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 되고 싶다"

동북아평화체제 실무회의서 "미국, 일본과 친구 되고파"

북한이 16일 베이징에서 열린 6자회담 동북아 평화·안보체제 실무회의에서 '미국, 일본과 친구관계를 맺고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이 되고 싶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우리 정부 당국자는 이날 베이징 러시아대사관에서 열린 실무그룹 회의 후 비공식 브리핑에서 "북한이 '북-미, 북-일 관계정상화를 통해 친구관계를 맺고 싶고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이 되고 싶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당국자는 "북측이 이 같은 발언을 하기 전 '동북아 지역에 냉전의 잔재가 남아있고 군비경쟁이 계속되고 있다'는 말을 많이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날 회의에 대해 "앞으로 동북아 지역에도 평화안보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장기적 필요에 대해서는 6자회담 참가국간의 인식 일치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동북아 평화안보체제 논의는 장기적인 시각에서 큰 그림을 그리는 싱크탱크로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당장 별도의 조직이 생기지 않더라도 6자회담을 통해 실무급·차관급·장관급에서 동북아 다자안보 대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미국 측 수석대표로 참석한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실무그룹 중에서는 매우 시급한 그룹이 있고 매우 중요한 그룹이 있다"면서 "동북아평화안보체제 그룹은 매우 중요한 실무그룹"이라고 말했다고 당국자는 전했다.
  
  힐 "BDA 해결된다는 확신 줄 수 있다"
  
  한편 힐 차관보는 이날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스다 아키오(須田明夫) 일본 북한핵문제담당 대사 등과 함께 베이징 시내 한 호텔에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으로부터 방북 결과를 브리핑 받은 뒤 "북한은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 해결에 대한 확신을 원하는 것 같다"며 "우리는 그들에게 그것이 해결된다는 확신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미 재부부의 BDA 조사 결과에 대해 중국이 '강한 유감'을 표시한 가운데 나온 힐 차관보의 이같은 발언은 동결자금 2500만 달러 전체가 풀릴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동결자금 해제 문제는 마카오 금융당국에 일임했다는 미국의 입장으로 볼 때 BDA 조사를 완료했음을 의미하는 것일 뿐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힐 차관보는 "그러나 워싱턴에서 관련 발표가 있은 이후 아직 그들과 대화하지 못했다"며 "추가로 협의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이어 "(엘바라데이 총장과 만나) 매우 좋은 브리핑을 받았다"면서 "사무총장으로부터 핵시설 폐쇄·봉인 절차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고 폐쇄·봉인 이후의 다음 단계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엘바라데이 총장이 북측과 고농축우라늄(HEU) 문제를 협의했느냐는 질문에 "그 문제는 협의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힐 차관보는 '북한이 약속한 바를 이행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북한이 다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낙관했다.
  
  조선신보, BDA 처리 긍정 평가
  
  한편 북한의 정책을 간접적으로 전하는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이날 미국의 BDA 처리에 대해 "미국이 드물게도 다자간 협상에서 다진 약속을 형식적으로나마 지켰다"고 평가했다.
  
  조선신보는 "미국은 계좌 동결해제에 대해서는 BDA측에 일임하는 형식을 취함으로써 저들의 체면을 살리는 한편 이 은행에 계속 '돈세탁 우려대상'의 딱지를 붙여 미국과는 직간접적인 거래를 일체 금하는 강한 추가제재를 가했다"며 "과연 미국다운 처사"라고 밝혔다.
  
  신문은 "조선의 BDA 계좌를 일방적으로 동결한 것을 30일 안으로 풀겠다는 것이었다"며 "이는 6자회담에서 어렵게 도출된 9.19공동성명과 각 측의 초기단계조치를 명시한 2.13합의문을 미국이 '행동 대 행동' 원칙에 따라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매우 긍정적인 징후"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