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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엔 비보이를 소재로 한 '피크닉' 선보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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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엔 비보이를 소재로 한 '피크닉' 선보일 것"

박인규의 집중인터뷰[12/26] '점프'의 제작자, 김경훈 대표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2006년 한해를 마감하면서 언론에서는 정치와 경제, 사회, 문화 예술 등 각 분야에서 이슈가 됐던 인물과 사건 등을 정리하고 있는데요, 정치는 늘 복잡하고, 경제는 나아진 것이 별로 없고 사회적으로도 그리 평탄하지 않았던 것과는 달리 국내 문화예술계만은 풍성한 한해를 보냈습니다. 언더그라운드에 머물렀던 한국의 비보이들이 세계무대에서 당당히 인정받았고, 한국의 젊은 무용가와 음악가들이 세계적인 대회에서 1위에 올랐으며, 연극공연도 외국인을 사로잡았는데요.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연말을 맞아 2006년 문화예술계에서 두드러진 활동을 한 세분을 초대해서 얘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2006 문화예술계 인물토크 3인 3색> 오늘은 그 첫 번째 시간으로 넌버벌 퍼포먼스 <점프>의 제작자인 주식회사 예감의 김경훈 대표를 초대합니다. 김경훈 대표는 올해 한국프로듀서협회로부터 올해의 '프로듀서 상'을 수상하기도 했는데요. <점프>가 탄생한 과정과, 점프의 성공비결은 어디에 있는지 제2의 점프가 탄생하기 위해서 어떤 지원과 노력이 필요한지 얘기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점프>의 제작자 김경훈 대표입니다. 김경훈 대표는 1973년생으로 서울예술대학 광고창작과를 졸업했습니다. 퍼포먼스 space for shadows98의 총기획, 문화예술연구소 통합과 해체의 사업본부 본부장 등으로 활동했으며 2003년 3월부터 공연전문기업 예감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인규 : 김경훈 대표는 올해 상다히 여러 모로 수확이 많은 한해를 보내신 것 같은데요, 우선 올해의 프로듀서상 받으신 것 축하드립니다. 기분 좋으시죠?

김경훈 : 너무너무 감사드리구요, 제가 이런 상을 받을 수 있는 건지 모르겠는데 더 열심히 하라는 격려로 알고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박인규 : 일반 청취자들은 프로듀서 하면 방송프로듀서를 생각하거든요. 김경훈 대표도 프로듀서로서 상을 받았는데 공연프로듀서는 역할이 다른 것 같아요.

김경훈 : 공연제작에서 프로듀서의 역할은 작품의 총지휘자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술적인 가치, 방향성, 질제 마케팅을 비롯한 제작기획에 관한 전 분야를 아울러 진두지휘해야 되고, 그런 의미에서 공연을 제작하는 데서는 프로듀서라는 말을 씁니다.

박인규 : 공연을 제작한다는 의미군요. 말하자면 올해 우리나라에서 나온 연극이나 뮤지컬을 다 포함해서 김경훈 대표가 가장 훌륭한 역할을 하셨다는 의미로 상을 준 거죠?

김경훈 : 격려해 주셨던 거겠죠.

박인규 : 넌버벌 퍼포먼스 점프라는 작품으로 상을 받으셨는데, 우선 넌버벌 퍼포먼스라는 건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말이 없는 공연. 무언극 정도 됩니까?

김경훈 : 그렇습니다. 무언극 내지는 비언어극이란 말로 보통 표현하는데 말 그대로 언어를 배제하고 눈짓 몸짓 언어로 관객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극이라고 보면 됩니다.

박인규 : 말보다는 동작으로 끌고 스토리를 끌고 나가는 극이다.
많은 분들이 난타는 안 보셨어도 대개 아실 거예요. 워낙 오랫동안 했기 때문에.
점프라는 건 어떤 내용인지 설명해 주시죠.

