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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새동안의 정밀신체검사가 가장 어려웠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12/18] 한국 첫 우주인 최종후보 장준성 경위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인류 최초의 우주인은 1961 보스토크 1호를 탄 옛 소련의 유리 가가린입니다. 이후로 지금까지 세계 34개국에서 450명의 우주인이 배출됐는데요 우리도 지난 4월부터 우주인 선발을 시작해 올해 안에 첫 한국인 우주인 후보가 결정됩니다. 최근 러시아 가가린 우주인훈련센터에서는 한국 첫 우주인을 선발하기 위한 훈련이 진행됐고, 오는 2008년 러시아의 소유즈 우주선에 탑승할 최종 후보가 6명으로 압축됐는데요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최종 후보 6명 가운데 한명인 부천 남부경찰서 장준성 경위를 초대해 러시아 가가린 우주인훈련센터에서의 테스트 과정과 만일 우주인으로 선발된다면 어떤 역할을 하게 될 것인지.. 얘기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부천 남부경찰서 장준성 경위입니다. 장준성 경위는 1981년 경기도 광명출생으로 강원도 민족사관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04년 경찰대학 법학과를 졸업했습니다. 김포공항 경찰대에서 경찰 생활을 시작했고 현재, 부천 남부 경찰서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인규 : 아직 결정된 건 아니지만 저희가 이렇게 모신 건 아무래도 우주인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아직 후보 단계지만 모시게 됐습니다. 처음에, 지난 4월 지원자를 모집했을 때 36,206명이 지원해서 그 중에서 6명 중 하나가 되셨어요. 아직 결정된 건 아니지만 기분 좋으시죠?

장준성 : 기분 좋습니다.

박인규 : 경찰이신데 우주인 선발과정에 지원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장준성 : 경찰이기 때문에 지원한 건 아니고 우주라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호기심도 컸고, 지금은 경찰관으로 일하고 있지만 어렸을 때 만화영화 보면서 우주비행사를 꿈꿨을 때가 있었고. 우주인을 뽑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예전의 잊어버렸던 꿈이 되살아나는 느낌도 있었고 제 자신을 시험해 보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 지원하게 됐습니다.

박인규 : 다른 여섯 분들은 어떤 분들이신가요?

장준성 : 저는 경찰관이구요. 여자 분 두 분, 남자 분 네 분이 있는데, 여자분 두 분은 카이스트 석사 박사과정에 있고, 남자 분 같은 경우는 공군소령, 삼성종합기술원, 한양대 교직원으로 구성이 다양한 편입니다.

박인규 : 나이를 보니까 혹시 그 중에 최연소 아닙니까?

장준성 : 남자 중에선 최연소구요, 여자 중에는 저보다 두 살 어린 박지영 후보가 있습니다.

박인규 : 4월에 3만 명부터 6명까지...굉장히 많은 테스트를 거쳤다는데, 간략하게 어떤 과정인지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장준성 : 8개월 동안의 과정이어서 말을 시작하면 굉장히 길어질 것 같은데, 짧게 말씀드리면 처음에 4월부터 전국의 19세 이상 국민을 대상으로 모집했습니다. 그래서 36000여 명이 지원했고 거기서 서류심사를 통해서 1차로 후보를 추려내고, 그 다음에 3.5KM 달리기를 해서 기초체력평가를 실시한 후에 영어와 상식시험을 봤습니다. 거기서 또 450명으로 후보를 추린 다음 기본신체검사를 진행했습니다. 그 신체검사를 통과한 후보가 245명이고, 그들을 대상으로 1박2일 동안 대전 카이스트에서 체력평가, 심층 영어면접, 일반면접, 그리고 정신심리검사를 실시했습니다. 거기서 다시 30명으로 후보가 줄어들고 다시 본격적으로 후보선발과정에 들어가서 30명을 10명씩 3개 조로 나눠서 공군항공우주의료원이라는 곳에서 5일 동안 정밀신체검사를 했습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샅샅이 봤습니다. 거기서 10명으로 압축됐고 이 10명은 SBS탄현세트장에서 다시 한 번 과학적 지식이나 상황대처능력을 평가받아서 8명으로 압축되고, 러시아 현지에 가서 의학테스트, 무중력테스트, 수중유영테스트 등을 받아서 현재 6명으로 후보가 줄어든 상탭니다.

