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소설가 김성종씨입니다. 소설가 김성종씨는 1941년 중국 제남시에서 태어나 전남 구례에서 성장기를 보냈으며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습니다. 196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부문에서 <경찰관>이 당선됐고, 74년 한국일보 장편소설공모에서 <최후의 증인> 이 당선됐습니다. 제2회 한국추리문학 대상과 봉생문화상, 부산시 문화상 등을 수상했으며 1992년 '추리문학관'을 설립했고, 현재 한국추리작가협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장편대하소설 <여명의 눈동자>, 추리장편 <제5열>, <서울의 황혼> 등 50편에 가까운 작품들이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인규 : 책 나온 지가 꽤 됐는데 저희가 좀 늦게 모셨습니다. 책은 좀 많이 나가고 있습니까?
김성종 : 좀 나가고 있다고..
박인규 : 그래도 많이 나간 것 같습니다. 얼마 만에 신작이 나온 거죠?
김성종 : 한 8년 만에 나왔습니다.
박인규 : 오랜만에 쓰신 거군요. 우선 <봄은 오지 않을 것이다>의 간단한 줄거리나 내용을 소개해 주시죠.
김성종 : 911테러를 소재로, 그것이 좋은 소재라고 생각하고 작품으로 만들었는데 단순히 사건을 구성하고 그것 자체만을 다룬 게 아니고, 그것이 일어나기까지 테러리즘의 뿌리... 7.80년대 테러리즘부터 시작해서 그 정점에 911테러가 있다는 그런 것을 다루는데, 거기에 사건을 만들어 가기 때문에 범인과 추적의 미스터리를 엮어 넣었습니다.
박인규 :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을 통해서 911테러가 일어나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주는 거군요. 제목이 <봄은 오지 않을 것이다>에요. 상당히 비관적인 제목인데 나름대로 이런 제목을 붙이신 이유가 있습니까?
김성종 : 작품을 읽어보지 않을 경우에는 제목에 대해서 그런 느낌이 오는데, 이 제목은 911테러범들이 만든 작전암호명입니다. 실제로 그렇진 않고 제가 만든 암호명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또 한편으로는 작품 내용과도 맞는 것 같아서 <봄은 오지 않을 것이다> 이런 제목을 만들었죠. 암호명이자 추리소설 작품명으로는 좀 어울리지 않나 생각해서 이렇게 만들었습니다.
박인규 : <봄은 오지 않을 것이다> 하니까 심각하게 생각하면 테러는 계속될 것이다, 이런 느낌도 드네요. 911테러에 대해서는 이미 다큐멘터리 영화도 나왔고 여러 가지 책도 나왔는데, 911테러를 소재로 해서 소설을 쓰겠다고 결심하신 건 언제고 얼마나 준비하셨습니가?
김성종 : 911테러가 일어나자마자 이건 기가 막힌 소재라는 것을 작가적인 직감으로 느꼈습니다. 그때부터 911테러 관계된 정보를 많이 받아들이고 자료를 읽어보고 테러리즘에 대해서... 그 전부터 관심을 가졌지만, 관심을 갖고 이 작품에 도움이 될 만한 것은 거의 다 섭렵해 보면서 작품 준비를 수년에 걸쳐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박인규 : 사실 그 당시 TV중계되는, 거대한 비행기가 거대한 빌딩에 부딪치는 장면을 본 사람들은 꿈인가 생시인가 했고, 저도 그런 생각을 했고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소설에 대해서 이런 질문을 하는 게 적당치는 않은 것 같지만, 911테러에 대해서 인간이 저지를 수 없는 인륜을 뛰어넘는 범죄라는 식의 비판이 있는가 하면, 오죽했으면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이 그렇게 했겠느냐는 시각도 있는데, 911테러를 보시면서 옳고 그름의 판단을 하시고 접근하신 겁니까?
