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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체트는 되고, 후지모리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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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체트는 되고, 후지모리는 안 된다?

칠레, 후지모리 페루 송환 요구에 '불가' 판시

칠레 대법원의 한 판사가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페루 강제송환은 불가하다고 판시해 논란이 일고있다. 페루 정부는 후지모리 전 대통령에 대해 인권탄압, 부패 등의 혐의를 주장하며 강제 송환을 요구해 왔다.

칠레의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에 대해 영국 법원이 내린 스페인 송환 판결에도 불구하고 "오직 칠레만이 피노체트의 범죄에 대한 사법권을 가진다"라는 이유로 그를 데려왔던 칠레가 자국에 머물고 있는 후지모리에 대해서는 페루 송환 불가 판결을 내린 것은 '이중잣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칠레 대법원의 크리스티안 푸엔살리다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오를란도 알바레스 대법원 판사가 칠레 정부가 제출한 후지모리 전 대통령에 대한 강제송환 요구건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알바레스 판사는 후지모리 전 대통령에 대한 기소혐의 대부분이 칠레 국내법에 근거가 없고, 칠레 정부와도 직접적으로 연관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칠레 대법원은 알바레스 판사의 이번 판결을 토대로 심의를 거쳐 후지모리에 대한 페루 송환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칠레 정부를 대표해 법원에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송환 재가를 요구해 온 칠레 검찰은 알바레스 판사의 판결이 나오자마자 즉시 이의를 제기하겠다고 반발했다.

칠레 검찰의 한 관계자는 1개월 전 페루 정부의 후지모리 전 대통령 송환 요구의 이유들을 검토한 결과, 송환하는 것이 합당하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日 참의원 선거 출마에 청신호?

후지모리의 송환을 요구해 온 페루 정부는 이번 판결에 실망감과 놀라움을 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페루와 칠레의 외교마찰로까지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마첼 바첼렛 칠레 대통령은 양국이 "협력과 상호 이익이라는 목표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번 판결로 관계가 틀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한편 후지모리는 판결이 나오자 자신은 아무런 법적 책임이 없다며 "나와 내 가족들은 이번 결정을 기쁘게 생각하지만 동시에 신중하다"고 말했다.

일본계 이민 2세로 지난 1990년부터 2000년까지 페루를 통치하다 부패 스캔들로 대통령직에서 쫓겨난 올해 68세의 후지모리는 5년간 일본에 체류하다 대통령 출마 등을 겨냥해 2005년 11월 칠레에 도착했다.

도착 즉시 칠레 당국에 체포된 후 보석으로 풀려난 후지모리는 지난 6월 8일부터 국외 도피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가택연금 상태에 있다. 후지모리는 대통령 재임중 25명의 시민 학살과 공금 유용, 도청 등의 혐의로 칠레 법원에 형사소추돼 있는 상태다.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지난 달 28일 일본의 군소 야당인 국민신당의 출마 요청을 수락해 참의원 선거에 비례대표로 입후보하기로 했다고 정식 발표했다.

칠레는 1973년 쿠데타로 집권한 뒤 17년간 독재정권을 유지하며 3000여명의 인사를 학살한 피노체트 전 대통령을 2000년 영국에서 송환했었다.

1998년 신병 치료차 영국에 머물던 피노체트는 영국에서 스페인 법원이 발부한 연장에 의해 스페인인들을 살해한 혐의로 전격 체포됐다. 이후 영국 법원은 인권 유린에 대한 형사재판을 받기 위해 스페인으로 송환될 수 있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칠레 정부는 피노체트에 대한 사법권을 주장하며 칠레로의 송환을 요구했고 결국 그의 신병을 인도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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