김경훈 : 점프는, 이야기 자체는 무술고수 집안이 있습니다. 이 집안에 날쌔고 빠른 도둑과 좀 느리고 약간은 어리버리할 수도 있는 도둑 두 명이 들어오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다룬 비언어극이라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박인규 : 우리나라 전통무술인 택견을 바탕으로 해서 여러 가지 벌어지는 얘기들. 우리나라에 이른바 넌버벌 퍼포먼스가 처음 소개된 게 외국 배우들이 한 스톰프라고 해요. 그리고 난타가 유명했고 이번에 속된 말로 점프가 떴는데 스톰프와 난타, 점프는 약간 차이점이 있습니까?

김경훈 : 차이점이 좋고 나쁜 부분을 말하는 건 분명 아니고, 다만 다른 형식이 있다면 리듬과 타악 중심의 퍼포먼스가 스톰프와 난타의 공연형식이었다면, 점프는 리듬보다는 마샬아트라고 대변되는 무예에 대한 기초를 형식으로 삼아서 공언을 꾸민 부분들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생각됩니다. 스톰프와 난타 같은 경우는 리듬 위주의 공연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점프에서는 아크로바틱이나 무슬, 특히 태권도를 중심으로 한 세계적읜 무술을 차용해서 관객과 의사소통을 하고 있는 작품이라는 게 큰 차이점인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점프가 상당한 성공을 거뒀다는 걸 관련 분야에 계신 분들은 잘 알았지만 일반인 분들에게 점프의 존재가 확 알려진 건 이 달 초 런던에서 찰스왕세자가 주재하는 자선공연에 점프가 선정됐다고 해서 언론에 일제히 보도됐던 것 같아요. 어떻게 해서 찰스왕세자가 주재하는 공연에 점프가 끼게 된 걸까요?

김경훈 : 아마 첫 번째로는 세계적인 페스티발 중 하나인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페스티벌이 있습니다. 그 페스티발에 점프 공연이 작년과 올해 두 번 출전했는데, 작년과 올해 2년 연속으로 박스오피스 넘버 1등을 차지했습니다.

박인규 : 쉽게 말해 관객이 제일 많았다.

▲ ⓒ프레시안

김경훈 :
맞습니다. 다만 그 부분들은 단기간에 홍보한 부분들이기 때문에 작품에 대한 인지도가 없는 상태에서 관객들이 찾아주는 그야말로 순수한 흥행성인데요, 그런 부분들이 아마 특히나 유럽 언론에, 또 유럽에서 활동하고 있는 극장이나 프로모터들 사이에 굉장히 빠른 소문을 일으키게 됐고 그런 부분들이 또 유럽시장에서 큰 인지도를 끌어올리게 됐습니다. 그런 것들의 반영으로 올해 초에 웨스트엔드에 있는 피콕극장이라는 곳에서 저희가 3주동안 공연했을 때 전회 매진기록을 세웠어요. 아마 그런 부분들이 유럽 언론에 굉장히 빠르게 영향이 있었던 것 같구요. 그래서 유럽에서는 점프라는 공연히 당연히 항상 있어야 되고 최고의 공연 중 하나라고까지 인식돼 있습니다. 그래서 아마 올해 최고의 아티스트들만 초청되는 이번 영국 로열 버라이어티쇼에 저희가 초청을 받을 수 있는 직접적인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박인규 : 웨스트엔드가 우리가 흔히 아는 뉴욕으로 치면 브로드웨이 같은 곳인가요?

김경훈 : 그렇습니다. 아마 전 세계적으로 공연시장도 가장 탄탄하고 크고, 양대 메카라고 저희가 지칭하는데요.

박인규 : 로열 버라이어티 퍼포먼스에 예감의 점프가 초청됐는데, 전부 몇 팀이 초청됐습니까?

김경훈 : 이번에는 23팀이 초청됐습니다. 23개 팀에는 코미디언, 가수, 공연팀들도 있는데 공연팀 중에 점프가 초청된 거죠.

박인규 : 약간의 맛보기 공연도 하셨다면서요.

김경훈 : 그렇습니다. 워낙에 23개의 많은 출연자팀이 있기 때문에 평균 8분에서 10분 정도 각 팀마다 공연시간이 주어지는데, 점프도 그에 맞게끔 공연했습니다.

