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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을 '이명박 대 노무현' 싸움 만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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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대선을 '이명박 대 노무현' 싸움 만들려나"

[인터뷰]손학규 "친노 후보단일화는 패거리 정치"

손학규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는 10일 "친노 후보단일화 논의를 보면 합종연횡, 패거리 정치, 분파주의라는 단어가 떠오른다"며 이해찬, 유시민, 한명숙 후보가 추진하고 있는 후보 단일화 논의를 강하게 비판했다.

손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남중빌딩에서 한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후보단일화를 하려면 출마하기 전에 해야지 지금 와서 단일화하겠다는 것은 지지자들을 가볍게 보는 것"이라며 "새 정치를 하기 위해 모여서 패를 위한 짝짓기를 하는 것은 바람직한 정치행태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서도 "대선 구도를 '이명박 대 신당의 후보'가 아닌 '이명박 대 노무현'으로 만들면 선거전략의 유불리를 떠나 국민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일 뿐"이라며 "국정에 전념해 국민들이 대통령을 떠나 보낼수 있는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경제 의제를 선점했다'는 지적에 대해 "그렇다고 해도 경제로 맞서지 않으면 안된다"며 "경제를 해결할 능력도 없이 국민들 앞에 대통령 하겠다고 나서면 안된다"고 말했다.
▲ 손학규 후보. ⓒ프레시안

그는 "이명박 시장이 청계천 건설, 시청 앞 광장 조성, 버스 중앙차로제 실시 등 시각적인 정책을 추진할 때 나는 전세계를 다니며 기업을 유치했다"면서 "경제 문제 중 가장 중요한 문제는 일자리 문제이며 일자리만 제대로 해결되면 다른 문제가 같이 해결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친북좌파 발언에서도 보듯 이념적으로도 한쪽으로 치우쳐있는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지역간 대립구도가 부활하고 한반도 평화가 역행할 수 있다"며 "나는 경제와 사회 통합을 함께 해결할 수 있는 후보"라고 내세웠다.

그는 '한나라당 경선에서 이길 수 없을 것 같아 탈당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굳이 반박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나는 한나라당을 바꿔보려고 했으나 역부족이었고 이것이 정치 권력적인 측면에서 경선에서의 불리함으로 나타난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 출신 후보에 대한 범여권 지지자들의 반감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승리하겠다는 의지가 얼마나 절실한가의 문제라고 본다"며 "과거에만 머물러서는 새로운 사회를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서로 다른 요소들이 새로운 목표를 공유하고 함께 밀고 나갈 때 새로운 역사를 창조할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그는 독자노선을 추구하고 있는 문국현 후보나 민주당 후보와의 최종 후보단일화에 대해 "정치는 공통점을 크게 열어가는 것"이라며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정치평론가 고성국 씨가 진행한 인터뷰 전문.

"이명박을 지지하는 '부동적 지지층' 떼어내야"

프레시안 : 한나라당 탈당 이후에 손학규 후보가 줄곧 범여권 후보 가운데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나?

손학규
: 경제와 사회통합에 대한 욕구가 나타난 게 아닌가 한다. 우선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압도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대안이 누구인가, 누가 대항할 수 있겠느냐 하는 기대심리가 있는 것 같다. 또 열린우리당이 문을 닫을 정도로 민심이반이 된 상황에서 열린우리당을 대체할 만한 정치세력에 대한 요구가 있었다. 이러한 요구들이 구체적으로 경기도지사로서 시장경제도 풀어갈 수 있으면서 사회통합에 진보적인 성향을 갖고 노동운동과 사회적 약자에게 진지한 관심도 갖고 있는 합리적 후보로 나타난게 아닌가 싶다. 또 나는 남북관계에 대해서도 대북 포용정책을 지지하면서 또 원칙을 견지하는 후보가 아닌가.

프레시안 : 탈당하면서 이러한 지지를 받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했나?

