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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에 대한 책임추궁 없이 새 출발은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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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실패에 대한 책임추궁 없이 새 출발은 불가능"

박인규의 집중인터뷰[11/17] '천ㆍ신ㆍ정ㆍ유' 정면 비판한 김성호 전 열린우리당 의원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최근 열린우리당의 정계개편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어제, 김성호 전 열린우리당 의원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천정배, 신기남, 정동영, 유시민 등 당내 유력 정치인의 행적을 조목조목 비판하면서 정계 은퇴를 촉구하는 글을 올려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김성호 전 의원의 글이 곳곳에 번지자... 열린우리당에서는 우상호 대변인이 직접 나서서 김성호 전 의원의 발언은 건강하지 못하다고 비판했고 이에 대해 김성호 전 의원은 재반격에 나서는 등 치열한 공방전도 벌어졌는데요,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김성호 전 의원을 초대해서 그는 왜 천정배, 신기남 의원, 정동영 전 당의장, 유시민 장관을 특정해서 비판했는지 열린 우리당의 창당멤버였던 그가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배경은 무엇이고, 그가 진정으로 꿈꾸는 정치활동은 무엇인지 얘기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김성호 전 열린우리당 의원입니다.

김성호 전 의원은 1962년 충북 영동 출생으로 1985년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연합뉴스 외신부에서 기자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한겨레신문 사회부와 정치부, 한겨레21정당팀 기자로 활동했으며 2000년 4월 제 16대국회의원으로 당선돼 민주당 대표 비서실장과 원내부총부, 열린우리당 원내부대표 등을 지냈습니다. 지난 17대 총선에서 현역의원 출신으로 당내 경선에서 탈락했으나 깨끗이 받아들여 아름다운 승복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으며 이후 사단법인 '통일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을 만들어 상임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4일 열린우리당을 탈당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인규 : 어제 자신의 홈페이지에 정략적 대국민사기극을 중단하라. 더 나아가서 천신정유 홍위병 4인방은 정계를 떠나라. 대단히 자극적이고 도발적인 글을 올리셨는데 우선 이 글을 꼭 써야겠다고 마음먹은 이유는 뭡니까?

김성호 : 제가 그 글을 올렸습니다. 언론에서는 자극적이고 도발적인 글이라고 평가하는 부분도 있는데 제가 보기엔 굉장히 저는 상식적인 내용을 다른 사람이 얘기하지 않기 때문에, 특히 제가 노무현대통령이 당선돼서 제 나름대로 역할을 했고 열린우리당을 창당하는 과정에서 역할을 했던 정치인으로서, 상식에 어긋나는 일이 신당창당이나 그런 부분에서 벌어지고 있는 건 옳지 않다. 그런 부분을 해야겠다는 책임감을 느꼈죠.

박인규 : 이른바 통합신당 창당작업이 상식적으로 맞는 게 아니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우선 천정배, 신기남, 정동영, 유시민 이 분들은 열린우리당에서 한솥밥을 먹기도 했고 자타가 잠재적인 대선후보군 중 한 분으로 꼽는 분들인데, 이런 분들을 특정해서 지목한 이유는 이 분들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보시는 겁니까?
▲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김성호 : 그렇죠. 제가 이 분들과 정치적 개인적인 이해관계는 전혀 없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이 분들은 어떻든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에 있어서 사실상 제 2인자로서, 대권주자로 거론되시는 분들입니다. 저는 국회의원 한 번 한 초년정치인이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네 분에 대해서 이름을 거명하지 않을 수 없었던 건, 현재 명백하게 노무현정권과 열린우리당의 실패라는 건 이 분들 다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객관적인 사실입니다. 그 자체를 부정할 순 없습니다. 그러면 왜 노무현정권과 열린우리당이 실패했는가 그 원인이 있는 겁니다. 국민이 잘못해서, 열린우리당 지지자들, 당원이 잘못해서가 아니라 결국은 정권의 경우 노무현대통령이 정책을 잘못 폈고 국정운영을 잘못했기 때문에 대통령의 책임이 있는 거고, 열린우리당이 실패한 건 당의장과 원내대표 등 중요한 자리에 있었던 분들이 당운영을 잘못했던 겁니다. 바로 천신정 세 분과 유시민 의원이 그런 부분에서 누가 보더라도 당의 실질적인 실력자였습니다. 그리고 실제 당을 운영해왔기 때문에 깨끗하게 책임져야 한다. 그리고 그게 상식이다, 또 민주주의정치의 기본이라고 봤던 겁니다.

