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공약으로 내건 경부운하가 건설될 경우 태안 기름유출 같은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수에즈 운하에서 유조선이 좌초되는 사고가 발생해 주목된다.
영국의 <로이터> 통신, <데일리텔레그래프>, 프랑스의 <AFP> 통신(원문보기) 등 주요 외신들의 보도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운하인 수에즈 운하에서 대형 유조선 1척이 좌초돼 5시간 동안 수에즈 운하의 통행이 중단됐다.
수에즈 운하 관리 당국에 따르면, 홍해에서 지중해로 가던 15만t급 유조선이 엔진이 고장난 배를 피하려다 수에즈 운하 남쪽 입구에서 5㎞ 정도 떨어진 지점의 둑에 충돌했다.
이 사고로 양방향으로 모두 59척의 운항이 지연됐고 좌초한 유조선을 견인한 뒤 5시간만에 운행이 재개됐다. 이란 테헤란에 본사를 둔 회사 소속인 이 유조선은 다행히 이중 선체로 돼 있어 충돌 뒤에 원유 유출은 없었고 선체도 큰 해를 입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태안 기름유출 사고를 일으킨 유조선도 이중선체였다면 충돌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는 아쉬움을 더해주는 한편, 경부운하에 대한 이명박 당선자의 호언장담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6일 대선후보 마지막 TV 합동토론회에서 당시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경부운하 공약에 대해 "경제성 없는 것은 두말할 나위없고, 환경파괴에다 특히 이번에 태안 기름 유출사고가 그 심각성을 말해준다"고 이명박 후보를 맹비난했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 역시 "서해 기름 유출을 보면서 운하가 떠올랐다"며 서해 기름 유출사고를 경부 운하 문제로 직결시켰다.
이에 대해 이명박 후보는 "만일 서해안같이 되면 어떻게 되느냐고 하는데 여기에 온 후보들은 운하에 대해 깊이 듣지 못하고 반대하는 말만 들었다"면서 "운하는 유조선이나 독극물을 싣고 다닐 수 없게 돼 있다"며 운하 건설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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