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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산업으로 가는 한국철도… KTX-Ⅱ·자기부상·틸팅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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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산업으로 가는 한국철도… KTX-Ⅱ·자기부상·틸팅열차

[포커스]코레일, TAR시대 앞서 물류시스템도 획기적 변화 추진

지난 17일 역사적인 남북철도 연결이 성사됐다. 이제 남북 합의 등 정치외교적 문제만 해결된다면 머지않은 장래에 남북철도를 넘어 시베리아횡단철도, 중국횡단철도 등 아시아횡단철도 시대도 바라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에 발맞춰 한국의 철도는 남한의 좁은 무대를 벗어나 점점 첨단산업화의 길을 걷게 될 전망이다. 나아가 철도산업은 대륙까지 넓어진 시장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양면에서 급속한 발전을 이뤄 또 하나의 수출산업으로도 각광받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의 철도산업이 어느 정도 현대화되고 있으며,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지 짚어본다. <편집자>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이 발주한 차세대 고속열차차량 'KTX-Ⅱ'가 일반에 첫 공개됐다. 현재 경부선과 호남선을 오가는 KTX가 프랑스 기술로 만들어진 것인 반면, KTX-Ⅱ는 90% 이상이 국산기술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2009년 호남선부터 투입될 KTX-Ⅱ가 지난 5월1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철도전에 처음으로 실물 공개됐다. ⓒ프레시안


KTX-Ⅱ는 2009년 호남선(서울~목포)과 2010년 전라선(익산~순천)에 차례로 투입될 예정이다. 지난 16~19일 부산 벡스코 '2007 부산 국제철도 및 물류산업전'에서 실물 전시된 KTX-Ⅱ는 국내 기술로 제작한 것이다.

코레일 측은 이 KTX-Ⅱ를 향후 부산에서 시작하는 아시아횡단철도(TAR) 연결 사업에도 투입하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2010년 목표로 철도고속화 박차…새마을호도 시속 200km로 상향

철도 고속화 사업은 새로운 고속선을 깔아야 하는 KTX에서만 이뤄지는 게 아니다. 시속 180㎞급 한국형 '틸팅(Tilting) 열차'도 이르면 2010년께 기존 노선에 투입될 예정이다.

틸팅열차란 쇼트트랙 선수가 곡선부에서 주행 속도를 높이기 위해 몸을 기울이는 원리와 같이 곡선 선로에서 차체를 안쪽으로 기울여 원심력을 극복할 수 있는 차량으로 아시아에서는 한국이 일본에 이어 자체기술로는 두 번째일 만큼 첨단기술이 요구된다.

코레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국형 틸팅열차 시제차량을 제작 완료하고 지난 3월부터 충북 오송기지에서 충북선을 대상으로 시험 운행에 돌입했으며, 2009년까지 10만㎞ 시험 운행을 마친 뒤 2010년 상용화할 방침이다.
▲ 시속 180km급 한국형 틸팅열차가 2010년 상용화될 예정이다.

총 480억 원이 투입된 한국형 틸팅열차는 기존 선로에 최고 시속 180㎞로 운행할 수 있는 전기식 준 고속열차로 KTX보다는 느리지만 새마을호보다는 빠르다.

현재 고속철로를 제외한 일반 철로에서는 새마을호가 최고 시속 140㎞로 운행되고 있지만 곡선 부에서는 탈선을 막기 위해 속도를 절반 이상 줄여야 했다. 하지만 한국형 틸팅열차는 곡선 주행에도 시속 100㎞ 이상을 유지할 수 있다.

정부는 2010년 한국형 틸팅열차가 상용화되면 복선 전철화가 완료된 충북선, 경부선, 호남선과 더불어 전라선, 중앙선 등에도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새마을호는 서울-부산이 4시간 36분, 용산-목포가 4시간 23분 걸리는 데 반해 한국형 틸팅열차는 서울-부산이 3시간 52분, 용산-목포가 3시간 36분으로 크게 줄어든다.

