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5.31 지방선거 참패에 이은 10.25 재보선 참패로 열린우리당이 민심 얻기에 실패하면서 여당발 정계개편 논의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습니다.
특히, 여당의 정계개편 논의에는 열린우리당의 창당 주역 중 일부의 창당 실패론을 비롯해서 신당 창당론, 통합신당론, 조기전당대회론 등 백가쟁명식 주장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요,
이처럼 정계개편 논의가 갈피를 잡지 못하고 당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을 보이자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진정한 반성이 아닌 오직 대선 승리만을 염두해 둔 새판짜기"라는 것이죠.
오늘은 열린우리당 창당주역 중 한 사람인 신기남 의원을 초대해서 현재, 정계개편을 둘러싼 열린우리당 내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열린우리당의 분위기 쇄신과,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신기남 의원이 구상하고 있는 방안은 무엇이 있는지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원입니다. 신기남 의원은 1952년 서울 출생으로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1982년 제24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검사로 활동했습니다. 이후 제 15대 새천년 민주당 국회의원을 시작으로 16대와 17대에서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새천년민주당 최고위원, 열린우리당 당의장 등을 지냈습니다. 현재,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장과 열린우리당 상임고문을 맡고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인규 : 10.25 재보선에서 40:0의 참패를 당한 이후일부 언론에서는 열린우리당의 해체가 불가피하다는 극단적 전망도 나왔고, 그 이후 일주일도 안 됐는데 열린우리당 내에서 대단히 많은 정계개편 논의가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당내의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신기남 : 여러 가지 주장이 백가쟁명으로 나오기 시작합니다. 당의 진로를 결정하기까지 당분간 논쟁이 계속되겠죠. 일견 혼란스러워 보이겠지만 그 중에서도 냉철한 자세로 절차에 따라 질서있게 논의해 나가자는 공감대는 있습니다. 위기를 극복하려는 몸부림 속에서 도약이 가능하다고 믿습니다. 우리당 문제, 극복방안, 향후 진로에 관해 성찰해 볼 수 있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박인규 : 신기남 의원은 2003년 창당 당시 '천,신,정'이라고 해서 가장 중요한 세 주역 중 한 분으로 얘기가 됐는데 지금 상황을 보시면 여러 가지로 착잡하실 거라는 느낌도 듭니다.
신기남 : 그렇습니다. 창당 3년 만에 희망과 용기를 많이 일고 낙담과 좌절의 정서가 많이 팽배해 있는 상황이 참 안타깝습니다. 초지일관해서 어려움을 극복해가는 용기, 결국 올바른 것이 이긴다는 역사발전에 대한 확신이 시실 우리의 창당정신이거든요. 초심으로 돌아가서 확신을 가진 당원동지들을 찾아서 간절히 호소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박인규 : '천,신,정' 말씀을 드렸는데, 세 분의 행보에 조금씩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우선 정동영 전의장은 최근에 창당이 잘못된 게 아니냐. 창당실패론이라고 많이 얘기가 되는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정동영 의원의 그런 평가에 대해서 동의하십니까?
신기남 : 정말 그때 죽을 각오를 하고 창당전선에 나섰었습니다. 창당주역의 한 분인 정동영 전의장께서 설마 창당 자체의 의미를 부정하는 건 아니라고 믿습니다. 단지 지금에 와서 평가해 볼 때 지속적인 국민의 지지를 얻는데 실패하고 있다는 뜻이었겠죠. 그렇게 믿고 싶고. 그러나 그런 실패론이니 이런 것들이 결국은 국민의 지지를 얻고 내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지를 불안해하고 그것을 비관적으로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다고 봅니다.
박인규 : 지나치게 비관적인 평가가 아니냐...
