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복 국정원장은 1일 "아프가니스탄에서 납치된 한국인들이 최초 피랍지역에서 멀지 않은 가즈니주 카라바그, 안다르, 데약 등 3개 지역 9개 마을에 분산 억류 중"이라며 "납치 단체는 아프간 정부군과 국제치안유지군(ISAF)의 추적을 피해 억류 장소를 수시로 변경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정보위원들을 상대로 여의도 모처에서 열린 비공개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열린우리당 선병렬 의원이 전했다.
선 의원에 따르면 김 원장은 "한국인을 납치한 탈레반 세력은 카즈니주 카라바그 지역을 근거지로 활동하는 '압둘라' 그룹"이라며 "150여 명으로 구성된 소규모 조직으로 지역주민과 파키스탄 등에서 유입된 세력이 혼재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또한 "7월25일 배형규 목사 살해 이후 탈레반 대변인 아마디가 한국군 철수와 수감동료 석방을 일관되게 요구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아프간 정부는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납치단체에 대한 협상 원칙을 고수하고 탈레반 수감자 석방시 예상되는 정치적 부담을 우려하고 있어 접점을 찾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이어 "무고한 민간인이 2명이나 희생된 현 단계에서 납치단체와의 (직접적인) 접촉도 다각적으로 모색해 나갈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특히 "군사작전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아프간 정부가 200여 명의 특수부대원을 사건 현장에 파견했다는 보도에 대해도 "군사 훈련의 일환일 것"이라고 경계했다.
김 원장은 "테러에 대응하는 국제사회의 원칙은 잘 알고 있지만 소중한 민간인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이러한 원칙을 유연하게 적용하는 것도 인도적 관점에서 충분히 가치가 있다"며 "더 이상의 피해 방지와 피랍자 조기 석방을 위해 아프간 정부를 비롯한 모든 관계국들과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선 의원은 '미국의 협조를 요구할 계획은 없느냐'는 질문에 대해 "'모든 관계국들과의 최선의 노력'이라는 표현 안에는 미국에 대한 협조 요청도 들어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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