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은) 누군가 죽어야지만 우리의 말을 들어주는 척이라도 할 것 같다." 파업 한 달째를 맞이한 증권산업노조 코스콤비정규 지부 부지부장 정인열씨의 말이다. 노동부가 코스콤에 대해 불법파견 판정을 내리고 검찰에 송치했지만 사측은 눈 하나 깜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거듭되는 사측의 사용자성 불인정, 교섭 거부는 코스콤 비정규직 노동자들로 하여금 목숨을 건 투쟁에 돌입하게 만들었다.
다음은 11일 증권거래소 앞 7m 높이의 철탑 위에서 단식을 시작한 코스콤 비정규직 노동자 조용관, 이유근씨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Q. 어떻게 단식을 결의하게 되었는지?
이유근: 어제 비정규직의 설움과 억울함을 억울한 퍼포먼스가 있었습니다. 그때 경찰들이 폭력을 휘두르고...저번에도 우리 74명 조합원들 연행해 갔거든요. 너무 탄압적으로 폭력을 행사하니까, 분하고 억울해서 올라와서 안 내려가고 단식을 하기로 했습니다. 오늘 12시 경에 단식농성을 시작하긴 했지만 어제 저녁 7시쯤부터 올라와서 있었습니다.
Q. 이 위에서 몇 시간째인지?
이유근: 대략 스무 시간 정도 있었습니다.
Q. 가장 힘든 점은?
조용관: 추위나 배고픔보다는 생리현상이 제일 힘든 것 같습니다.
Q. 가족들은 걱정하지 않는지?
조용관: 저는 부모님과 같이 살고 있습니다. 결혼은 안 했고. 부모님이 걱정은 하시는데 그거에 대해서 미리 파업 전에 설명을 해 드렸고 많은 대화를 가졌기 때문에 지금은 그렇게 크게 걱정은 하지 않으십니다.
이유근: 저는 와이프한테 저희가 전경들하고 몸싸움한다, 유치장에 갔었다, 고공농성한다 이런 이야기는 안 하거든요. 집에서 혼자 걱정하고, 안 그래도 지금 걱정하고 있는데...보고 싶습니다.
Q. '비정규직'에 대해서...
이유근: 독일에 한 남자 히틀러가 있었는데, 그 놈이 유태인을 죽일 때는 유태인 아닌 사람은 가만있고, 종교인 죽일 때는 종교인 아닌 사람은 가만있고. 이런 식으로 자기가 당하지 않으면 자기 일인지 모르거든요. 근데 정규직 노동자들도 언젠가 비정규직이 될 수 있다는 거죠.
Q. 단식이라는 게 생명을 걸고 하는 투쟁인데...
조용관: 저희가 워낙 악에 받쳐 있어가지고...저희가 너무나 구사대라든가 폭력경찰, 아니면 용역깡패들한테 너무 최근에 많이 시달렸습니다.
이유근: 노동부에서도 인정하고, 코스콤만 인정 안 했지 다른 데서는 다 인정했거든요. 저희가 지금까지 뭐 주먹질도 안 하고 얻어맞고 연행되고...
조용관: 항의 방문 하려다가 74명이 연행되는 것을 보면서 한계라고나 할까요. 그런 것을 느꼈기 때문에...이렇게 올라오지 않는다면, 목숨을 걸고 하지 않는다면 사측은 저희와 교섭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어제 불현듯 들더라고요.
이유근: 저희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습니다. 코스콤이 진정으로 대화와 타협에 임할 때까지 끝장을 보자는 식으로 투쟁할 것입니다.
조용관: 꼭 승리하는 투쟁 이뤄 내겠습니다. 투쟁!
기획: 박사야
영상취재: 김도성
편집: 김도성
제작: 인디코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