신기남 : 국민의 지지를 못 얻는 현실인식은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창당의 정당성, 창당 이후 우리의 정치개혁을 향한 성과물까지 부정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반면에 천정배 의원은 열린우리당의 변화를 위해서 본인이 뭔가 역할을 하겠다. 앞장서겠다는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주시고, 창당실패론 자체에는 동의할 수 없지만 새로운 통합신당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세요. 천정배 의원의 행보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신기남 : 천정배 의원까지 신당 창당을 얘기하셨죠. 그래서 제가 외롭습니다. 신당을 창당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정동영, 천정배 두 분이 그 점에서는 차이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조금 차이는 있는데 창당 이후 성과에 대한 평가나 노무현 대통령과의 관계 문제에 대해서 부분적으로 차이는 있어 보이지만 두 분 공히 우리당으로 시대적 소명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비관적으로 생각하고 계시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그것은 동조할 수 없고, 열린우리당이 창당초심을 지켜서 애초에 국민이 기대했던 바를 잘 수행하면 국민으로부터 다시 진정성을 인정받는 날 우리가 지지율을 올리고 우리에게 주어진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저는 기대하고 다짐하는 편이죠.
박인규 : 말하자면 열린우리당의 존재이유에 대해서는 두 창당주역들보다 좀 더 희망을 갖고 계시다.
신기남 : 절대적으로 열린우리당 창당의 시대정신, 역사성을 저는 확신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 사명, 그때 국민에게 약속했던 것을 반드시 우리가 초지일관해서 이뤄내야 한다, 저는 열린우리당 중심의 사명을 주장하고 있는 쪽이죠.
박인규 : 그 두 분의 창당주역 말고 현재 열린우리당을 이끌고 있는 김근태 당의장 같은 경우는 분열 없는 통합신당이 중요하다, 질서있는 논의가 중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분열 없는 통합신당이라 말씀, 어떻게 보십니까?
신기남 : 분열 없는 통합신당.. 분열과 통합이란 말을 들어보면, 분열 없는.. 이건 열린우리당이 나눠지지 않고 모두 함께 신당으로 합류해야 된다는 의미로 보이고, 통합이라고 하면 범민주개혁 진영이 모두 다 모인다. 말하자면 한나라당 노선과 반대되는 진영이 다 모인다는 뜻 같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에는 노선과 정책을 따지지 않고 세 불리기만 의식한 정치공학적 차원의 신당. 분열 없는 통합신당이든 뭐라고 붙이든 그런 건 우리당에서도 단합을 이뤄내기 어렵고 국민에게 감동을 주기도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어디까지나 우리당이 모습을 똑바로 해서 민주개혁 진영의 주축으로서 우뚝 설 때 민주개혁 진영의 통합이나 연대는 자연스레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명분과 시기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지금 열린우리당의 새로운 변화를 놓고 크게 대별을 해서 당해체론 대 당사수론이다. 아니면 리모델링론 대 새집짓기론으로 많이 구분하시는 것 같아요. 신기남 의원은 굳이 따지자만 당사수론쪽입니까?
신기남 : 열린우리당의 출발은 역사적 정당성을 갖고 있고, 저희가 많은 것을 바꿔 놨습니다. 성과가 있고 이만큼 정치권이 변한 데는 열린우리당의 창당. 열린우리당이 창당되자 모든 정당들도 따라서 개혁했습니다. 그 성과는 분명히 인정해야 합니다. 그런데 못한것도 있죠. 그것을 반성하고 찾아내서 노력해서 달성하는 게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인데요, 우리는 정치개혁, 국민통합, 새로운 정치를 약속했고, 그 약속을 믿고 국민이 우리에게 과반수 의석을 주신 거 아닙니까. 국민이 결코 우리에게 속아서 표를 준 게 아닙니다. 우리의 미래비전을 가진 진정성을 인정해준 거죠. 그런데 우리가 능력이 못 미쳐서, 기대한 것에 크게 못 미쳐서 따가운 질책을 받고 있는데, 그렇다면 잘못을 깨닫고 고쳐서 국민이 애초에 기대했던 소명을 실천하는 게 우리 할 일이다. 어렵다고 포기하고 다른 판을 짜는 것은 우릴 지지해준 국민과 당원에 대한 도리가 아니고. 더구나 창당 자체의 의미를 부정한다면 실망을 넘어서 일종의 배신 아닌가 생각합니다. 저는 국민을 너무 가볍게 봐서는 안 될 것 같아요. 다 지켜보고 평가하고 계신데, 국민은 현명합니다. 아직도 우리가, 그래도 이 어려운 판에도 15% 가까운 지지율을 얻으면서, 한나라당 다음 가는 지지율을 얻고 있습니다. 지지를 하고 기대를 하고 계신데 그걸 저버려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현재 열린우리당의 정계개편 논의를 보면 몇 분의 지도자급 의원들이 다 약간씩 생각이 다른 것 같고. 지난 29일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앞으로 당의 진로를 비대위 중심으로 논의해 나가겠다고 결정한 것으로 압니다. 그 결정에 대해서는 동의하십니까?
