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한국사의 큰 줄기와 의미 파악에 중점 둬"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한국사의 큰 줄기와 의미 파악에 중점 둬"

박인규의 집중인터뷰[11/30] 제1회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시행한 유영렬 국편 위원장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일본의 역사왜곡과 중국의 동북공정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일부 시민단체와 학자, 그리고 학생들을 중심으로 꾸준히 우리역사 바로알기 운동을 펼쳐왔는데요, 지난 25일 국사편찬위원회는 국내 처음으로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을 시행하면서 우리 역사에 대한 관심을 확산시키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각종 시험에서 국사과목이 페지되거나, 선택으로 바뀌는 등 우리 역사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지고 있는 이때,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이 주는 의미는 특별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국사편찬위원회 유영렬 위원장을 초대해서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을 마련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 국내 역사교육이 안고 있는 문제점은 무엇이고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있는지 얘기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국사편찬위원회 유영렬 위원장입니다. 유영렬 위원장은 1941년생으로 1966년 숭실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삭사와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독립기념관 독립운동연구소 논문편집위원장, 숭실대학교 대학원장, 한국 민족운동사학회 회장 등을 지냈으며 지난 8월부터 제 9대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인규 : 25일.. 지난 주말에 제1회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이 치러졌어요. 처음 치러진 것 치고는 응시자가 많았다고 들었습니다. 분위기가 어땠습니까?

유영렬 : 많았습니다. 전국에서 16500여 명이 응시했습니다. 7살부터 73살까지 응시해서 열기가 대단했습니다. 전남 여천고등학교에서는 교장선생님이 권유해서 재학생 234명 전체가 응시하기도 했습니다.

박인규 : 처음 치러진 것 치고 응시자가 상당히 많은 것 같네요. 역시 우리 국민들이 국사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반증이기도 한데 국편에서 주관해서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을 해보자고 한 이유나 배경은 어떤 겁니까?

유영렬 : 최근에 일본과 중국에서 우리 역사를 왜곡하고 침탈하는 행위가 심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각종 고시와 입시에서 국사시험이 제외되고 학교에서는 국사교육이 등한시 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자국의 역사를 모른 채 사관학교 생도가 되고 고위공무원이 되는 게 오늘날 우리 현실입니다. 그래서 우리 역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환기시켜서 국민들이 역사의식을 갖도록 하기 위한 것이 첫째 목적입니다. 또 우리 국민들이 역사의식을 통해서 우리 사회와 국가에 대한 올바른 공동체 의식. 곧 올바른 가치관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을 구상하게 됐습니다.

박인규 : 이번 시험은 능력검정시험이기 때문에, 초급 고급 중급이 있는데 이번에는 중급과 초급만 치렀다고 들었습니다. 능력검정시험은 일반 학교에서 치르는 시험이라 고시와는 달랐을 것 같은데 어떤 문제들이 주로 나왔나요?

유영렬 : 일반 시험에서는 어떻게 보면 떨어뜨리기 위한 시험, 또 암기위주의 문제가 많이 나왔죠. 그런데 우리 능력시험에서는 한국인이 알아야 할 중요한 사항들. 또 우리 역사를 파악하는 큰 흐름을 알 수 있는 내용들. 또 우리가 탐구능력을 기를 수 있는 내용들을 중심으로 해서 출제됐습니다.

박인규 : 한국 역사의 큰 줄기와 의미를 제대로 아는.. 첫 회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이었기 때문에, 청취자들과 함께 풀어볼 만한 문제가 있을까요?
▲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유영렬 : 예를 들면, 돌이는 백제 사람이다. 1.잡곡밥 2.매운 김치 3.생선 구이 4.나물. 이러한 문항 중에서 돌이의 생일상 그림에 들어갈 수 없는 것은 무엇일까. 정답은 매운 김치입니다. 왜냐면 매운 맛을 내는 고추는 조선 전기에 전래됐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재밌게 문제를 꾸며 봤죠.

박인규 : 이 문제가 초급입니까 중급입니까?

유영렬 : 초급입니다. 6급 7번 문항입니다.

