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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화합 연찬회'? '이명박 연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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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화합 연찬회'? '이명박 연찬회'!

朴측 인사 대거불참 "그렇지 않아도 아픈데…"

결국 '이명박 연찬회'였다. 30일 전남 구례 지리산 자락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나라당 국회의원·당협위원장 합동 연찬회에는 당초 예상대로 박근혜 전 대표 측의 인사들이 대거 불참해 '반쪽 연찬회'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경제대통령 이명박, 민생정당 한나라당'이라는 이날 연찬회의 주제부터가 논란꺼리였다. 구체적 '화합의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자리가 아니라 '승자들만의 잔치'로 전락한 게 아니냐는 반발이다.

"뭘 들으라는 거냐" 반발에 '대운하 설명회' 취소
▲ 한나라당 연찬회 장 앞에 '경제대통령 이명박 민생정당 한나라당'이란 캐치프레이즈가 담긴 플래카드가 내 걸렸다. ⓒ프레시안

전체 참석대상이 253명 중 이날 연찬회에 참석한 국회의원·당원협의회 위원장은 모두 136명.

특히 참석한 국회의원 86명 중 박근혜 전 대표 측 인사는 김학송, 김기춘, 한선교, 안홍준, 이강두, 김학원, 김태환, 심재엽, 안명옥, 정희수, 이진구 의원 등 극히 일부였다. 황진하, 김성조, 이경재 의원 등 애초 참석의사를 밝힌 의원들 중에서도 상당수가 결국 불참한 것.

참석한 의원들도 편찮은 심기를 드러냈다.

김학원 의원은 행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승자가 패자에 대해 극진한 배려를 해야 하는 것은 어디에서든 마찬가지"라며 "그렇지 않아도 패자의 마음이 상할 텐데 아픈 데를 푹푹 찌르면 되겠느냐"고 이 후보 측을 비판했다. '이 후보 측에서 배려가 부족하다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여러분의 판단에 맡기겠다"고만 했다.

정희수 의원도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왔다. 시간이 필요하긴 하겠지만 화합은 이뤄지지 않겠느냐"면서도 "아무래도 화합의 조치는 더 필요한 게 사실이다. '큰 정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 측의 반발을 고려한 탓인지 '한반도 대운하 설명회'를 열고 이 후보가 직접 나서 한반도 대운하 추진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밝히려던 프로그램은 전격 폐지됐다. 설명회가 공식 프로그램으로 포함된 데 대해서는 박 전 대표 측은 물론 중립을 지켰던 인사들도 적잖이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권영세 의원은 "애초 주제선정부터 문제가 있었다"며 "박 전 대표 측은 대운하는 죽어도 안 된다는 분들인데 대운하 강연을 들으러 오라고 하면 오겠냐"고 말했다.

설명회를 대체하기 위해서는 중국 CCTV가 제공한 다큐멘터리 '21세기 대국의 길'이 긴급 편성됐고 대다수의 의원들은 뜬금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당 연찬회의 핵심으로 꼽혔던 토론시간이 없어진 것 역시 '잡음'을 차단하기 위한 당 지도부의 조치로 보였다.

이에 친박(親朴) 성향의 한 당직자는 "토론도 하지 않으면서 뭘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오늘 참석한 (박 전 대표 측의) 의원들도 오기는 싫지만 '분위기를 보겠다'는 심정으로 참석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말로는 '화합' 강조하지만…

이처럼 구체적인 조치와 심정적 배려가 없는 상황에 대한 박 전 대표 측의 불만이 대거 불참으로 이어졌지만 당 지도부는 애써 '화합'을 강조하며 불화를 무마하는 데 부심하는 모습이었다.

강재섭 대표는 이날 행사에 앞서 기자실을 방문해 "여름 휴가철이고 경선이 끝나 휴가도 가고, 해외에 가서 안 오기도 했다"며 "상처를 받아 안 온 사람들도 있지만 이 쪽 저 쪽 다 안 왔는데 저 쪽(박 전 대표 쪽)만 안 온 것처럼 쓰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강 대표는 행사 인사말에서도 "오늘 이 자리에서는 서로 상처를 보듬어 가야지 소금을 뿌리면 안 된다"면서 "세치 혀가 길흉화복의 원천이라고 했다. 따뜻하고 좋은 말만 해서 정권교체의 큰 길에 같이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이방호 사무총장도 "오늘 누가누가 왔고 누가누가 안 왔느냐에 기자들의 관심이 집중돼 있는 듯하지만 누가 오면 화합이고 누구를 어느 자리에 두면 탕평이고 하는 식의 단세포적 사고를 해선 안 된다"며 "저 쪽에서 열심히 일 했던 분들의 마음을 살피는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 이 후보 주변 인사들은 박 전 대표 측의 불만이나 반발에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어 실제 양대 진영이 단시간에 화합을 이뤄내기는 난망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후보 캠프 대변인을 지냈던 진수희 의원은 "같은 당에 있으면서 무슨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면서 "박 전 대표 측의 인사를 콕 집어 쓰지 않았다고 화합이 안 되는 것처럼 이야기 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반박했다.

이 후보 측의 최측근인 다른 의원도 "도대체 뭘 어떻게 해달라는 것인지 모르겠다. 돈이라도 달라는 것이냐"라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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