이에 질세라 새마을·무궁화호 노선과 차량 개선사업도 진행되고 있다. 코레일에 따르면 현재 설계하고 있는 강원선 원주~강릉(120㎞)구간 공사가 끝나는 2010년께 시속 200㎞로 달리는 일반철도가 국민에게 선보일 전망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KTX 고속열차(시속 300㎞)를 제외하고 일반열차 가운데 가장 빠른 열차는 새마을호로 최고 시속 140㎞로 달릴 수 있지만 평균 시속은 110㎞ 대에 불과하다.

코레일은 이에 따라 독일 일반철도인 IC처럼 시속 200㎞ 정속주행과 정시에 도착하는 일반 고속열차 시대를 열기 위한 '한국형 고속 일반열차' 도입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코레일은 현재 TSR(시베리아횡단철도), TCR(중국대륙횡단철도) 등 대륙철도 연결과 관련하여 동해안 축(포항~삼척간 171㎞)을 비롯해 남해안 축(부산~진주~목포 간 301㎞), 수도권과 영동권을 직접 연결하는 원주~강릉 노선(120㎞) 등 총 7개 노선을 시속 200㎞로 달릴 수 있도록 관계기관에 협조요청 중이다.

코레일은 또 기존 선로를 사용하는 경부고속철도 동대구~부산 구간의 전용선로와 호남고속철도 전용선로(서울 수서~전북 익산)가 완성되면 선형개량·전철화 사업, 전기기관차 도입 등을 통해 경부 ·호남선 일반철도도 시속 200㎞ 수준으로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새마을호는 서울~대전 간을 현재보다 30분 단축된 1시간12분에 주파할 수 있게 된다.

고속철로에 KTX를 투입하고 기존 노선 개량사업과 함께 틸팅열차를 투입하는 체계가 갖춰지면 본격적인 전국 철로의 고속화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철도시설의 현대화에는 북한 지역까지 고려할 수밖에 없다. 국제철도가 되기 위해선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ESCAP)의 기준으로 하루 1000㎞를 달릴 수 있어야 한다. 그러자면 시속 40㎞가 돼야 하는데, 지금 북의 철도 사정은 일반인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열악하다.

북한의 철도현황은 현재 98%가 단선이며 평균 속도도 시속 30~50km에 불과하고 철도시설과 동력방식도 다른데다 전력난 악화로 운행중단 사태까지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복선 건설은 물론 북한 철도 선진화가 '철의 실크로드' 건설에 앞서 선행되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그러나 남북 철도망 구축은 물류 및 교통비용의 절감은 물론 경제·정치적으로도 동북아 평화 조성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끼칠 것이며, 군사·정치적인 갈등 해소와 함께 통일비용도 크게 절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첨단화된 철도산업, 새로운 수출산업으로 떠올라

첨단화되고 있는 철도산업의 해외진출을 위한 '철도 외교'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아시아 국가로는 일본, 인도에 이어 우리나라가 중국과 함께 세계철도연맹 집행이사국으로 선임된 데 이어 지난 3월 열린 아시아 철도정상회담에서는 코레일 이철 사장이 일본을 제치고 아시아 지역총회 의장에 선출되었다.

또 철도와 관련해 가장 권위 있는 학술대회 중 하나로 2~3년마다 열리는 '세계철도연구학술대회 2008(WCRR)'도 우리나라에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코레일은 이러한 '철도외교'를 바탕으로 우선 철도 유지보수 기술, 자체 개발한 고속철도 시스템 등 기술 수출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나이지리아 철도 현대화 사업과 유전개발 사업을 연계한 협력약정(MOU)을 이 나라 정부와 체결한 것은 특히 주목되는 사례다.

