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12일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성명을 발표해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14일 오전 5시(그리니치 표준시. 한국시간 오후 2시)에 휴전에 들어가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아난 총장은 "양국의 지도자들이 적대행위를 중단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로써 지난달 12일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의 이스라엘 병사 납치를 빌미로 레바논을 침공한지 한 달여 만에 무력 충돌은 일단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아난 사무총장은 성명서에서 "가급적이면 민간인의 희생을 막고 양쪽 민간인들이 겪고 있는 고통과 괴로움을 덜어주기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정신과 의도를 존중해 무력충돌은 중단돼야 한다"면서 "양국은 전투행위를 당장 멈추고 11일 채택된 안보리 결의에 부응하기 위해 유엔 평화유지군과 협조하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아난 총장은 양국의 총리와 접촉해 이같은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대화채널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이에 앞서 레바논 내각은 12일 유엔 안보리의 휴전 결의를 만장일치로 수용했다.
푸아드 시니오라 총리는 이날 4시간에 걸친 각료회의를 마친 뒤, 일부 이견이 있었지만 만장일치로 안보리 결의 수용 결정이 내려졌다면서 안보리 결의가 국익에 부합되도록 현실주의적으로 결의문의 요청사항들에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니오라 총리는 또 "이번 안보리 결의는 전 세계가 레바논을 지지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프랑스가 주도해 채택된 안보리 결의안은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모두에 적대행위를 전면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가장 큰 변수가 될 헤즈볼라의 입장도 휴전 합의에 따르겠다는 것이었다. 헤즈볼라 최고지도자인 셰이크 하산 나스랄라도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정부의 휴전 결정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내각도 13일 휴전을 승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스라엘군은 휴전 이행 이틀을 남겨놓고 진격을 계속해 12일 레바논 리타니 강에 도달했다고 이스라엘 라디오 방송이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의 이같은 작전은 휴전이 시작되기 전에 가능한 많은 지역을 장악하려는 의도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스라엘군은 또 안보리 결의가 채택된 직후인 이날 새벽 탱크와 전투기를 동원해 레바논에 대한 공격을 계속했다. 외신들은 휴전 수용 여부에 대한 이스라엘 내각의 결정이 이뤄질 때까지 공방전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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