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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 본성'을 유지하려 하건만…

'2006년 북한은 어디로?' 사회문화편 <4> 형법개정과 북한사회변화

최초의 북한형법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형법채택에 관하여」라는 정령으로 1950년 3월 3일 채택되었다. 이 형법이 인민민주주의형법이라면 1974년의 형법은 사회주의형법으로서 현재 북한형법의 근간이 되고 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사회주의형법]은 1972년 사회주의헌법 채택에 따라 1974년 12월 19일 최고인민회의 상설회의결정 제9호로 제정하여 1975년 2월 1일부터 시행해 오다가 1987년 2월 5일 최고인민회의 상설회의결정 제2호로 개정하였다(1차개정). 그 이후 1990년 12월 15일 최고인민회의상설회의 결정 제6호로 새로운 채택이 있었고 (2차개정), 1995년 3월 15일 최고인민회의상설회의 결정 제54호로 수정보충되었으며(3차개정), 1999년 8월 11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 제953호로 수정되었다(4차개정). 그리고 현행 형법은 2004년 4월 29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 제432호로 수정보충되었다(5차개정).

2004년형법은 개정의 정도는 '수정보충'이지만 이전의 형법과 비교할 때 획기적인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조문 수에서도 이전의 8장 161개조항에서 9장 303개조항으로 대폭 증가했다. 이 형법은 제1장 형법의 기본, 제2장 일반규정, 제3장 반국가 및 반민족범죄, 제4장 국방관리질서를 침해한 범죄, 제5장 사회주의경제를 침해하는 범죄, 제6장 사회주의문화를 침해하는 범죄, 제7장 일반행정관리질서를 침해하는 범죄, 제8장 사회주의공동생활질서를 침해하는 범죄, 제9장 공민의 생명재산을 침해하는 범죄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또 하나 특징적인 것은 각 조항마다 제목을 붙인 것이다. 2004년형법은 형법의 사명을 '범죄에 대한 형사책임 및 형벌제도를 바로 세워 국가주권과 사회주의제도를 보위하고 인민들의 자주적이며 창조적인 생활을 보장하는 데 이바지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004년에 개정된 북한형법에 규정된 여러 가지 범죄유형을 통해 북한사회의 변화양상을 읽어 낼 수 있다.

부정적 중국문화 급속 유입…문화범죄 대거 신설
▲ 2004년 개정된 북한 형법을 통해 여러가지 북한 사회의 변화 양상을 읽어낼 수 있다.ⓒEPA

문화관련범죄는 한 사회변화의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 북한 현행형법상 사회주의문화를 침해한 범죄(제6장) 유형에 속하는 범죄로는 퇴폐문화 관련죄(193조, 194조), 적대방송 청취, 인쇄물 유인물의 수집, 보관, 유포죄(195조), 역사유적 파손, 도굴 및 밀수죄(196조~198조), 저작권 위반죄(199조, 200조), 컴퓨터망 칩입 및 정보 파손, 유포죄(201조~203조), 교육의무 해태 및 위반죄(204조, 205조), 체육선수선발을 부당하게 한 죄(206조), 어린이보호관리질서위반죄(207조), 의료 사고 및 불법 의료행위죄(209조~211조), 위생방역 및 검역 태만죄(212조, 213조), 사람의 장기, 태아, 혈액의 취득, 매매, 이용죄(214조), 가짜의약품, 식료품의 제조, 판매죄(215조), 마약제조 및 판매, 밀수죄(216조~218조)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역사유적 파손, 도굴 및 밀수죄(196조~198조), 저작권 위반죄(199조, 200조), 어린이보호관리질서위반죄(207조), 의료 사고 및 불법 의료행위죄(209조~211조), 마약제조 및 판매, 밀수죄(216조~218조)를 제외하고는 신설된 범죄유형이다. 이러한 범죄들은 2000년대에 들어와서 북한 사회에 어떠한 유형의 문제가 있는지를 살펴보는 데에 기준치가 될 수 있다.

북한사회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신설된 대표적인 범죄유형으로는 우선 '퇴폐적인 문화반입, 류포죄'(제193조)를 들 수 있다. 이 범죄의 구성요건으로는 '퇴폐적이고 색정적이며 추잡한 내용을 반영한 음악, 춤, 그림, 사진, 도서, 록화물과 유연성자기원판, 씨디-롬 같은 기억매체'를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을 '보았거나 들었거나 행위를 한 자'(제194조)를 처벌하고 있다. 도덕성을 유난히 강조하고 있는 북한사회에 이러한 것들이 범죄의 구성요건으로 등장했다는 것은 조중국경지역을 통하여 중국의 부정적 문화가 급속도로 유입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적대방송 청취에 대해서도 '반국가 목적이 없이 공화국을 반대한 방송을 체계적으로 들었을 경우'에는 처벌하도록 되어 있다(제195조). 즉, 단순방송청취가 체계적이었을 경우에는 처벌하겠다는 의지이다. 이것은 미국의 대북방송을 의식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나아가 이것은 미국이 '북한인권법'에서 의도한 대북 라디오방송에 대한 지원 강화책(기존의 방송시간을 12시간으로 늘리기 위한 방안 모색, 북한인권법 제103조)과 관련이 있다.