손학규 :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탈당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많은 사회기 때문에 탈당할 때는 모든 것을 다 내놓고 간다는 생각으로 한 것이다. 지지율 문제보다 중요한 것이 국민들의 신망, 정치적 명예 이런 것들을 다 포기해야 한다는 데에 대한 우려가 더 컸다. 손학규 하면 깨끗한 정치, 괜찮은 정치를 하고 비호감도가 가장 낮은 대통령 후보군에 속하는 사람이었는데 탈당을 하면 그런 것들이 다 씻겨버릴 수 있었다. 그런 가능성을 감수하고 했다. 기존 여권에서 나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고 해도 막상 탈당을 했을 때 나의 지지율로 나타나리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 ⓒ프레시안

프레시안 : 무엇이 탈당의 직접적인 원인이었나.

손학규 : 한나라당에서 내 꿈을 실현할 수 없었다.

프레시안 : 그렇다는 사실을 한나라당에 14년이나 있은 후에야 알았나?

손학규 : 내 나름대로 기대를 갖고 시도를 했다. YS정부에 처음 참여했을 때 3당 합당이라는 멍에가 있지만 진정한 민주화 정부로 민주개혁의 열기가 있었다. 처음 정계에 입문했을 때 민주개혁에 참여한다는 의미로 1993년 광명시 보궐선거에 나갔다. 물론 그러다 YS가 퇴진하면서 한나라당에서 민주당 성격은 거의 탈색되고 그전의 민정당, 민자당 성격이 강해졌다. 그 와중에서 나는 제왕적 총재를 반대하고, 당권 분리를 주장하는 등 당 개혁을 계속 주장해 왔다. 그러나 한나라당 안에서 나는 찬밥이었다. 제대로 된 당직 한번 맡은 일이 있었나.

당을 바꿔 새로운 시대적 흐름을 가지고 가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내가 당의 얼굴이 되면 한나라당은 바뀐다는 생각이었다. 손학규가 한나라당의 대통령 후보가 됐다고 생각해보라. 당이 손학규의 색깔로 바뀌는 것이고 그것은 민주주의, 개혁, 평화의 색깔이다.

프레시안 : 경선 3위를 하고 한나라당에서 안 될 것 같으니 나온 것 아니냐는 비판도 많은데.

손학규 :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바꿔보려고 해도 안됐다는 것은 한나라당의 본질에 관한 이야기이고 이것이 정치권력적 측면에서 경선에서 안된다는 것으로 나타난 셈이다.

프레시안 : 당을 바꾸기 위해 경선에 출마했다는 설명인 셈인데.

손학규 : 경선 출마를 한 것은 아니다. 그것은 분명히 해야 한다. 경선 전 단계까지 참여했지만 경선을 했다고 말하면 안 된다. 또 나에 대해서도 한나라당 경선이라는 틀로 이야기하느냐, 한나라당의 변화 가능성이라는 틀로 이야기하느냐는 고민해봐야 한다. 나는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만들고 한반도 평화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데, 한나라당에서는 실현할 수 없으니 그 길을 만들기 위해 탈당한 것이다.
▲ ⓒ프레시안

프레시안 : 14년간 국회의원을 3번하고 경기도지사도 했는데 같이 탈당한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다. 그것이 손학규 리더십의 한계가 아닌가?

손학규 : 거꾸로 한사람도 같이 나올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닌데 나왔다는 것으로 봐야한다. 국회의원이란 본질적으로 큰 흐름에 함께 하려 한다. 같이 나갈 사람이 하나도 없는 황량한 시베리아 벌판에 나 혼자 나가서 새로이 시작을 했다.

물론 내가 다 잘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노력한 것과 별개로 그런 구도를 깨지 못한 것은 내 역부족이었다. 그것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나 나는 한나라당이 압도적인 정치적 다수를 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회의원 개개인들에게 '따뜻한 이 곳을 떠나 찬 시베리아로 같이 나가자'고 권유도 하지 않았다.

대통령 선거가 가까워오고 나라 전체 분위기가 한나라당 대세론, 이명박 대세론으로 조성되는데 그 흐름을 막지못했다. 역부족이었다. 그렇지만 이러한 대세와 다른, 새로운 정치에 대한 갈망이 분명히 있었다. 이를 제대로 만들고 표출하도록 하는게 내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면 대세 속에 빨려들어간 사람들도 개개인의 차이는 있더라도 다시 새로운 중심으로 합류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앞으로 어차피 정치구도 개편은 있을 것으로 본다.