박인규 : 약간 촌스러운 질문이지만 23개 팀 중에 영미권이나 유럽권 아닌 비서구권은 몇 팀이나 들어가 있습니까?

김경훈 : 이번에는 저희 점프가 유일했습니다. 아시아로서는 유일했죠.

박인규 : 자랑하실 만하네요. 찰스왕세자와 카멜라 영부인이 무대 뒤로 와서 점프 출연진들과 악수도 다 했다면서요?

김경훈 : 맞습니다. 오셔서 너무나 판타스틱하다. 격려해 주면서 웃기시려고, 웃기시려고보다는 재미있게 말씀하셨는데 혹시 이 가족들이 진짜 가족들이냐... 그렇게 재밌는 말씀도 좀 주셨습니다.

박인규 : 일단 대단한 영광이었겠네요. 혹시 김경훈 대표도 같이 악수하셨습니까?

김경훈 : 저는 못했습니다. 아마 배우들만의 특권이라고 해야겠지요. 배우들만 모아 놓으시고 그 분들에게 격려를 많이 해주셨습니다.

박인규 : 출연진이 아니면 끼기가 쉽지 않군요. 말씀 들어보면 작년에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발에 나가서 이름을 알렸고, 올해 웨스트엔드라는 곳에서 전회 매진을 기록하면서 유럽세계에 이름을 알려서 영국 왕실이 주최하는 연말공연까지 나갔다. 점프는 초연부터 시작하면 국내에서도 상당히 많이 봤다고 해요. 초연을 한 게 언제죠?

김경훈 : 점프의 이름으로 초연한 건 2003년 7월입니다. 그때부터 공연을 시작해서 거의 매일 쉬지 않고 현재까지 공연을 진행해 왔고. 11월이죠, 저번 달에 저희가 1500회를 넘었습니다. 굉장히 빠른 시간 안에 많은 공연 횟수를 가질 만큼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셔서 이렇게 많을 공연을 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박인규 : 1500회면 관객수가 몇 명이나 됩니까?

김경훈 : 굉장히 많을 텐데요, 아마 국내에서 점프를 관람하신 분들을 모집해 본다면 40만 명 이상 정도 추측됩니다.

박인규 : 작년 에든버러 페스티발 말고, 영국 말고. 다른 외국에서도 많이 공연하셨습니까?

김경훈 : 작년부터 해외에 본격 진출해서 전 세계 속에서 점프 공연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이스라엘, 런던, 두바이, 그리스, 스페인, 일본.. 굉장히 많이 다니고 있는 중입니다. 특히 내년에 웨스트엔드에서 장기공연 들어가는 걸 준비하고 있고, 그 공연이 2월부터 시작됩니다. 첫 번째로는 3개월 동안 쉬지 않고 공연하게 될 텐데 그 부분이 또 영국을 비롯한 유럽 시장에 점프를 완연하게 알리는 자리가 되지 않을까 생각되구요. 내년 하반기에는 브로드웨이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사실 크게 봐서 우리나라 연극, 공연 중에서 세계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게 난타 아니었습니까. 난타도 이른바 넌버벌 퍼포먼스, 비언어극인데, 그걸 보니까 우리나라의 공연예술이 밖에 나가서 성공하려면 넌버벌 퍼포먼스가 상대적으로 강점이 있는 모양이네요?

김경훈 : 맞습니다. 아무래도 해외에 진출하고자 했을 때 그 해외시장에 그들의 문화로 직접 친근감 있게 들어가 줘야 되기 때문에, 다른 장치적인 부분을 하지 않고서도 극 자체가 관객과 의사소통이 원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려면 아마 언어를 직접 사용하기보다는 직접 느낄 수 있는 행동, 몸짓언어.

박인규 : 세계 공통언어인 바디랭귀지가...

김경훈 : 맞습니다. 가장 빠르겠죠.