김성종 : 911테러는 소설이나 영화로서도 그리기 벅찬, 인간 상상력의 한계를 뛰어넘는 것이 현실화 됐다는 건데, 그걸 볼 때 옳고 그름의 비판은 그 자체가 욕된 거죠.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죠. 인간이 저지를 수 없는, 도저히 용인될 수 없는 테러행위인데 그것이 현실화 됐다는 데 충격이나 공포감이 컸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런 차원에서 저는, 그걸 강조하려고 쓴 건 아니고 그런 상황을 좀 더 여실히, 잔인할 정도로 상세히 보여주고 싶었던 겁니다.
박인규 : 911테러가 일어난 지 만 5년이 지났는데 그때부터 준비하셨다면, 원래부터 테러에 관심이 있으셨다고 하셨는데 911테러를 비롯해서 상당히 많은 자료를 보셨겠어요.
김성종 : 7,80년대 테러가 현대에 들어와서 구체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한 건 팔레스타인이죠.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점령하면서 팔레스타인 게릴라들이 이스라엘을 공격하기 시작했죠. 또 하나는 좌파 테러리즘. 이건 주로 유럽, 특히 파리를 중심으로 그때 테러리스트들이 은거하기 좋은 장소가 파리였습니다. 특히 프랑스 당국은 테러에 대해서 미온적이었고 테러리스트들을 건드리기 싫어했고, 그래서 마음 놓고 활동하기 시작했고 그래서 대표적인 테러리스트가 카를로스인데, 자칼로 영화화 됐는데. 거기서 온상이 돼서 산발적으로 테러가 일어났는데 그 때의 테러 수준은 암살, 또는 은행 습격, 비행기를 납치하되 폭파하지 않고 돈을 받아내는 협상, 인질범이 자기 동료들을 석방시키려는 수단으로서 테러를 저지르는 수준이었고. 그 다음에 팔레스타인 문제와 좌파가, 서로 양쪽의 테러리스트들이 연계해서 협조적인 방향에서 테러를 저질러 왔고. 바더마인호프, 일본의 적군파 이런 테러리즘들이 극성을 부렸는데 공산주의가 몰락하면서 좌파 테러리즘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오로지 팔레스타인만 남았는데, 이것이 회교도의 원리주의와 연계되면서 과격해져서 결국 이스라엘을 떠나서 미국을 직접적인 목표로 겨냥하는 사태로까지 발전하게 된 거죠.
박인규 : 테러 하면 주로 이슬람, 아랍 사람들이 저지르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촘스키 같은 학자들은 이스라엘이 헬리콥터를 동원해서 하마스 지도자를 미사일로 암살한다든가, 86년도 레이건 대통령 당시에 까다피가 살던 데를 폭격했거든요. 그런 것도 국가테러 아니냐, 왜 이슬람 테러만 문제가 되느냐는 지적도 하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김성종 : 테러와 테러리즘은 분명히 구별돼야 합니다. 테러에는 위로부터의 테러가 있는데 이를테면 군사독재랄지, 전체주의 국가에서 국민들에게 공포심을 불어넣고 재판도 없이 가두고 고문을 가하고 순종하게 만드는 상태에서는 모든 국민이 사형 언도를 받은 상태죠. 그러나 다만 사형집행이 유예되고 있을 뿐인데 그럴 때는 위로부터의 테러죠. 그런데 거기에 어떤 근거를 붙이고 이유를 붙여서 자기보다 강한 세력에게 저항할 때 거기에 어떤 철학이 담기게 되고 이즘이 담기게 되고, 목표를 향해 들고 일어나면 아래에서부터의 테러가...
박인규 : 예를 들면 안중근 의사 일본가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했다든가 윤봉길 의사의 도시락 폭탄 같은 것들이죠.