신기남 : 비상대책위원회는 5.31 지방선거 끝나고 지도부가 책임을 지고 사퇴한 결과로 다음 전당대회까지 임시관리를 하는 수임을 받아서 운영하는 기구인데, 정계개편을 하니 신당을 만드니 하는 당의 사활과 관계된 중대한 문제를 비대위에서 국민의 뜻도 당원의 의사도 묻지 않고 일방적으로 정해서 가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좀 더 시간을 두고 당 내의 토론을 거치고, 국민에게 물어보고 당원의 뜻을 모아 보는 시간적 여유와 절차를 밟아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천정배 의원같은 경우는 정계개편을 위한 특위를 제안하기도 했어요. 국민과 당원의 의견들을 보다 시간을 두고 폭넓게 수렴하기 위해서는 어떤 기구나 절차가 적절하다고 보십니까?
신기남 : 지금 우리당의 지도부가 비상체제거든요. 비대위는 비대위의 제한된, 중간적인 임무가 있으니까요. 우선 우리당의 지도부, 조직을 정비해야겠어요. 당 일각에서 초선의원들 중심으로 전당대회를 빨리 열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각 지도부를 제대로 구성하는, 그 지도부 구성을 통해서, 그런 전당대회를 통해서 당의 노선, 당의 향후 로드맵을 다시 정할 수 있는, 새롭게 할 수 있는 전당대회를 하자. 일리 있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당이 좀 여유를 갖고 당의 진로를, 당원의 뜻에 의해서.. 또 국민에게 물어서 결정하는 좋은 하나의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박인규 : 말하자면 신기남 의원께서는 조기전당대회를 통해서 당조직을 정상적으로 정비한 다음에 거기서 정계개편을 논의하는 게 좋겠다.
신기남 : 기본적으로 저는 우리당의 정당성과 사명을 전제로 해서 인정하고 우리당을 제대로 세워 나가야 한다는 거니까요. 사실 저는 일찍이 우리당 나름의 대선후보를 내년 3,4월 경에 선출하자. 그 대선후보가 전권을 갖고 우리당을 이끌게 하고 국민 앞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이 분이 책임지고 민주개혁세력의 대통합도 꾀하자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그렇게 대선후보를 일찍이 선출한다면 조기전당대회가 굳이 필요 없거나 간략한 절차로 할 수도 있겠죠. 그러나 대선후보 선출이 좀 늦어진다면 빨리 우리당 전당대회라도 해서 지도부를 정비하는, 당의 노선을 정하는 전당대회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현재 열린우리당의 쇄신, 변화와 관련해서 노무현 대통령의 역할이나 위상에 대한 논란이 많은 것 같습니다. 최근에 보면 천정배 의원 같은 경우는 정계개편은 앞으로 정치할 사람들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말씀하셨고. 지난 대선에서 선대위본부장 지냈던 정대철 전의원같은 경우는 노대통령은 의제가 아니라고 말씀하셨고. 오늘은 또 김한길 원내대표가 지금 경제와 안보가 중요하니까 노대통령께서는 경제와 안보에 전심을 했으면 좋겠다는 발언이 나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일각에서는 이번 정계개편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빠져 주셨으면 좋겠다는 의사 아니냐, 벌써 언론에서는 당청간 갈등 아니냐 하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는데, 노무현 대통령의 역할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신기남 : 열린우리당의 행보를 정해 나가는 데 있어서 노무현 대통령을 참여시키네 배제시키네 하는 논란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꼭 노무현 대통령이 배제돼야만, 차별하고 가야만 우리당이 되고 안되는 것은 벌써 옛날이죠. 그런 건 논의의 핵심이 아니라고 보구요. 노무현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해에 마무리를 잘 하는데 주력해야 할 분이고, 열린우리당은 우리가 국민에게 비래 비전을 제시해서 나갈, 앞으로 대선을 우리당이 해나가는 거니까 대비를 하는 거지 노대통령과 연결시킬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또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건, 노무현 대통령 문제를 얘기하는데 저는 열린우리당과 참여정부, 대통령은 공동운명체입니다. 공동책임을 져야지 책임을 돌리고 잘못된 게 있으면 비난하는 것은 옳지도 않고 국민도 인정하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여당답게 대통령과 정부를 과감하게 이끌었어야지요. 공동운명체로서, 그런데 사실 그동안 열린우리당이 소극적으로 따라다니기만 했습니다. 그 책임은 우리당 자신에게 있는 겁니다. 이제 우리당이 정체성을 이제라도 바로 세워서 비전을 제시하면 되는 거죠. 대통령과 차별을 하는 것은... 국민이 보기에 공감을 하겠습니까? 옳지도 않고 국민이 봐주지도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박인규 : 지금까지의 공과는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공동책임이라는 말씀을 하셨지만 앞에 하신 말씀은 역시 정계개편은 당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말씀으로 들리는데, 제가 잘못 들은 겁니까?
