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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못 쓴 단일화'…정동영, 충북·강원서 2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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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못 쓴 단일화'…정동영, 충북·강원서 2연승

'주말 4연전'에서 鄭-孫-李 순위 변동 없어

대통합 민주신당의 두 번째 순회경선에서도 정동영 후보가 1위를 차지했다. 정 후보는 15일 제주·울산 지역에 이어 16일 충북·강원 경선에서도 연승을 올림으로써 '손학규 대세론'을 제압하고 초반 승기를 잡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반면, 전날 유시민 후보의 경선포기로 '친노주자 단일화'를 이뤄낸 이해찬 후보는 강원 지역에서 근소한 차로 1위를 기록했으나 기대했던 '돌풍'에는 미치지 못했다.

정동영, 손학규 14.1% 차로 따돌려

정 후보는 16일 청주 상당구청에서 발표된 충북·강원 지역 선출대회에서 전체 유효투표 1만9626표 가운데 8645표(44.48%)를 얻어 2위 5511표(28.36%)를 얻은 이해찬 후보를 3134표(16.12%p)차로 따돌렸다. 그 뒤를 5279표(27.16%)를 얻은 손학규 후보가 이었다.

충북 지역에서 정 후보는 전체 유효투표의 52.72%에 달하는 6334표를 얻었다. 손 후보는 24.30%(2920표), 이 후보는 22.98%(2760표)를 얻었다. 강원에서는 이 후보가 박빙의 1위를 기록했다. 이 후보는 전체 37.07%에 해당하는 2754표를 얻었고 그 뒤를 2359표(31.79%)를 얻은 손 후보와 2311표(31.14%)를 얻은 정 후보가 따랐다.

정 후보는 강원에서는 3위로 쳐졌지만 충북에서 큰 표 차를 벌여놓은 덕에 전날 제주·울산 결과와 합산한 결과로도 순위가 바뀌지 않았다. '주말 4연전' 결과를 합산한 결과 1만3910표(43.19%)를 얻은 정 후보가 손 후보(9368표, 29.09%)와, 이 후보(8925표, 27.71%)를 크게 따돌리고 선두를 굳혔다.

손학규 "민심이 도와달라"…광주·전남 선거 분수령 될 듯
▲ 충북·강원 경선 결과가 발표된 후 세 후보가 손을 맞잡고 악수를 나누고 있다. 이날 선거에서는 정동영(가운데) 후보가 1위를 차지했다.ⓒ뉴시스

친노 단일주자가 된 이해찬 후보의 경우 유 후보와의 막판 단일화로 전날 제주·울산 선거에서의 열세를 어느 정도 만회하는 데에는 성공했으나 정동영, 손학규 후보 간의 기존 선두 순위를 바꿔내지는 못함으로써 주목할 만한 파괴력을 발휘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게다가 이 후보가 1위를 기록한 강원 지역의 경우 친노계로 분류되는 이광재 의원의 영향력이 만만찮았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400표에도 못 미치는 손 후보와의 표차는 오히려 저조한 기록으로 평가된다.

전날 경선 포기를 선언한 유 후보가 이 후보의 선대위원장까지 맡으며 전폭적 지원에 나섰지만 갑자기 완주에서 포기로 입장을 번복한 유 후보의 선택이 지지자들을 납득시키기에는 설득력이 약했던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가능하다.

정 후보의 경우는 충북·강원 선거에서도 조직력 덕을 톡톡히 본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정 후보 지지를 선언했던 이용희 의원 지역구(보은·옥천·영동)의 투표율이 두드러지게 높게 나타나자 일찌감치 다른 후보 캠프에서도 정 후보의 낙승을 예측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다.

정 후보 측은 일단 초반 선거에서 '손학규 대세론'을 제압하는데 성공한 데 환호하며 여세를 몰아 분수령이 될 29일 광주·전남 선거에서 압승해 일찌감치 승부에 쐐기를 박는다는 방침이다.

정 후보는 이날 현장 연설에서 "국토의 중심이고 민심의 중심인 충청북도 주민들이 압도적으로 정동영을 지지한 데 용기를 얻었다"며 "역사적으로 충북이 선택한 당이 집권당이 됐고 충북이 선택한 후보가 대통령이 됐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는 "이 값진 승리를 바탕으로 추석 연휴 이후 광주·전남 선거에서 압승을 하고 부산·경남의 인정을 받아 국민 후보가 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반면, '대세론'으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던 손 후보 측은 당혹감을 표하며 전략 수정에 나서는 모습이다. 손 후보 측 역시 '초반 4연전'에서의 열세를 만회할 분수령으로 광주·전남 선거를 겨냥하며 남은 2주 동안 출판 기념회와 TV 토론회 등이 있는 날을 제외하고선 지역으로 내려가 호남 표심 다지기에 주력할 계획을 세웠다.

아울러 낮은 투표율로 조직력이 판세를 가늠하는 형세가 계속될 경우 승산이 없다는 판단 아래 '조직되지 않은' 일반 국민들의 선거 참여를 독려해 민심으로 조직력을 제압한다는 방침이다.

손 후보는 이날 연설에서도 "민주정부, 평화체제 지속을 위해서는 대통합 민주신당의 국민 경선의 민심이 온전히 반영돼야 한다"며 "민심과 투표가 따로가지 않도록 투표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 달라"고 호소했다. 손 후보 측 우상호 대변인 역시 경선 결과 발표 전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선을 패배할 것으로 판단하고 이왕이면 나와 가까운 사람을 찍자는 정신으로 투표를 해서는 안 된다"며 "본선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뽑아달라"고 말했다.

최종투표율, 20% 턱걸이

한편, 이날도 최종 투표율이 20.92%에 그쳐 당 안팎에는 승부와 관계없이 경선 자체에 대한 위기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투표율이 계속 저조할 경우 흥행을 기대키 어려울 뿐 아니라 결과에 대해서도 민심보다는 조직력 영향력이 커져 '국민 참여 경선'의 의미가 무색해 지기 때문이다.

이에 당에서는 표면적으로는 투표장까지 교통이 불편한 지역적 특성과 악천후에 책임을 돌리며 상대적으로 민주신당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광주·전남 지역에서의 흥행을 기대하면서도 물밑에선 투표 독려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부심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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