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北 '대남총책' 김양건 통전부장 29일 서울 방문, 왜?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北 '대남총책' 김양건 통전부장 29일 서울 방문, 왜?

남측 초청으로 정상선언 이행 점검…김영남 방문 '사전답사'도

북한의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김양건(69) 통일전선부 부장이 29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남측을 공개 방문한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28일 "정부는 역사적인 '2007 남북정상선언' 이행을 중간평가하고 향후 추진방향을 협의하며 남북간 협력사업 분야의 현장 시찰을 목적으로 김양건 부장을 초청했다"며 김 부장의 방문 사실을 밝혔다.

이재정 장관은 "김 부장의 방문은 남북관계의 핵심 지도부간 인적교류를 통해 남북 화해·협력을 증진하고 2007 남북정상선언의 이행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김 부장은 남측의 남북관계 고위 당국자와 경제협력 관련 인사들을 두루 접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어 "김 부장은 남북정상선언에서 합의한 조선협력단지 건설, 3통(통행, 통신, 통관) 문제 해결 등 경협추진과 관련한 현장을 직접 시찰해 남북 협력의 필요성 및 상호 공감대를 확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 2007 남북정상회담 중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보좌하고 있는 김양건 부장(왼쪽) ⓒ청와대 사진기자단

정부는 지난 10월 초 남북정상회담 기간 중 이재정 장관과 김만복 국정원장을 통해 김 부장을 초청했고, 11월 중순 남북총리회담 기간 중에도 초청 의사를 밝혔다고 이 장관은 전했다.

통일전선부장 자격으론 첫 방남

북한 통일전선부장의 방문은 1차 남북정상회담 후인 지난 2000년 9월 김용순이 내려온 이후 두번째다.

그 후 통전부장을 지냈던 림동옥도 2005년 8월 서울을 방문했으나 당시 직책은 통전부 부부장이었다.

그러나 김용순은 당시 김정일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김대중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내려온 것이어서 말해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의 방문은 엄밀히 이번이 처음인 셈이다.

이재정 장관은 김 부장이 특사 자격이 아니라며 남측의 공식 파트너도 자신과 김만복 원장이라고 말했다.

김 부장은 최승철 통전부 부부장과 원동연 통전부 실 강수린 통전부 실장, 리 현 통전부 참사 등과 함께 내려온다. .

최승철 부부장은 노무현 대통령 방북 당시 군사분계선을 넘을 때부터 그림자처럼 안내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측근으로, 정상회담 합의문 조율 실무작업을 총괄했고, 지난달 총리회담 때도 서울을 방문해 회담을 막후에서 조율했다.

김 부장이 이처럼 통전부장 자격으로 대남 사업의 실세들을 모조리 대동해 서울에 오는 것은 통일전선부가 대남 공작기구라는 과거의 성격을 털어버리고 명실상부한 대남 협력 부서로 탈바꿈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에 따라 북측 통전부장과 남측 통일장관·국정원장 라인이 이제 남북한이라는 '특수관계'의 협력사업을 거중조정하는 최고위층의 채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 부장은 20일 오전 육로를 통해 개성을 거쳐 서울로 들어오고, 총리회담이 열렸던 서울 광장동 워커힐 호텔에서 묵을 예정이다.

김 부장의 방문과 관련한 구체적인 일정과 의제는 정해지지 않았다. 북측은 28일 저녁 방문 사실만을 알려왔을 뿐 협의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관은 김 부장 일행이 오전에 도착한 직후 세부 사항들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남 방문 사전답사 겸 남북관계 가속화 방안 협의할 듯

김 부장 방남의 표면적인 이유는 이 장관이 밝혔듯이 2007 남북정상선언 이행을 중간 점검하고, 경제협력과 관련된 남측 산업단지를 시찰하는 것이다.

그러나 남북총리회담, 남북국방장관회담 등 정상회담 이행을 위한 회의체가 무리 없이 돌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김 부장이 굳이 나서서 풀어야 할 문제가 있느냐는 게 그의 방문에 따르는 의문이다.

이는 김 부장의 방문에 대한 다른 해석을 낳게 했는데, 가장 유력한 관측은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고위층의 방문을 준비하기 위한 사전답사 성격이 있다는 것이다.

