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파업이라고는 하나 프로그램 제작과 송출, 기사작성에 필요한 최소인력은 각 사업장에 남겨둔 채 진행한 파업이라 방송중단과 같은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오늘 파업은 시작일 뿐 … 2차,3차 파업도 불사할 것"
언론노조 김종규 수석부위원장은 "언론 노동자로서 한미 FTA를 이야기할 때는 방송중단을 동원한 파업보다는 프로그램이나 기사으로 이야기해야 한다고 본다"며 "오늘 파업은 언론 노동자도 한미 FTA를 반대하고 있다는 점을 정부에 알리고, 오늘 파업은 시작일 뿐 상황이 악화될 경우 2차, 3차의 파업도 불사할 것임을 경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집회에서는 한미 FTA를 졸속으로 추진하는 정부에 대한 언론 노동자들의 불신이 강하게 드러났다. 언론노조 신학림 위원장은 "정부를 제외하고 한미 FTA의 실상을 조금이라도 아는 이들은 모두 닥쳐올 것들에 대한 두려움에 떨고 있다"며 "그렇지만 국민의 의견을 수렴해야 할 국회는 식물인간처럼 되어 있어 이제 모든 국민들이 우리 언론 노동자들만을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신학림 위원장은 "노무현 대통령이 지금과 같은 아집과 광기로 한미 FTA를 밀어붙이면 2차 ,3차 파업을 통해 끝내 한미 FTA를 저지할 것"이라고 선언했고 조합원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민주노동당 문성현 대표는 이날 집회에 내빈으로 참가해 "한미 FTA 저지를 통해 신자유주의의 역사를 반전시키고자 하는 언론노동자 여러분이 무척 자랑스럽다"며 "언론의 힘으로 국민들이 한미 FTA의 진실을 알게 됐고, 이제 70~80%에 달하는 국민들이 한미 FTA를 반대하고 있다"고 격려했다.
하지만 양기환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대책위 대변인은 "그동안 언론인들이 원망스러웠고 언론노조가 미웠다"고 말문을 열어 장내를 숙연하게 했다. 양기환 대변인은 "현재 미국은 통신개방을 통해 방송에 개입하기 위해 압력을 가하고 있다"면서 "지금 진행되고 있는 방송개방의 위기는 사실 반으로 줄어든 스크린쿼터 문제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양 대변인은 "우리의 문화정체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5년 전 한미투자협정(BIT) 때부터 지금과 같은 각오로 나섰어야 했다"며 "그때 우리 영화인들만이 외롭게 싸워 2003년까지 막아냈지만 결국 이렇게 문화개방의 위기가 목전에 닥치고 말았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이제 노무현 정부가 저와 국민배우 안성기 씨 등에게 경찰에 출두하라고 요구하는 등 정권말기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면서 "배우가 없이는 영화도 없고 감독, 스태프가 있을 수 없는 이상 만약 국민배우 안성기 씨가 경찰에 출두하는 날에는 모든 제작자와 배우, 스태프들이 함께 출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FTA 파헤치기' 보도경쟁 강화될 듯
언론노조는 이날 파업 이후 졸속적으로 추진되는 한미 FTA의 문제를 파헤치는 지상파 방송의 보도가 보다 많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KBS1의 <KBS스페셜>이나 MBC <PD수첩>에서 이미 몇 차례 한미 FTA의 문제점을 파헤쳐 시청자들의 상당한 호응을 받은 바 있어, 앞으로 지상파 3사 간 보도경쟁이 시작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최상재 언론노조 SBS본부장은 "주말 시사프로그램인 <생방송 세븐데이즈>에서 4주 연속 한미 FTA에 관한 내용을 다루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다"면서 "그 외에 <그것이 알고싶다>나 <SBS스페셜> 등에서도 한미 FTA를 다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한미 FTA를 다루는 절대적인 보도의 양이 적기 때문에 일단 분량을 늘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회사와 노조 간 논의를 통해 제작과 편성에 있어 객관성과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종철 KBS본부장 역시 "공정방송위원회를 통해 한미 FTA 저지 움직임을 보다 본격적으로 다루어야 한다는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며 "그동안 줄곧 노조 차원에서 한미 FTA에 대한 교육을 진행해왔고 이제 기자와 PD들도 한미 FTA의 문제에 공감하는 분위기이니 객관적인 자료와 분석을 바탕으로 한미 FTA에 대한 보도를 본격적으로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MBC본부장은 "그동안 줄곧 한미 FTA를 보도에서 다뤄왔다"며 "앞으로도 일상적인 보도를 충실히 해나가되 <시사매거진 2580>등 심층보도 프로그램을 통해 보다 깊이 있는 보도를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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