박인규 : 이스라엘 등 중동지역도 다니셨다고 하는데, 반응들이 유럽이나 중동 쪽이 똑같은가요, 어떻습니까?

김경훈 : 지금의 점프는 평균적으로 반응이 다르지 않게끔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처음 진출했을 경우에는 문화적인 코드가 상반되는 지점들이 있어서 애를 먹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가족의 아침 시간을 표현한 신들이 굉장히 재밌게 느껴졌는데, 유럽에서는 그런 부분이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었죠.

박인규 : 아침에 각자 나가고 하니까 아침문화가 없다는 거죠?

김경훈 : 예. 그런데 작년에 스페인의 데이비드 오톤이라는 유명한 연출가를 한국에 초빙해서 점프를 공동 연출하면서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그 부분은 점프 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공히 이해될 수 있도록, 똑같이 재밌게 느껴지도록 작업한 것인데, 아마 그런 작업들이 전 세계적으로 공동의 이해를 가질 수 있는 콘텐츠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박인규 : 세계화를 하기 위한 일종의 적응과정을 거치는군요. 우리만의 독특한 것만을 주장하기보다는.
에든버러 프린지페스티벌에 나왔던 몇 분들이 에든버러 축제를 본따서 대학로에서 축제도 하시던데, 지금 점프가 세계적으로 지명도를 확 끌어올린 게 이 에든버러 프린지페스티발이라고 하셨어요. 에든버러 프린지페스티발이 어떤 건지 소개 좀 해주세요.

김경훈 : 세계적으로 유명한 페스티발은 굉장히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에든버러 페스티발은 일단 참가하는 작품 수도 굉장히 많을 뿐 아니라, 예술성과 상업성을 동시에 겸비한 페스티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작년 같은 경우 한 1800개 작품이 출품했고 올해는 1900여개 출품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인기가 많고 지목도가 있었다는 건 거기 참가하는 작품은 물론 관객들도 많기 때문에 그만큼 빠른 시간 안에 알릴 수 있는 계기도 되고.

박인규 : 일단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칠 수 있는 문화장터군요. 내년부터 영국 웨스트앤드에서 장기공연을 하신다고 했는데, 점프의 세계적인 확산을 위해서 IMG라고 합니까? 상당히 유명한 연예매니지먼트 회사라고 들었는데 그곳과 제휴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김경훈 : 지금 유럽시장은 저희가 IMG와 파트너십을 맺어서 시장을 굉장히 많이 공격적으로 공략하고 있구요. 또 미국시장은 콜롬비아 아티스트매니지먼트 CAMI(컬럼비아아트매니지먼트사)라는 기업과 저희가 북미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있습니다. 이 파트너들이 이미 기존에 세계적인 매니지먼트사 내지는 훌륭한 기업들이었기 때문에 한국의 공연제작기업이 그들과 동등한 입장에서, 또 주권적인 부분들을 갖고 작업한다는 자체도 굉장히 의미있는 일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박인규 : 앞으로 점프의 공연은 몇 십 년 동안 계속된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연말을 맞아 국내 문화예술계에서 화제를 모았던 세 분 중 첫 번째로, 넌버벌퍼포먼스 점프의 제작자인 김경훈 대표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공연도 거의 기업화 되는 것 같아요. 김경훈 대표가 예감이라는 회사를 통해서 점프를 만드셨는데 이런 일을 하시겠다고 생각하게 된 특별한 계기 같은 게 있습니까?

▲ ⓒ프레시안

김경훈 :
첫 번째로 들었던 생각 중 하나는, 배우들이 경제적인 부분들이 썩 좋지만은 않았다는 겁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의문을 가졌던 부분들은 세상에서 가장 멋진 일을 하는 이 사람들이 더 나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던 거죠. 그런 부분들을 할 수 없을까.. 이런 부분이 직접 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광고창작과를 나오셨던데 혹시 스스로 연극배우나 창작 자체를 해보신 적은 없습니까?

김경훈 : 스스로는 없습니다.

박인규 : 공연 관련한 기업으로는 난타를 한 송승환씨. PMC입니까. 그곳이 말하자면 연극의 산업화의 효시라고 할 수 있나요?

