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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완전한 통일까지 10년 내외 걸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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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DJ "완전한 통일까지 10년 내외 걸릴 것"

"미국은 북한에게 줄 것은 주라"

김대중 전 대통령은 13일 "우리는 성급한 통일을 바라지 않는다. 아마 완전한 통일까지 10년 내외의 세월이 걸릴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국제기자연맹(IFJ) 특별총회 특강을 위해 미리 배포한 연설문에서 "6자회담을 통해 북미관계가 개선되면 남북관계는 봇물 터지듯이 전면적인 교류와 협력의 시대로 들어설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6자회담은 성공할 것인가'를 주제로 한 이날 연설에서 김 전 대통령은 "우리는 평화적으로 공존하고, 평화적으로 교류협력하다가, 때가 되면 평화적으로 통일할 것"이라며 "점진적이고 평화적인 통일만이 남북의 경제를 다 같이 안정 속에서 발전을 유지하게 하고, 양쪽 국민들이 서로 시간을 두고 이룩한 상호 이해 속에 정신적 갈등 없이 통일을 성공시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기회 놓치지 말아야"

북핵 2.13합의와 그에 따른 북미 관계정상화 움직임에 대해 김 전 대통령은 "금년이야말로 북한 핵을 다루는 6자회담이 성공하고 한반도에 평화와 협력의 새 봄이 올 것"이라며 기대감을 피력했다.

김 전 대통령은 그같은 희망의 이유로 북핵 협상을 타결시켜야 할 이유가 있는 미국의 처지를 꼽았다.

그는 "군사적으로 중동에 발목이 잡혀 있는 미국은 북한을 공격할 여유가 없다"며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한 마당에 언제까지나 북한에 대해서 대화 거부와 봉쇄 정책을 유지할 수도 없다"고 진단했다.

북한이 6자회담을 성공시켜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미국이 안전보장과 경제제재 해제, 국교정상화 요구를 모두 들어주겠다고 나선 마당에, 북한이 핵 포기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타협하지 못할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북한의 핵 보유는 중국이 가장 절실히 반대한다"며 "북한이 이 단계에서 기회를 놓치고 타협하지 않는다면, 이번에는 중국을 포함한 6자 회담의 5개국이 일치해서 경제제재 등 전면적인 제재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6자회담 상설화 거듭 주장

김 전 대통령은 미국과 북한에 대한 당부의 말을 덧붙였다. 미국에 대해서는 "이번에야말로 북한과의 대화 속에 줄 것은 주면서 북한을 국제사회의 품으로 끌어안아 달라"며 "이것은 한반도에서 미국의 안정적 존재를 유지하는 길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북한에 대해서 김 전 대통령은 "기회를 놓치지 말라"고 거듭 당부하고 "핵의 완전 포기라는 확고한 결심 속에 미국과 세계로부터 안전보장과 경제제재 해제, 국교 정상화라는 오랜 숙원을 이루도록 하라"고 말했다.

6자회담에 대해 김 전 대통령은 "중국이나 미국 지도자를 만났을 때 6자회담이 성공하더라도 해체하지 말고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 보장기구로서 상설화할 것을 제안하고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고 소개하며 회담의 상설화를 거듭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에 대해 "조선왕조 말엽에 일본, 청나라, 러시아가 한국을 병탐하기 위해서 각축할 때, 우리가 미국을 견제세력으로 갖지 못한 것이 망국의 큰 원인이 되었다"며 안보와 평화, 통일을 위해 "특히 중요한 나라"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날 연설문 전문.

6자회담은 성공할 것인가

존경하는 에이든 화이트 국제기자연맹(IFJ) 사무총장, 남영진 조직위원장, 정일용 한국기자협회 회장, 그리고 국내외 언론인 여러분!

'한반도 평화와 화해'를 주제로 열리는 국제기자연맹 특별총회를 진심으로 환영하고, 그 성공을 빌어마지 않습니다.