박인규 : 러시아를 한 번 다녀오셨군요. 우선 굉장히 많은 시험과정을 거쳤는데 그 중에서 가장 어려웠던 것 어떤 거였나요?

장준성 : 5일 동안의 신체검사가 가장 힘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박인규 : 5일 동안 뭘 그렇게 많이 보죠?

장준성 : 여러 가지.. 정말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거기다가 우주인으로서 요구되는 신체조건이 어떻게 보면 조종사보다 더 조건이 받쳐줘야 되기 때문에 예를 들면 기립경사도 검사라든지.. 이건 사람을 경사를 조금씩 달리 해서 똑바로 세워 놓은 다음에 인공적으로 심장에 약물을 투여해서 심장을 계속 자극합니다. 그럴 때 얼마나 그 사람이 자기 심장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되는지, 신경계를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되는지를 검사하거든요.

박인규 : 어떤 자세에서도 평온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 그런 건가보죠?

장준성 : 예. 그 자세에 있을 때 인공적으로 약물을 투여해서 우주에 나갔다 돌아왔을 때 심한 변화에 과연 심장이 잘 적응할 수 있는가.. 이런 것이라든지 내시경 검사, MRI, CT... 해볼 수 있는 검사는 다 했습니다.

박인규 : 일단 6명에 드셨으니까 장준성 경위도 신체적으로 굉장히 우수한 조건을 가졌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러시아에서는 가가린 우주인 훈련센터에 가신 걸로 아는데 얼마나 가셨습니까?

장준성 : 약 5일 정도 다녀왔습니다.

박인규 : 8명이... 거기 가서는 우주복도 입어 보셨다던데 테스트 과정이죠? 어떤 테스트를 거쳤습니까?

장준성 : 일단 실제적으로 무중력상태에 노출된 적이 없기 때문에, 비행기에 타서 갑자기 고도를 높여서 뚝 떨어지면 무중력 상태를 얻을 수 있습니다. 20초에서 25초 정도인데 그 상태에서 얼마나 잘 적응하는지 무중력 적응성을 테스트 했고. 그 다음에 미르호라는 우주정거장 모듈이 있는데 그 모듈을 큰 수조 안에 집어넣고 거기를 저희가 스쿠버 장비를 착용하고 들어가서 그 안에서 유영을 하고 과연 성공적으로 작업할 수 있는지를 테스트하는 시험도 하고.

박인규 : 무중력은 아니지만 우주선에서 작업하는 훈련을 물속에서 해보는 거군요?

장준성 : 물속에서는 부력이 작용하기 때문에 완벽히는 아니지만 80% 정도 비슷한 상태를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만약 선발이 되면 1년 반 정도 러시아에서 거기 사람들과 생활하면서 훈련을 받아야 되기 때문에, 러시아 문화에 얼마나 적응할 수 있는가. 그래서 러시아 현지문화적응 테스트까지 해서 세 가지정도 시험을 봤습니다.

박인규 : 러시아 현지문화라는 건 어떤 겁니까? 음식을 먹을 수 있고 그런 건가요?

장준성 : 예를 들면 미션을 적어줍니다. 숙제를 주는 거죠. 무미오, 발렌키 이런 걸 구해오라고 합니다. 저희가 아무리 물어봐도 모르는데 나중에 어렵게 어렵게 알아서 물어 보니까 그게 전통적으로 쓰이는 약이고, 발렌끼 같은 경우는 러시아 사람들이 신는 전통신발이라고 합니다. 그걸 구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의 전통 재래시장 같은 곳에 가서 러시아인들과 말을 하고 구해 와야 되니까 그런 과정 등을 보고 평가합니다.

박인규 : 러시아 말을 모르지만 하여튼 무미모, 발렌키 같은 것들을 구해 와라..

장준성 : 러시아어는 모르지만 손짓 발짓, 아니면 간단한 영어. 러시아어 공부를 저희가 조금은 했습니다. 그걸 가지고...

박인규 : 8명 전부 다 구해 왔습니까?

장준성 : 다 구해 왔습니다.

박인규 : 한국사람들은 역시...

장준성 : 굉장하죠.

박인규 : 아무래도 일반인들이 궁금한 건, 무중력상태라는 거. 그때 기분은 어떤지.. 실제로 체험해 보니 어떻던가요?

