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예경 (문화초등학교 4학년)
여기서 뽑기 아저씨가 쥐포랑 아이스크림 같은 거랑 뽑기랑 그런거 팔면서 뽑으면 하나 더 주고 막 500백원 300백원 해가지고 막 친구들 사주고 그랬어요. 아니 아저씨가 돌아가셨다니까 슬프기도 하고 아저씨가 있었으면 좋겠는데 없으니까 허전한 것 같아요.
[경기 고양시에서 붕어빵과 먹거리를 팔던 노점상 이근재씨가 자살한 지 27일 째. 그러나 아직도 이근재씨의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부인 이상미씨와 고양시 전노련(전국노점상연합회)은 고양시의 지나친 단속이 이근재씨를 죽음으로 몰고 갔다고 주장하면서 고양시의 공식 사과와 유가족 생계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는 장례를 치르지 않겠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이상미(고 이근재씨 부인)
아니 25일이 지나도 아무 해결점도 찾지도 못하고 계속 저렇게 냉동실에 있으니까 영혼을 얼릉 해결해서 영혼을 편안하게 잠들게 해 주었으면 좋겠네. 고양시장은 와서 한 마디 사과만 하면 되는데 그게 그렇게 힘든건지 참 이해가 안되네요.
[이씨가 자살하기 전날 10월 11일. 고양시는 시내 일대에서 대대적인 노점단속을 벌였습니다. 올해 들어 수차례 '노점상 집중단속'을 벌였던 고양시는 이날도 400여명의 용역직원을 동원해 단속에 나섰습니다. 이근재씨의 부인도 당일 현장에서 폭행을 당했습니다.]
이상미(고 이근재씨 부인)
몸싸움이 벌어졌는데 진짜 깡패들이. 야채하고 떡볶이하고 과일을 폈는데요, 야채, 과일을 다 때려 부수고 아주머니들 밑에 깔렸는데도 눈 하나 깜짝 안하고 다 때려 부수더라고. 거기서 리어카를 안 뺏길려고 온갖 힘을 다 쓰고 그냥 젊은 깡패들이 그냥 팔뒤꿈치로 밀고 때리고 난리가 났었어요.
[이씨는 이런 사태를 보고 심한 무력감을 느꼈습니다.]
이상미(고 이근재씨 부인)
진짜. 저희 애기 아빠가 밖에서 차 못들어 오게 하면서 다 보고는 이제 너무 가슴이 아팠나봐요. 그냥 앓는 소리 끙끙하니까 미안하다고 맨날 고생만 시키는 것 같다고 그러더라구요.
[밤새 앓고 있는 부인을 지켜본 이근재씨는 막노동이라도 하기 위해 새벽 4시에 인력 시장으로 향했지만 끝내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주변 동료들은 이씨가 평소 밝고 정이 많은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한장주(고양시 노점상인)
내가 그 사람 안 지가 10년 됐는데. 호수공원을, 아침마다 호수공원을 가거든. 운동을 걸어다니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은 뛰어다니고 그랬거든. 놀기도 좋아하고 성격도 너무 좋은 사람인데 그렇게 되서 할 말이 없어. 할 말이 없어.
윤정희(고양시 노점상인)
마누라는 이상미씨는 순대, 떡볶이팔고 아저씨는 붕어빵을 굽고. 그 사람들은 실과 바늘이에요. 하여튼 친구처럼 연인처럼 그렇게 지냈다니까. 부부가 없이 살아도 하루 벌어서 살아도 그렇게 재미있게 살았어요.
[하루하루를 재미있게 살았던 이씨는 몇 개월 전부터 노점상 단속이 심해지면서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한장주(고양시 노점상인)
최근에 내가 그 사람 만났을 때 하는 얘기가 있었어. 잘 해결될 것 같으냐, 같으냐 이런 얘기를 몇 번 하더라고. 그냥 으레 묻는 소리구나라고 생각했지. 노점탄압에 대해서 엄청나게 혼자 신경을 썼던가봐.
[가족과 주변 사람들은 이씨가 계속되는 노점 단속으로 인해 생계 불안을 느꼈고 평소 아끼던 부인이 용역에 폭력을 당하는 상황을 무기력하게 지켜봐야 했던 것이 이씨를 자살로 몰고 간 원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올해 4월말부터 노점 단속이 시작되면서 고양시청과 전노련 사이에서의 마찰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전노련은 노점단속이 시작되면서 고양시청이 노점문제에 대해 대화보다는 강력한 단속으로 노점상인들을 대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조덕휘 (전노련 집행위원장)
올초부터 4,5월까지 7,8차례 계속 협상하면서 나름대로 합리적인 안을 가지고 서로 모색을 해보자 했는데 시에서 앞에서는 그렇게 하자고 해놓고 돌아서면 지역 언론에다가 '절대 그런 일 없다' 이런식으로 계속 말을 바꾸고. 간헐적으로 4월, 5월, 6월에 계속 단속이 진행이 됐고 그때마다 용역은, 용역깡패들은 계속 나온 그런 상황이고.
[그러나 고양시청은 자신들은 단속보다는 성실한 자세로 대화에 임했다며 전노련의 주장을 부인했습니다.]
고양시청 관계자
말을 누가 바꿨느냐하는 것은 바로 그런 진실과 거짓이 밝혀지면 좋겠지만 다 그것은 시간이 지난 다음에 밝혀진단 말이에요. 그래서 그것은 분명히, 분명하게 누가 진실이었고 거짓이었는지는 밝혀질 것이구요, 그분들이 만나자고 할 때 저는 책임자로서 거절한 적 없고 문제를 해결하고자 많은 대화를 했죠.
[고양시장은 지난 10월 29일 기자회견을 열어 시의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강현석 (고양시장)
우리가 이근재씨 죽음과 아무 연관 관계가 없는데 그쪽에서는 그 죽음에 원인제공을 했다는 것을 인정을 해라, 그리고 장례비 부담을 해라 그런 요구를 하고 있는데 그것은 저희들이 절대, 절대절대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사항 아니겠습니까?
[고 이근재씨 비상대책위는 고양시장의 기자회견에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유의선 (고 이근재씨 비대위 상황실장)
이근재 열사에 대한 책임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이것을 대책으로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에 이것을 인정하고 노점상과의 대화에 나설것을 적극적으로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근재씨의 죽음에 대한 고양시의 공식사과 여부가 주목됩니다.]
기 획 : 박 사 야
영상취재 : 강 민 균
편 집 : 강 민 균
제 작 : 인 디 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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