박인규 : 초급이라면 학력으로 따지면 어떻게 되나요?

유영렬 : 초급은 5,6급인데 초등학교 학생들 수준에서 내고 있습니다.

박인규 : 중급은요?

유영렬 : 중급은 3,4급인데 중고등학교 학생 정도의 수준입니다. 그러나 3급은 아시다시피 고등학생 입시생들도 많이 보기 때문에 상당히 수준이 높습니다.

박인규 : 대략 몇 개 문항으로 얼마나 시험을 봅니까?

유영렬 : 대개 50개 문항 가지고.... 초급의 경우는 한 80분, 중급은 100분 정도 봅니다.

박인규 : 이번에 첫 번째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을 치르셨는데 주관한 측으로서 결과에 만족하십니까?

유영렬 : 만족합니다. 첫째로 우리가 한 만여 명을 기대했는데 16500명이라는 많은 수가 응모해 주셨고. 또 시험문제가 아주 과거와 다른 형태로.... 형식적인 면에서도 좋은 종이에 칼날을 써서 많은 도판과 그림이 들어가서 시험문제를 보더라도 이건 종류가 다르다는 느낌을 갖게 합니다. 그리고 물론 내용 면에서도 아까 말씀드린 대로 비비 꼬아서 내는 문제나 암기 중심의 문제는 안 냈습니다. 이른바 함정성 문제는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험문제를 보면서 국사가 재미있고 국사를 좀 알아야겠구나 하는 느낌을 갖도록 구상했습니다.

박인규 : 혹시 이번에 시험을 치르신 분들의 반응을 체크해 보셨나요? 어떤 반응들이 나오던가요?

유영렬 : 아주 좋았습니다. 내가 한국인으로서 한국사에 대한 지식과 소양이 얼마나 있는가를 본 결과 상당히 괜찮구나 이런 생각을 가졌던 사람도 있고. 또 이번에 4급을 봤는데 다음번에는 3급에 도전하겠다든가. 이렇게 많은 학생과 일반인들이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것을 보고 대단히 기분이 좋았습니다.

박인규 :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이기 때문에... 5,6급 3,4급 하면 자격증 같은 게 나옵니까?

유영렬 : 자격증이 아니고 인증서입니다. 그래서 3,4급, 5,6급.... 예를 들어 5,6급 초급의 경우는 60점 이상이면 인증서가 나가고 3,4급의 경우는 70점 이상이면 인증서가 나갑니다. 거기에 점수는 들어가지 않지만 개인이 자기 점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박인규 : 그런 인증서가 있다면, 기본적으로는 내가 한국사를 얼마나 알고 있는가에 대한 사회적 공인이겠지만 예를 들면 입사시험이라든가 학교 입시 등에서 이것도 좀 써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 당장은 아니겠지만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 인증서를 사회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하고 계십니까?

유영렬 : 물론입니다. 공직자 시험이나 일반 업체 시험에서 토플을 요구하듯이 이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이 한국사 토플식으로 제출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현재도 상당한 영향력이 있다고 봅니다.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수여하는 인증서를 어떤 직장에 취업하고자 하는 사람이 경력에 제시한다면 상당히 참고가 되고 좋은 영향을 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학생의 경우는 문교부 규정에 의해서 학생부에 합격을 기록할 수 있게 돼 있기 때문에 일정한 혜택을 준다고 보겠습니다.

박인규 : 아직 채점 결과가 나온 건 아니죠? 응시자 중 합격자가 몇 명이라든가.

유영렬 : 아직 안 나왔습니다. 합격자 발표는 12월 29일 인터넷을 통해서 합니다.

박인규 : 굴과가 나오면 우리 국민들의 한국사에 대한 지식이 어느 정도라는 게 나올 수도 있겠네요.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이라는 걸 처음 치른 건데 외국에도 이런 시험이 있나요?

유영렬 : 예. 일본에도 이와 유사한 제도가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는 일본역사능력검정협회라는 민간기구에서 역사검정시험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1급에서 5급까지로 나눠져 있고 1년에 1회 시행합니다.

박인규 : 우리는 어떻게 보면 좀 늦은 것 같아요.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을 해보자는 아이디어는 언제부터 나온 겁니까?