장준성 : 처음 탔을 때 아무래도 비행기가 뚝 떨어지는 거라서 놀이기구를 탔을 때의 그런 느낌일 줄 알았는데 그런 건 아니구요. 제가 느꼈던 건 사람이 정말 날 수 있다면 이런 기분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갑자기 몸이 붕 뜹니다.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고 몸이 붕 뜨니까 정말 날 수 있다면 이런 기분이 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박인규 : 무중력 체험을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해보셨다고 하던데...

장준성 : 인공적으로 효과를 얻어내는 과정이기 때문에, 실제로 얻을 수 있는 시간이 20초에서 25초로 굉장히 짧습니다. 한 번 비행할 때 보통 10번 정도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효과를 얻는데 그렇게 해서 도합 20번 비행했습니다.

박인규 : 무중력을 체험만 하는 게 아니라 그 상태에서도 뭔가 미션, 숙제가 주어졌다던데 어떤 걸 하신 겁니까?

장준성 : 무중력 상태에서는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기가 쉽지 않습니다. 중력 상태에 몸이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예를 들어서 무중력 상태에서 중간에 떠있게 되면 아무리 발버둥 쳐도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뉴턴의 제3법칙 작용 반작용에 의해서, 수영할 때는 발장구나 허우적대면 좀 움직일 수 있는데 무중력 같은 경우는 그게 적용이 안 돼서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벽에서 벽으로 이동한다든지, 무거운 물체 100kg짜리를 서로 던져서 주고받는 훈련이라든지, 그 시간 동안 혼자서 우주복을 갈아입는 훈련이라든지.. 이런 것을 시험 받습니다.

박인규 : 무중력 상태에서 몸을 움직이는 것부터가 훈련이 돼야 되는 거군요.

장준성 :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익숙하지가 않으니까요.

박인규 : 8분이 가가린 우주인 훈련센터에 가서 두 분이 떨어지셨다구요, 떨어지신 분들은 참 억울하시겠네요.

장준성 : 안타깝죠. 아무래도 30인대부터는 1~2주 정도 같이 합숙하면서 같은 목표를 바라보고 달려온 사람들이라서 정말 친형 친동생이라고 부를 정도로 친해졌는데요, 러시아까지 같이 가서 그렇게 탈락을 하니까 굉장히 마음이 아프고 당사자들도 굉장히 섭섭해 하더라구요.

박인규 : 6분이 최종 후보로 남았는데 주변에서는 당연히 좋아하시겠죠?

장준성 : 많이들 기뻐해 주시고 격려도 많이 해주십니다.

박인규 : 그럼 이 6분들도 또 무슨 테스트가 남아 있나요?

장준성 : 테스트는 다 마무리 됐고 25일 최종 발표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박인규 : 12월 25일이 발표군요. 그럼 6명은 사실 누가 가더라도 다 갈 수 있는 조건이 된 거겠네요?

장준성 : 예. 어떤 기준을 통해서 6명을 일렬로 세울 수 있는 게 아니고 6명 각자가 다 개성과 특기가 있기 때문에 어느 누가 가더라도 훌륭하게 임무를 잘 수행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어쩌면 이번에 선발되지 않아도 그 다음에도 우선권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장준성 : 그렇죠. 이게 한국최초우주인 사업이 처음이 아니고 이걸 시발점으로 과학개발, 우주개발을 계속 진행할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기회가 주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25일이면 크리스마스인데 좋은 소식이 있길 바라구요. 이런 얘기는 약간 드리기 그렇지만, 우주인이라는 게 사실 아무나 되는 게 아니잖아요. 그럼 우주인이 되면 돈방석에 앉을 거다... 그런 추측들이 있어요. 하다못해 광고에도 나올 수 있고 엄청나게 돈 버는 거 아니냐. 속된 말로 대박이 터진다는 말이 있는데 어떻습니까? 그런 과외활동도 하게 되나요?

장준성 : 일단 전례가 없기 때문에 어떤 식의 대우를 받게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미국의 예를 들어 보면 국가에서 다 전체적으로 관리하고, 상업적으로 광고를 찍거나 활동을 할 수 없게 돼 있습니다.