박인규 : 그렇다고 인정한다고 해도 홍위병, 4인방은 너무 지나치게 자극적인 비판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 것 같아요.

김성호 : 저는 그렇게 보진 않구요. 네 분의 역할 자체가, 과거에 중국문화대혁명 때 강청, 왕홍문 같은 사인방의 실제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과오를 저질렀다고 저는 명백하게 판단하기 때문에 이 네 명에 대해서는 사인방과 같은. 쉽게 말해 과거의 교훈을 통해서 네 분의 과오는 그럴 정도로 굉장히 크다. 국민들과 민주개혁세력에 끼친 해가 크다고 보기 때문에 사인방이라는 용어를 썼습니다.

박인규 : 김성호 전 의원의 개인적인 정치적 발언에 대해서 열린우리당에서는 거의 당차원의 대응을 한 것 같아요. 우상호 대변인이 '독설이다. 취지가 어디 있든 건강한 발언은 아니다. 자신을 키워준 당을 떠나 별도의 좌판을 벌이는 것은 뭐라고 말할 순 없지만 손님 모으려고 친정을 향해 침뱉는 건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할 수 없다' 이런 내용의 대변인 성명을 냈는데, 이것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씀하시겠습니까?

김성호 : 저도 대변인 성명을 냈다는 건 기자들 통해서 들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에 들어갔더니 실제 그런 논평을 냈더라구요. 저는 굉장히 어처구니없었죠. 황당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비판했던 것은 열린우리당 창당 자체가 아닙니다. 창당 자체가 잘못됐다고 했다면 당연히 대변인이 공식적으로 저를 반박할 수 있습니다. 또 현재 열린우리당의 당의장을 비판한 게 아닙니다. 이 분들은 현재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중 한 분이고 정동영 전 의장 같은 경우는 지금 평당원입니다. 열린우리당을 망친 개인에 대해서 비판했는데 당의 공식대변인이 왜 이분들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는가. 저는 바로 그것이 열린우리당이 서민대중과 민주개혁세력을 위한 민주정당이 아니라 당내 실력자들, 일부 정치인들의 사당화 돼있다는 걸 역설적으로 증명하는 사례라고 봅니다. 과거 한나라당과의 대연정을 주장하거나 서민경제가 파탄됐을 때 열린우리당의 창당정신이 근본적으로 부정될 때 단 한 번도 열린우리당 대변인이 반박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열린우리당의 특정 개인이 잘못했으면 그 당사자들이 제가 주장하는 부분에 있어서 구체적으로 반론을 펴야 되지 장막 뒤에 숨어서 당의 공식대변인을 시켜서 또 비판이라는 게 제가 주장한 내용에 대한 본질에서 벗어난 비난이라는 부분에서, 토론의 본질적인 내용과 관련 없는 부분을 비판하는 것 자체가 과연 공당의 자세인가. 그리고 나는 그 당사자들이 떳떳하지 못하다. 만약 떳떳하다면 자신들이 나와서 반론을 펴면 됩니다. 그리고 제가 언제든지 그분들과 공개적인 토론에 응할 자신이 있습니다.

박인규 : 김 전 의원도 열린우리당의 창당멤버이시니까, 열린우리당이 뭔가 잘못됐다는 것에 대해서는 다들 동의하는 것 같아요. 일부에서는 민주당과의 분당 자체가 잘못이라는 의견도 있고 2004년 4.15 총선 이후 과반의석을 가졌는데도 뭔가 한 게 없는 게 아니냐. 이런 비판도 있고. 열린우리당의 잘못이 어디부터 시작됐다고 보십니까?

