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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도 노조의 조합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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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도 노조의 조합원입니다"

단병호-권영길 의원, 실업고 방문 '노동인권 교육'

"만일 여러분이 일하는 도중에 너무 피곤해서 잠시 졸다가 기계에 손가락을 다쳤다면 산재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

13일 인천정보산업고등학교에서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국회의 '노동기본권 실현 국회의원 연구모임(노동권 연구모임)' 주최로 노동인권 교육이 진행된 것이다.

민주노동당의 권영길 의원과 단병호 의원이 일일교사로 나선 이날 교육에서는 퀴즈, 촌극, 강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수강 학생 "최저임금제가 있다는 걸 오늘 알았다"
▲ '노동인권 교육'에 참여한 한 학생이 단병호 의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 프레시안

학생들은 즉석에서 조를 구성해 산재, 휴가, 임금, 사업장 내 폭언 등을 주제로 즉석 촌극에 나섰다. 진행자가 회사의 사장이나 임원을 연기하면 학생들이 돌아가며 각각의 상황에 대처하는 내용이었다.

촌극에 나선 학생들은 "기계가 고장나 회사에 손해를 입혔으나 문제 삼지 않겠다. 우리는 가족 아니냐, 위로금 받고 정리하자"는 사용자 측의 논리에 순간적으로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일부 학생은 관련된 법 규정을 예로 들어가며 공방을 벌였다.

강연에 나선 권영길 의원은 "여러분이 잘 알고 있는 골프 선수인 타이거 우즈도 미국 연예인 노동조합의 조합원"이라며 "현실에서 일어나는 여러 부당한 일들을 노동자 개인이 바로잡을 수 없기 때문에 노동조합이 필요한 것"이라는 설명을 곁들였다.

단병호 의원이 "여러분 앞에 있는 나 자신도 실업계 고등학교를 다녔고 그 뒤로는 노동운동을 하다가 감옥을 5번이나 다녀 온 전과자다. 하지만 그 시간 동안 노동자의 참된 삶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하자 몇몇 학생들은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이 학교의 통신과 3학년이라는 한 학생은 "예전에 주유소에서 일을 한 적이 있는데 힘든 일에 비해 임금이 너무 적다고 느꼈는데 최저임금이라는 제도가 있다는 걸 오늘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학교의 대강당에서 열린 이날 행사를 참관한 한 교사는 "노동자의 인권에 대해 학교가 기본적으로 교육할 수 있는 부분은 한계가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같은 교육은 곧 사회로 나갈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동자의 인권은 학교에서 배울 수 없어…"
▲ 권영길 의원이 '노동자의 인권'이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프레시안

민주노동당의 의원들과 열린우리당의 임종석 의원, 한나라당의 배일도 의원 등 여야 의원 19명으로 구성된 노동권 연구모임은 "학교 교육과정에 노동인권에 관한 내용 자체가 거의 없고 교사들도 노동인권에 대한 관심이 없다"고 지적했다.

노동권 연구모임이 실업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4년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노동자가 자랑스럽다"는 응답은 3.2%였고 "불쌍하다,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한다"는 응답은 각각 33.6%, 55.3%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모임의 대표인 단병호 의원은 "학교에서 체계적으로 노동의 의미나 노동자의 인권에 대해 교육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노동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계속되면 개인으로서나 사회적으로나 큰 손실일 것"이라며 이날 교육의 의의를 설명했다.

단 의원은 "학생들과 오늘 이야기를 나눠보니 학생들과 소통하는 다양한 방식을 개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가능하면 이같은 행사를 정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교육이 끝난 후 운동장을 가로질러 가는 학생들을 만났다. 2학기가 시작되면 취업실습을 나가게 될 학생들은 이렇게 말했다.

"국회의원이 온다고 해서 전교생들 모아놓고 뻔한 이야기나 할 줄 알았어요. 그런데 순서도 다양하고 새롭던데요? 이제 취직을 하게 되면 우리들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잖아요. 그런데 주제가 좀 어렵긴 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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