프레시안 : 이와 관련, 손 후보는 대통합민주신당의 후보가 되면 한나라당 지지자 일부도 끌어올 수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데?

손학규 : 국회의원 한 두 사람, 혹은 몇십명을 끌고오는게 중요한게 아니다.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고 있는 많은 국민들과 그 세력을 끌고 와야 한다. 그렇게 하지 못하면 대선은 해 볼 필요도 없다. 지금 보면 이명박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60%에서 50%로 내려간다. 만약 60%로 유지된다면 선거를 해볼 필요도 없는 것이다. 또 이들이 정말 이명박 후보에 대한 단단한 지지층이라면 선거할 필요 없다. 그러나 상당수가 과거 열린우리당에 대한 실망과 좌절에 때문에 반사적으로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고 있는 부동층 비슷한 지지다. 이를 떼어내는 것이 우리의 과제이며 이를 못하면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 내가 중시하는 것은 바로 이 문제고, 탈당 당시에 현역 국회의원이 같이 넘어올 수 있느냐 없느냐는 큰 문제가 아니다.
▲ ⓒ프레시안

프레시안 : 그러나 범여권 지지자들은 14년 동안 한나라당에 속해 있다 대통합민주신당의 후보로 출마한 손학규 후보에게 거리감을 느낄 수 있다. 그 문제는 어떻게 해결 할 것인가?

손학규
: 그 문제는 지금 우리가 얼마나 이겨야 한다는 의지가 강한지의 문제라고 본다. 살려면 변화해야 한다. 과거에 그대로 머물러서는 이길 수 없다. 나는 나대로 모든 것을 버리고 던져 새로운 길을 위해 나선 것이며 솔직하게 대통령이 되고 싶어 나온 것이다. 대통령이 돼서 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가진 꿈과 이상, 능력을 썩힐 수 없어서 나왔다. 기존 범여권에 있었던 분들이 '이것은 함께 가야할 길'이라고 공감하고 합류했다. 물론 정서적으로 다른 문제가 있을 수 있으나 과거만을 고집해서는 풍요롭고 새로운 사회를 만들지 못한다.

우리나라는 이미 새로운 의미의 다인종 사회로 변해가고 있다. 우리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참 단일민족 배달민족을 강조했는데 이제는 순혈주의를 고집할 수 없는 상황이 도래하고 있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모든 역사가 문화의 충돌과 교합을 통해 발전하고 도약한다. 지금 우리는 과거의 범여권, 열린우리당이 해체를 하는 쓰라림을 겪었지만 이것을 새로운 발전과 도약의 계기로 삼을 수 있다. 과거를 고집하면 거기서 쓰러져 있는 수밖에 없다. 큰 역사든 작은 역사든 서로 다른 요소들이 새로운 목표를 공유하고 함께 밀고 나갈 때 새로운 역사를 창조할 수 있다.

"이명박과는 방향성과 실적이 다르다"

프레시안 : 작년 7월부터 100일간 진행했던 민심대장정이 당시 정치에 상당한 영향을 줬다. 당시 직접 보고 들은 민심은 어떤 것이었나.

손학규 : 정치 전반에 대한 불신이었다. 내가 만난 사람들은 모두 서민이거나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이었고 다들 어렵다고 했다. 어딜 가나 제발 싸우지 좀 말고 국민들 생각 좀 하고 희망을 좀 달라는 이야기가 제일 많았다. 그 근본에는 결국 정치는 정치인들만의 잔치라는 인식이 깔려있었다.

프레시안 : 처음에 '쇼를 한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현장에서는 그런 말을 듣지 않았나?

