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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대북 석유공급 안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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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대북 석유공급 안 끊었다"

방북한 美 북한전문가들 "전례 없이 경기 좋아"

중국이 북한 핵실험에 대한 응징의 뜻으로 대북 석유공급을 축소·중단했다는 '소문'에 대해 최근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미국 전문가들이 사실무근이라고 15일 밝혔다.
  
  핵실험 이후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한 잭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과 지그프리드 헤커 전 미국립핵연구소 소장, 로버트 칼린 스탠퍼드대 교수는 이날 워싱턴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열린 방북 결과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이들은 방북 길에 중국에 들러 외교부 관리들에게 대북 중유공급 중단 보도가 사실인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더니 "중국은 북한에 대한 석유공급을 끊지 않았다"고 명확히 답변했다고 헤커 전 소장은 전했다.
  
  고위 정책결정가들과 선이 닿는 중국 관리들은 앞으로도 "북한에 대한 석유나 식량공급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고한 입장을 보였다"고 칼린 교수는 밝혔다.
  
  특히 중국 관리들은 북한에 대한 석유나 식량 공급을 중단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북한은 쇠나 철과 같은 체제여서 압박을 가할수록 단단해질 뿐이며, 과거 중국이 핵무기를 개발할 때도 북한처럼 소련으로부터 엄청난 압박을 받았다"는 점을 들었다고 칼린 교수는 덧붙였다.
  
  "북한 경기 그 어느 때보다 좋더라"
  
  특히 북한을 26번이나 방문한 미국 내 최고의 북한 분석가인 칼린 교수는 현재 북한의 경제가 그 어느 때보다 좋은 것으로 보인 게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칼린 교수는 "거리와 시장은 사람과 자동차들로 붐비고, 전에 없던 오토바이까지 등장했다. 건설 크레인과 새로 페인트칠을 한 빌딩들, 좋아진 옷차림, 야채를 나르는 트럭 등이 눈에 띄었다"고 목격담을 내놨다.
  
  그는 만일 중국이 한달 동안 석유공급을 전면 중단한 게 사실이라면 거리가 그렇게 자동차로 붐비고 오토바이까지 등장한 것은 "정말로 믿기 어려운 일"이라며 중국이 경제제재를 가하고 있다는 걸 체감하기 어려웠으며 경제개혁도 지속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유명한 통일시장도 "주차장이 자동차로 가득 찼고, 사람들이 넘쳐났으며 물건들도 많았다. 경제개혁이 지속되고 있다는 감을 받고 놀랐다"고 말했다.
  
  또 그는 "국제 교역을 제대로 못하고서는 발전이나 생존이 어렵다는 걸 깨달았다는 등의 뜻밖에 아주 부드러운 이야기들을 들었다"며, 제재에 대해서도 "부담이긴 하지만 살아갈 수 있다"는 북한 사람들의 반응을 전했다.
  
  "핵실험 규모 '의도적 통제'로 적어진 듯"
  
  이들은 이번 방북에서 영변 핵시설 관계자, 중국의 핵 전문가와 관리 등을 두루 만나 북한 핵실험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이에 북한 핵문제에 대한 최고의 전문가로 꼽히는 해커 전 소장은 핵실험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성공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헤커 전 소장은 "북한이 핵실험 2시간 전 실험 위치, 시간과 함께 규모가 4kt정도라는 점 등 세 가지를 통보했다고 중국 관리들이 말했다"며 북한이 폭발을 통제하기 위해 폭발규모를 적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 핵실험의 실제폭발 규모는 1kt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북한이 폭발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했다.
  
  이는 북한 핵실험 시 발생한 지진파 분석을 통해 핵실험 규모를 0.5~0.9kt으로 추정했던 전문가들의 평가와 일치하는 것이다. 이처럼 적은 폭발규모에 대해 전문가들은 폭약이 조잡하게 설비되어 폭발이 조기에 발생(Pre-detonation)했거나, 플루토늄이 압착되거나 투입된 플루토늄의 모양이 이상해 폭발이 산발적으로 이뤄졌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해커 소장의 말에 따른다면 핵실험 규모가 적었던 것은 기술적인 결함 때문이라기보다 의도적인 '통제'에 의한 것이었을 가능성도 커 주목된다.
  
  금융제재 논의·해결? 논의만?…북미, 여전히 불일치
  
  프리처드 KEI 소장은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과 리근 미국국장 등이 대북 금융제재 문제를 6자회담에서 논의하고, 위폐와 돈세탁 문제를 논의할 실무그룹을 둔다는 데에 미국과 합의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북한 당국자들은 중국이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의 동결계좌를 풀어주고, 미국은 이에 간섭하지 않겠다는 양해가 미국과 이뤄졌다고 주장한 것으로 프리처드 소장은 설명했다. 그러나 중국 관리들은 합의 내용에 대해 다른 의견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간 미국은 북한의 6자회담 복귀에 대해 회담 틀 내에서 금융제재 문제를 다룰 실무그룹을 만드는 것에만 합의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6자회담에서 금융제재 문제를 '논의ㆍ해결키로 했다'고 밝히고 있다.
  
  프리처드 소장은 또 북한 당국자들이 자신들의 6자회담 복귀 결정이 중국의 중재에 따른 것이 아니라 독자적 결정이었음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북한의 6자회담 복귀 결정이 중국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금융제재 문제를 해결하며, 대북 제재를 완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6자회담에서 BDA 문제가 우선적으로 논의되고, 이 문제가 해결된다면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 해제문제를 북한이 주요 의제로 제기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미국 전문가들로서는 처음으로 핵실험 이후 북한을 방문한 이들은 북한 외무성의 고위 관리와 북한군 판문점 대표부 대표인 리찬복 중장, 영변핵시설과 주요 경제기관 관계자들과 만났고, 방북 결과를 미국과 한국, 중국 정부에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리처드 소장은 클린턴 행정부와 부시 행정부 초반 국무부 대북 특사를 지낸 북한 전문가다.
  
  칼린 교수는 미 중앙정보국(CIA)을 거쳐 국무부 정보조사국, 그리고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에서 오랫동안 북한을 담당해 온 전문가로 최근 '강석주 오보 사건'의 발단이 된 글을 쓴 장본인이다.
  
  헤커 전 소장은 1973~97년 미국 로스알라모스 국립핵연구소 소장을 지낸 핵과학자로 과거에도 몇 차례 북한을 방문한 바 있다. 현재 해커 전 소장과 함께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존 루이스 교수 역시 북한 문제에 정통한 최고 수준의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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