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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군부, 이란 공격 명령 떨어지면 반항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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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美군부, 이란 공격 명령 떨어지면 반항할 것"

[해외시각] 현대 전쟁학의 대가 가브리엘 콜코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이 21일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관련해 "중대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이란과의 일전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거듭 내비친 가운데 전쟁학의 대가 가브리엘 콜코가 입을 열었다.

가브리엘 콜코 캐나다 요크대 역사학 교수는 최근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백악관이 이란 공격을 명령하면 미 군부는 반항을 하거나 임무 수행을 거부할 수 있다"며 대 이란 군사작전에 대한 미 군부의 반대 기류가 만만치 않다고 설명했다

<전쟁의 해부, 베트남전의 역사>란 책으로 유명한 콜코 교수는 미군이 이라크과 아프가니스탄에서 두 개의 전쟁을 치르느라 자금과 장비가 부족한 상태에 있다며, 중동 지역을 관장하고 있는 윌리엄 팰런 미 중부군 사령관, 주일미군 사령관인 브루스 라이트 등이 이란 전쟁 반대를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콜코는 또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할 경우 유가가 폭등해 미국의 라이벌인 러시아와 베네수엘라가 석유 수출만 들리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슈피겔> 인터뷰의 주요 내용이다.

美 중부군 사령관 "내가 있는 한 이란 전쟁은 없을 것"

슈피겔 : <월스트리트저널>, <위클리 스탠더드>, <내셔널 리뷰> 같은 매체들은 사설을 통해 이란에 대한 군사공격을 주장하고 있다. 미 군부 고위층은 이란과의 충돌을 어떻게 보고 있나?

가브리엘 콜코 : 미국의 군사력은 한계 상황에 다다랐다. 미국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두 전쟁에서 지고 있다. 자금, 장비, 군사력 등 모든 것들이 두 전쟁에 바쳐지고 있다. 그런데 어디서 어떻게 또 다른 전쟁을 할 수 있겠나? 미 국방부는 군수품을 조달할 돈이 부족한 상태다. 만약 이란과의 전쟁을 하게 된다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다.

미 군부의 많은 사람들은 현대전의 근본적인 딜레마를 경험했다. 돈을 많이 들이고 더 나은 무기를 쓴다고 해서 승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싼 값에 만들 수 있는 급조폭발물(IED, Improvised Explosive Device)은 매달 수십억 달러를 쓰는 군대를 패퇴시키고 있다. IED는 변형이 아주 쉬워서 이라크 저항세력들은 IED에 대항하기 위해 미국이 만든 새로운 전략을 쉽게 공략한다.

슈피겔 : 국방부 사람들은 백악관이 이란과의 충돌을 밀어붙이는데 누가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해 신경을 쓰고 있나?

콜코 : 미 군부의 많은 사람들은 부시 대통령과 체니 부통령을 말리기 어려운 사람들이라고 여기고 있다. 그들은 부시와 체니에게 반항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의 다나 프리스트 기자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백악관이 이란 공격 명령을 내린다면 미 군부는 반항을 하거나 임무 수행을 거부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윌리엄 팰런 미 중부군 사령관은 걸프 지역에 항공모함을 셋으로 늘려야 한다는 체니의 희망을 좌절시켰다고 보도됐다. 한 신문은 팰런은 "자신이 중부군 사령관으로 있는 한 이란과의 전쟁은 없을 것이라고 사석에서 선언했다"라고 보도했다.

브루스 라이트 주일미군 사령관은 지난주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라크 전쟁 때문에 중국과의 잠재적인 충돌에 대비하는데 있어 미군의 힘이 약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곤란한 상황이라고? 그것은 시나리오에 따라 다르다. 그러나 우리는 병력의 수가 너무 작다는 점과 병력이 노쇠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 미국이 이란과 전쟁을 벌이면 미국의 라이벌 베네수엘라가 이득을 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왼족)과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로이터=뉴시스

러시아·베네수엘라만 득 될 것

슈피겔 : 이란과의 전쟁이 벌어질 거라고 보나?