현재 김 상임위원장이 12월에서 내년 1월 중 남측을 방문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 김양건 부장이 방문지를 선정하고 관련 사항을 미리 점검하기 위해 내려온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나아가 북측은 "정상들이 수시로 만나자"는 정상회담의 합의에 따라 언젠가는 김 위원장도 남측을 방문해야 할 것으로 판단, 김 부장을 미리 보내 장기적인 준비를 하려 할 수도 있다.

과거 김용순 특사는 방남 기간 중 제주도를 시찰하기도 했는다. 그에 대해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을 염두에 두고 방문지를 모색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해석이 유력했었다.

또한 김 부장은 남측의 대통령이 바뀌기 전에 2007 남북공동선언 이행을 가속화해 '돌이킬 수 없는 남북관계'를 만드는 토대가 무엇인지에 대해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종전선언을 위한 3~4자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추진 방법을 논의할 것이라는 관측을 하기도 한다.

김 부장은 남측의 대통령 선거가 20여일 남은 시점에 서울을 방문하게 됨으로써 언제 요동칠지 모르는 대선판의 상황을 직접 보고 듣는 부수적인 성과도 얻어 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이후의 대남전략 수립의 핵심 정보가 될 것이다.

한편 김 부장의 방남 일정은 6자회담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의 서울 방문 일정과 겹쳐 눈길을 끈다. 이재정 장관은 두 사람의 조우 가능성에 대해 "그런 계획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김양건, 김정일 대남정책의 '양팔'

29일 남한을 방문하는 북한 김양건(65)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은 대남분야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양팔' 역할을 한다고 할 정도로 막강한 실력자다.

김 부장은 지난 10월 노무현 대통령과 김 위원장간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북측 주역일 뿐 아니라 회담에 북측에선 유일하게 배석하고, 선언문 서명식에도 참가하는 등 김 위원장의 최측근임을 과시했다.

김 부장은 회담 당시 방북 일정을 하루 늦추자는 김 위원장의 제안에 노 대통령이 경호.의전 실무자들과 상의해야 할 것 같다며 즉답을 피하자 김 위원장에게 남측이 협의를 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하는 등 시종 김 위원장과 웃음어린 얼굴로 교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노 대통령이 해주지역 경제특구 건설을 제안하자 김 부장에게 국방위원회의 의견을 들어보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김 부장은 이달 초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이 북측과 서울-백두산간 직항 관광 사업을 합의하기 위해 방북,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한 자리에도 배석해 남북정상선언에 따른 첫 경협 성과를 내기도 했다.

김 부장의 이번 방남이 김 위원장의 특사자격은 아니지만, 정상회담 내내 보여준 그의 활약은 그가 2000년 남북정상회담 직후 방한했던 김용순(2003년 사망) 당시 대남담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에 못지 않은 실세의 지위에 있음을 보여준다.

그는 2005년 6월 김정일 위원장이 방북한 정동영 당시 통일부 장관을 면담한 자리에 배석하는 등 지난 봄 통일전선부장에 임명되기 이전부터 국방위원회 참사 직함을 갖고 남북관계에 깊숙이 관여해 왔다.

그는 또 북한의 대중국 라인으로, 김 위원장의 외교브레인으로 막후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핵문제로 부시 미 행정부와 대립하고 있던 2000년대 들어 당 국제부장과 국방위원회 외교담당 참사를 겸임하면서 김 위원장의 외교업무 전반을 곁에서 직접 보좌하고 김 위원장의 방중 및 중국 지도부의 방북 일정을 물밑에서 지휘했었다.

그는 조(북).일 우호촉진친선협회장을 지내 대일외교통이기도 하다.

정통 당료 출신인 그가 김 위원장의 각별한 신임을 받으며 비교적 짧은 기간에 실세로 급부상한 것은 외교분야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성실하고 뛰어난 능력, 그리고 정상회담 내내 보여줬듯이 세련된 매너와 인품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국방위 참사로 활동한 기간 김 위원장의 네번째 부인으로 사실상 북한의 퍼스트 레이디인 김옥의 신임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