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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문제 '외통수' 걸린 아베, 서서히 무너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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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문제 '외통수' 걸린 아베, 서서히 무너질 듯

"북일 관계정상화, 아베 실각 후에나 가능하다"

일본인 납치문제를 둘러싼 북한과 일본의 핏발 선 대립은 언제까지 갈 것인가.

북핵 2.13합의로 한반도 정세에 봄날이 찾아 왔지만 7~8일 열린 북일 관계정상화 회의가 납치 문제에 대한 입장차로 결렬되면서 합의 이행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북한의 핵폐쇄와 상응조치가 입체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2.13합의의 특성상 북일간의 날선 대립은 양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6자회담 분위기 전체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예컨대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빼는 문제를 논의할 때 일본이 '납치도 테러'라고 강하게 어필할 경우 북미 관계정상화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 납치문제 해결을 북일 관계정상화의 '입구'로 삼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타협의 여지를 스스로 봉쇄해버렸다. ⓒ로이터=뉴시스

하지만 급변하는 정세 속에서 외교적인 고립을 우려한 일본이 강경한 입장을 누그러뜨리고 결국은 타협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없지 않다.

미국과 보조를 맞추는 것이 살길이라는 일본의 외교 원칙상 적당한 명분을 들어 후퇴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북한이 납치 문제는 종료됐다는 기존의 입장에서 '논의해 볼 수 있다'는 식으로 태도를 바꾸고 일본도 북일수교를 동시에 논의하자는 쪽으로 타협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납치로 흥해 납치로 망할 아베 정권"

그러나 납치문제에 대한 강경 대응으로 '흥한' 아베 신조 정권의 특성상 그같은 낙관적 시나리오가 현실화되기는 어렵다는 게 북일관계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전망이다.

납치문제에 대한 대북 강경책을 유일한 정치적 자산으로 삼고 있는 아베는 지난해 9월 내각을 출범시키면서 비서실장격인 관방장관에게 납치문제 담당 각료라는 모자를 하나 더 씌우는 한편 총리 산하 납치문제 담당 보좌관을 신설했다.

북한의 무릎을 꿇리려면 강경하게 나아가는 수밖에 없다는 걸 기본 '전제'로 삼고 있는 아베 총리는 이처럼 타협 가능성을 봉쇄해 버림으로써 한 방향으로밖에 갈 수 없는 조건을 스스로 만들어 버렸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부소장은 "아베로 인해 납치에 대한 일본의 국내정치는 국제적인 여론이나 핵 합의와 상관없이 돌아간다"며 "그간의 정책으로 볼 때 타협책으로 나아갈 수 없는 딜레마가 있다"고 말했다. 이원덕 국민대 교수도 "자기 발목을 스스로 묶었다. 빠져나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北, 초초한 아베 보며 '휘파람'

북한이라도 누그러진 입장을 취한다면 아베 총리에게 운신의 폭을 줄 수 있겠지만 북한도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요코다 메구미의 유골이 실은 가짜였다거나, 죽었다고 했던 피랍자들이 사실은 살아 있다고는 할 수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2002년 '고백외교'가 일본 여론의 악화만 가져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마당에 그런 선택을 할 리는 만무하다.

나아가 북한은 납치문제에서 외통수에 걸린 아베 정권이 '왜 납치 문제를 해결 못하냐'는 국내적인 여론악화와 국제적인 외교고립을 이겨내지 못하고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이원덕 교수는 "미국과의 급속한 관계정상화 과정에 들어선 북한은 일본이 초초해 할 수밖에 없다는 걸 간파하고 굳이 입장을 바꿀 필요를 느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납치문제는 북일 관계정상화 '입구' 아닌 '출구' 돼야"

그렇다면 북일간의 관계정상화는 언제쯤 가능할 것인가.

전문가들은 결국 납치로 흥한 아베 정권이 납치로 무너진 후, 다른 정권이 들어설 때에나 가능하다는 전망을 내놨다.

내각의 부패 등으로 그렇잖아도 바닥을 기는 아베 정권의 지지도가 납치문제의 해결이 구조적으로 불가능한 상황, 불 보듯 뻔한 외교적 고립 등과 맞물려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떨어지면서 정권이 바뀌고 나서야 일본이 태도를 누그러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정권 교체의 시점은 빠르면 7월 참의원 선거 후, 늦어도 2009년 중의원 선거 후 등으로 점쳐지고 있다. 진창수 부소장은 "참의원 선거는 일단 넘어갈 수 있지만 중의원 선거 때까지 서서히 힘이 빠지면서 별로 하는 게 없는 총리라는 소리를 들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원덕 교수는 "아베는 납치문제가 해결되어야 북일 관계개선이 있다는 '입구론'을 펴고 있지만 그렇게 해서는 영원히 풀릴 문제가 아니다"라며 "납치문제를 북일관계의 출구(최종 목표)로 보는 정권이 들어설 때만 타협의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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