"핸드폰 불법 이용은 반공화국 책동 돕는 범죄 행위"

이와 관련하여 최근 들어 핸드폰 사용을 금지한다거나 불법녹화물을 단속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좋은 벗들'이 제공하는 북한소식에 의하면 북한은 그동안 국경연선 지역에서의 핸드폰 사용을 금지해 왔다. 핸드폰 사용 적발시 보통 10만 원 정도 고액의 벌금을 부과하거나 핸드폰 몰수 또는 추방의 처벌을 해 왔다. 많은 경우 핸드폰 몰수와 고액의 벌금을 내는 선에서 추방을 면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북한 내부의 소식이 한국을 비롯한 외부세계에 노출되는 정도가 점점 심해지고, 주민들 사이에 정보 유통이 커지면서 내부 단속을 보다 강화하고 있다.

작년에 발행한 반간첩투쟁을 위한 군중교양자료를 보면 "손전화기(핸드폰)를 비법적으로 리용하는 것은 적들의 반공화국 책동을 도와주는 범죄행위이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핸드폰으로 중국 측과 무역을 하는 데 사용하는, 이른바 '사업상 통화'조차 간첩활동으로 간주하고 있다. 남한 사람과 내통한 중국 사람이 핸드폰을 의도적으로 넘겨주어 북한 내부의 기밀을 빼내간다는 것이다.

"놈들은 이웃나라의 장사꾼들과 밀수업자들을 비롯한 불순한 자들을 매수하거나 첩자로 흡수하여 우리 사람들에게 손전화기를 넘겨주고 그들과 자주 통화하면서 우리의 당, 국가, 군사 비밀자료를 뽑아내도록 하고 있으며 국가전략물자를 밀수밀매, 비법월경자 안내 등"을 하도록 부추긴다고 밝히고 있다. 이를 올바로 인식하고 자기가 공급받았거나 구입했다면 자발적으로 해당기관에 바치도록 하고, 핸드폰 사용자를 보면 즉각 신고하도록 교육하고 있다.

한편 시내 곳곳에 전화전파 도청 탐지기 초소가 설치되어 있다. 전파가 잡히면 각 동에 위치한 초소에 연락하여 정확한 위치를 추적하여 체포한다. 그 외에 탐지기가 설치된 자동차를 수시로 운영하고 있다. 핸드폰을 사용하다 적발되었을 때 운이 좋으면 핸드폰 회수와 벌금 조치로 끝나지만 심하면 다른 지역으로 추방당하게 된다.

핸드폰 검열과 함께 국경연선지역에 '불법녹화물'(불법 TV, VCD, 녹음기 등)을 검열하는 검열조가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불법으로 외부방송을 듣고 보는 것 외에 '만경대통로'(외국영화, 세계 기행, 동물의 세계 등을 주말에만 방송하는 채널)에서 방영되는 영화를 시청하는 경우도 단속하고 있다. 만약 한국영화를 보거나 검사확인이 없는 테이프를 소지하다가 적발되면 추방 또는 교화소, 노동단련대 처벌을 내린다. 검열조는 전기가 공급되는 시간에 전파탐지기를 메고 골목길마다 다니며 검사하고 있다. 많게는 한 개 동에서 40세대가 단속되는 사례도 있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전기가 오더라도 TV나 VCD, 녹음기, 라디오 등을 제대로 시청하거나 청취하지 못하고 있다.

역사유적 도굴, 밀수, 밀매 급증…처벌 강화

역사유적, 유물관련 범죄조항도 북한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드러내고 있다. 역사유적을 도굴하거나 역사유물을 밀수, 밀매한 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것은 일본이나 남쪽의 수요와 맞물려 있다. 돈 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다 팔려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다는 것은 북한 인민들의 사회상에 일대 변화를 의미한다. 이러한 현상은 고난의 행군시기에 더욱 심화되었다.

컴퓨터 보급과 관련한 정보관련 범죄의 신설도 시대의 변화상을 보여주고 있다. '국가관리, 국방건설, 첨단과학기술분야의 콤퓨터망'(제201조), '콤퓨터같은 정보처리장치 또는 국가의 중요정보기억매체'(제202조), '콤퓨터망에 허위정보를 입력, 류포시켜 정보처리에 장애를 조성'(제203조) 등의 구성요건에서 컴퓨터관련 범죄에 대한 예방의지를 읽을 수 있다.

