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로 7·26 재·보궐선거가 꼭 3주 앞으로 다가왔지만 열린우리당은 마땅한 인물을 찾지 못해 공천을 늦추고 있다. 지지율 고공행진 덕으로 일찌감치 후보 선정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던 한나라당은 공천자들의 전력을 둘러싼 논란으로 뒤늦게 몸살을 겪고 있다.
우리당, 서울 선거구에 공천 신청자 '0'
열린우리당은 서울 송파갑과 성북을 공천 신청자가 한 명도 없을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성북을의 경우 정동영 전 의장의 출마설, 강금실 전 장관 징발설, 신계륜 전 의원 부인의 대리 출마설 등 다양한 시나리오들이 떠돌았지만 당사자들은 극구 부인한 바 있다.
유인태 서울시당위원장은 "(선거결과가 뻔한) 지금 상황에서 누가 출마하려 하겠냐"고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현재 성북을에는 모 여성 기업인이 거론되고 송파갑에는 열린정책연구원 정기영 연구원과 한나라당을 탈당해 우리당 간판으로 5.31 지방선거에 출마했던 이유택 전 송파구청장이 거론되고 있다. 김부겸 공천심사위원장은 "6일 저녁까지는 공천심사작업이 마무리 될 것"이라고 밝혀 사람이 없어서 공천을 못하는 최악의 사태는 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신계륜 전 의원의 지역구로서 '그나마 해볼 만하다'는 성북을조차 공천신청자가 없는 현상에 대해 당 내부에서는 "공천이 이 모양이니 선거는 해보나 마나"라는 자포자기의 목소리가 벌써부터 새나오고 있다.
그나마 부천 소사에는 김만수 전 청와대 대변인이 일찌감치 표밭갈이에 나서서 최악의 상황은 면하게 됐다. 마산갑은 김성진 전 청와대 행정관과 김익권 전 마산시의원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한나라, 공천은 '수월'…뒷말은 '무성'
비교적 후보군이 풍부했던 한나라당은 지난달 30일 일찌감치 공천을 마무리 지었지만 후보들의 '전력'은 여전히 뒷말을 낳고 있다.
서울 송파갑에 공천을 받은 정인봉 전 의원의 경우 2000년 16대 총선에 당선됐으나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 과정을 두고 부적격 논란이 일고 있다. 정 전 의원이 당시 일부 기자들에게 '성 접대'를 포함한 수 백 만원 대의 향응을 제공했다는 사실이 1심 판결문을 통해 알려진 것이다.
판결문에 따르면, 정 전 의원은 한나라당을 출입하는 기자 4명에게 총선 과정에서 자신에 대한 카메라 촬영 및 보도를 잘 해줘 선거에 당선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명목으로 술자리를 마련해 유흥종사자들의 성적 접대를 받도록 하는 등 시가 283만 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했다.
한나라당은 정 전 의원이 이미 복권됐다는 이유로 공천 재검토 가능성은 일축하고 있으나 이와 관련한 논란은 선거 과정 내내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허준영 전 경찰청장을 누르고 성북을 공천을 따낸 최수영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 내사를 받고 있다.
이미 최 위원장의 보좌관은 지방선거 과정에서 구의원 공천 희망자에게 금품을 받고 당원들에게 선물 배포를 권유하는 등 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있다.
이에 지역에서는 최 위원장이 당선 직후 1심에서 당선무효 형을 선고받은 서찬교 성북구청장의 재판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적잖은 것도 사실이다.
민노, 4곳 중 1곳만 공천
다른 야당들의 인물난도 심각하다. 민주당의 경우 내부논란 끝에 성북을에는 조순형 전 의원을 공천하기로 결정했고 부천 소사에는 지난 17대 국회의원선거에 출마했던 조영상 변호사를 후보로 내세우기로 했다. 송파을과 마산갑에는 후보를 내세우지 못했다.
민주노동당 역시 성북을에만 후보를 공천하기로 결정했다. 민노당은 경남은행 노조 위원장 출신인 박창완 예산결산위원장을 성북을 후보로 선출했다. 당초 민노당은 상대적 강세지역인 경남 마산갑에도 공천한다는 목표로 주대환 전 정책위의장에게 출마를 권유했지만 주 전 의장이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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