손학규 : 얼굴을 맞댄 상황에서 그런 일은 없었다. 함께 생활을 한 사람들은 하루만 같이 있어도 내가 어떻게 생활하는지 다 알게 되니까. 오히려 약속을 만드는데 어려운 점이 많았다. 또 쇼일 것이라고 지레짐작하고 일을 만들려 하는 경우도 있었다. 경기도 산청에 가서 우사를 치우는데 그곳 면장이 트랙터에 올라타서 운전하는 시늉이라도 해서 사진을 찍자고 했다. 처음엔 거절했지만 농기계는 대체로 비슷하기 때문에 이앙기, 콤바인을 몰아본 만큼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아 그 자리에서 배워서 직접 몰아봤다. 그 다음 주에 전라남도 나주에 가서 또 트랙터로 일을 했는데, 나중에 동네 아주머니들이 모여서 이구동성으로 '트랙터도 몰 줄 아느냐'고 입을 모았다. 트랙터까지 몰 줄 알면 농사꾼 마음을 잘 알 거라는 기대가 있었다.
▲ ⓒ프레시안

앞으로 대통령이 해야할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국민통합인데, 국민들이 겪는 어려움을 대통령이 다 해결해주지 못하더라도 같이 찾아가서 마음을 나눠주고 위로를 해주는 것만으로도 국민들에게 큰 위안과 힘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100일 동안 그렇게 생활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국민들과 어울려 생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프레시안 : 범여권으로 건너와 했던 2차 민심 대장정은 어땠나?

손학규 : 이번에 한 것은 성격이 좀 달라서 작년처럼 일하고 먹고 자고 하는 게 아니고 이번 대선을 대비해 조직을 정비하는 일들이 있었다. 그러나 서민들과 함께 일도 같이 하면서 민심대장정의 정신을 가지고 정치를 새롭게 시작하겠다, 정치는 반드시 민심과 같이 하겠다는 나의 의지를 국민들에게 보여준다는데 의미가 있었다.

프레시안 : 결국 국민의 민심은 '살기 어렵다'는 것이고, 이명박 후보는 다른 것은 몰라도 경제는 해결할 수 있다는 선거전략으로 상당히 효과를 거뒀다. 이 후보를 이기려면 이명박보다 민생고를 잘 해결 할 수 있다는 대안 제시가 있어야 하는데?

손학규 : 바로 그것이다. 이명박 후보가 경제 의제를 선점했으니 경제로 맞서선 안된다, 다른 것으로 나가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나는 그래서는 안된다고 본다. 경제를 해결할 능력도 없이 국민들 앞에 대통령 하겠다고 나서면 안된다. 가장 절실한 문제가 경제이고, 경제 문제 중 가장 크고 중요한 문제가 일자리다. 일자리만 제대로 해결되면 다른 문제가 같이 해결된다. 이것이 바로 '경제 플러스 통합'의 이야기다.

손학규가 이명박 후보보다 낫다고 자부하고 손학규가 추구하는 경제가 진짜 경제라고 생각하는 것은 이명박 후보의 경제는 협소한 국내 경제고 과거의 경제인 반면 손학규의 경제는 글로벌 경제, 첨단 미래 경제이기 때문이다. 이명박 후보가 어느날 슬그머니 내륙운하 계획을 취소할 수 있다. 그러나 내륙운하는 이 후보의 공약이 아닌 이 후보의 경제 철학이다. 내륙 경제, 건설경제, 운하라는 과거형 경제를 추구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명박 후보는 국민들에게 성과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탁월한 정치적 감각이 있다. 사진이 되는 것을 한다. 청계천 건설, 시청 앞 광장, 버스 중앙차로제가 그렇다. 문화정책마저도 오페라하우스를 짓겠다며 조감도를 보여준다. 문화도 이명박 후보에게는 건설인 것이다.
▲ ⓒ프레시안

반도체 칩을 생산하는 한 외국 회사가 서울에 자리를 잡으려 한 일이 있었다. 서울시와 교섭을 하기도 했는데 서울시는 적극성이 없었다. 당시 이명박 시장은 그림이 안 되는 그런 류의 일에는 관심이 없었다. 반면 경기도는 좋은 조건을 제시해 유치할 수 있었다.