지금 진행중인 6자회담에 대해서 우리 모두는 그 성공을 빌면서, 과연 이번에는 북핵문제가 해결될 것인가에 대해서 걱정하고 있습니다. 저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금년이야말로 북한 핵을 다루는 6자회담이 성공하고, 한반도에 평화와 협력의 새 봄이 올 것이라는 큰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 최근의 베를린 북미회담과 베이징 6자회담에서 북한과 미국은 직접 대화를 통해 처음으로 중요한 원칙에 합의했습니다. 북한은 핵을 완전히 포기하고 한반도의 비핵화에 동참하기로 약속했습니다. 미국은 북한이 일관되게 요구해온 북한의 안전보장, 경제제재 해제, 국교 정상화를 보장하기로 처음으로 동의했습니다. 이제 양측이 이를 충실히 실천하면 북핵문제 해결과 한반도의 평화는 실현될 것입니다.

둘째, 미국은 북핵 협상을 타결시켜야 할 적극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군사적으로 중동에 발목이 잡혀 있는 미국은 북한을 공격할 여유가 없습니다. 경제제재도 중국이 적극 동참하지 않는 현상황에서는 그 성과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한편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한 마당에 언제까지나 북한에 대해서 대화 거부와 봉쇄 정책을 유지할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부시 대통령은 중동에서 성공하지 못한 이상 한반도에서라도 외교적인 성공을 거둬야 할 절실한 필요성이 있습니다.

셋째, 북한도 이번에야말로 기회를 놓치지 말고 6자회담을 성공시켜야 할 이유가 큽니다. 미국이 안전보장과 경제제재 해제, 국교정상화 요구를 모두 들어주겠다고 나선 마당에, 북한이 핵 포기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타협하지 못할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북한의 핵 보유는 중국이 가장 절실히 반대합니다. 그 이유는 북한의 핵 보유가 일본이나 대만의 핵 보유를 정당화할 구실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기 때문입니다. 이 두 나라의 핵 보유는 중국으로서는 하나의 악몽 같은 것입니다. 한편 북한이 핵을 갖는다 하더라도 일본이나 대만이 핵을 갖는 상황에서 북한 핵의 효용가치는 크게 떨어질 것입니다. 북한이 이 단계에서 기회를 놓치고 타협하지 않는다면, 이번에는 중국을 포함한 6자 회담의 5개국이 일치해서 경제제재 등 전면적인 제재로 나설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북한은 존립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와 같이 미국이나 북한 양자가 다 같이 핵 문제를 해결해야 할 적극적인 필요성이 있는 것입니다. 다시 강조합니다. 저는 금년이야말로 북한 핵 문제가 6자회담의 적극적이고 현명한 협력을 통해서 해결될 전망이 크다고 봅니다.

6자회담의 성공과 더불어 동북아에도 평화의 봄이 찾아올 가능성이 큽니다. 저는 지금부터 36년 전인 1971년에 대통령선거에 출마했을 당시 선거공약으로 한반도에서의 미,일,중,소 4대국에 의한 평화보장을 주장했으며, 지금까지 이 주장을 계속해 왔습니다. 또한 중국이나 미국 지도자를 만났을 때 6자회담이 성공하면 이를 해체하지 말고,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보장기구로서 상설화할 것을 제안하고 긍정적 반응을 얻은 바 있습니다.

한국은 4대국에 둘러싸인 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지정학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미국 예일대학의 폴 케네디 교수는 "한국은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라는 4마리의 코끼리에 둘러싸여 있는 나라다. 한국의 운명은 그 4마리의 코끼리 다리 사이를 어떻게 슬기롭게 헤쳐 나가느냐에 따라서 결정된다"는 의미의 말을 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4대국 중에서도 미국은 특별히 중요한 나라입니다. 조선왕조 말엽에 일본, 청나라, 러시아가 한국을 병탐하기 위해서 각축할 때, 우리가 미국을 견제세력으로 갖지 못한 것이 망국의 큰 원인이 되었습니다. 우리의 안보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는, 그리고 평화적인 통일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미국의 역할이 중요하며, 나머지 세 나라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6자회담은 한민족의 안전과 평화와 통일을 위해서 매우 중요한 협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민족의 슬기로운 지혜와 외교 역량이 필요한 대목입니다.

한반도의 현재 상황과 미래 전망은 어떤 것이겠습니까?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이래 남북간에는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전쟁의 공포에서 해방되는 긴장완화가 크게 이루어졌습니다. 남쪽 사람이나 북쪽 사람이 서로 상대를 바라보는 의식이 과거의 적대 일변도에서 동족의 애정을 가지는 경향으로 크게 바뀌었습니다.