탈북자문제와 관련하여 이들이 송환되었을 경우 어떠한 처벌을 받겠는가가 관심이 되어 왔는데 북한형법 제233조(2004년)는 '비법국경출입죄'를 규정하고 있는 바 이 조항은 구성상 '일반행정관리질서를 침해한 범죄'의 장에서 규율하고 있다. 이것은 비법국경출입을 반국가 및 반민족범죄 차원으로 다루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며 따라서 북한주민들의 탈북동기 유형은 생계형이 대부분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셈이다. 그리고 그 이전의 형법(1999년)은 '비법적으로 국경을 넘는 자는 3년 이하의 로동교화형에 처하는 것'으로 규정했으나 개정 형법은 '비법적으로 국경을 넘나든자는 2년 이하의 로동단련형에 처하는 것'으로 완화하고 있다.

사회주의공동생활질서를 침해한 범죄(제8장)의 유형으로 개정형법에 새롭게 추가된 범죄로는 패싸움죄, 미성인범죄추긴죄, 매음죄, 여러 남녀가 모여 음탕한 행위를 한 '음탕한 행위죄', 검열원, 단속원, 감독원으로 가장하여 사회적으로 위험한 행위를 한 '거짓행세죄', 미신행위죄, 미신행위조장죄, 인신상 또는 재산상 권리를 법에 의거하지 않고 실력을 행사하여 차지한 '실력행사죄', 탐욕 그밖의 비열한 동기에서 여러 대상과 혼인하였거나 다른 사람의 가정을 파탄시킨 '비법혼인죄', 공무원이 거래과정에서 받았거나 생긴 대량의 사례금 또는 이득금을 국가기관에 바치지 않고 가졌거나 공동탐오한 '사례금, 리득금을 바치지 않은 죄' 등이 있다.

패싸움이나 매음, 그리고 음탕한 행위의 범위는 명확하지 않으나 이러한 행위들이 사회문제화 되고 있다는 반증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거짓행세, 미신행위, 실력행사, 사례금, 리득금을 바치지 않은 행위 등 권력관련 범죄나 물질관련 범죄가 범죄구성요건으로 대두되었다는 것 자체가 북의 공동생활질서에 있어서 사회주의적 경건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셈이다. 특히 비법혼인죄를 신설한 것은 사회주의적 건전한 가정의 일탈현상을 엿보게 한다.

개인 사업주의 노동자 고용, '노력 착취죄'로 간주
▲ '사경제 활동'이 증가하자 북한은 형법으로 개인의 개인 고용을 금지하고 있다. 사진은 평양 백화점의 진열대.ⓒEPA

또한 북한형법에는 '로력착취죄'(제119조)라는 범죄유형이 있는데 이것은 '비법적으로 돈 또는 물건을 주고 개인의 일을 시킨' 경우 처벌하는 것인데 경제관리질서를 침해한 범죄(제5장)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좋은 벗들'이 제공하는 북한소식에 의하면 이러한 사례가 종종 발생해 지난 3월 15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침이 내려졌다고 한다. 즉, 개인이 다른 개인을 고용하는 것을 위법행위로 간주해 처리하도록 하는 것이다. 각종 기술 및 기능직 노동자들이 소속 직장에 출근하지 않고 더 많은 돈을 주는 개인 사업자의 일을 해주며 돈을 버는 행위가 여기에 해당된다.

그동안 경제난 이후 공식부문 생산이 저조한 반면 개인들이 간단한 기계설비를 구비해 생산하는 사경제 활동이 꾸준히 증가해 왔다. 예전에는 개인이 스스로 물품을 만들어 시장에 내다팔아 이윤을 취하는 1인 경제 형태였다면, 최근에는 분업 활동이 매우 활발하다. 생산자 내부에도 여러 층위의 분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번 조치는 개인 고용주와 피고용인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월 15일 방침은 각급 당 조직에 통보되어 대책을 마련하도록 되어 있다. 이에 따라 당 조직들은 소속 직장을 이탈하여 개인 경제활동을 하는 피고용인들을 해당 직종에서 수렴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토의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미신행위죄'(제267조), '미신행위조장죄'(제268조)와 관련한 북한 상황과 북한당국의 최근 조치에 대한 소식도 들려온다. '좋은 벗들'이 제공하는 북한소식에 의하면 경제난으로 당장 내일을 기약하기 어려운 암담한 현실을 타개해보고자 점을 보는 민간신앙 행위 현상이 암암리에 널리 퍼져 있다.

