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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베스, '중남미 통합' 바쁘다 바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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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베스, '중남미 통합' 바쁘다 바뻐

김영길의 '남미리포트' <269> 천연가스 무기 삼아 브라질 압박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중남미 4개국(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볼리비아, 에콰도르) 방문이 화제다. 차베스의 순방은 볼리비아산 가스개발과 산업화 등을 통해 브라질을 압박하기 위한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차베스는 지난 6일 부에노스아이레스 도착 일성으로 "중남미 대륙을 관통하는 거대한 가스관공사 프로젝트를 가속화하기 위해 이번 방문길에 나섰다"고 밝혔다.

브라질 정치권과 언론들의 반대로 지지부진해진 이 프로젝트를 밀어붙이기 위해 브라질 외각을 다독거리겠다는 의도다.

아르헨티나에 도착한 차베스는 공항에서 대기중인 내외신 기자단과의 대담에서 "베네수엘라와 볼리비아의 천연가스 매장량은 세계 최대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밝히고 "진정한 혁명은 이같은 에너지 자원을 통해 민중 모두가 그 혜택을 골고루 누리는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풍부한 오일달러를 통해 베네수엘라가 이미 자신이 추구한 민중혁명이 어느 정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판단한 차베스는 이번 중남미순방을 통해 볼리비아 를 확실하게 챙기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또 아르헨티나의 기술과 베네수엘라의 자본으로 볼리비아산 가스 개발은 물론 다국적 기업들에 의존해 왔던 볼리비아산 천연가스의 액화와 기체화 설비 현대화 시설투자를 대폭 늘리겠다고 장담했다.

룰라 브라질 대통령이 에탄올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강한 도전을 받고 있는 에너지 자원을 통한 중남미 통합의 주도권을 다시 찾아오겠다는 의도를 은연중에 드러낸 것이다. 실제로 베네수엘라와 아르헨티나는 양국 국영 석유회사가 참여하는 에너지 협정을 체결하는 등 산업기술과 금융통합이 가시권에 들어섰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아르헨티나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서 자신감을 얻은 차베스는 볼리비아도 베네수엘라식 에너지자원 무기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표현했다. 차베스가 이번 중남미 순방을 통해 아르헨티나와 볼리비아를 확실하게 챙김으로써 에탄올 생산에 주력하고 있는 브라질의 룰라를 고립시키겠다는 본격적인 행보를 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중남미를 관통하는 가스관 건설과 남미은행 창설에 사사건건 딴지를 걸고 있는 브라질 정치권을 압박하기 위한 본격적인 활동이라는 얘기다.

볼리비아산 천연가스에 의존도가 높은 브라질을 직접적으로 압박하기 위해 차베스가 볼리비아산 가스 개발과 기술적인 처리산업 등에 투자를 늘여 주도권을 행사 하려는 전략이다. 다시 말해 차베스의 의지에 따라 브라질은 볼리비아산 천연 가스의 원활한 공급을 염려해야 할 국면을 조성하는 게 이번 차베스의 중남미순방의 숨은 목적이라는 것이다.

차베스는 이를 의식한 듯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천연가스가 필요하고 베네수엘라와 볼리비아에는 수요를 충족시키고도 남을 만큼의 천연가스가 있다"고 큰 소리를 쳤다. 차베스의 이 발언 속에는 베네수엘라와 볼리비아가 단합하면 남미 최대의 경제대국 브라질도 곤경에 처할 수가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넘쳐났다.

에너지를 앞세운 차베스의 통합의지는 이번 순방을 통해 남미의 아르헨티나를 중심으로 ALBA국가 (베네수엘라, 니카라과, 볼리비아, 쿠바)들의 경제와 금융권 까지로 확대를 노리고 있다는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아르헨티나 공채매입이 45억7200만 달러에 이르고 있다고 밝힌 차베스는 베네수엘라가 아르헨티나 국채를 지속적으로 사들이는 것은 남미기금과 남미은행 설립을 위한 사전작업임을 특별히 강조했다.
▲ '우리 금융권과 산업부터 통합을 추진합시다.' 아르헨티나 대통령 부부와 담소 중인 차베스 ⓒ아르헨 대통령궁

차베스는 또 이번 아르헨티나 방문에서 차기 대선에서 당선이 유력시 되는 끄리스띠나 페르난데스 키르츠네르 상원의원(현 대통령의 부인)과 확고한 결속을 다지기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키르츠네르 영부인을 향해 " 현재 여론을 살펴볼 때 당신은 이미 당선이 된 거나 마찬가지"라는 덕담을 나누는 등 현 정부 칭송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남편인 네스또르 키르츠네르 대통령에 이어 여당의 대권주자로 나선 끄리스띠나는 이사벨 페론에 이어 두 번째로 아르헨티나의 여성대통령에 당선이 될 거라는 데는 아무도 반론을 제기하지 않는 상황이다. (☞관련 기사 : 아르헨판 힐러리, 끄리스띠나 여사)

끄리스띠나 후보는 차베스의 지지를 다짐하고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아르헨티나는 정권이 바뀌어도 차베스와의 밀월관계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약속이었다.

한편 최근 들어 브라질 정치권이 문제를 삼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남미공동시장 정회원 자격에 대해 남미공동시장 위원회의 한 고위급관계자는 " 베네수엘라는 지난 2005년 12월 남미공동시장 4개국 정상들로부터 정회원 자격을 승인 받았고 남미공동시장 위원회의 인준절차를 거쳤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베네수엘라 회원자격의 최종문제는 남미 4개국의 국회비준이 남아있었으나 아르헨과 우루과이 국회가 비준했기 때문에 베네수엘라는 사실상 회원국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며 "다만 브라질과 파라과이 국회의 비준이 있기까지 투표권 행사만 보류 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브라질과 파라과이 정치권이 뒤늦게 룰라를 비롯한 각국의 정상들이 승인한 대외적인 문제인 베네수엘라의 정회원 자격 비준을 거부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는 것이 남미공동시장 위원회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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