특히 북한에서 그같은 의식의 변화는 두드러진 경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북한 사람들은 남쪽에서 보내온 쌀과 비료와 의약품을 보고 남쪽에 대한 적개심과 불신의 의혹을 많이 버렸습니다. 그리고 동족애와 신뢰와 감사의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지금 북한 사람은 남쪽 사람을 만나게 되면 과거와 달리 이웃사촌 대하듯이 다정하게 대합니다. 남쪽의 문화에 대한 동경심도 큽니다. 남쪽의 드라마와 유행가가 북한사회에서 암암리에 널리 퍼지고 있습니다. '한류'가 보급되고 있는 것입니다.

남북간의 인적 교류협력도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6.15 정상회담 이전까지 50년 동안 불과 200명의 이산가족이 상봉했는데,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지금까지 1만3000명이 만났습니다. 앞으로는 더 많은 사람이 만날 것입니다. 금강산 관광에 130만 명이 다녀왔습니다. 민간인 교류도 매년 10만 명이 넘었습니다. 개성공단에는 1만 명 이상의 북한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 사이에는 그곳에서 서로 일하려고 경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35만 명이 일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초보적인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6자회담을 통해서 북미관계가 개선되면, 남북관계는 봇물이 터지듯이 전면적인 교류와 협력의 시대로 들어설 것입니다. 그리고 통일의 희망이 무지개처럼 솟아오를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성급한 통일을 바라지 않습니다. 우리는 베트남식의 무력통일을 배제합니다. 독일식의 흡수통일도 바라지 않습니다. 우리는 평화적으로 공존하고, 평화적으로 교류협력하다가, 때가 되면 평화적으로 통일할 것입니다. 아마 완전한 통일까지 10년 내외의 세월이 걸릴 것입니다.

그런 점진적이고 평화적인 통일만이 남북의 경제를 다 같이 안정 속에서 발전을 유지하게 하고, 양쪽 국민들이 서로 시간을 두고 이룩한 상호 이해 속에 정신적 갈등 없이 통일을 성공시키게 될 것입니다. 통일은 공동승리의 통일이 되어야 합니다. 한쪽이 승리하고, 한쪽은 숙청 당하는 그러한 통일은 양쪽 모두에게 불행을 가져올 것입니다.

평화와 안정 속에 이룩한 통일은 통일한국을 세계적인 강대국으로 부상시킬 것입니다. 한국은 지적 전통과 교육수준이 높고, 민주화를 자력으로 이룩했습니다. 또한 외환위기도 극복하고, 정보화도 세계 선두주자로 발전시켰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2050년까지 한국은 미국 다음 가는 경제 강국이 될 것이며, 국민 1인당 소득은 8만1000달러가 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습니다.

6자회담은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한반도 평화는 남북간의 화해협력 시대를 열 것입니다. 남북간의 화해협력은 평화적인 통일의 대로로 힘차게 나아가게 할 것입니다. 그리고 평화적인 통일은 통일한국이 세계의 선두대열에 서서 국제적인 협력과 개발도상국 지원에 헌신하도록 할 것입니다. 우리가 그러한 꿈을 성취할 수 있도록 여러분의 많은 성원을 바라마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미국과 북한에 부탁합니다.

첫째는 미국에 대해서입니다. 미국은 이번에야말로 북한과의 대화 속에 줄 것은 주면서 북한을 국제사회의 품으로 끌어안아 주십시오. 이것은 한반도에서 미국의 안정적 존재를 유지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둘째는 북한에 대해서입니다. 북한은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마십시오. 핵의 완전 포기라는 확고한 결심 속에 미국과 세계로부터 안전보장과 경제제재 해제, 국교 정상화라는 오랜 숙원을 이루도록 하십시오.

이제 저의 연설을 마치면서 참석하신 기자 여러분께 특별히 부탁드릴 말씀이있습니다.




우리 한국은 지금 2014년 동계올림픽을 강원도 평창에서 개최하는 것과 2012년 세계해양박람회를 여수에 유치하는 것을 목표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두 곳 다 지난번 경쟁에서 근소한 차이로 지명에 실패했습니다. 이번에는 꼭 성공해서 한국은 물론 국제사회의 발전과 평화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이 적극 도와주실 것을 부탁드려 마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두 행사가 한국에서 열릴 때는 여러분을 최고의 빈객으로 초대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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