문제죠. 지금 노인이 갖고 있는 문제가 다 알지만 건강의 문제, 소득, 고독의 문제인데 한꺼번에 다 얘기하면 노인들에게 어떻게 사회 참여의 기회를 줘서 삶의 가치를 회복시키느냐 하는 운동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를 보면 뭐가 문제냐면 복지가 분리적 복지정책을 써왔어요. 이건 우리가 시설을 크게 지어서, 노인들을 따로 모아놔서 노인복지를 한다고 말을 한 거죠. 그런데 사실 노인들은 삶의 현장, 다시 자기 집 근처에서 복지를 시행하는 걸 원합니다. 일종의 재가복지라고 할까요? 동네의 노인 어른들이 계셔야지요. 그런데 지금 동네에 노인 어른들이 계시는 게 아니라 다 시설에 들어가 계세요. 생활시설이나 또는 노인복지관이나. 그건 조금 우리가 한 번 생각해야 되지 않겠냐 하는 거죠. 그래서 노인들로 하여금 지역사회 내에서 만족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프로그램이 전환돼야 한다.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말씀드린다면 앞으로는 시설을 짓기보다는 프로그램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옳겠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박인규 : 말씀을 듣고 보니까 앞으로 복지 관련해서 할 일이 굉장히 많은 것 같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모든 나라에 장애인이 대개 인구의 10%라고 얘기하던데요. 이번 대선에 나와선 이명박 당선인을 포함해서 모든 분들의 장애인대책이 좀 소홀했다는 지적들이 있어요. 어떻게 보십니까?

김성이 : 그렇습니까? 그런데 노인이나 장애인이나 다 묶어서 사회취약계층, 여기에 대한 관심은 어느 후보나 다 많이 있었다고 봅니다. 특히 저희 한나라당의 이명박 후보께서는 보다 통합적 개념에서 많이 보시지 않았나 싶어요. 예를 들면 우리가 장애인이다, 그러면 많은 사람들은 장애인을 위한 별도의 직종을 개발하고 장애인들을 위한 특별한 대책, 이런 개념을 갖고 있지만 제 생각이나 정책을 개발하는 많은 분들의 생각은 사회통합적으로 같이 일할 수 있는 분야로 보고 있는 개념이 강했기 때문에 혹시 그런 인상을 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예를 들면, 장애인이라고 해서 별도의 직종을 개발할 필요는 없어요. 물론 특수한 분들을 위해선 조금은 필요한 부분도 있겠죠. 그러나 그렇게 자꾸만 별도의, 또 이중시장적 구조, 이런 개념을 갖는 것 자체는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박인규 : 통합적 복지개념으로 가겠다.

김성이 : 그렇죠. 그래서 장애인들도 사회 속에서 생활할 수 있게,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노인도 지역사회에서 많이 눈에 띄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마찬가지로 장애인도 우리 주변에 많이 보이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죠. 그래서 장애인의 이동권도 보장해 주고 장애인의 취업도 우리 동네에서 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있어야 될 거라고 봅니다. 그래서 중증 장애인들을 위한 공장을 많이 지어준다든지, 그들을 위해서 또 생산품을 만들어내면 자유경쟁시장에서 똑같이 경쟁을 시켜서 될 수 있도록 정부가 유도하는 노력이 앞으로 전개될 거라고 생각됩니다.

박인규 : 정부가 어느 분야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느냐 하는 건 여러 가지 척도가 있겠지만 가장 쉬운 게 어느 정도의 예산을 투입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지금 노무현 정부 때까지 사회복지예산하고 앞으로 이명박 정부에서 대충 목표로 하고 있는 복지예산의 비중은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김성이 : 앞으로 복지예산의 증가는 필수적 사실이라고 봅니다. 필연적으로 그렇게 돼야겠죠. 왜냐면 다른 OECD국가에 비하면 우리가 상당히 낮은 편이거든요. 그래서 거듭 올려야 되겠는데 우리가 그런 걸 올리려는 노력도 하면서 동시에 여러 가지 예산 절감이라든지 그동안 있었던 비효율성의 문제도 우리가 지적 안 할 수 없습니다. 그동안 구조가 너무 방만화되면서, 요새 정부 구조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만 그것이 좀 더 전달체계에서 효율성, 그런 문제가 한 번 정리가 돼야 되겠고. 그 다음에, 앞으로 경제정책이 발달하면서 세수입이 증가하지 않겠습니까. 그 부분의 많은 부분은 복지 부분에 투입돼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박인규 : 아무래도 많은 분들은 차기 정부가 복지정책에 소홀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있는 것 같은데요, 그런 우려와 관련해서 마지막으로 차기 정부의 복지정책이나, 못다 하신 말씀 있으시면 부탁드리겠습니다.

김성이 : 제 생각엔 전연 그런 일은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이미 국민들이 복지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고요, 이번에 일을 통해서 복지를 해야 되겠다는 당선인의 말씀도 계셨고.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확대돼나갈 겁니다. 앞으로 모든 부처에서는 제 생각엔 휴먼서비스, 인간 중심적인 복지가 돼야 된다. 그리고 복지정책을 펴기 위해서 힘을 합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개인들의 삶이, 기초적 삶이 확보돼야겠고요. 그 다음에는 국민들에게 복지의 선택권이 주어지는 단계로 발전되겠죠. 그 다음에 나아가서는 이러한 복지상태에서 국민들이 서로 나눔의 문화를 향유하는 시대로 가야될 거라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복지라는 건 정말 교육이다. 그래서 국민과 공무원 또는 사회복지사까지 다 이러한 국민교육적 차원에 참여해야 되겠고요. 그 다음 복지라는 건 실천이거든요. 현장 중심적으로 실천하는 프로그램들이 앞으로 많이 만들어져야 된다고 봅니다.

박인규 : 경제를 살린다는 것이 지금 어떤 시대적 과제인데, 사실은 경제를 살린다는 것의 궁극적인 목표는 인간답게 살기 위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경제도 살리면서 인간다운 복지도 실현되고 그런 시대가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김성이 :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이번 대통령선거 당시 이명박 당선인의 사회복지분야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김성이 교수를 초대해 이명박 당선인의 복지철학과 정책방향은 뭔지 얘기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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