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과 열린우리당은 20일 합당수임기관 합동회의를 열어 합당을 위한 법적 통합절차를 완료했다. 이들은 21일 오전 선거관리위원회에 합당 신고를 할 예정이다.
이로써 대통합민주신당은 143석의 원내 제1당으로 등장했고 양당이 열린우리당의 자산과 부채 등을 모두 민주신당이 승계하는 흡수합당에 동의함에 따라 열린우리당은 자동 소멸됐다. 열린우리당은 공석인 민주신당 최고위원 2석과 정책위의장 등 주요 당직인선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조용한 합당…오충일 "대선승리의 첫 발"
이날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합당수임기관 양당 합동회의는 조용한 분위기에서 조촐하게 치뤄졌다. 회의에 참석한 오충일 대통합민주신당 대표와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 등 양당 의원들의 얼굴에는 그간의 기나긴 이합집산을 반영하듯 피로한 기색이 역력했다.
오충일 대표는 회의 모두발언에서 마치 '조문(弔問)'을 읽는 듯한 낮은 목소리로 "오랫동안 기다렸던 순간이나 이상하게도 기쁘지 않다"며 "열린우리당이 지역주의 타파를 비롯해서 좋은 일을 많이 했음에도 민생문제 때문에 간판을 내리게되서 아픈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그럼에도 그런 결단으로 민주평화개혁세력과 대통합을 이루고 2007년 대선에서 승리하겠다는 용기를 높이 산다"며 "오늘 마침 한나라당 대선 후보로 이명박 후보가 결정됐다. 대선 승리의 첫발이 오늘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도 "민주개혁진영 최초로 원내 제1당 차지했던 정당으로서 참담하고 어려운 일이었으나 이제 새로 신당에 참여하고자 하는 것은 국민들께 보다 잘 봉사하고 한나라당에 유일 경쟁 세력으로 거듭나기 위한 것"이라고 답했다.
정 의장은 "열린우리당의 과거를 반성해보면 국민들의 정서에 맞지 않는 정치 행태를 반복한 탓이 컸다"며 "민주신당에서도 작은 차이를 키운다거나 과거에 쌓인 감정을 가지고 국민과 멀어지게하는 행태를 보인다거나 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에 대해 민주당 박상천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열린우리당을 당대당으로 받아서는 안 된다고 이때까지 주장했는데 신당은 이를 무시하고 합당을 강행했다"며 "국정을 실패로 이끈 핵심 세력들과 통째로 합당한 신당이 대선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참으로 걱정이 된다"고 맹비난했다.
내일부터 예비후보 등록…경선체제 돌입
이에 따라 범여권도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체제에 들어서게 됐다. 대통합민주신당은 오는 21일~22일 예비경선 후보 등록을 받고 각각 1회씩의 TV토론회와 인터넷 토론회를 거쳐 내달 3~5일 예비경선을 치를 예정이다.
예비경선에서 추려진 5~6명의 후보들은 9월 15일 제주·울산을 시작으로 한달간 16개 광역시도를 돌며 본경선을 치를 예정이다. 최종 후보자는 10월 14일 결정된다.
민주신당 경선에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 정동영 전 의장, 이해찬·한명숙 전 총리, 유시민·천정배 ·신기남 의원, 김두관 전 장관, 추미애 전 의원 등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도 27~28일 경선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대선후보 선출에 돌입한다. 대선 후보는 10월 7일 확정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범여권은 늦어도 11월 중순까지는 후보단일화를 시도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경선에는 조순형·이인제·신국환 의원, 김영환·김민석 전 의원, 장상 전 대표 등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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