무슨 장사를 해야 돈을 벌지, 언제 국경을 넘어야 잡히지 않고 무사히 갈 수 있을지, 헤어진 부모형제를 언제쯤 만날 수 있는지, 과연 살아 있기는 한 건지, 누구와 결혼해야 원만한 결혼생활을 할 수 있을지 등등 개인의 신변에 관한 잡다한 궁금증을 점치는 것으로 다소나마 해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북한 당국은 이러한 전통 문화를 '미신'이라는 이름으로 단죄하고 있다. 지난 해 7월 발행된 종교 관련 <강연제강>에서 미신은 종교처럼 "반동적인 세계관이 리론적으로 체계화되고 조직적 구조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구분하고 있다. 그러나 종교를 퍼뜨리려는 사람들의 일차 대상자가 바로 미신행위에 젖은 사람들이므로 그 같은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적들은 종교를 퍼치는 데서 미신행위에 물젖은 자들에게 제일 눈독을 들이고 손을 뻗친다"는 것이다.

이에 당국이 금지하고 있는 구체적인 미신행위들은 다음과 같다. "△점쟁이를 불러들여 점을 치는 현상 △손금을 보거나 <직성풀이>(띠를 놓고 운수 푸는 것)를 하며 <신수>를 보는 현상 △궁합을 보며 혼례를 치르는 현상 △<손 없는 날>에 맞춰 <가정대사>를 치르거나 집 이사나 집 수리를 하는 현상 △심지어 려행이나 출장을 가도 <손 없는 날>에 맞춰가는 얼빠진 현상 등"이 그것들이다. 이와 같은 미신행위에 재미를 붙이면 결국 종교에 말려들어 "적들의 낚시에 걸려들 수 있다"고 경고한다. 북한 당국은 외래종교 유입으로 야기될지 모를 사회혼란을 방어하는 차원에서 미신행위를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2004년 개정 형법, '사회주의 본성 유지' 강력 주문

또한 법무생활강화 차원에서 법무해설원과 책자를 통하여 법률상식을 주민들에게 교육시키고 있다. '좋은 벗들'이 제공하는 북한소식에 의하면 형법과 관련해서는 개인의 생명과 재산 보호에 관한 '공민의 생명재산을 침해한 범죄'(제9장)에 대한 설명이 대표적이다. '공민의 개인소유를 침해하는 범죄'와 '공민의 생명, 건강, 인격을 침해하는 범죄'가 그것이다. 공민의 생명을 위협하거나 개인소유를 약탈하는 행위를 명백히 '악질적인 범죄'로 규정한다. 이러한 범죄의 해악은 사회혼란과 무질서를 가져오는 것이라 하여, 공민의 생명과 건강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특히 공민의 생명, 건강을 해치는 행위인 폭행죄(제288조)에 대해 북한 당국은 '세상에서 사람을 가장 귀중한 존재로 여기는 북한 사회주의 제도하에서 사람을 때리거나 사람에게 폭행을 가하는 행위'는 이유를 불문하고 '정당화될 수 없고 허용될 수 없는 범죄행위'로 규정하여 매우 엄격하게 다루고 있다. 또한 묶어놓고 때리거나 가두어놓고 때리는 것과 같이 잔악한 방법으로 때렸거나, 한 사람을 여러 번 때렸거나 여러 번에 걸쳐 여러 사람을 때렸거나 또는 여럿이 공모하여 때린 경우는 이 죄의 중한 형태로 취급한다고 상세하게 규정하고 있다. 폭행은 낡은 습성, 낡은 사상 잔재에서 벗어나지 못한 행위로 공산주의 도덕과 사회주의적 생활양식을 확립하려면 폭행죄와 형법적 투쟁을 강화해야 한다고 결론내리고 있다.

폭행죄에 대한 이와 같은 엄격한 규정과 당국의 엄중한 처벌 의지에도 불구하고 민간인 사이의 폭력사건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계속되는 경제난 속에 주민들의 범죄 행위 증가로, 작년 한 해만도 살인 및 살인미수 사건이 약 1700여 건에 달했으며, 지난 3월 한 달 동안 함경북도에서 발생한 살인사건만도 17건이나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정된 북한의 2004년 형법은 북한사회의 일탈현상을 직시하고 공민들에게 사회주의 본성을 제대로 유지할 것을 강력히 주문하고 있다. 1999년 형법에 비해 대폭 확대된 사회문화관련 범죄유형을 보면 고난의 행군기를 지나면서 북한사회에 그들이 그렇게도 비난하던 자본주의적 퇴폐문화가 침투했다는 것을 자인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공민의 생명과 재산에 대한 침해에 대해 엄격히 처벌하겠다는 것은 북한 주민들 간의 빈곤에서 비롯된 내부갈등을 해소하고자 하는 의지의 하나로 해석할 수 있다. 이른바 자본주의성 범죄의 증가에 따른 형법상 신종 범죄유형의 신설은 북한사회의 변화양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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