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고요, 이거(모래) 느낌이 굉장히 좋아요."
시민들은 사전에 제작된 모래 화폭 위에 숯과 색소가 섞인 색모래를 이용, 각양각색의 매화를 만들었으며, 이 화폭들 144폭이 연결되어 완성된 매화병풍은 길이가 200미터가 넘었다.
지난 8월 5일, 강원도 동해시 망상해수욕장에서 모래매화병풍만들기 페스티발이 열렸다.
동해문화원이 주최하고 공공문화개발센터 유알아트가 기획한 이 페스티발은 시민들이 자유롭게 참여하여 모래로 매화병풍을 그리는 행사였다.
모래매화병풍을 만드는 시민들의 표정과 그 의미를 카메라에 담아 보았다.
여기는 강원도 동해시 망상해수욕장. 다들 수영하는데 모래사장 한쪽에서 열심히 모래와 씨름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지금 뭐하시는 건가요?
아저씨1: 매화...좀 오래된 고목을 그리고 있는데요.
알고 보니 모래로 매화병풍을 만드는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군요. 참가는 남녀노소 누구나 가능합니다. 저마다 매화를 쌓아올리느라 정신이 없는데요.
어린이1: 재미있어요! 근데 매화꽃이 뭐야?
매화꽃이 뭔지는 몰라도 모래 만지는 재미는 아나봅니다. 어린이들이 시간가는 줄 모르고 흠뻑 빠져 있는데요.
어린이2: 재미있고요. 이거 느낌이 굉장히 좋아요.
그런데 모래로 어떻게 매화를 만든다는 걸까요? 우선 바닷가에서 떠온 물을 살포시 뿌려주고 삽과 튼튼한 두 다리를 이용해서 모래를 밟아주면 준비는 끝입니다. 그 위에 숯과 식용색소를 섞은 모래로 줄기, 꽃잎, 수술 등을 꾸며서 매화를 그려준 후 낙관으로 마무리하면 매화병풍 한 폭이 완성됩니다. 물론 기념촬영도 빼놓지 말아야겠죠?
이 꼬마는 혼자서 30분 만에 뚝딱 완성했다고 합니다.
기자: 혼자서 한 거예요?
어린이3: 예. 여덟 살이에요.
철원이처럼 빨리는 못해도 삶의 노하우를 십분 살린 할아버지들도 있었습니다!
기자: 뭐라고 쓰신 거예요?
할아버지1: 네? 고매소조...옛날 매화꽃이 새를 부른다. 적은 재주도 하나의 예술이다...그렇게 봐요. 같은 걸 해도 남달리 할 수 있으면 그것도 하나의 예술이다.
이날 이렇게 시민들이 만든 매화병풍은 무려 144폭이나 된다고 하는데요.
유알아트 김영현 대표: 작가들이 창작하는 것만이 예술이 아니라 시민들이 참여함으로써 그 내부의 예술성을 일깨우는 작업을 하는 겁니다. 예술적인 잣대로만 만들어진 결과물이 아니라, 자기의 수준에 맞는 결과물을 만들어 낸 것을 우리는 인정해야 하지 않는가...누구나 각자가 갖고 있는 현재 상태에서 표현할 수 있는 가치를 인정해주는 작업들. 이게 예술의 표현의 다양함이라고 할 수 있고 가치의 다양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가 예술가가 될 수 있다! 여덟 살 어린이든 여든 살 노인이든 그 안에 내재된 예술성을 발휘할 수 있었기 때문일까요? 똑같은 매화를 그리는 자리인데도 이렇게 다양한 매력을 가진 매화꽃들이 탄생됐습니다. 이렇게 완성된 하나하나의 매화병풍 144폭이 모여 무려 200미터짜리 세계 최대의 모래매화병풍이 완성됐는데요. 그러나 역시 더 중요한 것은 시민들 하나하나가 예술가로서의 추억을 마련했다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기획 인디코
영상취재 김 도 성
편집 김 도 성
제작 인디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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