이번 약정은 우리나라가 나이지리아 2단계 철도현대화 사업을 진행하고, 소요자금의 일부를 장기저리의 상업차관 형태로 제공하되, 나이지리아가 현재 생산 중인 유전의 일부를 우리나라에 양도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나이지리아는 총 4단계의 철도 현대화 프로젝트를 30년간 사업비 350억 달러 규모로 진행 중이며, 지난 10월 1315km의 1단계 사업자로 중국 토목공사그룹을 선정했다.

포스코건설이 맡게 된 2단계 사업은 포트하코트-아부자-마이두그리를 연결하는 총 연장 약 1500km 노선이며, 사업 규모가 100억 달러에 달해, 우리나라 국외 수주 사상 가장 큰 규모다.

철도 차량의 국외수출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국내 철도차량 제작사인 로템은 스페인의 카프(CAF), 영국의 봄바르디에(Bombardier), 독일의 지멘스(Simens) 등 쟁쟁한 철도차량 회사들을 제치고 아일랜드 인터시티(도시를 연결하는 철도) 프로젝트에 투입될 디젤동차 183량(3량×31편성, 6량×15편성) 수출계약을 따냈다.
▲ 2012년 시범운행될 자기부상열차.

국외수출까지 노리는 철도차량은 고속열차나 틸팅열차뿐이 아니다. 경량전철차량의 연구개발도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경량전철은 수송용량이 지하철과 버스의 중간 규모이면서도 시스템에 따라 교통수요 처리 능력이 다양해 기존 전철의 지선과 중소도시의 간선, 대도시와 위성도시를 연결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경량전철은 지하철에 비해 철로 건설 비용이 훨씬 적게 든다. 기존도로 위에 교각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건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소음과 진동, 분진 발생 등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식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다.

1999년부터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개발한 한국형 경량전철은 무인자동운전방식이며, 소음과 진동, 분진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 철제차륜이 아닌 고무차륜을 채택했다.

국내 3대 철도차량 메이커인 우진산전은 이번 국제철도산업전에 국산 완전 무인자동운전 경량전철 차량을 출품했다.

이 모델은 부산지하철 3호선 2단계 구간에 공급될 고무차륜 경량전철(AGT) 차량으로 국산화율이 90%에 이른다.

현재 싱가포르·덴마크·캐나다·일본·프랑스 등 전 세계 10여 개국에서 30개 노선이 운행되고 있는 경량전철은 미래형 대중교통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경량전철 사업이 활성화되고 있는데, 현재 부산~김해 구간을 비롯해 김포·용인·의정부 등 전국 25개 지자체별로 약 57개 사업이 계획되거나 추진 중에 있다.

자기부상열차 사업에도 박차

자기부상열차 실용화사업은 약 4500억 원을 투입해 2012년까지 약 6년간에 걸쳐 선진국 수준의 시속 110km급 무인자동운전 자기부상시스템을 개발하며, 시스템의 시험운행을 위한 약 7km의 시범노선도 건설된다.

자기부상열차는 바퀴 없이 궤도 위를 떠서 주행하는 신 궤도 교통수단으로, 친환경적이며 안전하고 경제적인 교통수단이다. 레일과 비접촉 주행으로 소음·진동과 고무·쇳가루 등 분진 발생이 적고, 대차가 궤도를 감싸고 있어 탈선의 염려가 없으며, 바퀴·베어링 등이 없어 유지보수비가 저렴하다. 따라서 자기부상사업 시범노선 유치를 희망하는 지자체들이 쇄도해 미래 도시 교통수단에 대한 관심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또한 국제철도 시대를 대비한 철도 물류 시스템의 획기적 개선책도 추진되고 있다. 이건태 코레일 물류사업단 물류지원팀장은 "현재 진행 중인 용역 조사를 거쳐 타당성이 인정되면 내년 1월부터 2년 간에 걸쳐 철도 물류 최적화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코레일은 이 시스템 도입으로 철도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운용해 비용절감과 고객 만족도 극대화 등 철도 화물 운송 경쟁력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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