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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이명박 맞춤 후보'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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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이명박 맞춤 후보' 가능할까?

反한나라 전선ㆍ지역구도 약화…"네거티브 외 방법 없어"

한나라당 대선후보로 이명박 전 시장이 선출됨에 따라 범여권의 대선 구상이 복잡해졌다.

일찍부터 예견해왔던 결과인 만큼 범여권에서는 개표결과가 발표되기 전부터 "이명박이 더 쉽다"(손학규 전 지사 캠프 우상호 대변인)고 말하는 등 자신감을 과시하는 분위기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일단 지난 1997년, 2002년 대선에서 '전가의 보도'처럼 활용해왔던 '민주 대 반민주'의 전선을 긋기가 어려워졌다. 박근혜 후보가 당선됐을 때 기대할 수 있는 '수구·보수 대 개혁', '한나라당 대 반 한나라당', '영남 대 호남' 등의 대립전선이 상당히 약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

이명박 후보의 '경제대통령' 이미지도 부담이다. 범여권은 대체로 "이 후보의 경제대통령 이미지는 허구"라며 깎아내리기에 주력하는 분위기지만 '경제 살리기' 의제를 선점한 이 후보와 뚜렷히 구분되는 의제설정이 쉽지 않다.

또 비교적 개혁적 성향으로 평가되는 수도권 유권자들의 표심을 상당히 빼앗기게 됐다는 점도 범여권으로서는 뼈아픈 결과다. 정치적 기반을 수도권에 둔 이 전 시장의 당선으로 호남 표심 결집을 유도하기도 어려운 상황이기도 하다.

"네거티브 공세 외에 방법이 없다"
▲ 범여권 대선주자들. ⓒ뉴시스

박근혜 후보의 '낙선'이 가장 아쉬운 쪽은 손학규 전 지사 측. 이명박 후보와 손 전 지사는 수도권 지지층이 상당히 겹칠 뿐더러 같은 시기 수도권 지자체장을 맡은 '경제 대통령' 이미지를 두고도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손학규 전 지사 캠프의 우상호 대변인은 "이명박이 쉽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 후보는 그간 '반(反) 노무현 구도'에서 '아무리 부패해도 노무현보다는 낫다'는 인식에 혜택을 받았다"면서 "그러나 '손학규 대 이명박 구도'가 될 경우 깨끗한 이미지 대 부패한 이미지로 나갈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불리할 것이 없다"이라고 말했다.

우 대변인은 "경제정책도 이 후보의 운하나 파는 토목경제와 손 전 지사가 상징하는 LCD 첨단경제는 현격한 차이가 난다"며 "자체 분석으로 대별해 봤을 때 각 요소마다 손 전 지사가 이 후보를 극복할 수 있는 근거들이 충분한 것으로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정동영 전 의장 측도 "대선구도를 결정하는 두 개의 전선, 평화전선과 경제전선에서 정동영은 필승카드"라고 주장했다. 정 전 의장 측 민병두 의원은 "평화전선에서 정동영은 햇볕정책을 계승하는 반면 이명박은 신대결주의를 조장하고 있고, 경제전선에서 정동영은 능동적 세계화, 사회투자노선을 지향하는 반면 이명박은 양극화에 대한 대책이 없다"고 각을 세웠다.

이해찬 전 총리 측도 "이명박 후보의 경제대통령 이미지는 한나라당 경선과정에서 만들어진 허구일 뿐인데다 국민들은 이제 경제 하나만을 가지고 대통령을 뽑지 않는다"면서 "청렴성과 국정운영 능력, 미래비전 등 민주적 리더십을 갖고 있느냐를 기준으로 뽑게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공방이 상당 부분 '네거티브'로 비춰질 수 있다는 한계에 있다. 정치컨설팅 업체인 폴컴의 이경헌 이사는 "범여권 주자들이 비전과 공약을 가지고 이 후보와 차별화를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네거티브 공세 외에 별다른 방법이 없게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여당이 경선을 목전에 둔 상황이기 때문에 '누가 이명박을 잡을 적임자인가'를 두고 경쟁하는 과정에서 이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를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나라당 이탈표 논쟁…다른 후보들 '손학규 특수' 경계

또 한나라당 후보는 이명박 후보로 단일화된 반면 범여권은 이제야 후보경선을 시작하는 점도 약점이다.

이 후보에 비해 범여권 대선주자의 지지도가 턱없이 낮은 상황이기 때문에 이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의 파괴력도 그리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경헌 이사는 "컷오프 등을 통해 범여권 주자들이 정리되지 않는 한 이명박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도 피상적인 수준이 되기 쉽다"고 말했다.

또 범여권은 이 후보에 대한 뚜렷한 대항마가 드러나지 않아 한나라당 이탈표를 끌어안을 대안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이명박 후보에 맞서는 '맞춤형 후보'를 내놓을 수 있다는 기대를 내놓기도 하지만 내부의 경쟁을 통한 자기 표 깎아먹기가 될 공산도 적지 않다.

손학규 전 지사 측은 "손학규는 한나라당 경선 과정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가장 쉽게 선택할 수 있는 후보"라며 "한나라당 지지층을 끌어옴으로써 민주신당의 외연을 확대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해찬 전 총리나 정동영 전 의장 측은 경계하는 분위기다. 곧 치러질 민주신당 후보 경선에서 '손학규 특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해찬 전 총리 측은 "민주신당의 정체성과 다른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한나라당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통합신당의 후보를 뽑을 것으로 보느냐"고 일축했다.

정동영 전 의장 측 정청래 의원도 "한나라당 이탈표가 곧바로 범여권으로 넘어오기보다는 일단 부동층으로 있다가 범여권 구도를 지켜보면서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라며 "탈당한 마당에 한나라당 지지층의 도움을 얻으려는 것은 이혼해놓고 한밤중에 문 열어달라고 초인종 누르는 격으로, 손 전 지사의 탈당에 배신감을 느낀 기존 한나라당 지지층이 손 전 지사 쪽으로 가진 않을 것"이라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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