김성종 : 그렇죠. 아래에서부터 폭력을 시작하게 되면 거기에 일종의 사상이 담기기 때문에 테러리즘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우리가 말하는, 여기서 다루는 건 테러리즘이죠. 아래서부터의 테러. 나름대로의 정치적인 목적을 갖고 그걸 이뤄가기 위해서 비합법적인 방법으로 행동한다는 측면에서 테러리즘이라고 할 수 있죠. 이 작품에서는 그걸 다룬 거죠
박인규 : 그것에 대해서 옳다 그르다 말씀하시긴 어려울 것 같고. 다시 작품 얘기로 돌아가면 <봄은 오지 않을 것이다>의 주인공이 한국계라고 그래요. 별명이 슬픈 게이라고 나온다는데 한국계 인물을 주인공으로 설정하신 이유가 있으십니까? 단순히 흥미 때문입니까?
김성종 : 그건 아니고 한국 독자들을 상대로 하기 때문에, 주로 외국인들이 많이 나오고 외국 이름이 많이 나오는데 그럴 경우 독자들에게 거부감을 일으킬 수 있고, 독자들에게 친밀감을 주기위해서 한국계를 등장시켰죠.
박인규 : 특별한 이유보다는 한국 독자들에게 친밀감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 아래로부터의 테러는 나름대로 정치적 이유와 목표를 지닌 테러라고 하는데, 사실 테러라는 게 결국 쉽게 말하면 자기 목적을 위해서 사람을 죽이거나 고통을 가하는 거 아닙니까? 아무리 좋은, 고상한 목적을 갖고 있더라도 테러라는 과연 용인 될 수 있는 거냐 하는 비판도 나오는데, 자기 나름대로의 정치적 대의를 이루기 위해 저지르는 폭력, 테러를 보시는 김성종 선생님의 입장은 어떤 겁니까?
김성종 : 종류 나름인데, 과거 남미에서는 신부들도 총을 들고 싸웠어요. 부정한 테러에 대해서는 이쪽도 폭력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 자위적인 경우, 우리가 식민지 시절에 안중근이나 윤봉길 의사 등의 테러는 우리 입장에서 정당한 방법이죠. 그런가 하면 다른 목적을 노리는 테러는 우리가 용인할 수 없고. 또 아무리 옳은 방법이라도 무고한 사람들을 희생시키는 테러는 용인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이 소설의 끝에는 미국이 아프간을 침공하는 걸 대비시키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건 테러는 테러를 부른다는 취지인가요?
김성종 : 그것보다도 미국은 911테러가 나자마자 바로 범인들을 발표했거든요. 그리고 한 달도 못 돼서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합니다. 그건 우리가 보기에 이런 상황이 오기를 일종의 기다렸다는, 음모론자들로 하여금 음모의 계기설을 줄 정도로 정말 민첩하게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는데, 중앙아시아에... 특히 아프가니스탄에 매장돼 있는 지하자원을 노린... 오로지 빈라덴을 넘겨주지 않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침공을 해서 거기 백성들이 상당히 고통을 겪게 했는데, 거기에는 바로 미국이 노리는 에너지 확보라는 차원의 문제가 숨겨져 있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그래서 말미에 그걸 집어넣었죠.
박인규 : 그런 석유이권을 겨냥한 측면도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물론 소설이긴 합니다만 911과 관련된 여러 가지 자료들을 한 5년 가까이 섭렵하셨기 때문에 국내의 다른 분보다는 911테러의 실상이랄까, 그것이 갖고 있는 의미에 대해서 다른 분들보다는 많은 생각을 하셨을 것 같아요. 911테러가 인류들이 사는 데 어떤 의미가 있는 건지, 어떤 생각을 하셨습니까?