신기남 : 그렇죠. 당이 똑바로 서서 제 갈길을 가야 하는 거죠. 지금까지 우리당이 제대로 못한 것은... 물론 우리당이 여러 가지 정치 틀을 개혁하고 성과가 있었지만, 우리당이 못한 것은 노선이 분명치 않았죠. 왔다갔다 하고 정부를 따라다니기만 했죠. 정치내용이 국민이 우리당을 지지할 때 줬던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서민의 삶의 질을 세우고 높이는 문제를 등한시 하고 왔다갔다 했습니다. 고용, 주거, 교육, 복지 문제... 국민들은 그걸 기대하고 우리당을 지지해 줬던 것인데 저는 그 점에 있어서 일관성 있게 잘 못했다고 봅니다. 양극화도 심화되고 신자유주의적인 정책이 만연하지 않았습니까. 그것에서 저는 진보개혁적인 지지층이 저희로부터 이탈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우리 지지율이 떨어진 원인이지 보수층이 지지를 철회한 건 아니지 않습니까?
박인규 : 노무현 대통령의 역할을 논하기에 앞서서 본래의 모습을 찾는 게 더 중요하다.
신기남 : 저는 우리 정부도 제대로 못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건 열린우리당의 공동책임입니다.
박인규 : 어쨌든 열린우리당이 현재의 난국을 극복해야 되는 건 사실인데, 우선 가장 선결과제는 지금까지.. 특히 4.15 총선에서 과반수 의석을 차지했던 열린우리당이 그 이후의 모든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하고 있는 현상. 왜 이런 문제가 벌어졌는지에 대한 원인분석이나 처방, 진단이 좀 나와야 될 것 같아요. 그 부분에 대해서, 현재 열린우리당이 겪고 있는 어려움의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신기남 : 원인을 어떻게, 어디서 찾느냐에 따라 처방이 많이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그 점에 대해서 당 내에서도 서로 해석이 달라요. 저희 당이 좀 이념이나 정책적 스펙트럼이 넓다 보니까 당이 나아갈 바가 어떤 방향이냐에 대해 혼란이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저는 열린우리당의 정체성이 있는데 그걸 제대로 지켜오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당이 대체 뭘 하기 위한 당이냐. 국민이 우리에게 무엇을 기대했느냐를 생각해야 하는데 정치하는 방식이나 틀의 개혁은 저희가 많이 했습니다. 그건 국민들이 인정할 겁니다. 그러나 정치내용이 따르지 못했다고 보고, 아까 얘기한 서민의 어려움, 양극화 해소, 신자유주의의 만연.. 이런 것이 우리를 믿고 기대했던 국민들에게 미흡했던 거죠. 그래서 진보개혁적인 지지층들이 많이 돌아섰습니다. 지금 FTA 문제 같은 걸 갖고도 우리당 고유의 지지층.. 진보개혁세력들의 반발이 상당히 심하거든요. 이게 참 문제입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당이 모자란 점,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바는 진보개혁적인 노선을 분명히 해야 된다. 그리고 그런 정체성을 확립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국민에게 우리당 특유의, 한나라당이나 보수정당과 다른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는... 정치내용, 노선을 확실히 제시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우리의 창당이념이었고, 이것을 충실히 수행해 나갈 때 멀어졌던 민심도 돌아올 수 있다. 이것만이 유일한 길이지, 이것 없이.... 명분과 정책, 노선 없이 사람 중심으로 이리 모이고 저리 모이고 이게 불리하면 저리로 가보고, 또는 지역적인 구도에 신경쓰고 이합집산한다고 해서 지지가 돌아온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국민들이 다 보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창당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말씀에 이미 대답이 들어있긴 한데, 어쨌든 오래전부터 민주당과의 재통합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시는 분들이 있고, 더 나아가서 상당히 유력한 대권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고건 전 총리와도 연대해야 되는 거 아니냐 하는 논의들이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 두 가지에 대해서는 어떤 의견을 갖고 계십니까?