나는 경기도 수원 광교테크노밸리에 나노펩센터 1000억원, 바이오센터 750억원, 융합센터 1500억원 등 그 작은 곳에 3500억원을 투자했다. 사람들은 중앙정부에서 할 일을 왜 지방정부가 하느냐고 하지만 미래를 위한 투자를 중앙정부가 안하면 지방정부라도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판교 신도시에 R&D센터 20만평 확보하느라 4년 동안 중앙정부와 싸웠다. 일산에 한류우드를 지어 문화 산업의 인프라를 구축했다. 만약 이명박 시장이 첨단 산업에 R&D 투자를 하거나 문화산업을 위한 진정한 투자를 했다면 훨씬 많은 투자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경기도지사 때 만들어낸 일자리 74만개가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이명박 시장이 시각적인 정책을 추진할 때 나는 전 세계를 다니면서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했다. 외국에서 지도자들을 만나 사진 한 장 찍으려 한 일 없다. 그 기업들이 한국에 찾아오면 설사 과장급 직원이 와도 필요하면 내가 직접 브리핑을 하기도 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일자리가 전국에서 만들어진 일자리의 77%다. 중요한 것은 일자리의 내용인데, 생산 제조업은 늘리기 힘든 일자리지만 근본적인 일자리다. 생산 제조업 일자리가 늘어나야 각종 협력업체와 서비스업이 활성화 될 수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게 파주에 건설한 엘시디 공장이다. 본 공장만 2만 5천명, 협력업체만도 4만 5천명이 일하고 있다. 이명박 후보와는 실적과 방향성이 다른 것이다.

그리고 통합의 문제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명박 후보는 우리 사회의 근본적으로 있는 이념적인 갈등에서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 얼마 전에 한 친북좌파 발언도 그렇고 살아온 경력과 살아온 길을 무시할 수 없다. 나는 언제나 가난하고 핍박받는 사람들과 함께 하려고 노력했다. 동시에 세계를 보고 시장 경제의 기본을 이해하려 했다. 이를 기반으로 해야 사회통합이 가능한 것이다. 지역적으로도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호남과 영남 간 지역 갈등의 골이 다시 도질 가능성도 크다. 남북관계도 마찬가지다. '북한이 핵을 폐기한 다음에 지원해서 3천 불 소득을 만들겠다'는 사고 방식으로는 밀려오는 한반도 평화의 흐름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다.

프레시안 : 이명박 후보와 어떤 점에서 다른지는 충분히 설명이 된 것 같다. 그런데 최근 10%를 넘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긴 했지만 지지율 차이가 상당히 크다. 지지율을 올릴 복안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 ⓒ프레시안

손학규 : 복안은 없다. 국민을 보면서 뚜벅뚜벅 걷는 것 밖에 없다. 정치에서 복안이나 묘책은 되지도 않지만 그렇게 접근하는 것은 결국은 정치공학적인 접근 밖에 안 된다. 이제 국민이 제대로 알게 되면 판단이 달라질 것이고 또 대선이 가까워져서 본격적인 광의의 검증이 실시되면 손학규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것이다. 이미 선행지표가 있다. 학자, 기자, 전문가 등 가까이에서 보고 정확히 평가할 수 있는 사람들이 손학규를 대통령 감 1위로 꼽고 있다. 그래서 앞으로 본격적으로 선거가 진행되면 누굴 선택해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한 답은 나오리라고 본다.

"친노 후보단일화, 분파주의, 패거리정치"

프레시안 : 이해찬, 한명숙, 유시민 후보는 친노 주자 단일화를 하면 손학규, 정동영 후보 보다 높은 지지율이 나올 것이라고 자부하고 있다.

손학규
: 우리 정치가 자꾸 그렇게 후퇴해선 안 된다. 친노 후보단일화 논의를 보면 합종연횡, 패거리 정치, 분파주의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오죽하면 MBC <100분토론>에서 사회를 맡은 손석희 교수에게 왜 친노-비노 편을 가르는 이야기를 하느냐고 웃으면서 유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유시민 후보도 '대통령되려 나왔지, 단일화하러 나왔냐'고 하지 않는가. 단일화를 하려면 출마하기 전에 해야지 지금 와서 단일화하겠다는 것은 대통합민주신당의 지지자들을 가볍게 보는 것이 아닌가. 바른 길로 가고, 국민을 어렵게 보는 정치를 해야 한다. 새 정치를 하려고 모였는데 패를 위한 짝짓기를 하는 것은 정치를 건전하게 하거나 신뢰를 주는데 저해하는 일이다. 바람직한 정치행태가 아니다.