콜코 : <파이낸셜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같은 주요 경제지들은 미국과 유럽의 경제가 현재 위기상황에 있고 그런 상황은 앞으로 더 길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달러 가치는 하락하고 있고 걸프 지역 국가들과 여타 국가들은 (투자를 위한 통화로) 달러를 포기할 것이다.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하면 석유값이 더 올라가 경제적 재앙을 맞을 것이다. 그같은 위기 상황에서 러시아와 베네수엘라 같은 나라들은 석유 수출을 통해 자신들의 영향력을 확대시킬 수 있을 것이다.

슈피겔 : 그러나 걸프 지역 국가들이 미국과의 충돌 때문에 이란이 약해지길 원하지 않나?

콜코 : 걸프 국가들은 시아파 이란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나라들은 석유를 수출하고 있어서 전쟁이 아닌 평화를 원한다.

슈피겔 : 미국이 도발해 온다면 이란은 어떻게 반응할까? 이란 군대가 미국과 대항할 수 있을까?

콜코 : 이란은 이라크와 거의 10년간 전쟁을 했고 수십만 명이 사망했다. 걸프 해역에는 작은 섬들이 많이 있고, 이란은 수년 동안 그 섬들을 요새화했다. 이란 무기의 90%를 궤멸시킬 수 있을까? 미국이 만약 그렇게 할 수 있다고 해도 남은 무기만으로도 많은 배와 유조선들을 침몰시키기에 충분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걸프 해역을 통해 수출되는 석유의 양은 줄어들거나 수출이 중단될 것이다. 그런 상황은 미국의 라이벌인 러시아나 베네수엘라만 좋아지는 것이다.

슈피겔 : 그렇지만 벙커 버스터는 어떤가? 그건 이란이 상대하기 어려운 기술 아닌가?

콜코 : 벙커 버스터는 지하 벙커를 파괴하는 능력만 갖고 있다. 벙커 버스터가 핵무기일 경우 대단히 유용하다. 그러나 방사능을 유출시키기 때문에 이란인들을 죽일 뿐만 아니라 미국에 협조적인 사람들이나 그 부근이 있는 미군 병사들까지 죽일 수 있다.

"이스라엘도 이란과의 전쟁 원치 않아"

슈피겔 : 이스라엘이 이란을 치게 한다는 소위 '체니 계획'은 어떤가? 이란과의 전쟁에서 이스라엘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이스라엘도 미국이 중동 지역의 최대 위협국(이란)을 약화시키길 원하지 않을까?

콜코 : 이스라엘도 하나의 변수가 될 수 있다.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려면 시리아와 요르단 상공을 통과해야 한다. 이란은 이스라엘이 시리아에서 격추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할 것이다. 이란과 전쟁을 하면 로켓포 세례를 받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이스라엘은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을 못하게 될 것이다. 이스라엘은 머지않아 핵무기를 갖게 될 것이고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가 될 것이다. 이스라엘은 이미 수백개의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 이스라엘의 전략가들은 억제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왜 전쟁이라는 위험을 무릅쓰나?

이스라엘은 이란과 이란의 핵 보유 가능성을 혐오하지만 억지력을 통해 그것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이스라엘은 군사를 필요로 하지만 팔레스타인이나 아랍국가들과의 잠재된 갈등에 대처할 만큼 충분하지는 않다. 이스라엘이 호전적일 수는 있지만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미국만한 능력을 갖고 있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나는 이스라엘은 이란과의 전쟁을 반대하고 있다고 본다. 이스라엘은 이라크 전쟁도 반대했는데 그것은 이란이 중동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렇게 됐다. 따라서 체니가 이스라엘을 이용하려고 한다는 보도가 사실이라면 그것은 체니가 정신이 없거나 완전 돌았다는 것, 그리고 전례없이 고립됐다는 것을 뜻한다.

슈피겔 : 미국 민주당은 어떤가? 민주당도 전쟁을 끝낼 수 있는 어떤 일이라도 하는 데에 별 관심을 갖고 있지 않은 것 아닌가?

콜코 : 민주당의 대선 예비후보 중 선두를 달리고 있는 클린턴, 오바마, 에드워드는 최근 뉴햄프셔 토론회에서 2013년부터 이라크 주둔 미군을 철수하는 것을 약속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간의 선거에서 나타났듯 미국인들의 여론은 작은 변수였다. 그러나 일부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지난 선거가 증명했듯이 민주당이 전쟁을 끝낼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바보다. 그러나 이란과의 전쟁은 의회의 승인을 새로 받아야 하고 그런 상황이 되면 의회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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