박인규 : 기본적으로 상업적 광고는 나갈 수 없군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입니까?

장준성 : 우리나라도 후보가 30명으로 압축됐을 때 과학기술부와 항공우주연구원과 저희가 계약을 맺었습니다. 서면으로. 그래서 모든 관리는 국가와 항공우주연구원, 과학기술부가 하는 것으로 하고 후보자들은 관리를 받으면서 과학홍보대사로서의 임무를 하는 것으로. 그리고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수익률을 몇 대 몇으로 나눈다는 것까지 계약했으니까, 제가 볼 때는 돈을 크게 벌 것 같진 않고 첫 우주인이라는 명예가 그 어느 것보다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대외활동을 하려면 항공우주연구원의 승인을 받아야 되는 겁니까?

장준성 : 승인뿐만 아니라 거기서 다 스케줄을 짜고 관리하는 거죠. 국가적인 자산이기 때문에. 우주인이 배출되는 건 개인 한 명이 잘나서 나가는 게 아니라, 국가적으로 예산도 많이 지원되고 국민들의 세금이 사용되기 때문에 상업적인 활동보다는 국민들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아마 잘 관리를 할 것 같습니다.

박인규 : 하긴 우주인 한 명 배출하는 데 260억 원이 든다는 말도 있더라구요.

장준성 : 저도 그 정도 든다고 들었습니다.

박인규 : 그렇다면 이 방송에 나오신 것도 허락을 얻어서 나오신 거네요?

장준성 : 저도 처음 연락을 받았을 때 일단은 항공우주연구원에 자문을 구하고 거기서 직접 이 방송국과 연락을 해서 저에게 통보해 줬습니다.

박인규 : 이미 국가적 재산목록에 등록되신 거네요. 최종 후보가 2명이 되는 거죠? 25일에 2명이 선발이 되면 그 분들은 우주선을 언제 타는 겁니까?

장준성 : 실제 우주선을 타는 건 2008년 4월경으로 예정돼 있습니다. 지금 러시아에서 조립이 이뤄지고 있고, 2007년 2월 정도에 발표가 나면 그때부터 출발해서 러시아에서 다시 의학테스트를 받고 거기서 훈련을 시작하게 됩니다.

박인규 : 그럼 2007년 2월에 가서 2008년 4월까지 계속 훈련을 받는 겁니까?

장준성 : 예. 훈련을 받습니다.

박인규 : 우주인 되기가 쉽지 않군요.

장준성 : 예. 쉽지 않습니다. 진짜 쉽지가 않더라구요.

박인규 : 저희가 지난 봄에 관계자 분을 모시고 선발과정에 대해서 말씀을 들었는데, 2명이 가도 실제로 타는 건 한 분이라고 하더라구요. 한 분은 지상에서 근무한다던데, 참 우주인 되는 게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혹시 우주인 최종후보로 선발이 되시면, 물론 우주선을 타고 그 뒤에 하시고 싶은 일이 있습니까? 예를 들면, 경찰을 그만 두고 우주인으로 나선다든가..

장준성 : 일단 저는 경찰관이라는 제 직업에 굉장히 만족하고 있구요. 지금 생각으로는 우주인과 경찰 중 어느 것을 할지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했습니다. 일단은 경찰관으로서 우주인이라는 이름표가 달려 있으면 업무를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됐지 해가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쪽으로도 생각하고 있고, 최초 우주인으로서 후배 우주인을 양성하고 과학홍보대사로서의 역할을 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저에게 맡겨진 역할에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박인규 : 어쨌든 지금 최종후보로 남은 6명은 모든 테스트를 거치신 분들이기 때문에 이번에 못한다고 해도 언젠가는 할 기회가 있을 것 같아요. 이번에 안 된다고 해도 실망하실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물론 결과는 알 수 없지만.

장준성 : 예.. 감사합니다.

박인규 : 이제부터는 경찰 얘기 좀 해볼까요? 경찰대학을 나오시고 경찰관이 되셨습니다. 상당히 일찍부터 경찰관이 되겠다고 결심하신 것 같은데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장준성 : 고등학교 때 제가 굉장히 좋아하던 선배가 경찰관이었는데, 성차별적인 발언은 아니지만 남자로서 정말 해볼 만한 직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경찰대학에 지원해서 경찰관이 됐습니다.