프레시안: 손학규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최근 강하게 비판했다. 노 대통령은 이명박 후보를 고소하는 등 대선 정국의 전면에 나서는 듯한 움직임인데 어떻게 생각하나?

손학규 : 대통령은 국민들을 편안하게 만들어줄 의무가 있다고 본다. 자꾸 불안하게 해서는 안된다. 다음 대통령이 해야할 가장 큰 일 중 하나가 국민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다. 대통령이 TV에 출연하면 채널 돌리지 않고 웃는 낯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경제도 그로부터 시작된다. 시중에 떠돌아다니는 자금이 550조원이다. 그 중에 5분의 1만 투자로 들어가도 100조원, 1000억달러가 된다. 우리나라에 1년 동안 들어오는 외자가 100억 달러가 안 된다. 사람들이 돈을 가지도고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은 정부가 뒷받침 해준다는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일자리는 정부가 만드는 게 아니라 민간이 만드는 것이다. 그 기본은 사회를 편안하게 만드는 것이다.

대통령이 임기 말에 민생 걱정은 안하고 자꾸 다음 대통령 선거가 어쩌고 다음에도 정치를 할 것이라고 이야기 하는 건 과연 대통령이 국민을 제대로 생각하느냐는 확신이 들지 못하게 한다. 더군다나 대선이 가까워져 오는데 대선 구도를 '이명박 대 대통합민주신당의 후보'가 아닌 '이명박 대 노무현'으로 만들면 선거전략의 유불리를 떠나 국민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 이상 안된다. 제발 국정에 전념하는 모습, 국민들 생활 걱정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국민들이 어쨌거나 대통령을 떠나보낼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봉사다.
▲ ⓒ프레시안

프레시안 : 만약 대통합민주신당의 후보로 선출된다면 민주당 후보, 문국현 후보와 최종 후보 단일화 문제가 제기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문제에 대한 손 후보의 입장은?

손학규 : 앞으로 진행되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느냐다. 문국현 후보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같이하자는 입장이었고 제도적으로도 가능하다면 함께 하면 좋겠다는 입장이었다.

프레시안 : 최종 후보 단일화도 좋다는 입장인가?

손학규 : 정치라는 것은 공통점을 크게 열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대통합민주신당의 룰을 둘러싼 각 후보들 간의 신경전이 팽팽하다. 손학규 후보는 여론조사 도입을 주장하고 있는데, 다른 주자들은 반대하고 있다. 1위 주자로서 양보할 생각은 없나?

손학규
: 1등, 2등이 타협할 문제가 아니라 원칙의 문제다. 우리가 국민경선을 하는 취지는 국민의 뜻을 존중하겠다는 것이다. 경선을 통해 본선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을 사람을 후보로 내자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경선 방식은 예비경선 과정에서 보듯 허수가 많고 조직 동원 선거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 여론조사를 하자고 주장하는 것이다. 과거 정치의 폐해를 단번에 쓸어버릴 수 없으니 이를 보완할 길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프레시안 : 프레시안 독자들에게 한 말씀 한다면.

손학규 : 나는 꼭 해야 할 일이 있다. 대통령이 되고 싶다. 이 나라 좋은 나라 선진국 만들고 싶다. 우리 국민 편안하고 행복하게 만들고 한반도 평화 이룩해서 통일의 기반을 닦고 싶다. 부족한 것 많지만 내가 나서서 국민 대통합을 이루면 우리 국민의 엄청난 에너지 결집해서 세계 선진국으로 힘차게 도약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누리꾼 여러분께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도와주길 바란다. 꼭 보답하겠다. 좋은 나라 만들고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세계에서 힘차게 뛰는 대한민국 만들겠다. 그늘 없는 사회, 어려운 사람들 다 같이 돌보는 따듯한 사회 꼭 만들겠다.

프레시안 : 오랜 시간 인터뷰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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