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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의 책사' 로브, 전격 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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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의 책사' 로브, 전격 퇴진

이달말 모든 공직 사퇴...부시 레임덕 가속화

조지 W.부시 행정부의 막후 실세로 장기간 군림해온 칼 로브(56) 백악관 비서실 부실장 겸 정치고문이 8월 말 모든 공직에서 물러날 뜻을 13일(현지시간)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제 때가 된 것으로 판단했다"며 "가족을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로브는 부시 대통령이 텍사스 주지사로 정치에 본격적인 발판을 마련할 때부터 백악관 입성과 재선까지 모든 선거를 진두지휘해 승리를 이끌어내 '선거의 귀재', '부시의 두뇌'로 불려온 인물이며, 정치적으로 민감한 정책들을 조율해온 실세라는 점에서 그의 퇴진은 부시 대통령의 레임덕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돼 주목을 받고 있다.
▲ 부시 대통령이 사임 의사를 공표하는 칼 로브를 위로하고 있다. ⓒ로이터

로브가 사임하면 가뜩이나 민주당이 다수당이 된 의회의 공세와 이라크 사태로 곤경에 처한 부시 대통령이 아직 1년 반이 남은 임기 동안 정치적 영향력을 급속히 잃게 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다나 페리노 백악관 부대변인은 로브의 사임 결정에 대해 "명백히 우리에게는 큰 손실"이라며 "그는 뛰어난 동료이고, 좋은 친구였으며, 명석한 인물이었다"고 논평을 통해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2004년 대선에서 로브의 선거전략에 힘입어 극적으로 재선에 성공한 뒤 로브를 가리켜 '미스터 아키텍터(설계자)'라며 극찬했던 부시 대통령도 로브와 함께 기자들 앞에 나타나 "우리는 좋은 친구다. 그동안 고마웠다"고 그에게 감사를 표시했다.

로브의 백악관 동료들은 그의 갑작스러운 사임이 부시 대통령이 레임덕인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댄 바틀렛 공보고문, 롭 포트먼 예산실장, 해리엇 마이어스 법률고문 등 백악관 보좌진의 잇따른 사임의 연장선이라는 것이다.

특히 로브는 민주당이 장악한 의회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아왔다. 그가 정치적으로 공격을 당할 의혹은 매우 다양하다.

민주당이 '공공의 적 1호'로 지목한 공세에 끝내 낙마

그는 '백악관이라크그룹'이라는 비공식 조직을 통해 이라크 침공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2003년 미 중앙정보국(CIA) 비밀요원의 신분을 누출한 '리크게이트'의 배후 인물로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말 부시 행정부가 정치적 이유로 연방검사 9명을 무더기 해임한 사건과 관련해 로브가 법무부 관리들과 이메일을 주고받은 사실이 알려지자 , 민주당은 그를 '공공의 적 1호'로 지목하고 거센 공격을 퍼부었다.

민주당이 로브의 의회 공개 증언을 요구하며 공세 수위를 높여 오자 그동안 "명예로운 공직자를 당파적 증언대에 서게 할 수 없다"며 로브를 감싸 온 부시 대통령도 결국 그를 사퇴시켜 위기를 수습하기로 결심했다는 것이다.

로브도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1년 전부터 사임을 생각해 왔지만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한 데다, 이민법 논란, 이라크군 철수 문제 등 해결이 시급한 현안들로 인해 지금까지 미뤄져 왔을 뿐"이라고 의회와의 갈등이 심각했음을 내비쳤다.

일부 정치분석가들은 로브의 퇴진을 부시 대통령과 로브가 공화당을 통해 보수사회 재건하겠다는 꿈이 끝나가는 신호라는 의미를 부여한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도 최신호에서 "한 때 승승장구했던 부시와 로브 같은 참모들이 미국 사회를 보수 우파의 반석 위에 올려놓고, 외교 정책에서도 이라크, 나아가 중동 질서를 혁명적으로 바꿔놓으려 했지만 임기 8년이 끝나가는 지금 기대는 어그러졌다"면서 "미국이 왼쪽으로 선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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