김성호 : 민주당과의 분당이라는 표현 자체도 저는 동의하지 않구요. 열린우리당이 창당한 겁니다. 민주당에서 더 나은 정당을 만들기 위해서 저는 진화됐다고 보는데요, 그래서 민주당 분당 자체가 잘못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그 당시 민주당은 기본적인 민주적 절차 자체를 지키지 않았고 구태정치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구태정당에 남아있는 게 올바른 정당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그리고 지난 2004년 총선 때 이미 심판이 끝난 사안입니다. 열린우리당에 과반수를 주고 민주당은 원내교섭단체 구성이 안 될 정도 8,9석 정도밖에 주지 않았기 때문에, 심판이 끝난 사안이기 때문에 그건 다시 거론할 필요 없고. 창당 자체는 옳았고, 저는 다시 그런 일이 벌어진다고 해도 열린우리당에 들어갈 겁니다. 열린우리당의 잘못은 과반수를 만들어준 17대 총선 이후에 열린우리당이 국민들에게 약속했던 개혁, 서민대중을 위한 정치를 지키지 않고 철저히 제가 보기에는 더 배신하면서 거꾸로 갔기 때문에 지지자들이 지지를 철회했던 겁니다. 거기서 근본적인 열린우리당의 정체성을 상실한 부분이 열린우리당이 현재 몰락하게 된 근본적인 이유라고 봅니다.

박인규 : 열린우리당이 과반의석을 갖고도 4대개혁입법이나 여러 가지 개혁과제들을 밀어붙이지 못했어요. 왜 그런 상황이 벌어졌다고 보십니까?

김성호 : 그때 제가 굉장히 안타까웠죠. 제가 국회의원도 중앙위원도 아닌 평당원이었지만 열린우리당이 4대개혁입법, 또 박창달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을 하지 못하는 걸 보면서 열린우리당이 저렇게 하면 반드시 몰락하게 돼 있다. 열린우리당의 역사적인 책무 자체를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평당원임에도 불구하고 직접 당지도부를 찾아갔습니다. 이건 열린우리당이 기본적인 책무기 때문에 4대개혁입법과 국회 내의 완벽한 개혁을 반드시 해내야 된다. 그리고 나서 열린우리당이 해제되면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거다. 그러나 그것조차 하지 못하고 열린우리당이 과반수에 만족하게 된다면 아마 엄중한 심판을 받을 거라고 제가 여러 차례 경고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얘기를 전혀 듣지 않더군요. 그래서 열린우리당 자체가 그런 부분에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그것은 제가 보기에는 아마 두 측면이 있을 겁니다. 우선 노무현대통령의 책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여당과 정부는 같이 가는 겁니다. 공동책임을 지게 돼 있는데 그 부분에서 대통령의 입장 자체가 많이 바뀌었고. 국가보안법 폐지의 경우에도 처음에는 박물관에 보내자, 적극적으로 폐지에 찬성하는 입장을 보이다가 지금은 그런 부분들을 굳이 폐지할 정도로 급한 사안이아니라고 태도를 바꿨습니다. 그러니까 열린우리당이 또 대통령의 입장에 따라갔습니다. 그랬떤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열린우리당이 창당하는 과정에서 굉장히 촉박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열린우리당의 정체성에 맞는, 정책과 노선에 맞는 국회의원들을 검증했어야 되는데 못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제가 보기에는 거의 7,80퍼센트, 심하게 보면 90% 정도가 열린우리당의 정책노선에 맞지 않는 분들로 인적 구성이 되다 보니까 흔들렸던 거죠.

박인규 : 노무현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셨는데, 유치한 질문일 수도 있지만 굳이 실패의 책임을 진다면 당과 청와대 중 어디가 책임이 더 크다고 보십니까?

김성호 : 당연히 청와대가 크죠. 왜냐하면 여당의 경우에는 대통령이 어떻든 현직에 있기 때문에 정부의 정책을 가능한 한 지원해 줄 책무가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수치를 따질 순 없지만 지금 열린우리당이 몰락하게 된 과정에서 70%는 노무현대통령에게 있고 당에 30%가 있다고 봅니다. 당의 책임이라는 건 노무현대통령이 당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정책과 노선에서 벗어날 때는 대통령의 정책이라고 해도 사실 NO라고 했어야 됩니다. 정당의 기본은 , 정당은 국민과 지지자를 위해서 있는 거지 대통령의 의견을 무조건 따라하기 위해서 있는 게 아닙니다. 그렇게 되면 대통령 퇴임과 함께 그 정당은 소멸되는 겁니다. 그런 기본적인 원칙을 열린우리당이 지키지 못한 책임이 있죠.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 임기말과 함께 노대통령 뿐만 아니라 열린우리당도 같이 해체하게 되는 굉장히 안타까운 상황에 직면해 있는 거죠.

