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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중인 케냐 야당 지도자 "오바마가 내 사촌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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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중인 케냐 야당 지도자 "오바마가 내 사촌이오"

케냐 주민들에게 오바마는 유혈 사태 속 '한 줄기 희망'

지난달 27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불거진 부정 투표 시비에 따른 소요 사태로 600명 가량의 사망자가 발생한 아프리카 케냐.

그곳은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명전에서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버락 오바마 후보의 아버지의 나라이기도 하다.

케냐인들은 선거 부정 의혹을 받고 있는 현 대통령 지지자와 야당 대표 지지자로 극한 대립을 하고 있지만 오바마가 미 대선에서 승리하길 바라는 마음은 하나로 통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8일 보도했다.

소요 사태로 1000명 이상이 사망할 수도 있고 내전으로 50만 명이 사망한 르완다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와중에 케냐 주민들은 오바마의 선전을 보며 시름 속에서도 한줄기 희망을 찾고 있다.

또한 오바마가 어서 빨리 대통령이 되어 아버지의 나라에서 일어나는 이 혼란을 해결해주길 바라는 마음도 간절하다.

'本鄕' 코겔로 마을 '오바마 초등학교' 짓고 왕 대접
▲ 케냐 코겔로 마을에서 여전히 살고 있는 오바마의 할머니와 삼촌 ⓒ로이터=뉴시스

오바마를 향한 마음은 그의 조상들이 대대로 살아온 케냐 서부 코겔로 마을에서 가장 뜨겁다.

코겔로에 아직도 살고 있는 오바마의 삼촌 사이드 오바마는 "여기 주민들은 모두 즐거운 마음이고 그가 승리하길 간절히 원한다"라고 말했다.

삼촌이지만 오바마보다 6살 어린 그는 "우리는 그를 위해 기도하고 있고 지금처럼 잘 해주길 바란다"라며 "오바마의 선전은 폭력에 시달리고 있는 이 나라 사람들에게 위안을 준다. 우리를 행복하게 해 주는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상원의원 시절인 지난 2006년 코겔로 마을을 방문한 오바마는 수천 명의 마을 주민들에게 둘러싸여 왕 못지않은 환영을 받았다. 당시 방문에서 오바마는 케냐 전국으로 방영된 TV 연설을 통해 부패와 종족간 갈등 문제를 말했는데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도 기업인과 대학생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코겔로 사람들은 오바마의 이름을 따 설립한 '상원의원 오바마 초등학교'를 가장 자랑스러워하고 있다.

케냐 야당 지도자 "오바마는 내 조카"

흥미로운 점은 지난 대선에서 음와이 키바키 대통령에게 근소한 차로 패하며 현재 반정부 투쟁을 이끌고 있는 라일라 오딩가 오렌지민주운동(ODM) 대표가 오바마를 자신의 사촌이라고 부르고 있다는 점이다.

오딩가는 8일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의원의 아버지는 내 외삼촌 뻘"이라며 자신과 오바마 의원이 친척 관계라고 주장했다.

오딩가 대표는 8일 오바마가 선거운동 와중에 자신한테 전화를 걸어와 깊은 우려를 표시할 정도로 친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오바마 캠프에서는 그같은 사실을 확인하면서 키바키 대통령에게도 전화를 걸 계획이라고 말했다.

1982년 교통사고로 사망한 오바마 의원의 아버지도 오딩가와 마찬가지로 루오족이라는 점, 코겔로 마을이 오딩가의 근거지인 빅토리아호수 옆 도시 키수무로부터 100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는 점 등으로 미뤄 볼 때 오딩가의 주장에 신빙성이 없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오바마의 삼촌 사이드는 두 사람이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고 부인했다.

그는 "오딩가의 어머니가 이 지역 출신인 건 맞고 우리들 사이에서는 대개 서로를 사촌이라고 부른다"라면서도 "그러나 오딩가는 우리와 피를 나눈 친척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일랜드인들의 케네디 숭배와 유사

오바마는 저명한 경제학자였던 케냐인 아버지와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1961년 하와이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초등학교를 다녔던 오바마는 어머니가 이혼을 하고 인도네시아인과 재혼하자 그를 따라 인도네시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기도 했다.

오바마에 대한 케냐인들의 숭배에 가까운 지지는 과거 아일랜드 사람들이 아일랜드 이민자 출신인 존 F. 케네디 대통령을 우상으로 여겼던 것과 유사하다고 <로이터>는 평했다.

오바마에 대한 인기는 비단 케냐뿐만이 아니다. 2004년 일리노이에서 연방 상원의원 후보로 출마했을 때부터 오바마는 동부 아프리카에서 록 스타에 필적할만한 인기를 누려왔다.

동아프리카 지방 스화힐리어로 '축복받은'이란 뜻의 '버락'(Barack)이란 이름을 가지고 있는 오바마도 과거 자신의 뿌리를 찾기 위해 비공개 여행을 두 번이나 했을 정도로 아버지의 나라에 대한 관심이 높다.

오바마는 최근 오딩가 대표와의 통화에서도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조건 없이 키바키 대통령과 대화하고 폭력 사태를 끝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난 주 아이오와 코커스 당일에도 오바마는 중재를 위해 케냐를 방문한 데스먼드 투투 주교와 위성전화 통화를 했고 지난 5일에는 마이클 래니버거 케냐 주재 미국 대사와 대화를 나눴다.

그에 앞서 오바마는 지난 1일에도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과 케냐 문제를 논의했다.

이런 오바마에 대한 케냐인들의 마음은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 거리에서 불법 복제 DVD를 팔고 있는 한 청년에게서 그대로 느껴졌다.

그는 "나는 오늘 밤 뉴햄프셔에서 오바마가 이기길 진심으로 바란다"라며 "오바마는 조지 부시와 달리 모든 사람들을 돌봐줄 수 있는 사람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는 미국도 케냐와 같이 가난한 사람들이 많이 있어서 제대로 된 의료보험 보장도 못 받고 있다는 걸 안다"라며 "오바마는 그들을 도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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