김성종 : 2차대전 때 스탈린은 전선에 소련 군인들을, 특히 중앙아시아의 회교도들을 수백만을 동원합니다. 그 당시에는 소연방에 속해 있는 카자흐스탄, 우크라이나 이런 데의 회교도들을 전부 동원해서 전선에 내보내서 그들이 많이 죽습니다. 일종의 소총받이로 보낸 거죠. 그런데 독일군이 워낙 초기에는 강력했기 때문에 그 중에서 한 백만 이상이 포로가 됩니다. 그래서 나치군들이 이 사람들을 설득합니다. 스탈린 치하에서 왜 고생하느냐, 우리에게 와라. 그래서 그들이, 그렇지 않아도 불만이 많았는데 나치에 회유돼서 이번에는 독일군복을 입고 소련군을 상대로 싸워야 됩니다. 그러다가 종전이 되자 이 사람들이 결국 연합군의 포로가 되는 거죠. 나치 포로가 됐다가 연합군의 포로로... 오갈 데가 없는 거죠. 그래서 연합군이 그들을 처벌하느냐 마느냐 문제를 놓고 갈등을 겪다가 결국은 그들을 냉전에 이용하기로 합니다. 그들을 수용하고. 그들을 왜 수용하느냐 하면 그들이 러시아 말을 잘하고 러시아 정보통이니까. 그래서 결국 그 사람들이 독일에 많이 잔류하게 되죠. 그래서 독일의 회교도의 뿌리가 거기서부터 시작됩니다. 그 사람들이 특히 경제적 지적으로 다른 회교도들보다 수준이 굉장히 높습니다. 그 자손들이 함부르크 공대 등을 많이 가고, 지금 이번에 911테러에 함부르크 공대 출신들이 둘인가 되거든요. 그곳 출신은 아주 유식한 청년들이거든요. 모든 아이디어들이 독일을 중심으로 테러가 수출되고 있다는 정보들이 있어요. 그런 역사적인 것을 볼 때, 911테러가 단순히 거기서 시작된 게 아니라 벌써 그런 뿌리에서부터, 서방세계가 그들을 이용했고 이들은 이용을 당하면서 서서히 자각운동이 일어나는 거죠. 우리가 계속 이용만 당할 순 없다. 그래서 이란의 회교혁명, 원리주의적 운동이 젊은이들에게 먹혀 들어간 거죠
박인규 : 저도 처음 듣는 얘긴데 뿌리를 쫓아가면 2차대전 때 독일군에 잡혔던 회교도들이.. 미국 CIA에서 '블로우백'이라는 말을 쓴다던데, 자기네들의 비밀공작이 불러일으킨 부작용. 그런 느낌도 많이 드네요. 사실 작품을 쓰신 분한테 작품을 쓴 의도가 뭐냐고 묻는 게 적당한 질문은 아니라고 하지만, 이번 소설을 쓰시면서 독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으셨습니까?
김성종 : 사실 한국에서도 이런 대형 테러가 95년에 일어날 뻔했거든요. 911테러가 일어나기 전에 벌써, 비행기 10대를 처음 필리핀에서 바오로 2세가 방문할 것을 알고 그를 암살하고, 그 다음에 태평양 상공을 날아가는 비행기 10대를 납치해서 폭파시키는 계획을 세웠는데 보징카 계획이었어요. 필리핀어로 '강타'라는 뜻인데, 거기에 서울에서 출발하는 항공기가 하나 껴 있었어요. 그런데 사전에 탄로나는 바람에 무산됐죠. 이런 류의 소설도 있었고, 미국 축구장에서 폭탄을 터뜨려서 대통령 이하 수만 명을 몰살시키려는 '검은 일요일'이라는 영화, 소설도 있었는데, 20여 년 전에 나왔던 건데. 결국은 테러리즘이란 게 우리 시대에서 갈 데까지 간 증오의 현상인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를 독자들에게 한 번 메시지로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박인규 : 한국도 테러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테러라는 건 전 세계적인 현상이고 우리도 그 부분에 대해서 나름대로 고민하고 지혜를 모을 필요가 있다. 지금부터는 국내 추리소설계의 현황과 고민에 대해서 말씀 나눠보도록 하죠. 김성종 선생님이 쓰신 여명의 눈동자가 TV대하드라마로 만들어서 대단한 인기를 얻고 많은 스타도 탄생시켰는데, 저도 열심히 봤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그 이후로는 사실 국내에서 나온 추리소설이 드라마화 된다든가 대중적인 인기를 얻는 경우가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왜 그럴까요?