박인규 : 김 전 의원이 정계은퇴를 촉구한 천신정 이 분들은 그동안 열린우리당의 과오를 시정하고 새롭게 시작해 보자. 통합신당논의도 나오고 정계개편 논의도 나오는데, 아까 말씀하시면서 이런 논의는 비상식적이라는 말을 했어요. 어떤 의미에서 비상식적이라고 보시는 겁니까?

김성호 : 현재 두 가지 측면에서 상식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요, 정당이라는 건 기본적으로 정책과 노선에 따라야 됩니다. 그리고 열린우리당이 왜 망했는가 하는 근본적인 진단, 반성을 해야 됩니다. 제가 말씀드린 대로 정체성에 맞지 않는 인물들이 다수가 됐기 때문입니다. 제가 과거에 민주당에 있었는데 민주당에도 당의 정책과 약간은 다른 분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분들은 20,30% 소수에 불과했기 때문에 민주당의 기본적인 정체성 자체는 흔들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외연을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됐죠. 정당이라는 게 100% 다 옳아야 된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60% 정도 노선이 같으면 같이 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열린우리당은 심하게 얘기하면 90% 정도가 정책노선이 맞지 않는 분들입니다. 그럼 이번에 신당창당을 한다면 정말 정책과 노선에 따라서 완벽하게, 자기 노선을 전부 공개하고 맞는 사람들끼리 해야 되는데 상대적으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과 고건씨가 하겠다고 하는 건 노선에 따라 하겠다는 게 아니에요.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모든 사람들을 다 데려가고 고건씨를 합친, 어떻게 보면 대선에서 표를 많이 얻기 위한 이합집산일 뿐입니다. 저는 이건 결국 새로운 잡탕정당, 누더기정당을 만드는 거다. 그렇기 때문에 절대 성공할 수 없다는 측면 때문에 상식에 어긋난다고 봅니다. 두 번째, 열린우리당이 망하게 됐으면 당연히 책임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일반 기업도 기업이 부도가 나면 최고경영자는 퇴출될 뿐 아니라 민형사상 책임까지 지잖아요. 열린우리당은 나라와 당을 망쳤는데, 민주정치의 핵심은 책임정치입니다. 그럼 책임질 사람이 일단 책임을 져야 국민과 지지자들도 정당이 뼈저리게 반성하고 새로 시작하는구나 하고. 그랬을 때 지지를 보내는 겁니다. 그래서 가장 큰 책임이 있는 분들이 제가 말씀드린 네 분입니다. 그런데 아무도 책임지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자기가 주도해서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대해서 국민들이 전혀 동의하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그래서 이 문제를 제가 지적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겁니다.

박인규 : 정계개편이나 통합신당 논의가 열린우리당 쇄신의 방안이 아니고 일단 책임있는 사람이 물러나라. 여기까지는 많은 부분 시원한 비판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데, 중요한 건 그렇다면 대안이 뭐냐는 비판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아요. 김성호 전 의원이 생각하는 열린우리당 쇄인의 방안은 뭡니까? 물러나는 것 말고.

김성호 : 전 대안이 있죠. 제가 말씀드린 대로 해체하라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열린우리당의 정체성이 있거나 정책노선이 있으면 절대 저는 해체하라고 하지 않습니다. 국민의 지지도가 1%밖에 안 된다고 해도 당의 정체성과 정책노선, 기초철학이 있으면 그건 안에서 리노베이션 하면 됩니다. 고쳐서 쓰면 됩니다. 그런데 바로 그 부분이 없습니다 열린우리당은. 제가 국민적 지지도가 낮아서 해체하라는 게 아닙니다. 당으로서의 정체성을 상실했기 때문에. 그건 정당이 아니고 정치인들이 권력을 위해서 모여있는 이권집단일 뿐입니다. 박인규 : 정당으로서의 구심점이 없다고 보시는 겁니까?

김성호 : 그렇죠. 철학 자체, 기초가 없습니다. 그래서 일단 해체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해체하고 책임질 사람이 책임지면 그 다음에 당연히 정책과 노선이 같은 사람들이 모이게 돼 있습니다. 새로운 사람이라는 건 사실 중요하지 않습니다. 누가 주도하느냐는 그 다음 문제고 노선이 중요합니다. 특정 개인이 주도하게 되면 이미 또 그 개인의 사당이 되는 겁니다. 그래서 그 개인이 정치적으로 실패하거나 잘못하면 그 정당이 또 사라지게 됩니다. 그런 잘못된, 열린우리당은 그걸 뼈저리게 느끼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걸 되풀이 하지 말자는 겁니다. 제가 보기에는 굉장히 상식적이라고 보는 겁니다.

