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산계곡의 봄이 활짝 피었습니다. 내린천의 5월이 황홀감을 자아냅니다. 더불어숲학교(교장 신경림) 5월 강의(제36강)는 손혜원 교수(홍익대. 크로스포인트 대표)가 <브랜드와 디자인의 힘>을 준비합니다. 오는 5월 19(토)-20(일)일, 주말의 1박 2일로 열립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브랜드 전문가가 들려주는 브랜드 이야기입니다.
손 교수는 최근 <브랜드와 디자인의 힘>이란 책을 펴내 화제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이 책은 "30여 년에 걸친 손 교수의 브랜드와 디자인 노하우가 집약된 산물이자 대한민국 브랜드의 역사"(예종석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라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치열한 브랜드 경쟁의 중심에는 항상 '히트 브랜드 메이커'로 손 교수가 있었습니다. 1998년 진로가 '그린'의 도전에 고전하고 있을 때 혜성처럼 나타나 히트를 기록한 '참眞이슬露'는 물론 '식물나라' '참나무통맑은소주' '이니스프리' '트롬' 등의 브랜드도 그의 작품입니다. 2001년에는 '山'으로 두산의 부진을 만회해 주었고, 2006년에는 '山'을 대체한 '처음처럼'으로 또다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참고로 최근 손 교수 인터뷰 기사의 일부를 소개합니다.
브랜드 컨설팅 회사인 크로스포인트의 손혜원 사장.
수 없이 많은 히트작을 냈지만 그녀는 결코 천재가 아니다.
그녀가 이런 히트작을 낼 수 있었던 비결을 굳이 말하자면 '광기'다.
그녀 덕분에 브랜드 가치가 70억 원에서 1000억 원대로 올라간 아모레퍼시픽의 이해선 부사장은 "우리 업계에서는 그녀를 무당이라고 부른다"고 했다.
그 무당이 광기다.
그런 면에서 그녀가 발자크를 좋아하는 이유를 알 만도 하다.
발자크의 천재적 재능보다는 무모한 광기가 그녀를 매혹시켰으리라.
광기는 어디서 오는가? 사랑에서 온다.
움츠러들고, 닫아걸고, 감추는 두려움의 감정에서는 결코 광기가 나올 수 없다.
그 광기가 빚어낸 손혜원의 작품 중에 '참이슬'과 '처음처럼'이 있다.
명품을 좋아하는 그녀가 서민의 술인 소주 작명을 한 것도 낮은 데로 임하는 사랑의 힘이었을까?
어쨌든 참이슬은 1주일 만에 나왔고 처음처럼은 2주 만에 나왔다.
이걸 두고 그녀를 천재라고 한다면 오산이다.
피카소가 그림을 그리는 데는 비록 1시간이 걸렸지만 그 그림이 나오기까지에는 그의 일생이 소요됐듯이 참이슬이 나오기까지는 42년의 세월이 걸렸고 처음처럼이 나오기까지는 50년이 걸린 것이다.
그녀는 최근 하나하나의 브랜드가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300쪽이 넘는 책으로 냈다.
장사 밑천이고 영업 비밀이기도 한 케이스스터디를 모조리 공개했다. 그것은 그녀의 '광기의 역사'다.
프로들은 안다. 그 책을 읽고 나면 더럭 겁이 난다는 것을. 그녀의 광기에는 우연이 없다.
브랜드를 만드는 일. 물론 좋은 상품이 좋은 브랜드를 만든다. 재료가 좋아야 한다.
재료가 나쁘면 아무리 훌륭한 요리사라도 맛을 내기 힘든 법. 그녀도 이를 인정한다.
나쁜 재료로 억지 모양을 내는 것은 사기임을. 요리법은 다 다르다.
그녀가 책에서 밝힌 27개의 브랜드 요리법 역시 모두 다르다.
어떤 것은 소금을 뿌려 굽고, 어떤 것은 살짝 익혀 샐러드를 만들고, 어떤 것은 튀긴다.
그러는 사이 그녀의 요리법이 업그레이드된 것은 사실이다.
누군가 그녀를 눈덩이 같다고 했다.
그렇다.
작품 수를 늘려 가면서 그녀의 요리기술은 눈덩이처럼 불어갔다.
내공이 깊어졌다.
그녀는 스폰지처럼 새로운 것을 흡수했다.
그러나 양적인 축적이 질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법칙은 아니다.
아니 극히 소수에게만 적용되는 법칙이다.
무릇 브랜드란, 그리고 디자인이란 언어와 그림이 갖는 확장성이 생명이다.
벽을 깨지 않으면 영원한 아마추어다.
나무를 보고 숲을 보는 것으론 안 된다.