박인규 : 남자로서 해볼 만하다는 건 어떤 측면에서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장준성 : 일단 경찰관이라는 직업이 어떤 한 개인이나 조직을 위해서 일하는 게 아니라, 말 그대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하는 조직이기 때문에 보람도 있고. 그리고 일 자체가 굉장히 활동적 적극적이고 액티브한 직업이라서, 그런 점에서 남자가 한 번 해볼 만한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경찰로 근무하신 지는 몇 년 됐죠?

장준성 : 약 2년 6개월 정도 됐습니다.

박인규 : 실제로 해보니까 어떻던가요? 해보면 약간 느낌이 다를 수도 있을 텐데..

장준성 : 하기 전에는 멋있게만 느껴졌고, 아무래도 제복을 입고 근무하니까 멋있다는 생각만 했었는데 실제로 경찰관이 돼 보니까 힘든 일도 많고 어려운 일도 많더라구요.

박인규 : 어떤 게 가장 어렵습니까?

장준성 : 개인생활이 아무래도 많이 없다는 것도 있고. 그리고 사람들을 많이 대하게 되니까 아무래도 사람들과의 관계가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일반적으로 경찰을 밖에서 볼 때는 굉장히 격무다. 그리고 예전 독재시절의 선입견이 남아서 그런지 속된 말로 약간 무대뽀라는 인식이 많은데, 어떻습니까? 실제 경찰로서 하실 말씀이 많을 것 같은데..

장준성 : 보통 경찰이라는 직업이 머리보다는 발이나 몸을 쓰는 직업으로 많이 알고 계시는데, 요즘 같은 경우는 컴퓨터나 아니면 사이버 범죄, 여러 가지 국제범죄가 많이 늘고 있어서 요즘은 발도 빠르고 몸도 좋고 머리도 좋지 않으면 경찰관으로서 일을 할 수 없는 시대가 왔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점점 수준이 높아져가고 있으니까요..

박인규 : 경찰을 믿어도 좋다.

장준성 : 예. 믿어 주셔도 좋습니다.

박인규 : 강력계에서 근무하시죠?

장준성 : 강력1팀에서 팀원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강력계라는 게 사실 제일 겁나는 곳 아닙니까? 말하자면 흉악범도 잡아야 되고...
▲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장준성 : 강력팀 같은 경우 경찰업무 중에서 조금 험한 일을 하는 쪽에 속하죠.

박인규 : 강력계 팀원으로 일한 지는 얼마나 됐나요?

장준성 : 실제적으로 강력계 팀원으로, 외근 형사로 일한 지는 6개월 됐습니다.

박인규 : 아직은 말하자면 신참... 혹시 본인이 해결했거나 기억에 남는 사건 같은 게 있습니까?

장준성 : 큰 사건이 주어졌을 때 개인이 해결하기보다는 팀이 같이 움직이기 때문에, 기억에 남는 사건이라면 얼마 전에 공사장에서 H빔이라는 철근자재를 빼다가 판 사람을 통신추적도 하고 인터넷 추적도 하고 여러 가지 추적을 해서 어렵게 검거한 적이 있는데, 피해액이 한 1억5천 정도 되는 큰 사건이라서 그때 성취감도 느끼고 좋았습니다.

박인규 : 장준성 경위가 주역이 돼서 해결한 겁니까?

장준성 : 주역이란는 건 없고 다 같이 했습니다. 저는 신참이라서 많은 팀원들이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박인규 : 요즘 연말이라 음주운전부터 시작해서 경찰이 제일 바쁜 때 아닙니까?

장준성 : 연말이다 보니 아무래도 돈이 시중에 많이 돌고, 송년회라든지 각종 술을 마시는 모임이 많아서 그런 때를 이용해 소매치기나, 아니면 술 취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부축빼기'라고.. 도와주는 척하면서 지갑을 빼앗는 범죄라든지 그런 일이 많아서 요즘이 1년 중 제일 바쁜 때입니다.

박인규 : 아직 결혼은 안 하셨죠?

장준성 : 예. 아직 미혼입니다.

박인규 : 명절 때 대개 노는데, 사실 경찰 업무는 명절 때 가장 바쁜 거 아니에요?

