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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집내기'로 막 오른 한나라 '당권 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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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집내기'로 막 오른 한나라 '당권 레이스'

"5공 인사", "운동권"…토론회 내내 '과거사 논전'

3일 방송토론회를 시작으로 5명의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7·11 한나라당 전당대회의 막이 올랐다. 초반 판세는 대표 자리를 두고 강재섭, 이재오 후보가 격돌하고 그 틈을 권영세, 전여옥 후보가 호시탐탐 노리는 2강-2중으로 요약된다. 나머지 한 자리를 두고도 정형근·이방호(부산경남), 이규택(경기), 강창희(충청) 후보가 각자 지역을 기반으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자리다툼이 치열한 만큼 이날 토론회에서 보여준 각 후보들의 공세도 뜨거웠다. 다만, 상대방의 과거행적을 주무기로 서로를 깎아 내리느라 달아오른 초반 열기가 전당대회의 흥행으로까지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강재섭이 대표되면 영남당 이미지 못 벗는다"
  
  '주표적'은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강재섭, 이재오 후보였다.
  
  정형근 후보는 강 후보에게 "TK 출신이 대표가 되면 한나라당은 영남당이란 이미지 못 벗게 될 것이라고 하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복안이 있느냐"고 물었다. 경북 출신이란 점이 오히려 강 후보의 약점으로 꼽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정 후보 역시 영남 출신이라 질문은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강 후보는 "원내대표 시절 박근혜 대표와 함께 투톱이 모두 TK 출신였는데도 그런 비판을 받은 적이 없었다"며 박 전 대표 역시 'TK'라는 점을 방패막이로 세웠다.
  
  권영세 후보는 강 후보가 2003년 전당대회에 출마했던 당시 '세대교체'를 내세웠던 점을 적극 공략했다. 권 후보는 "강 후보는 '중국의 강택민은 건강하다. 그러나 뒤로 물러서서 후진타오를 내세웠다. 경쟁력을 위해 간판을 젊은 사람으로 내세운 것'이라고 했는데 이 말이 수미일관하려면 당의 집권을 위해 젊은이를 앞으로 내세우는 게 낫지 않겠냐"고 물었다.
  
  강 후보는 "강택민은 나이가 70 넘어 물러났고 나는 아직 후진타오보다도 젊다"며 "사람을 그렇게 비교해서는 안 된다"고 쏘아붙였다. 40대의 권 후보가 '젊음'을 앞세워 공격을 해 오자 다소 언짢은 기색이었다.
  
  권 후보는 이재오 후보에게도 과거 발언을 바탕으로 '까칠한' 질문을 던졌다. 권 후보는 "박근혜 전 대표를 상대로 독재자의 딸이 대표가 되면 망한다고도 하고 탈당한다고도 했다"며 "그런데 지금 와서 '특정 대선 후보에 대해 기울어짐이 없다'고 하는 것은 소신이 바뀐거냐"고 물었다.
  
  이 후보는 "언론에서 말을 거두절미해 내보내 오해를 샀다"고 해명했다.
  
  '운동권 출신'이란 과거도 이 후보의 '약점'이었다. 강 후보는 토론회 사회를 맡은 손석희 아나운서가 '범우파 연합'에 대한 질문을 던지자 대뜸 "'범우파 연합'이라고 이름 붙여 굳이 이념으로 진영을 가른 것은 그 용어를 만드신 후보의 이념적 콤플렉스 때문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든다"며 이 후보를 공격했다.
  
  전여옥 "'여자는 표 안줘도 된다'고 말하는 후보 있어"
  
  녹록찮은 질문을 쏟아내던 권 후보에게는 이방호 후보가 "소장파는 당내 문제는 열심히 공격하면서도 대여 투쟁, 혹은 대정부 투쟁에는 참여를 안 해 당 내 선배들에게 불신을 사고 있다"며 일침을 가했다.
  
  권 후보는 이에 "당내 비판과 대여 투쟁은 비율의 문제지 둘 중 어느 것을 포기할 수는 없는 역할"이라면서도 "나는 이해찬 전 총리의 황제골프 사건 때 진상조사위원장을 맡는 등 고비마다 대여 공격 선봉에 서 있었다"고 방어했다. 권 후보는 "나를 후보로 내세운 '미래모임'은 소장파만의 모임이 아니라 중도가 함께 한 그룹"이라며 '중도노선'을 부각하기도 했다.
  
  이재오 후보는 전여옥 후보에게 "최고위원이 이미 되셨는데 축하드린다"고 말했다가 "제 목표는 최고위원이 아니다"란 앙칼진 대답을 들어야 했다. 유일한 여성 후보로 '여성 할당 규정'에 의해 이미 지도부 입성을 결정지은 전 후보에게는 그 점이 오히려 감표 요인이다.
  
  전 후보는 그 뒤 질문 시간을 빌어서도 "다른 후보들이 나를 순위 내에서 밀어내기 위해 '여자는 표를 주지 않아도 된다'는 말씀을 하고 다닌다는 얘기를 들었다. 급한 마음이야 이해하지만 그런 태도 때문에 한나라당이 발전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자신을 견제하려는 당내 분위기를 꼬집었다.
  
  "북한과 가까워보자는 정형근, 정체성이 뭐냐"
  
  이방호 후보는 군소후보들을 향해서도 날선 공격을 퍼부었다.
  
  이 후보는 '전향적인 대북 태도'로 주목을 사고 있는 정형근 후보에게 "대북 수사통으로 북한 실정을 잘 알면서도 북한과 가까워보자는 발언을 쏟아내는 것은 시대변화에 적응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냐"며 "정체성"을 물었다.
  
  정 후보는 "북한에 대해 공부를 하면 할수록 북한과의 대화와 타협을 통해 북한을 위기로 몰고 가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강창희 후보를 향해서도 "5공 때 권력의 핵심에 있었고 벼슬도 많이 했던 5공 정치인이 당의 얼굴을 맡는 것이 시대정신에 맞다고 생각하냐"고 공격했다.
  
  강 후보는 "5공 인사인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 민정계는 정권이 바뀌는 동안 무수히 검증을 받았다"며 "정수기로 치면 10번은 걸러냈을 것"이라고 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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