김경훈 : 시각마다 다르실 수는 있을 것 같은데, 아마 전문적으로 분담하고, 전문성을 갖고 파트별로 나눠서 간 부분들은 아마 처음이라고 보셔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아주 뚜렷한 성과를 냈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저번에 뮤지컬 하시는 윤호진 선생을 모셨더니, 우리나라 예술분야 중에서 가장 산업화에 유리한 부분이 뮤지컬이다, 세계 2,3등까지 갈 수 있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뮤지컬 말고 일반 연극공연이나 넌버벌 퍼포먼스 부분은 그런 산업화나 기업화 수준이 어느 정도라고 보세요?

김경훈 : 평가에 대한 부분은 엇갈릴 수 있겠지만, 한국에서 제작하는 환경은 굉장히 많은 부분 세계화에 접근했다고 생각합니다. 규모의 경제로만 따진다면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분명히 많다고 보지만 다만 시스템이나 제작환경은 많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빠른 시간 안에... 5년 내지는 10년 안에 분명히 세계 시장의 제작시스템, 환경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구조까지 끌어올릴 수 있고 또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약간 고리타분한 질문을 하자면, 기업이 연극을 만들고 공연하면 지나치게 상업화로만 가는 거 아니냐, 예술성을 무시하는 게 아니냐는 걱정도 있는 것 같은데 뭐라고 말씀하시겠습니까?

김경훈 : 그 부분은 제작에 참여하고 공연산업에서 뛰는 모든 분들의 자성과 노력만이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 실례로, 유명한 서커스 극단 중 하나인 서키 드 솔레를 보더라도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매출을 올리는 기집단이고 기업이지만, 그네들의 문화나 시스템, 정서를 보면 그런 부분들도 세계 최고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잘 돼 있다고 봅니다. 꼭 상업적으로 된다고 해서 그래프가 달라지는 건 아니지 않은가.

박인규 : 상업성과 예술성이 서로 제로섬게임만은 아니다. 예감이라는 공연전문기업이 말하자면 탄탄하게 서게 된 건 결국 점프의 성공 때문이라고 볼 수 있는데. 점프를 만들어 보자, 택견을 주제로 한 넌버벌 퍼포먼스를 만들어보자고 한, 점프의 탄생과정이 궁금합니다.

김경훈 : 점프 콘텐츠를 만드는 친구가 네 명 있습니다. 네 명이 저희 대학교 동기생들입니다. 그 중 세 명은 또 고등학교 동창생들입니다. 그 중에 저희 총감독을 맡고 있는 최철기 감독이 어느날 태권도를 갖고 작품을 만들면 재밌지 않겠니 했는데, 거기서부터 시작이 됐죠. 이 부분들을 업그레이드 하고 생각에 생각을 얹고 아이디어도 덧붙이는 과정 속에서 현재의 점프가 탄생됐고. 그런 과정 속에서 저희가 마샬아트 코미디라는 장르도 개척하게 됐고, 태권도를 마샬아트로 업그레이드시키면서 아크로바틱이라는 기술도 덧붙이게 됐고.

박인규 : 마샬아트라는 건 어떻게 번역해야 될까요? 무예?

김경훈 : 무예예술이라고 총칭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박인규 : 마샬아트를 개척했다는 건 말하자면 점프가 그 분야에서 최초라고 말할 수 있는 겁니까?

김경훈 : 예. 마샬아트라는 장르와 언어 자체는 항상 있어 왔습니다. 다만 단순한 쇼가 아닌 공연물로서의 이런 형식은, 또한 드라마 형식을 가진 건 아마 점프의 형식이 처음 아닐까 생각합니다.

박인규 : 속된 질문 하나 하겠습니다. 돈 좀 버셨습니까?

김경훈 : 많이 힘든 과정도 있었는데요, 올해의 전체적인 손익분기점은 넘어가서, 진행하는 데는 무리 없을 정도입니다.

