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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 "발리 기후변화 회의는 사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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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 "발리 기후변화 회의는 사기극"

"수요 억제 정책은 실패로 끝날 운명"

기후변화의 최대 위협요인인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해 현재 인도네시아 발리에서는 새로운 국제협약을 마련하자며 190개국의 정부대표와 비정부기구(NGO) 관계자 등 1만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발리 환경 회의가 진행 중이다. 이 회의는 지난 3일부터 열려 14일 폐막할 예정이다.

하지만 지난 10년 사이에 열리는 가장 중요한 환경회의로 꼽히는 발리 회의는 온실가스 배출국 세계 1, 2위를 다투는 미국과 중국이 "온실가스 감축 노력은 우리가 알아서 하겠다"는 식으로 나오면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론에 휩싸여 있다.

특히 미국은 유럽연합(EU)이 "선진산업국은 1990년 기준으로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5∼40% 감축하자"는 권고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나타냈으며, 심지어 1990년 기준으로 2008∼2012년에 평균 5.2%의 온실가스를 감축한다는 목표를 설정한 교토의정서에 대해서도 여전히 서명조차 거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 발리 회의에서 과학자들이 온실가스 감축 기술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산업 논리가 지배하는 기후변화 대책 회의

중국은 미국의 이런 태도를 구실로"온실가스 배출의 일차적 책임을 져야 할 선진국들부터 응분히 책임을 떠안아야 한다"는 이유로 온실가스 감축을 의무화하는 규정에 반대하고 있다.

미국이 기후변화 회의에 관심을 뒤늦게 관심을 보인 것 자체가 온실가스 감축을 명분으로 각광받고 있는 '온실가스 배출권' 시장, 온실가스 저감 기술산업 등을 새로운 수익산업으로 삼으려 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영국의 진보 정론지 <가디언>은 11일(현지시간) 발리 회의에 대한 칼럼을 싣고 아예 "온실가스 삭감을 위한 모든 프로그램은 사기극"이라고 일축하고 나서 주목된다.

특히 이 칼럼을 쓴 필자는 <가디언>의 환경칼럼니스트이자 세계적인 환경운동가로 꼽히는 조지 몬비오라는 점에서 무게가 더 실린다.

"화석연료 공급 줄일 생각은 않고… "

그는 이 칼럼에서 "더 많은 석유와 석탄을 깨내고 태우고 있는 상황에서 온실가스 감축에 대해 발리 회의에서 나오는 말들은 모두 헛소리"라고 일갈했다.

몬비오는 발리 회의 등 지금까지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논의는 '공급자'의 입장은 숨긴 채 '수요 억제 정책'에 시선을 돌리는 위선적이며 허구적인 논리에 기초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화석연료 공급을 줄이려는 '공급 억제 정책'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수요 억제만 요구하는 정책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공급 측면에서 현실을 살펴보면, 각 국은 탄소를 배출하는 화석연료 공급은 줄이려는 노력은커녕 최대한 채굴하려고 안달이 나있는 상황이다.

몬비오는 에너지 기업들에게 각종 특혜를 주면서 화석연료 채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영국 정부의 예를 들면서 "정부의 기후변화 정책은 화석연료는 하나도 남김 없이 캐내되, 아무도 사용하지 않기를 하느님께 기도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영국 정부만 그런 것은 아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보고서에서 "탄소배출 감축을 위해 시급한 조치가 필요하다"면서도 화석연료의 채굴, 운송, 연소에 동원되는 새로운 에너지 기반시설에 22조 달러를 투자할 것을 권고했다.

화석연료를 사용하되 배출되는 탄소를 회수해 저장하는 기술도 대책이라고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몬비오는 이런 기술이 그럴 듯하지만 문제투성이 대책이라고 지적한다. 막대한 탄소가 배출되고 있는 현재 탄소 회수 계획은 실행되고 있지 않다. 기술 자체도 발전소나 대규모 기업 공정에 적용될 수 있을 뿐 자동차, 비행기, 난방기구 등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한 상업적 차원에서 채산성 문제로 실제 적용하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석유 등 화석연료가 어차피 바닥날테니 기후변화 문제가 저절로 해결될 것이라는 주장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몬비오는 "전통적인 석유 공급량을 모든 화석연료 공급량인 것처럼 간주하는 오류"라고 반박한다.

"화석연료를 땅에 그대로 남겨두는 것만이 근본적인 해결책"

몬비오는 "소위 오일 피크가 닥치기 전에 수요가 공급을 능가해 에너지 가격이 치솟을 것"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에너지 기업들은 석유 성분이 있는 모든 것을 채굴하려 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미 에너지 다국적기업 BP는 타르 모래에서 석유를 추출하는 사업에 막대한 투자를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타르 모래에서 추출하는 석유는 생산과 소비 과정에서 기존의 석유보다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타르 모래도 바닥이 난다면, 석탄이 다음 차례이다. 수백년은 채굴하고도 남을 양이 있다. 몬비오는 "시장논리가 지배하는 한 기후변화에서 우리를 구원할 길은 없다"고 개탄했다.

몬비오는 결론적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진정한 해답은 화석연료를 땅에 그대로 남겨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화석연료가 채굴되는 한 결국 사용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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