장준성 : 저도 경찰이 된 후 2년 반 동안 설날과 추석에 차례나 제사에 참석한 적이 없으니까요. 그 때마다 조금 부족한 게 있습니다.

박인규 : 안 좋은 거죠?

장준성 : 그렇게 생각하면 안 좋지만 나중에 한가할 때 가족들 찾아뵙고 제가 할 일을 하면 되는 거니까 다르게 생각하면 또 괜찮습니다.

박인규 : 저희들은 경찰들의 생활을 주로 영화를 통해서 보니까, 휴가도 가십니까?

장준성 : 경찰도 휴가를 갈 수는 있습니다. 휴가가 보장이 돼 있긴 한데 제가 휴가를 가면 다른 팀원들이 제 일을 나눠서 해야 되니까 자유롭게 휴가를 쓰지는 못하구요. 그래도 어느 정도 쉴 수 있을 만한 여건이 갖춰져 있고, 또 점점 좋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박인규 : 휴가도 가보셨습니까?

장준성 : 이번에 우주인 선발을 하면서 휴가를 내서 다녀왔고, 힘들 때나 피곤할 때는 가끔 쉬니까요. 여름휴가도 다녀오고..

박인규 : 그동안 사실 우주인 선발과정을 보면 이틀씩, 5일씩 하다 보니 상당히 많이 빠지셨겠어요.

장준성 : 그렇죠. 30명 선발될 때까지는 주변이나 직장에 제가 우주인 선발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때까지는 하루 이틀 정도는 쉬는 날 다 시험이 이뤄졌기 때문에 말하지 않았는데, 그 후에는 1주, 2주씩 시험이 진행되니까 상사에게 말씀 드리고 양해를 얻고 휴가를 써서 다녀왔습니다.

박인규 : 우주인은 개인적인 역량으로 되는 거긴 하지만, 그래도 경찰의 일원으로서 최종 후보에 들었기 때문에 경찰서의 높으신 분들께서도 굉장히 좋아하시겠습니다. 어떤 말씀들을 하시던가요?

장준성 : 일단 제가 부천 남부경찰서에 있는데요, 그곳의 영광이기도 하고. 그리고 경찰관으로서 지덕체를 갖춘 우주인이 된다면 경찰이라는 조직 자체로서도 큰 홍보효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인규 : 현재 전국에 경찰이 몇 분 되시죠?

장준성 : 전의경까지 포함해서 약 15만 정도 있습니다.

박인규 : 굉장히 많은데, 만약에 우주인이 되시면 과학홍보대사가 아니라 경찰홍보대사가 되는 거 아닌지 모르겠네요.

장준성 : 가능하다면, 맡겨만 주신다면 열심히 할 생각입니다.

박인규 : 결과가 나오는 건 이제부터는 그야말로 진인사대천명이니까.. 최근에 경찰도 나름대로 시민과 가까워지기 위해서 여러 가지로 노력하고 있는데, 경찰 출신의 우주인이 나오는 것도 굉장히 좋은 일일 수도 있고. 사실 경찰의 막내에 해당되시는 분이긴 하지만, 경찰의 일원으로서 앞으로 대한민국 경찰이 이렇게 나갈 것 같다든가, 국민들에게 경찰을 이렇게 봐주십사 하는 당부, 부탁말씀 마지막으로 부탁드리겠습니다.

장준성 : 사람들이 생활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를 꼽으라면 저는 생명과 재산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걸 지키는 게 바로 경찰인데요, 어머니 같이 여러 가지 일을 하다 보니 아무래도 국민들에게 원망도 많이 듣고 싫은 소리 들을 때도 있고, 실망을 안겨드릴 때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점점 나아지려고 노력하고 있는 중이구요. 그리고 지금 같은 경우는 경찰이 예전 독재시대의 어두운 이미지에서 탈피해서 진짜 국민들의 친구로 다가설 수 있는 밝은 이미지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 여러분께서 믿음을 주시고 지켜봐 주신다면 믿음직한 경찰로 다시 탄생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인규 : 크리스마스 날 좋은 소식 받으시길 빌어 드리구요. 다른 무엇보다 경찰이 진짜 민중의 지팡이로 태어날 수 있도록 일원으로서 많은 노력을 해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한국인 우주인 최종 후보 중 한 명으로 뽑힌 부천 남부경찰서 장준성 경위와 함께했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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