유영렬 : 그것은 작년에 전임 위원장인 이만열 위원장 때에 이런 계획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계획을 이번에 제가 부임해서 실천한 것이죠.

박인규 : 이번엔 시작이기 때문에 앞으로 많이 확산되고 국민들의 한국사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데 기여했으면 좋겠는데, 올해는 딱 한 번 치렀어요. 내년에는 어떻게 됩니까?

유영렬 : 내년에는 1,2급도 치게 되지 않습니까. 그래서 2회 정도 치를 생각입니다. 첫 번째는 아마 5월이 되겠고 두 번째 시험은 아직 몇 월인지를 정하지 않았습니다.

박인규 : 그럼 계속 확대시켜 나가는..

유영렬 : 그렇습니다. 대체로 1년에 두 번씩은 치를 계획입니다.

박인규 : 이번 첫 회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을 나름대로 성공적으로 시행하셨다고 판단하신다면, 능력검정시험 외에도 국민들의 한국사에 대한 관심, 공부를 증진시킬 수 있는 다른 아이디어도 많이 생각하실 것 같은데, 혹시 있으면 소개해 주시죠.

유영렬 : 저희 기관에서는 현재도 중고생을 대상으로 해서 국사 경시대회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한 4,50명을 선발해서 해외 역사기행을 시키는 프로그램을 갖고 있습니다.

박인규 : 앞으로 한국사를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지금부터는 국사교육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 어떤 방안이 필요한지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저희가 지난 봄에 전임 이만열 위원장을 모신 적이 있습니다. 그 분이 끝나고 가시면서 국사교육을 계속 확대해야 하는데 방법이 없다. 시간이 있으면 자신을 한 번 더 불러주시면 말씀하시겠다고 했는데 바뀌셨으니까 유영렬 위원장을 상대로 한 번 여쭤보겠습니다. 아무래도 중고등학교 때 국사를 제대로 배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데요, 지금 중고등학교에서 국사를 필수로 가르치고 있지 않죠?

유영렬 : 국사가 필수로는 돼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사회과 교과로 돼 있어서 국사를 전공한 사람이 가르치지 않고 그냥 일반사회를 전공한 사람들이 국사 혹은 세계사를 가르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비율이 약 60%나 됩니다. 그러니까 국사나 세계사나 역사교육이 제대로 되기 어렵고. 또 잘 모르는 분들이, 전공 아닌 분들이 가르치니까 역시 생동감도 없고, 그래서 재미도 없는 경우가 많이 생기겠죠.

박인규 : 지금 중학교에서는 필수고 고등학교에서는 선택이라고 알고 있는데요, 중고등학교에서 국사교육 시간을 늘려야 된다는 의견들은 없나요?

유영렬 : 지금 중학교 2학년에서 일주일에 한 시간, 3학년에서 일주일에 두 시간을 배웁니다. 고등학교에서는 1학년이 배우는데 일주일에 세 시간에서 두 시간으로 줄었습니다. 그리고 고등학교 2,3학년에서 한국 근현대사를 강화한다고 만들었는데 실제로는 이게 선택이 돼 있어서 한국 근현대사를 선택하지 않는 학생들이 많아짐에 따라서 사실은 한국 근현대사를 배우지 않고 졸업하는 학생들이 많게 돼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 근현대사를 필수로 해야 한다든가, 또 시수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들이 많습니다. 아시다시피 한국 근현대사가 대단히 중요합니다. 그래서 기본 목적은 1,2학년 때 배우는 국사 부분에서는 근대 이전 것을 위주로 가르치고, 근현대사는 더 충실히 강화해서 가르치자는 취지로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이걸 선택으로 해놓기 때문에 결국은 그 뜻과 달리 오히려 근현대사를 못 배우고 나가는 학생이 많은 결과를 낸 거죠.

박인규 : 올해 대입수능시험을 보면 50만 명이 봤는데 국사를 선택한 학생이 6만 명이 안 된다고 해요. 전체 학생의 10% 미만이 국사공부를 했다는 얘긴데, 어떻게 나라의 역사를 선택과목으로 시험보게 하느냐. 적어도 수능에서는 국사가 필수가 돼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는 것 같습니다.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으로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당연히 찬성하시겠지만.