박인규 : 아직 큰 돈은 못 버셨지만 손해는 안 봤다. 내년에 세계에서 공연하시면 계속 돈 버시겠네요

김경훈 :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지요.

박인규 : 보통 연극 같은 건 몇 십 년 동안 하잖아요. 물론 점프가 세계적으로 알려진 스테디셀러가 됐다고 하지만, 예감이라는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계속 새로운 공연을 만들어야 될 것 같은데, 혹시 새롭게 제2의 점프를 기획하고 계신 게 있나요?

김경훈 : 예. 두 번째 작품을 제작발표회를 통해서 세상에 알렸는데요, 제목이 피크닉입니다.

박인규 : 이미 한 번 뉴스로 나왔나 보죠? 어떤 내용입니까?

김경훈 : 죄수들이 있습니다. 그들이 감옥에서 생활하는 모습들과 이들이 꿈꾸는, 세상으로 탈옥하는 과정을 그린 넌버벌 퍼포먼스인데요. 이번에는 특이하게 익스트림댄스코미디라는 장르로서 올리려고 합니다. 신체가 가진 최고 지점의 춤사위, 댄스 부분들이 코믹한 드라마와 얽혀 있는 작품인데 내년 4월에 런던에서 초연을 시작으로 세상에 첫 선을 보이게 될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세계 초연을 한국에서 안 하고 런던에서 합니까?

김경훈 : 예. 특별히 다른 의미가 있다기보다는 공연시장은 어디서 하든 상관없는 거 아니겠는가. 다만 좋은 환경이 주어진다면 그 부분에서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박인규 : 익스트림댄스공연이라면 비보이들이 나오는 건가요?

김경훈 : 맞습니다. 비보이를 소재로 해서 두 번째 작품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그간 비보이들이 어떤 의미에서는 조연 내지는 춤만을 강조한 것들도 많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공연은 공연 자체로서 공연시장에서 관객들과 대화하고 커뮤니케이션을 나누는 장르기 때문에 분명 배우로서 무대에 서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춤을 너무 강조하거나 비보이 자체가 강조된다기 보다는 배우로서의 비보이 동작도 할 수 있는, 그런 의미의 공연극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박인규 : 내년 4월 런던 초연, 피크닉을 한 번 기대해 보구요. 고등학교 동창, 대학교 동창.. 30대 초반의 젊은이들이 모여서 일을 냈는데, 마지막으로... 이건 어떻게 보면 상투적인 질문이기도 한데, 고등학교 동창들의 독창성, 상상력이 일을 냈지만 이게 계속 펴져 나가기 위해서 정부나 사회에서 어떤 지원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들이 있는 것 같아요. 한류라고 말해도 좋고, 한국사람들의 상상력을 세계에 뻗쳐 나가기 위해서 우리 정부나 사회에서 할 일은 뭔지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김경훈 : 아무래도 금전적인 지원도 물론 있겠지만요. 그런 부분도 분명 있었으면 좋겠고, 보다 앞서서 더더욱 지원을 받았으면 하는 부분들은 전 세계 공연산업 내지는 문화를 진행하는 데 있어서 정보 같은 부분들입니다. 정보는 비단 공연 자체에 대한 정보 뿐 아니라, 공연은 마케팅과 기획도 해야 되고 시장에서 비즈니스도 해야 되는 산업장르거든요. 그러려면 공연계 이야기뿐 아니라 다른 산업과의 연계, 혹은 다른 비즈니스와의 연계. 혹은 국가별 정보 같은 부분들이 저희가 네트워크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자연스레 그런 부분을 구축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면 아마 더 신바람 나게 제작할 수 있는 환경도 만들어지고, 더 멋진 작품들도 더 많이 탄생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박인규 : 한국인들은 옛날부터 음주가무에 능했다고 하던데 그 음주가무의 실력을 유감없이 세계에 발휘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2006 문화예술계 인물토크 3인3색>. 오늘은 그 첫 번째 시간으로 넌버벌퍼포먼스 점프를 제작한 주식회사 예감의 김경훈 대표와 함께했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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