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둘라 요르단 국왕이 지난해 말 중동에 3개 내전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한 이후 그 현실화 가능성을 경고하는 지적들이 잇따르고 있다.
압둘라 국왕이 경고한 3개 내전은 이라크, 팔레스타인, 레바논이다. 그 중에서도 레바논은 올해 미국 등 서구와 중동 주변 국가, 무장단체 등 여러 세력들이 충돌하며 내전 위기가 고조될 대표적인 나라로 지목되고 있다.
현재 레바논에서는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주도하는 야권이 미국 등 서구의 지원을 받는 푸아드 시니오라 총리의 사퇴를 촉구하며, 수십만 명이 동원된 대정부 시위를 계속해서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20004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였던 존 케리 상원의원은 5일 <보스턴글로브>에 기고한 칼럼에서 "레바논의 미래는 시리아가 레바논의 주권을 정말 존중하도록 만드는 데 달려 있다"면서 레바논 사태에 대해 초당적인 외교정책을 펼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케리 의원에 따르면 헤즈볼라에게 흘러 들어가는 자금과 무기는 주로 시리아를 거쳐 가고 있다. 미국 정부는 시리아가 헤즈볼라 등 대리자를 내세워 이 지역의 패권을 도모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케리 의원은 "시리아가 정책을 바꾸도록 설득하는 한편, 헤즈볼라의 무장해제를 촉구한 유엔결의안 1701호가 완전히 실행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정부에 대해 "이라크에서는 민주주의를 강제로 실현시키겠다며 이라크 전쟁을 일으킨 후 지금까지 3000명의 미군 병사가 전사하고, 30000억 달러의 예산을 쏟아부은 반면, 이미 민주정체의 기반을 구축한 레바논이 벼랑 끝에 몰렸는데도 적극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비판했다.
특히 그는 이라크연구그룹 보고서가 권고한 시리아와의 직접 외교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최근 크리스토퍼 도드 상원의원과 함께 바샤르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만나 두 시간 이상 면담을 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이 면담에서 나는 시리아와 대화하는 것이 중동에 대한 미국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이롭다는 믿음이 더욱 굳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시리아는 자기의 이익을 위해 행동할 것이기 때문에 미국은 시리아가 노선을 바꾸도록 하고, 시리아를 이란으로부터 멀어지도록 하는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는 "시리아가 보다 건설적인 역할을 하도록 다양한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면서 북한과 이란에 대한 포괄적 접근과 비슷하게 관계국들이 참여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이집트,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등 시리아처럼 수니파 주민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아랍국가들, 그리고 역시 수니파가 다수인 터키까지 참여하는 다자간 대화창구를 열자는 것이다.
케리 의원은 "이러한 방안으로 레바논을 구하고 시리아의 노선을 바꿀 수 있다는 보장은 없지만, 미국 정부의 현 정책도 보장 못하기는 마찬가지"라면서 좀 더 가능성 있는 정책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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