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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장학회 파문 확산, "끝장 토론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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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장학회 파문 확산, "끝장 토론 하자"

故 김지태 유족과 시민단체 기자회견 "어디서 감히 친일을 말하나"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정수장학회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 시민단체와 고(故) 김지태 씨 유족이 22일 오후 서울시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캠프와의 합동 토론회를 제안했다.

지난 21일 박 후보는 기자회견을 통해 "법원에서 강압적으로 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가 어렵다고 해서 원고패소 판결이 내려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시 군부에 강제로 재산을 몰수당한 고 김지태 씨에 대해 "4·19 부정축재자 명단에 올랐고, 5·16 때 부패혐의로 징역 7년형을 선고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기자회견에 참가한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는 이에 대해 "(정수장학회 문제는) 살인사건을 저질렀는데 공소시효가 지나서 처벌할 수 없는 상황이다. 비유하자면 이게 요지"라며 "그런데 박근혜 후보는 살인사건 자체가 없어서 처벌할 수 없다고 판결을 왜곡해서 말했다"고 비판했다.

"박근혜 캠프에 끝장 토론회 제안한다"

한 교수는 "이번 25일 목요일 7시에 정수장학회 측과 공동대책위원회 그리고 박 캠프 간에 (정수장학회가) 강제헌납인지 자진헌납인지, 이 법인이 박근혜 후보와 상관이 있는지 없는지"를 따져보자며 "하나하나 고민이 해소될 때까지 기본적 자료에 의해서 상세하게 토론해볼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 교수는 "이 문제에 주시하는 이유는, 이것이(정수장학회가) 강탈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자가 대통령이 된다면 대한민국에서 또 한 번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을 석 달 동안 가둬놓고 재산을 강탈하는 역사가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한 교수는 "공개적인 끝장토론"을 제안하며 "<조선일보>조차도 (박 후보에게) 이 문제를 털고 가라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 후보가 토론회에 나와야 할 책임이 있다"고 밝힌 한 교수는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을 언급하며 박 후보 캠프에 대해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을 조작했던 검사들이 죄다 박근혜 캠프에 있다"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박 후보 캠프에서) 사냥개를 기르고 있는데 (박 후보가) 그 사냥개를 만지작거리면서 (과거사에 대해) 사과하는 것을 누가 믿겠느냐"고 박 후보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고(故) 김지태 씨의 유족 송혜영 씨가 22일 오후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박근혜 후보 정수장학회 입장관련 시민사회, 유족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송 씨는 "박 후보의 기자회견을 보고 기가 막혀 졸도할 뻔했다"며 "정수장학회가 부일장학회와 관계없이 설립된 것이라면 설립 날짜와 자본금을 밝혀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친일 의혹 강력 반박…"어디서 감히 친일 이야기하느냐"

이정현 새누리당 공보단장이 22일 고 김지태 씨가 친일파였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과 관련, 고 김지태 씨의 다섯째 아들 김영철 씨는 "신익희 선생님과 아버님께서 절친했다"며 친일파설을 전면 부정했다.

김 씨는 "신익희 선생님은 독립협회 사무국장이셨다. 우리 아버지가 친일파였으면 신 선생이 친하게 지냈겠느냐"며 "우리 아버님 회고록에도 신 선생님께서 나오신다"고 말했다.

더욱 강도 높은 비판도 나왔다. 한 교수는 "백번 양보해서 고 김지태 씨가 친일파였다고 치자. 친일파 재산을 왜 친일파가 환수하느냐"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어디서 감히 친일을 이야기하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실제로 박정희 전 대통령은 만주군관학교에 지원하는 편지에서 "(일본 천황을 위해) 한번 죽음으로써 충성함 박정희"란 혈서를 쓴 적이 있다.

명예훼손 법적 대응에는 신중한 입장…"박근혜 엎드려 사죄하라"

고 김지태 씨의 부인 송혜영 씨는 "우리 돌아가신 회장님은 전국적으로 머리 좋은 인재들을 뽑아서 나라의 인재를 기르려고 한 건데…"라고 밝혔다. 반면 정수장학회는 순수한 장학재단으로 볼 수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주최측은 "2005년 서울시 교육청은 박근혜 후보가 이사장으로 있던 1998년부터 10년 동안 지급된 11억 3000만 원에 대해 장학회의 사업목적에 비해 과도하다는 결과처분과 주의처분을 받았다"며 "또 부일장학회는 설립 후 강탈당하기 전까지 4년 동안 총 1만 2350명에게 장학금을 지원했으나 정수장학회는 50년 동안 3만 8000명에게 장학금을 지원했다"고 지적했다.

송 씨는 발언 도중 눈물을 흘리며 "우리 영감을 갖다가 그렇게 막…"이라고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고 김지태 씨의 다섯째 아들 김영철 씨는 박 후보의 발언을 "사자에 대한 명예훼손"이라고 규정했으나 "지금 (박 후보가) 공당의 대선 후보이므로 여러 법적문제는 신중하게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주최측은 "고 김지태 선생은 당시 부정부패로 지탄을 많이 받아 4·19 때 부정축재자 명단에 올랐고 분노한 시민이 집 앞에서 시위를 할 정도였다"는 박 후보 측의 주장을 전면 반박했다.

주최측은 "김지태는 3·15 마산시위 당시 부산 MBC 라디오 현장 중계방송을 진두지휘했던 인물"이라며 "시위에 참가했다가 실종된 후 최루탄이 눈에 박힌 채 마산 앞바다에서 발견된 김주열 열사의 참혹한 사진을 <부산일보>가 1면에 보도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주최측은 "기본적 사실관계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사람이 대통령 후보의 자격이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하며 "더욱이 거짓말로 고인의 명예를 훼손한 망언에 대해서는 유족들 앞에 엎드려 사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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