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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발 훈풍, 북일 관계정상화 테이블까지 못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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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발 훈풍, 북일 관계정상화 테이블까지 못미쳐

하노이 관계정상화 회담 45분만에 '결렬'

북한과 일본 사이에 불고 있는 삭풍은 3월에 내린 폭설처럼 계절을 역행했다. 북핵 2.13합의와 북미간의 워싱턴발 훈풍은 북일 관계정상화 회의가 열린 베트남 하노이에까지는 미치지 못했다.
  
  북일 양국은 8일 관계정상화 회의를 재개했으나 양측의 근본적인 입장차만 확인한 채 45분만에 끝났다. 첫날이었던 7일 오전 회의만 하고 오후 회의를 열지 못한 데 이어 이틀째 겪은 파행이다.
  
  양국은 어쨌든 협의를 계속한다는 기본적인 원칙에만 합의했을 뿐 언제 어디서 다시 열지에 대해서조차 합의하지 못한 채 등을 돌렸다.
  
  결렬의 원인은 역시 일본인 납치문제에 대한 입장차 때문이다. 마이니치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은 회의 내내 △납치 생존자의 귀국 △진상규명 △납치범의 인도 △요도호 납치 용의자 인도 등을 주장했다.
  
  그러나 북한은 납치문제는 이미 종결된 것이라는 기존의 주장을 거듭하는 대신, 위안부와 식민지 시대에 강제 연행된 조선인에 대해 보상을 하는 문제를 포함해 식민지배 청산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또 일본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결의와는 별도로 취한 독자 제재의 해제도 원하고 있다.
  
  일본 대표단은 이날 회담이 끝난 뒤 "이틀째 협의에서는 납치문제와 과거 청산을 포함한 국교정상화에 관한 쌍방의 기본적인 입장 표명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 대표단은 실무회의가 앞으로 계속 있을 것임을 확인했다고 요미우리신문과 지지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북한 측 수석대표인 송일호 조일국교정상화 교섭담당 대사는 회의 종료 후 기자들에게 "일본의 입장은 결코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송 대사는 "일본 측의 성의없는 태도로 이 이상 회담을 진행시킬 의미가 없다"며, 일본 측이 요구한 납치피해자 재조사에 대해서는 "(과거 청산에 관한 논의 등의) 과정을 봐가면서 고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13합의에 따라 설치된 북일 실무회의가 시작부터 암초에 부딪침에 따라 오는 19일부터 열리는 6자회담에서 이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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