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대선주자들, '고건 퇴장'에 촉각

김근태-천정배 "안타깝다"…정동영 '침묵'

범여권의 유력한 대선주자로 분류됐던 고건 전 총리가 16일 전격적인 정계은퇴 선언을 하면서 열린우리당과 우리당 소속 대선 주자들의 촉각이 가장 곤두섰다.
  
  김근태 "안타깝다"…정동영 조심스러운 침묵
  
  김근태 의장은 이날 "본인은 그만두면 마음이 편하겠지만 국민에 대한 도리는 아니다"며 고 전 총리의 전격 정계은퇴 선언에 대한 실망감을 표시하면서 "범여권이 아웅다웅 하면서 판을 키우고 힘을 모아야 하는데 한 축이 무너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는 그간 '강력하지는 않으나 유효한 변수'로서 범여권의 정계개편과 오픈 프라이머리의 흥행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됐던 고 전 총리가 예상보다 일찍 낙마한 데 따른 실망감을 나타낸 것으로 읽힌다.
  
  이어 김 의장은 대통합을 전제로 한 신당 추진은 차질없이 진행될 것임을 강조하면서 "전당대회 준비위원회에서도 정해진 기일 내에 어떠한 식으로든 합의를 도출해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범여권의 잠룡으로 분류되는 천정배 의원도 "고 전 총리는 민생개혁의 정권 재창출을 위해 크게 기여할 분으로 생각했는데 매우 아쉽다"고 말했다. 천 의원은 "오히려 강력하게 행보하시는 것 아니냐는 짐작을 했었다"면서 "특정 주자 한 분의 거취 때문에 우리의 진로가 결정적으로 달라질 이유는 없다. 나갈 방향은 이미 뚜렷하다"고 말했다.
  
  정동영 전 의장은 고 전 총리와 호남이라는 지역기반을 공유하고 있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 속에 아무런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정 전 의장의 측근은 "보고를 드렸으나 '뉴스를 들었다'고만 하고 아무 말씀이 없으셨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정 전 의장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민병두 의원은 "그간 고 전 총리가 호남의 중추로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 대항해 저지선 노릇을 해 온 만큼 뚜렷한 대안 없이 불출마 선언을 한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호남 등지에서 한나라당 후보에게 공간을 내줄 수 있다"며 "오픈 프라이머리의 흥행성 측면에서 영향력 있는 후보가 필요한데 그 역시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 의원은 "중간지대의 후보가 사라짐으로써 2007년 대선이 민주 개혁세력과 과거 회귀적 산업화 세력의 분명한 대결구도가 된 것은 큰 이득이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그는 또 "후보의 지지율에 따라 이합집산하는 것으로는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것도 작은 이득"이라며 "그간 '도로 민주당'을 추구해 온 이들에게는 이번 불출마 선언에 타격이 될지 모르나 열린우리당의 정계개편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