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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마 유혈사태 이틀째, 시민항쟁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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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마 유혈사태 이틀째, 시민항쟁 양상

자동소총 발포에 10여 명 추가 사망…외국인 2명 포함

버마(미얀마)의 유혈사태가 이틀째 계속되면서 사망자가 크게 늘었다.

전날 유혈진압으로 4명이 사망한 데 이어 27일 버마 군사정부의 시위진압과정에서 적어도 10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부상했다고 일본 요미우리 신문 등 외신들이 전했다. 하지만 버마 정부는 9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부상했다고만 발표해 축소 의혹을 받고 있다.

영국의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27일 새벽 버마 최대 도시 양곤에 있는 주요 불교사원 5곳에 정부군이 자동소총을 발포하며 급습해 승려 200여 명을 끌어갔다. 지난 18일부터 계속되고 있는 이번 시위 사태로 승려 1500명 이상이 구금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27일 정부군이 7만여 명의 시위군중을 해산하는 과정에서 일본 영상전문 통신사인 'APF 뉴스' 소속의 사진기자(50) 1명을 포함한 외국인 2명도 사망했다.

특히 이번에 희생당한 일본인 나가이 겐지(50) 씨는 이틀전 태국에서 유혈사태를 취재하기 위해 양곤에 들어왔다가 사망한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 버마 최대도시 양곤의 쉐다곤 파고다 옆으로 승려들이 시위 행진을 하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45년 군정에 대한 염증 폭발

이번 시위 사태는 표면적으로는 지난 8월15일 에너지 가격의 대폭 인상에 따른 항의 시위에 대한 과잉진압으로 촉발됐지만, 수십년간 지속된 군사정부의 철권통치에 대한 시민항쟁의 성격이 짙어지면서 장기화가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948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버마는 1962년부터 군사정권이 통치해 왔으며, 현 정권은 1988년 3000여 명의 사망자를 낸 민주화 시위를 유혈 진압하고 들어선 정권이다.

특히 현 군사정부는 국호를 버마에서 미얀마로 바꾸고, 1990년 총선에서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80%가 넘는 압승을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헌법의 효력을 정지시키고 정권을 내주지 않아 정통성마저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독립영웅 아웅산 장군의 딸로 1991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수치 여사는 민주화 운동에 뛰어든 이래 18년 가운데 12년 넘게 가택연금 상태로 지내고 있으며, 버마에는 현재 1100명이 넘는 정치범들이 수감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외교통상부는 유혈 사태가 악화하고 있는 버마에 대한 여행경보 단계를 '여행 유의'에서 한 단계 높은 '여행 자제'로 높였다고 27일 밝혔다.

또한 현재 버마에 진출한 국내 기업 50여 개는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면 현지에서 사업을 철수한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마련하는 등 비상경영 체제를 구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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