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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김영남 모자 상봉' 北 의도 극도로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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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김영남 모자 상봉' 北 의도 극도로 경계

제2의 '데라코시 사건'될까 전전긍긍

납치 일본인 요코다 메구미의 남편인 김영남 씨가 28일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서 남측의 어머니 최계월 씨를 만나자 메구미의 부모는 물론 일본의 정부와 언론들은 사태의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북한의 의도에 대해 극도의 경계심을 나타내고 있다.
  
  메구미의 모친 사키에(70) 씨는 이날 일본 의회에서 김 씨의 상봉 장면을 TV로 지켜본 후 기자회견을 갖고 "복잡한 기분이 든다"며 "북한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진실은 모른다"고 말했다. 29일 있을 예정인 김 씨의 특별 기자회견에서 나올 말의 진위에 대한 의구심의 표현이다.
  
  사키에 씨는 또 "어쩐지 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면서도 "(사돈이) 자식을 만날 수 있게된 것은 진심으로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TV 화면에 비친 외손녀 은경(혜경) 양에 대해 "많이 큰 것 같고 얼굴이 조금 변했지만 건강해 보인다"며 애틋함을 표했다.
  
  아버지 요코타 시게루 씨는 "(상봉에서) 모자간에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기를 바란다"면서도 "(딸에 대한 김 씨의 설명이) 지금까지 북한의 해명과 같더라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구미의 부모는 27일에도 딸의 납치사건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상영회에서 북한 당국이 사위와 손녀를 통해 딸이 사망했다고 주장하더라도 절대 속지 않겠다고 말했다. 지난 2004년 북한측으로부터 건네받은 메구미 유골의 진위 여부와 생존설에 대한 추궁을 계속할 뜻을 내비친 것이다.
  
  납치 문제 '한일공조' 약화 우려
  
  일본의 납치피해자 가족회는 이날 지난 2002년 메구미의 남편으로 일본 정부 대표단에 김철준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됐던 남성이 메구미의 부모 앞으로 보낸 자필 편지를 전격 공개하고 메구미의 생사에 관해 거듭 의문을 제기했다.
  
  가족회는 이 편지에는 메구미가 1993년 사망한 것으로 쓰여 있는데 북한 당국이 당초 메구미의 사망 시점이 1993년이라고 했다가 추후 1994년으로 정정한 점, 1994년까지 자신들이 메구미와 북한의 같은 지역에 살았다고 일본인 납치피해자들이 증언하는 점 등을 들어 북한의 '사망' 주장이 거짓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일본 정부와 피해자 가족들은 김 씨가 이번 기회를 통해 전처인 메구미가 사망했고, 일본에 보낸 유골은 진짜이며, 또 가짜라고 생각한다면 북한으로 돌려보내라고 촉구한다면 대북 공세의 명분과 납치 문제에 관한 한일간의 공조가 약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인도주의적 만남을 먼저 추진하면서 점진적인 해결을 추구하는 한국 정부와 달리 즉각적인 송환을 요구하는 일본의 정책은 이미 '한일공조'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일본은 김 씨의 모친 상봉으로 메구미 논쟁이 제2의 '데라코시 사건'이 되는 것을 크게 경계하고 있다.
  
  데라코시 사건은 납치 피해자인 일본인 데라코시 다케시가 2002년 일본으로의 귀환을 거부한 채 그의 모친이 수차례 평양으로 오가며 납치 문제와 관련한 북일간의 '사절' 역할을 했던 일이다.
  
  일본의 대북 강경파들은 이 사례가 대북 압박의 '힘을 빼' 납치 문제에 대한 대처를 어지럽게 했던 최대 실패작이라고 평가하면서 메구미 사건에는 절대 적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한편 <NHK>를 비롯한 일본의 언론들은 이날 김 씨의 모친 상봉을 일제히 톱뉴스로 전하며 북한의 의도에 관한 분석을 쏟아냈다.
  
  <교도통신>은 김씨 모자의 재회 직후 타전한 기사에서 "북한이 사망했다고 한 메구미에 관한 새로운 정보가 어디까지 밝혀질지가 초점"이라며 "북한측이 재회를 통해 김씨 납치의 경위와 메구미에 관한 정보를 전할 가능성이 높지만 북한측의 의도에 따른 내용일 것으로 관측된다"고 보도했다.
  
  아베 신조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씨와 과거 북한이 메구미의 남편이라고 소개했던 '김철준'이 "동일 인물일 가능성이 높다"며 "김영남씨 모자의 상봉이 납치문제의 해결로 연결되기를 바란다"고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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