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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ㆍ유럽, 'IMFㆍ세계은행 독점' 포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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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ㆍ유럽, 'IMFㆍ세계은행 독점' 포기하라"

"경제권력이 아시아ㆍ중남미로 옮겨가는 현실 인정해야"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동아시아의 도약 등 변화하는 세계경제의 현실에 굴복할 필요가 있으며 자신들을 위해서라도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리더십의 독점을 포기해야 한다고 미국의 민간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이 20일 보고서를 통해 촉구했다.

보고서는 특히 그동안 미국과 EU가 함께 누려온 세계은행과 IMF의 총재 인선에 대한 독점권을 포기하라고 권고했다. 그동안 두 기관의 총재는 미국과 유럽이 번갈아 맡아 왔다.

보고서는 또 미국과 유럽연합은 오는 2030년까지 세계은행과 IMF를 통합한다는 목표 아래 두 기관의 장래를 결정하기 위해 주요 경제 강국 및 신흥경제국들과의 회의를 소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보고서는 하지만 최근 여자친구에 대한 특혜 승진으로 구설수에 휘말려 사임 압력을 받고 있는 폴 울포위츠 세계은행 총재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애틀랜틱 카운슬'의 공동 의장을 맡고 있는 스튜어트 아이젠스타트 전 미 재무부 부장관은 보고서 내용을 기자들에게 설명하면서 "미국과 유럽연합이 정말 해야 할 일은 경제 권력, 에너지 권력, 국내총생산(GDP) 권력이 아시아와 중남미, 신흥경제국들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재무 부장관을 지낸 아이젠스타트는 조지 부시 행정부에서 상무 차관을 지낸 그랜트 알도나스와 '애틀랜틱 카운슬' 공동 의장을 맡고 있다.

그는 "세계는 날마다 우리를 지나가고 있는데도 이를 깨닫지 못하고 있으며 아직도 우리를 지배적인 강대국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연합이 IMF와 세계은행과 같은 국제기구를 더 많은 회원국들이 대표할 수 있도록 전환하지 않으면 세계 경제에서의 리더십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애틀랜틱 카운슬'의 보고서는 IMF가 개발도상국들의 발언권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투표 제도를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개도권에서 중국 등 경제 강국이 부상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미국과 유럽연합의 리더십 활성화 방향을 지적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는 30일로 예정된 미-유럽연합 정상회의를 앞두고 관심을 끈다.

보고서는 한편 대서양 양안을 포괄하는 장벽 없는 '트랜스 애틀랜틱' 시장 구축에 이르는 일련의 투자ㆍ무역 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에 들어가라고 미국과 EU에 촉구했다.

보고서는 아울러 세계무역기구(WTO) 도하 라운드 다자간 협상을 매듭지으라고 촉구하면서 하지만 150개 회원국이 합의에 이르기 어렵기 때문에 보다 신축적인 형태로 협상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이젠스타트 의장은 "도하 라운드 이후 다자간 협상 시대는 끝난다는 것이 우리의 기본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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