유영렬 : 말씀하신 대로 2005년 응시자가 16만 명이었고 2006년에는 10만 명으로 줄었습니다. 2007년에는 그 반 수인 6만 명으로 줄었어요. 역시 국사가 종래의 암기식 교육에 치우치고 다른 과목에 비해 부담이 크기 때문에 학생들이 선택하지 않는 경향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역사라는 건 반찬이 아니라 밥이나 마찬가지에요. 학생들이 싫어한다고 해서 반찬을 조금 안 먹을 수도 있죠. 그러나 밥을 안 먹어선 안 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학생들이 좀 싫어하더라도 이것은 밥처럼, 반드시 국사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수능시험에서 국사과목을 선택하는 학생들이 갈수록 줄어드는데 문제는 그것뿐이 아닌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사법시험이나 행시, 사관학교 시험 등에서도 지금 국사를 안 보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실상이 어떻습니까?

유영렬 : 그렇습니다. 아마 1990년대 세계화의 바람 속에서 국사 과목이 위축되기 시작했고, 제가 알기로는 맨 먼저 사법시험에서 빠지고 행정시험에서 빠지고, 연쇄적으로 각 고위 공무원 시험에서 빠지고. 그래서 심지어는 육군사관학교나 경찰학교 시험에서도 이것이 빠지는 상황으로 가 있습니다 현재.

박인규 : 제가 듣기로는 5급 공무원을 뽑는 이른바 행시나 사시에는 국사가 없고, 7급, 9급 공무원을 뽑는 시험에는 국사가 있다고 해요. 그러면 하급공무원은 국사를 알아야 되고 고급 공무원은 몰라도 괜찮다는 얘긴지 이해가 안 가네요.

유영렬 : 저도 그건 좀 잘못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박인규 : 그건 사실은 정부 고위층에 계신 분들이 결단을 내려서 적어도 공무원 하는 사람들이라면 국사를 제대로 알아야 된다. 넣으면 되는 거 아닌가요?
▲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유영렬 : 그래서 저희 국사편찬위원회로서는 이러한 사시, 행시에 다시 국사과목이 들어가는 걸 좋아합니다만, 그러나 현실적으로 그것이 어렵다고 한다면 저희가 지금 시행하는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을 토플처럼 제시하도록 해서 반영하는 게 좋지 않을까. 사실은 그러한 대안의 일환으로서도 나온 것이 바로 이번에 실시한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박인규 : 앞으로 기대를 해보겠습니다.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이라든가 중국의 동북공정 얘기가 나오면 언론에서 우리도 역사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얘길 합니다. 그러면 또 정부에서도 역사교육을 강화하겠다고 하고 방안도 내놓는데. 예를 들면 작년 같은 경우 교육인적자원부에서 역사를 비전공자가 가르치고 하니까 역사 전공교사를 늘이겠다. 역사교육을 강화하겠다는 방안을 내놨는데 1년이 지난 지금까지 별로 시행되는 건 없는 것 같아요. 왜 그렇죠?

유영렬 : 교육부의 역사교육강화방안의 핵심은 국사를 포함한 역사과목을 사회과목에서 독립시키자는 겁니다. 그런데 실제로 시행하는 과정에서 교육부 안에서 의견조율이 잘 안 되는 것 같습니다. 특히 타 사회과목... 도덕, 국민윤리, 지리 등 이런 부분의 저항이 강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박인규 : 국사과목을 사회과목에서 빼내는 게 다른 과목과 무슨 관계가 있길래 문제가 생깁니까?

유영렬 : 사회과목에서 독립이 된다면.... 기왕에 도덕, 국민윤리를 가르치는 수가 많지 않습니까? 종래의 사회과목으로서 국사와 세계사를 가르쳤는데 이제 국사 세계사를 가르치지 못하는..

박인규 : 사회과목의 몫이 줄어든다는 겁니까?