김성종 :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작가가 없다는 거겠죠. 아니 작가보다는 작품이... 좋은 작품이 없었다. 또 담당자의 의욕, 이런 작품을 한 번 해봐야겠다는 방송국 측의 의욕 같은 게 서로 맞물려야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외국 같은 경우는 셜록홈즈나 코난도일부터 아가사 크리스티까지 굉장히 유명한 추리소설 작가가 많은데 국내에서는 예전에 김래성 선생님이 계셨고, 김성종 선생님... 약간 외국에 비해서는 추리소실이라는 장르가 대중적 인기나 영향력 측면에서는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드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김성종 : 많이 떨어지죠. 이만한 경제수준에 오르면 추리소설이 많이 발달 될 수 있는 터전이 되는데 가까운 일본만 해도 추리작가가 천 명 가까이 되고. 그리고 지금 중국에서도 추리소설 붐이 일어나고 있어요. 1월 17일에 주한추리문학대회를 남경에서 개최해서 초대를 받을 정도인데, 우리는 문학에 대한 생각이 상당히 ㅘ거 수준에 머물러 있어서 문학의 다양화, 소설이라면 순수소설도 있을 수 있고 추리, 공포소설도 있을 수 있고 다양해져야 하는데 그런 공상과학소설 하나 제대로 발달하지 못하는 상상력의 한계랄까 이런 게 좀 느껴집니다.
박인규 : 평단의 책임도 좀 있다고 보십니까?
김성종 : 평단도 생각하지만, 문학은 이런 거라는 고정관념이 박혀 있어서, 도덕적으로 단단히 무장들이 돼 있어요. 좋게 말해서. 문학은 아주 엄숙하고 도덕적이야 하고, 그렇지 않은 건 안 된다는 식으로..
박인규 : 말하자면 국내 독자들의 선입관이 많이 작용하고 있는 거군요.
김성종 : 부모들과 선생님들도 그런 것만 강요하고, 그러니까 청소년들이 다양하게 독서할 수 있는 터전이 자꾸 좁혀지는 거죠
박인규 : 선생님은 1992년부터 부산에서 추리문학관이라는 박물관이라고 해야 됩니까 도서관이라고 해야 됩니까, 그런 걸 운영하고 계신데 어떤 공간입니까?
김성종 : 제가 부산에 81년에 내려가서 92년에 추리문학관을 세웠는데, 추리문학전문도서관 1호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전문도서관이 없죠. 전부 일반 공공도서관이고 국가에서 운영하는데, 문학이랄지 건축, 사진, 이런 전문분야의 도서관이 많이 있어야 되는데 그런 것들이 없어서. 내가 마침 추리소설을 쓰기 때문에 이 분야의 도서관을 세우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서 자료들을 계속 모으고 사들이고.
박인규 : 방문객은 많습니까?
김성종 : 방문객은 더러 있습니다.
박인규 : 거기 들어갔다가 나도 추리소설을 써보고 싶다 하는 청소년들이 나왔으면 좋겠네요.
김성종 : 거기서 1주일에 한 번씩 추리창작교실을 열고 있습니다. 그래서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은 공부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앞으로 잘 되시길 빌구요. 8년 만에 신작을 내셨는데 잠깐 쉬시긴 해야겠지만 작가라는 게 항상 다음 작품을 구상하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다음 작품은 어떤 걸 생각하고 계신지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김성종 : 다음 작품은 핵이나 생화학물질을 가진 테러.. 그런 것에 대해서 써보고 싶어요. 테러에 대해서 작품 하나 정도는 더 써보고 싶어요. 앞으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 그 부분이기 때문에.
박인규 :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테러 부분은 우리 문제가 아닌 것처럼 생각하는데, 그런 측면에서라도, 단순히 우리가 안전하다는 것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다른 생각을 꼭 폭력으로 해결해야 되는 것인지, 그런 생각도 들구요. 좋은 작품 쓰셔서 우리나라 추리소설의 작품성을 한 단계 높여주시길 빌어보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911테러를 소재로 한 추리소설, <봄은 오지 않을 것이다>를 쓴 소설가 김성종씨와 함께했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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