나무를 보고 바다를 볼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상상력이고 창조다.
'사랑으로 똘똘 뭉쳐 산다' 남산 중턱에 있는 그녀의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개와 고양이를 기른다.
직원들이 일하다가 첼로를 켜거나 플루트를 연주해도 뭐라 하지 않는다.
손혜원 씨를 포함한 전 직원이 1년에 한 달 동안 해외 생활을 체험한다.
가정집 부엌과 같은 직원들의 식당이 정원을 앞에 두고 있다.
1주일에 한 번씩 사람을 불러 발마사지를 받게 한다.
이런 파격은 나무에서 바다를 볼 수 있는 시각의 확장성을 겨냥한 그녀의 작은 배려일 것이다.
비오는 날 창 밖을 내다보다가 불현듯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솟구치는 그런 것이 아니다.
감각적이고 화려한 것은 껍데기다.
한순간 지나가면 철저하게 고객들에게 외면당할 '멋내기'일 뿐이다.
바닷속으로 얼마나 깊게 들어가느냐가 기술이다.
본질을 얼마나 깊게 파고드느냐가 기술이다.
깊이 들어갈수록, 남들이 가보지 않은 곳에 도달할수록 새로운 것을 발견한다.
손혜원, 그녀는 그렇게 깊이 들어갔다.
<매일경제신문>
더불어숲학교는 지난 해 봄과 가을에 이어 제36강에도 또 하나의 특별한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바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길이라는 아침가리골을 트레킹하는 것입니다.
강의는 19일(토요일) 저녁까지 모두 마치고, 20일(일요일) 아침 일찍 식사 후 이웃 월둔-명지거리-아침가리-방동약수의 18km 산길(임도)을 천천히 걸으며 우리 국토에서 온전히 살아 숨쉬는 봄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감상하는 것입니다. 물론 희망자에 한하며 다른 분들은 체력에 맞춰 적당한 만큼 걷다가 돌아오셔도 됩니다. 참가자들은 별도의 준비물 안내를 잘 보아주시기 바랍니다.
아침가리골 트레킹을 원활히 진행하기 위해 이번에는 서울<->학교간 버스를 운행합니다. 트레킹의 출발점과 도착점이 달라 승용차 이용이 어려우므로 참가자는 버스를 이용해주시기 바랍니다.
더불어숲학교는 3년여 전, 한국의 비경(秘境)인 내린천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미산계곡의 개인산방(開仁山房)에 열었습니다. 장엄한 암벽과 소나무와 개울이 어우러져 실경산수화를 재현하고, 새가 아니면 넘지 못한다는 비조불통(非鳥不通)계곡의 원시미(原始美)가 압도하는 절경입니다. 프레시안이 후원합니다.
더불어숲학교는 대자연의 깊고 아늑한 품에서 주말의 하룻밤을 묵으며 우리 삶을 풍성하게 해줄 문화적 주제들에 대해 강의, 토론하고 나아가 대안도 모색하며 살아 숨쉬는 문화공동체를 만들어 나가려 합니다.
장소는 강원도 내린천 미산계곡 개인산방(서울의 경우 양평->홍천->철정검문소->내촌->상남->미산계곡)인데 참가 신청하시면 '찾아오시는 길'을 자세히 안내해드립니다.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토요일(19일) 오후 2:00- 3:00 도착, 소개, 안내
3:30- 5:30 대자연 탐사(비조불통 계곡 산책, 뒷산 돌배나무길 오르기 등)
5:30- 6:30 식사
7:00- 9:00 강의, 토론
9:00- 11:00 뒤풀이
11:00 취침
일요일(20일) 오전 6:00- 기상, 흔적지우기
7:00 식사
8:00- 오후 3:00 아침가리골 트레킹
오후 3:00- 집으로 출발
모집 인원은 30명 이내(접수순 마감)며 참가비는 1인 7만원(1박 2식 포함, 버스 이용자는 버스비 및 점심값 2만5천원 별도), 자세한 안내와 참가신청은 http://www.toursapiens.com/TS03_SOOPmain01.html에서, 문의는 050-5909-9050으로 하십시오.
준비물은 필기도구, 세면도구, 따뜻한 옷, 손전등, 운동화 또는 등산화 등입니다(홈페이지 '자세히 보기' 참조).
참고로 학교 운영위원은 다음과 같습니다.
고문 : 신영복(성공회대 교수)
신남휴(위원장. 開仁山房)
손혜원(홍대 교수/크로스포인트 대표)
안종관(작가)
유재원(외대 교수. 언어학)
승효상(이로재 대표. 건축가)
김병순(기업가. 산악인)
허의도(중앙일보 부국장)
이승혁(사진작가)
박채근(문화평론가)
이근성(프레시안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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