유영렬 : 그러니까 사회과목의 비국사전공자들이 결국은 국사나 세계사를 가르치지 않으면 다른 걸 가르칠 수 있는 시간이 없다는 얘기가 되는 거죠.

박인규 :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일본의 역사교과서나 중국의 동북공정 문제가 금방 풀릴 것 같진 않고. 이런 것이 사회문제가 될 때마다 역사교육을 확충하자고 나오면 확충하겠다고 또 그냥 똑같은. 역사교과서 문제가 사실은 1982년부터 나왔는데 교육부에서는 실제로는 말만 하고 역사교육을 강화하기 위한 제대로 된 대책을 시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물론 국사편찬위원회가 교육부 산하긴 합니다만 이 부분에 대해서 뭔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유영렬 : 역시 국민적인 여론이 더 확산돼서, 또 교육부는 국민의 의사를 존중해서 좋은 정책을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박인규 : 교육부에 대고도 계속 말씀하셔야겠지만 이런 언론이나 의회를 통해서 계속 여론을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구요. 또 하나는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수능에서 국사과목을 선택하는 학생들이 줄어들고 있다. 그런 것은 국사가 굉장히 어렵고 부담스러워서 그런 게 아니냐. 그렇다면 꼭 수험이 아니더라도, 예를 들면 이원복 교수가 먼 나라 이웃나라를 만들듯이, 일반인들도 우리 국사를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는 교습법이나 교재를 개발하는 것도 어떨까. 재미있는 국사교육을 개발해 보는 것은 어떨까. 혹시 그런 것에 대한 아이디어를 갖고 계십니까?

유영렬 : 예. 저희 기관에서도 재미있는 국사를 배울 수 있게 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현재 국사편찬위원회에서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서 전자국사교과서를 온라인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국사교과서를 온라인으로 한 것인데 사진이나 용어풀이 등 다양한 학습자료를 클릭 한 번으로 찾아볼 수 있게 만들어 놨습니다. 지금 나와 있습니다. 이 전자교과서는 학생 뿐 아니라 선생님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제작돼 있기 때문에 한국사를 쉽게 익힐 수 있을 겁니다.

박인규 : 말하자면 인터넷을 통해서 전자국사교과서를 국사편찬위원회에서 개발하셨다는 건데 어디 가서 봐야 됩니까?

유영렬 : www.history.go.kr로 들어가면 볼 수 있습니다. 또 뿐만 아니라 역사를 재밌게 공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국사편찬위원회에서는 재미있는 디지털 한국사이야기를 제작했습니다. 지난 10월에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시연했죠. 여기에 많은 국회의원들과 많은 교사들이 보고, 이런 것이 교육을 위해서 필요하다. 그래서 아주 큰 호응을 받았습니다. 재미있는 디지털 한국사 이야기는 디지털로 개발된 E-learning국사교과서 부교재입니다.

박인규 : 국사편찬위원회가 할 일이 많을 것 같은데요, 역사학자로서,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으로서 국사가 왜 중요한지, 왜 제대로 알아야 되는 것인지, 그런 말씀을 마무리로 부탁드리겠습니다.

유영렬 : 아시다시피 국사라는 것은 나와 국가, 나와 사회에 대한 올바른 공동체 의식을 심어주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 된 사람으로서는 마땅히 국사를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특히 국사라는 것은, 종래 국사를 하면 국수주의자가 된다는 생각을 갖는데 사실은 일반생활인으로서, 같은 직장의 동료와 사회와 친화할 수 있는, 우리 생활인으로서 반드시 필요한 요소가 되는 것입니다. 오늘날 이기주의, 혹은 개인주의가 만연하는 이러한 시대에 국사교육이야말로 이런 병폐를 치유하고 온 국민이 하나의 공동체로서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틀을 주는 것이 국사가 아닌가. 그래서 저는 국사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일본의 역사왜곡이나 중국의 동북공정으로 동북아에서 역사전쟁이란 말까지 나오고 있는데, 우리만 최고라고 할 필요는 없겠습니다만 어쨌든 우리 역사를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제 1회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을 주관한 국사편찬위원회 유영렬 위원장과 함께했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박인규였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