박인규 : 무당해체부터 시작돼야 한다. 지금부터는 김 전 의원의 개인적인 정치구상은 무엇인지 질문해 보겠습니다. 지난 9월 4일에 탈당하셨죠? 탈당에 대해서 여러 가지 정치해석이 있는데, 이런 해석도 있는 것 같아요. 정계개편 얘기가 많이 있으니까 본인도 정계개편에서 하나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 미리 포석한 게 아니냐는 식의 관측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성호 : 해석은 국민들이 마음대로 하는 거죠. 그런데 제가 무슨 역할을 할 정도로 거물정치인이 아니잖아요. 국회의원 한 번 밖에 못했고 제 직업은 신문기자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옳지 않다고 봤기 때문에, 신문기자의 역할이라는 건 진실을 말하는 거잖아요. 정치인도 저는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얘기하는 게 정치인의 기본자세라고 봤습니다. 그래서 열린우리당과 노무현대통령이 가는 길이 제기 당선시켰던 후보 시절의 노무현대통령이 아니고 제가 창당과정에 참여했던 열린우리당의 현재 모습이 아니기 때문에 제가 깨끗이.. 정책과 노선이 다르기 때문에 탈당했던 겁니다.

박인규 : 탈당을 한 것이나 이번의 발언은 본인의 행보와는 무관하게,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말하고 싶어서 한 것이다.

김성호 : 그렇죠. 제가 현재 느끼는 겁니다. 제가 상식이라고 보고 합리적이라고 보고, 또 대다수 국민들이 판단한다고 보는 것을 정치인이기 때문에 제가 그걸 얘기하고 있는 겁니다.

박인규 : 김 전 의원이 말하는 열린우리당을 해체하고 새롭게 판을 시작하라는 게 어떻게 보면 속시원한 해법처럼 보이지만, 현실정치를 하시는 분들 입장에서는 조직이나 기존의 인맥도 있기 때문에 열린우리당이나 민주당이라든가 이런 기존의 틀을 어떻게 갑자기 확 없애버릴 수 있느냐. 비현실적인 해법이라는 비판도 나올 수 있을 것 같아요.

김성호 : 현직에 있는 분들은 아마 그런 생각을 하실 텐데요, 제가 보기엔 아마 그 부분 때문에 열린우리당이 앞으로 진로가 없다고 봅니다. 그 부분 자체가 잘못된 거구요. 집도 기초가 잘못된 집은 그걸 가지고 다시 보수한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깨끗이 헐고 다시 시작하는 게 낫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아픔이 있지만 오히려 더 튼튼하고 안전한 집을 짓는데 기초부터 튼튼한 게 가장 중요하듯이 저는 정당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해체할 때의 아픔은 잠시지만 깨끗하게 얼마든지 민주개혁세력과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정당을 만들게 되면, 그 국민들로부터 받게 되는 사랑은 훨씬 크고 더 길다는 게 제 입장입니다. 제가 어떻게 보면 바깥에 있기 때문에 그런 주장을 더 강하게 할 수 있는지도 모르죠. 그렇지만 저는 제 생각이 옳다고 보고 있습니다.

박인규 : 김 전 의원이 열린우리당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서는 통합신당창당 이런 것보다는 자기노선고백운동부터 해야 된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자기노선고백운동이라는 게 뭡니까?
▲ ⓒkbs 1라디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김성호 : 제가 그런 주장을 했고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요즘 우리가 아파트 살 때도 아파트 분양원가공개를 요구하고 있는데 그건 너무 당연하다고 봅니다. 아파트 분양원가가 얼마인가를 알아야 내가 덤태기를 쓰는가 아니면 제값을 주는가 판단할 수 있잖아요. 정치인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국민들이 정치인을 평가할 때 그 사람에 대해서는 철학과 이념, 정책노선을 보고 지지하는 거지 정치인의 얼굴을 보는 게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 철학, 이념, 정책노선을 명확하게 밝혀라. 그런데 지금 아무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누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가를 모르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모든 정치인들이 다 자기 노선을 밝혀서 노선에 따라 생각이 같은 사람들끼리 하고 생각이 다른 사람은 다른 당으로 가면 되잖아요. 열린우리당 중에서도 한나라당 가야 될 사람은 가고 국민중심당 갈 사람은 가고 민주당으로 되돌아가고 싶은 사람은 되돌아가고. 새로운 정당을, 국민들로부터 사랑받고 신뢰받을 수 있는 새로운 당을 만들 사람들은 새로 만들고. 그걸 하기 위해서도 기본적으로 노선을 공개하지 않고는 할 수 없는 거죠. 그래서 제가 정치인들의 자기노선고백운동을 주장하는 거고 새로운 정당의 첫출발이 바로 노선공개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봅니다.

