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마(미얀마)에서 시위진압에 동원됐다 발포 명령을 거부한 군 장교가 해외로 망명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5일 보도했다. 미얀마 군인의 망명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26일 미얀마 육군 제99사단 소속으로 양곤 시내의 시위진압에 동원됐던 히타이 윈(43) 소령은 시위대에 발포하라는 상부의 명령을 거부하고 17살난 아들을 데리고 태국으로 밀입국했다.
그는 밀입국을 위해 미얀마군의 오랜 적대 세력인 카렌족 반군이 득실되는 정글을 통과해야 했다.
윈 소령은 태국에서 "나는 불교신자이자 군인"이라며 "시위가 확산되면서 뭐가 일어나는지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태 때 상부에서는 발포를 위한 비밀 작전계획이 있었다"며 "만약 내가 그 명령에 따라 부처님의 아들인 승려들을 향해 총을 쐈다면 죽어서 불지옥에 떨어질 것으로 믿었다"고 말했다.
현재 윈 소령은 노르웨이에 망명신청을 해놨지만 태국 정부가 미얀마로 되돌려보내거나 미얀마군이 밀파한 암살대에 의해 저격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윈 소령은 "현재 미얀마 군인의 40%는 최고 지도자 탄 슈웨 장군에 충성하고 나머지는 그의 잔인한 성격이 무서워 명령을 따를 뿐"이라며 "앞으로 나처럼 미얀마를 떠나는 군인들이 하나 둘씩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군인이 승려에게 발포를 했다는 사실에 엄청난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있다"면서 아웅산 수치 여사에 동정심을 갖고 있는 사람도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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