신기남 : 하도 불안하니까 그런 말들이 나오는데, 저는 민주개혁세력의 대통합은 이뤄질 거라고 믿습니다. 언젠가는 자연스럽게. 그러나 그 방법을... 명분이 있고 절차, 시기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우리가 불리하다고 해서 빨리 간판 내리고 그쪽으로 가서 하자. 황망하게.... 그리고 야반도주하듯 하는 건 옳지 않다고 보고. 더군다나 지역적인 구도만 염두에 두고 민주당과의 재통합으로 이루려고 하는 것은 과거로 회귀하는 것이다. 이런 방식은 옳지도 않고 성공하지도 못한다고 생각하고, 고건 전 총리에 대해서는 그 분이 열린우리당이나 민주개혁세력의 후보가 되려면 그러한 자세와 각오가 돼 있어야 하고 그런 정체성을 갖고 있어야 됩니다. 그리고 합당한 절차도 거쳐야 되고. 그런데 그런 건 아랑곳 않고 무조건 인기조사 식 여론조사 지지율을 가지고 대선후보감이다 아니다 얘기하는 건 저는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대선지지율이라는 건 개인의 인기투표가 아니거든요. 그리고 개인이 아닙니다. 세력, 진영, 정당의 대표로서 나설 때 그 정당의 이념과 가치관을 보고서 국민들이 표를 몰아주는 게 아니겠습니까? 저는 현재 누가 지지율이 얼마다라는 걸 가지고, 그 분이 어떤 세계관을 갖고 있고 열린우리당의 어떤 점을 인정하고 정체성과 어떻게 부합하는지를 보지 않고.. 그렇게 보는 건 너무 성급하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2003년도에 열린우리당이 창당될 때는 지역구도에 물들지 않는 전국정당, 깨끗한 정당이 돼서 백년정당이 되겠다고 다짐했는데 3년 만에 흔들리고 있습니다. 정비방안을 놓고도 굉장히 백가쟁명식 논의가 오가고 있는데요, 창당주역의 한 분으로서 열린우리당 쇄신이나 재탄생을 위해서 어떻게 정비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말씀해 주시죠.
신기남 : 항상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때마다.. 제가 창당 때도 그렇게 얘기한 바가 있는데 충무공의 명량해전론을 얘기했습니다. 13척의 배를 가지고 사즉생의 각오로 감히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고 나섰고 그 결과 나라를 구한 거 아닙니까.. 우리가 열린우리당 47석의 의석을 가지고 정치개혁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충무공의 기개와 정신을 따랐기 때문이고 국민이 그걸 인정해 줬다고 보는데, 이제 141석을 가지고도 그게 부족해서 세를 모으는 일에만 집착한다면 무슨 희망과 비전을 거기서 국민들이 볼 수 있겠습니까. 창당초심, 필사즉생의 명량해전정신, 이런 각오로 어디까지나 근본으로 돌아가서 진정성을 가지고 국민에게 약속한 일을 이루겠다고 헌신하는, 어려운 가운데, 외롭더라도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것만이 우리가 살 수 있고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길이라고 생각하서 가장 먼저 우리당의 정체성과 리더십을 다시 세우고 국민의 신뢰를 다시 받기 위해서 일심단결해서 나가기를 호소하고, 저 자신도 그렇게 다짐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집권여당으로서 열린우리당이 책임있는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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