박인규 : 어제 발언이 나왔는데, 그런 생각들에 대해서 김 전 의원과 뜻을 같이 한다고 동조하는 정치인들이 혹시 있으신가요?

김성호 : 아직까지는 국회의원들이 자기 노선을 아무도 얘기하질 않으니까 어느 분이 제 생각과 같고 다른가를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국회의원들이 자기 노선과 입장을 명확히 밝히면 그때 제가 판단할 수 있는데, 그런데 과거에 국회의원들이 어떻든 평가는 공개적인 활동을 통해서 받잖아요. 그 측면에서는 현재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중에서는 제가 보기에는 초선이지만 최재천, 임종인 의원 같은 분은 상당부분 저와 생각이 같지 않은가. 그 분들과 제가 대화해 본 적은 전혀 없지만.

박인규 : 현재 여권에서는, 평화통일개혁진보세력이 계속 집권하면서 한반도 통일을 위해서 필요하다. 쉽게 말해 한나라당의 집권을 막기 위해서 통합신당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는데, 성급한 예측이긴 하지만 내년 대선에서 현재 말하자면 평화통일개혁진보세력을 자임하는 사람들이 다시 정권을 이어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보십니까?

김성호 : 제가 점쟁이가 아니니까 판단할 순 없지만, 원론적으로는 어떻든 저는 민주평화세력이라고 주장하는데 그 세력이 한 번 더 정권을 잡아야 된다고 봅니다. 그러나 그걸 하기 위해서는 전제가 있죠. 그래서 열린우리당이나 그런 분들이 주장하는 것에 저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 게, 우선 책임을 져야 됩니다. 책임지는 게 우선입니다. 그래서 완전히 새로운 모습. 국민과 지지자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새로운 인물이 나서게 되면 민주평화세력이 내년 대선에서도 충분히 해볼 만하다. 그러나 솔직히 얘기해서 100% 이긴다고 주장하기에는 국민들에게 너무 실망을 많이 주지 않았습니까..

박인규 : 과거의 실패에 대한 깨끗한 인정과 책임을 지는 자세가 중요하다. 일단 개인적인 성명을 통해서 또 다시 정치활동을 시작하셨다고도 볼 수 있는데, 앞으로 정치를 어떻게 하실 생각이신지 마지막으로 마무리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김성호 : 저는 정치를 그만두진 않았던 거고. 국회의원은 아니었지만 항상 당원으로서 당에 애정을 갖고 있었고 열린우리당이 사실 성공하길 바랬죠. 왜냐면 열린우리당이 실패하면 저도 공동책임을 면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아마 그 부분에 대해서 국민들이 저를 심판할 겁니다. 열린우리당에 참여했던 부분에 대해서. 제가 기꺼이 수용하겠다는 생각이고, 피해갈 생각이 없습니다. 이번에 어떻든 우리가 교훈을 삼아서 열린우리당과 노무현정권이 실패했습니다. 그걸 부정하면 안 됩니다. 그 바탕에서 완벽하게 우리가 한 번 새로 출발해 보자. 이번에는 정말 정책과 노선, 그리고 정당 자체가 지금 파괴됐습니다. 그래서 민주평화세력이 주동이 돼서 새로운 민주정당을 한 번 건설해 보자. 그러면 저는 충분히 국민들과 지지자들로부터... 당장은 그 분들의 상한 마음이 돌아오지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면 충분히 저는 잃어버린 국민들의 지지를 되찾아올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그 과정에서 국회의원은 아니지만 민주개혁세력을 지지하는 사람으로서 제 나름의 작은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박인규 : 사실 국민들 입장에서는 어느 당이 이기고 지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느 당이 됐건 자신들의 삶을 개선시키는 데에 기여했으면 좋겠다. 뭔가 생산적인 경쟁이 필요하다고 보시는 것 같은데 우리 정치가 제대로 돌아갈 수 있도록 많은 역할을 해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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